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계, 인계, 지계로 나뉘는 삼계의 중심에 존재하는 요산, 녹효.
녹효의 주인이자, 은악요의 스승인 만묵월은 본래의 신분을 버리고 과거의 은원을 해결하고자 복수를 강행한 그녀를 향해 물었다.
“사부님의 말씀은 아둔한 제자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찌하여 사부님께서는 이 제자를 탓하는 것인지요.”
악요는 마지막 복수를 앞두고 그녀의 앞을 가로막은 스승을 외면했고, 그 결과 돌아온 것은 스승인 만묵월의 죽음이었다.
기나긴 시간 동안 품었던 모든 뜻을 이루었지만.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존재를 잃어버린 악요는 제 품에서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린 스승을 살리기 위해 결심한다.
“명심해라. 만가놈을 살리는 것도, 복수를 성공하는 것도 모두 네게 달렸다.”
스승을 되살리기 위한 마지막 희망인 그의 ‘영혼 조각’을 찾기 위해 금지된 술법을 사용하여 과거로 돌아온 은악요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오늘이…… 무슨 날이야?”
“무슨 날이긴요. 오늘은 바로 아가씨의 자랑스러운 열한 번째 생일이 아닙니까?”
은악요는 모든 사건의 시작인, 자신의 생일.
그리고 가문의 멸문지화가 일어났던 바로 그날로,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