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리아 왕국에 태어난 왕녀는 세계를 멸망시킬 것이다.」
왕녀로 태어난 나는 예언을 막기 위해 죽어야 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겨우 목숨을 건져,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만…….
결국, 나는 예언대로 마왕이 되고 말았다.
“제발, 나를 죽여 줘. 더 이상 세계를 파괴하게 하지 말아 줘……!”
멸망 직전의 세계. 내가 파괴한 세계.
죽여달라 울부짖는 내 가슴에 검이 꽂혔다.
신성 왕국의 후계자, 카시엘의 검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는데…….
“세라, 세상 모두가 너를 미워한다면 아빠가 그보다 더 큰 사랑을 주겠다.”
“내 사랑하는 동생. 너를 미워하는 세계 따위는 멸망하는 게 마땅해.”
사랑하는 아빠, 오빠가 살아 있는 10살로 돌아왔다!
다시 얻은 기회. 이번 생은 정말 얌전하게 살고자 했는데…….
“카시엘 룬 에르트만입니다.”
마왕을 죽인 세기의 영웅, 카시엘.
그가 나타나 내게 칼 대신 꽃을 건넸다.
“세라피나 왕녀님, 당신의 약혼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