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밤에 자극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녀는 몰랐다. “우리, 이혼해요.”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오빠 친구, 현오와 정략 결혼하게 된 수아. 하지만 허울뿐인 쇼윈도 부부였다. 정략결혼의 이유조차 사라진 지금, 결혼을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이혼을 고했는데. “난 너랑 이혼할 생각 없어.” “왜 반대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우린…… 정상적인 부부는 아니잖아요.” 현오는 찌를 듯한 날카로운 눈빛을 한 채, 비틀린 입술로 선언했다. “수아,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도록 해.” “…….” “한동그룹이든, PY든. 아니면 다른 회사 어디든 가서 원하는 일 해. 원래 전공이 뭐였지? 국문? 그럼 사보 팀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군. 네가 원하는 대로 맞춰 줄게. 일이든, 여행이든, 취미생활이든, 무엇이든 다.” 빠르게 쏟아 내는 남자의 말에는 이상하게도 분노가 섞여 있었다. “그러니까.” 그가 이를 악문 채 중얼거렸다. “이혼은 안 돼. 내가 죽기 전까진.” “…….” “넌 나한테서 도망 못 가, 한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