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멋진 남자, 28세 김현민 완벽한 자신의 이상형, 서해진을 만나다. “왜 물러나?”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도발하듯 묻는다. 아, 젠장.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쳐다보는 얼굴이 가슴 속에 불을 지폈다. 그런데 너무 적극적이라 무서울 정도였다. 싫어서 무서운 게 아니라 이렇게 술술 풀려도 되는 건가 싶어서. 현민은 손가락으로 스치듯 해진의 아랫입술을 훑고 손을 뗐다. 그리고 담백하게 미소 지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좀 위험할 것 같아서 말이야.” 원나잇으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이 사람과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싶다. 그런데.... “왜?”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 해진이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너…… 너 지금…….” 너무 당황하니 말이 안 나왔다. 입만 벙긋거리고 있는데 으쌰, 소리를 내고 몸을 일으킨 해진이 현민의 가슴팍을 밀어 침대에 눕혔다. “풀어두는 게 아프지 않을 텐데 괜찮겠어?” 이 녀석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지? 머리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풀다니 누가? 내가? 본투비 탑 인생 28년만에 만난 완벽한 이상형 서해진은.... 단 한 번도 누구에게 깔려보지 않은, 뼛속까지 철저한 탑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