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 속 조연에 빙의했다. 그것도 초반에 죽는 악역으로…….
심지어 삼류 같은 내용에 질려 읽다 만 책이기까지 했다. 빙의 난도 너무한 거 아냐?
딱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지금은 모든 일이 벌어지기 전인 12살 때라는 사실. 일단은 잘 처신해서 멀쩡한 어른으로 크는 걸 목표로 삼아야겠다!
그래서…….
“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해가 지기 전 정상까지 올라와 보거라.”
“…….”
열심히 수련하고.
“아까도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 같아 묻습니다만, 왜 저와 함께 가 주십니까?”
“혼자 가면 심심할 것 같아서요.”
사제로 들어올 주인공, 하현에게도 잘 대해 줬으며.
“마교에서나 쓰는 저주가 걸려 있구나.”
“방법을 알려 주세요.”
미처 몰랐던 신체를 억누르는 저주도 풀어냈다.
그리하여 비로소 멀쩡하게 살 수 있나 싶었건만, 이번엔 중원의 정세가 어지러워진다.
그리고 내 의지와는 별개로 자꾸 그 폭풍에 휘말리게 되는데…….
“저는 사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합니다.”
그 와중에 그저 사제로만 대했던 하현은 언젠가부터 조금 이상해지더니, 은근슬쩍 선을 넘으려 한다.
이번 삶,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