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리에나 당신이 황녀이기 때문이에요. 황제는 줄곧 황자만을 원했으니까.” 황제는 후계자가‘황녀’란 이유로 리에나를 황궁에서 지웠다. 정부에게서 태어난 왕자를 새로운 후계자로 두기 위해서. 하지만, 정작 세상에서 지워진 건 황제 자신이었다. “눈 안 보이는 게 어때서? 리에나, 내가 지켜줄 테니 황제가 되세요.” 집착으로 망가진 약혼자가 쥐여준 왕관에 황녀는 무너졌다. “…내가 원한 건 복수 따위가 아니었어. 행복이었지. 그게 곧 복수니까.” 리에나는 지옥 같은 현실을 포기하며 눈을 감았고.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땐, 6살의 어느 날이었다. 줄곧 착하게만 자라길 강요받던 황녀는 다짐했다. 제 앞을 가로막는 것들을 처단하여 가장 강력한 황제가 되겠다고. *** 하지만,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복수와 공부 말고도 더 있었는데…. 바쁜 그녀에게 자꾸만 제국의 인재들이 꼬인다. “다른 영애와 만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뭐? 그대는 신관이나 현자가 장래 희망이야?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정이나 안 된다면 신관이 될 생각입니다.” 그것도 집착에 진심인 영식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