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풍, 판타지물, 차원이동/영혼바뀜, 게임향첨가, 초반까칠공, 미남공, 상처공,
헌신공, 강공, 미인수, 짝사랑수, 명랑수, 적극수, 평범수, 각성수, 사건물, 성장물, 달달물]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작 게임, <엘리먼트>의 출시 날.
종강 후, 집에서 뒹굴거리던 도은은 고대했던 게임의 플레이를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출시 첫날부터 밤새도록 게임을 하던 그는 기대에 못 미치는 퀄리티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잠을 청하게 되는데…….
눈을 떠보니 어쩐지 익숙한 배경이 보인다.
“여기가…… 어디예요?”
“이곳은 아림궁(雅臨宮)입니다.”
“아림궁?”
사람들의 말에 순간 머릿속에 팍! 하고 무언가가 떠오른 도은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이 기시감의 정체는 설마?
“그, 그럼 여기가 혹시…… 다섯 개의 나라가 하나의 별을 모시는 성천(星天) 맞습니까?”
“처, 청운의 백성, 아림 님을 뵈옵니다!”
“아림 님을 뵈옵니다!”
갑자기 도은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는 주변인들.
도은은 믿기지 않은 상황에 제 볼을 꼬집어 봤지만, 아릿한 통증만 올라올 뿐 바뀌는 건 없었다.
“말도 안 돼.”
이곳이 내가 어젯밤까지 플레이했던 게임 <엘리먼트> 속 세계라니?
이제 나 어떡하지?!
***
“난 아림이야. 이 나라에서 황제 다음으로 명예가 드높은……. 그런데 너무 무례하잖아. 그래서 심술 좀 부려 봤어.”
어깨를 으쓱이며 능청 떨자, 륜의 표정이 한층 더 험악하게 굳어졌다.
그는 금방이라도 허리춤의 검을 뽑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곤 입을 열었다.
“네가 말한 내용은 성천의 백성이라면 모두가 아는 당연한 거야. 그렇게 잘난 듯이 떠들어 댈 게 아니라고.”
“…….”
짓씹듯 내뱉는 그의 말에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이는 도은이었다.
나름 신뢰를 주고자, 게임 세계관을 줄줄 읊었던 것인데,
생각해 보니 이곳 사람들에겐 당연한 것들이어서 저의 결백을 주장하기엔 근거가 빈약했다.
륜은 칼자루를 쥐곤 도은의 앞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아직 믿지 못하겠으니까, 증명해 봐.”
“무슨 증명.”
“능력을 써 보라고.”
그의 말에 건들거리며 듣던 도은의 표정이 싸하게 굳었다.
‘능력’에 관한 건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