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빚 갚았어, 이미.” 아버지의 빚을 갚느라 정신없이 살아온 서은호는 자신의 채권자가 된 동창 태신우와 12년 만에 재회한다. “그냥 없애준 거 아니야. 단지 네가 돈 갚아야 할 대상이 나로 바뀐 거지. 나랑 하자. 그럼 자유롭게 해줄게.” “…미친 새끼가.” 차라리 다른 이의 제안이었다면…. 태신우가 가장 친했던 친구이자, 제 첫사랑만 아니었다면. 12년 전에도 태신우와 서은호는 비슷한 계약을 했었다. “알바비 내가 줄게. 대신 그 시간 나한테 써. 놀자, 나랑.” “내가 왜 그래야 할까? 너는 왜 그래야 하고?” 그저 재미있다는 이유로 시간을 사겠다는 태신우의 장난감 노릇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던 서은호. 하지만 점점 마음은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고, 결국 남은 건 상처뿐이었다. 12년 전과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 이번에는 상처 없이 벗어날 수 있을까? “기한은 내가 질릴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