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뱀의 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같이 해야지. 서로를 원해서 온 거니까.” 그 말에 심장이 저 바닥 끝까지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얼마나 황홀할까. 서로가 원해서 온 시기에 배를 맞추는 게.” 머리가 아찔했다. 기린은 도망갈 수 없었다. 분명 아래층엔 자신이 질색하는 그것들이 있으리라. 눈앞에서 움직이는 그의 혀는 교활했다. 믿을 수 없다는 걸 아는데 몸에서 힘이 쭉 빠졌다. 기린은 모르겠지만 뱀딸기들은 독특했다. 자신의 첫 번식기 상대를 평생 잊지 못한다. “보통은 그래서 첫 상대와 계속 교미하지.” 머리끝까지 열이 오른 것도 숨을 헐떡이는 것도 전부 자신이 첫 상대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열매를 맺겠다고 결심한 상대. 려언이 잔악한 감정을 잠시 밀어 뒀다. “물론, 나도 뱀과 사매의 번식은 들어 보지 못했지만.” 일러스트: 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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