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비잔향

귀신 들린 아이. 소서아.
"네가 죽였어, 네가. 귀신 들린 년이……."
그녀에게 닿은 사람은 피가 터져 죽었다. 저주받은 힘이었다.
어둠 속에 버려진 비참한 삶이었다. 어느 봄날,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북주태가의 가주님이시다.”

'노, 놓아……!'
소서아는 팔목을 힘껏 비틀었다.
허나, 뱀처럼 똬리를 튼 사내의 손아귀를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하릴없이 경직되었다. 숨도 쉴 수가 없었다.
심장이 발작하듯이 뛰었다. 머릿속에 해일과 같은 파도만 쳤다.
“……!”
그러다 일순 잠잠해졌다. 거짓말처럼.
“쓸 만하겠구나.”
분명…… 제 사악한 기운을 누르고 있는 게 분명한, 저, 사내.
"나를 따라가기 싫다면 말하거라.
네가 다른 이의 수중에 들기 전에 죽이고 가도록."

그의 도구로, 그를 위하여 살아갈 수 있는.
그건 분명 구원이었다.
그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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