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피폐 수인물 로판 속 짠내 악녀로 빙의했다.
하필이면 백사자 남주에게 집착하다 버려지는 파랑새 전 부인, 슈페나라니.
종내에는 뿔난 민심에 돌 맞아 죽는 캐릭터라고?
‘적당히 방목하다가 이혼하자!’
새빠지게 노력한 결과,
남주와는 집착 대신 서로 아웅다웅하는 친구 관계가 되었다.
그동안 시어머니를 비롯한 시댁식구들과 친해졌고, 영지경영을 도와 만인의 인정을 받았으며, 사업도 대박쳤다.
모든 게 완벽했다.
전쟁에 나갔던 남주가 여주를 데려올 타이밍이라, 이제 이혼만 하면 될 만큼.
그런데 문제는…….
“이혼하기가 싫네.”
너무 정이 들어버린 탓이었다.
부정맥인 건지 살짝 설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남주를 한 번 꼬셔볼 생각이었는데…….
***
“잠시 저택을 비운 동안, 부인은 내게서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나봐.”
기억 속 앳된 미성이 아닌 위험하고도 낮은 리카도르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이박혔다.
어느덧 섹시한 어른으로 자란 남주가 괜한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며늘아가, 네 남편은 버려도 나는 모른 척 하지 말아주렴.”
“형수님, 못난 형님은 제가 잘 교육하겠습니다. 부디 떠나지 마십시오.”
“올케, 잘 생각했어. 그냥 나랑 살자!”
시댁식구들조차 오해하며 자꾸만 매달린다.
왜 다들 이런 착각을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