※외전에는 임신 중 관계 등의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난데없이 바뀌어 버린 과외 선생은 첫인상부터 모든 게 별로였다. 큰 키도, 넓은 어깨도, 태연한 태도까지도. “오빠라고 해도 돼요? 이제 선생님도 아닌데.” “안 돼.” “보여요? 여기 상처.” 언젠가부터 그에게 내 모든 것을 이해받고 싶었다. 대학 입학을 앞둔 어느 날, 나는 그의 앞에서 허벅지 안쪽을 가리켰다. 까만 시선이 눈을 바라보다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이거 아는 사람은 선생님뿐인데, 도통 관심을 안 가져 주잖아요.” 그는 더듬더듬 나의 상처를 안쓰럽게 매만졌다. “뭐 해 줄까. 여기 연고는 없는데.” “입 맞춰 주세요. 그럼 이 버릇도 조금 고칠 것 같으니까.” 나는 그가 필요했다. 내가 가져야 했고, 그에게서 위로를 받고 싶었다. “선생님. 하고 싶어요.” “다시 생각해. 후회할 거야.” “안 해요.” 확신이 있었다.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입을 앙다물고 스스로 가운 끈을 풀었다. “지예야.” ‘이지예’가 아닌 ‘지예야’. 그가 처음으로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