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마계의 달

여러 종족이 뒤섞여 사는 붉은 땅 마계. 그곳에 새로운 마왕이 등극했다. 역대 가장 강한 마왕. 12장의 날개를 달고 태어난 최강의 마족 바알. 화려하게 치러진 그의 대관식에는 수 많은 마족이 몰려왔고 인큐버스인 리루 또한 그 자리에 있었다. 바알은 강렬하고 강인하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리루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리루는 생각할 틈도 없이 마치 운명처럼 바알에게 빨려 들어갔다. 먼 구석이었지만 바알의 머리카락 한 올의 움직임까지 전부 볼 수 있을 정도로 바알의 모습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 밤부터 리루는 바알을 동경했다. 그와 만나서 대화해보고 싶었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의 곁에 서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계에서 인큐버스는 짐승보다 못한 존재였다. 힘이 없어 인간에게 빌붙어 살아야 하는 종족. 사냥당하는 존재. 리루의 동경은 꿈조차 꿔서는 안 되는 위험한 독이었다. 그러던 어느 밤 새로운 마왕 바알과 인큐버스 리루가 운명적으로 얽혀들었다. [본문 중] “마왕님.” 바알은 대답하지 않았다. 녀석도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닌지 그냥 몸을 일으켜 바알의 앞에 섰다. 바알은 더욱 주먹을 꽉 쥐었지만, 잘못 때리면 녀석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주먹을 휘두르지 못했다. “…맛있는 냄새가 나요.” “…뭐?” 리루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뜬금없이 내뱉었다. 바알은 미간을 좁히며 자신보다 작은 리루를 내려다봤다. 마계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청명한 파란색의 눈동자가 약간 몽롱하게 풀린 채로 바알을 보고 있다. “너무…, 너무…맛있는 냄새…. 마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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