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검사 서이수.
어느 날 사회부 기자인 친언니가 실종됐다.
그녀가 남긴 단서를 쫓다가 국내 최대의 법무 법인 ‘윤앤강’이
엮여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정보를 얻기 위해 ‘윤앤강’ 대표의 아들이자
대학교 선배인 윤현성에게 계약 약혼을 제안한다.
“약혼 계약이에요. 기간은 1년. 변호사시니 계약서 검토하는 법 정도는 잘 아실 테죠.”
오직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시작된 관계였다.
적어도 서이수는,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견고한 믿음이 깨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
“아쉽네. 이게 돛대라.”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하던 찰나, 우디와 담배가 뒤엉켜 섹시한 향이 훅 끼쳐 들었다.
“피워 봐, 한 대.”
현성이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 둔 담배를, 도톰한 입술에 살짝 물려 주었다.
나른하게 올라간 입꼬리, 무심한 듯 깊은 눈매, 굵게 핏줄이 돋은 손등.
흰 개비 끝이 붉게 타들어 가고, 고장이라도 난 듯 심장이 빠르게 박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