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친 여주는 엔딩을 모른다

차디찬 길바닥에서 비명횡사한 그날, 역하렘 소설 속 여주인공으로 빙의했다. 이세계의 남주 후보는 절세 미남 넷. 1번 미남: 대형견남. 그런데 개가 나를 보고 짖는다. 2번 미남: 우아한 꽃미남. 잘 먹여서 통통하게 키워볼까. 3번 미남: 눈부시게 경건하고 거룩하며 찬란한 그분. 역하렘은 포기하고 올인? 4번 미남: ......싸가지 바가지. "넌 뭐야. 왜 따라와?" "착각도 자유로군. 왜 내가 널 따라간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기분 탓인가. 하필 왜 제일 성격 더러운 싸가지 바가지가 날 졸졸 따라다니는 것만 같지? 과연 원작대로 성공적인 역하렘을 차릴 수 있을 것인가? * "잘됐네. 매일 같이 생각해라." "뭐?" "매일 같이 내 생각 해보라고." 하필이면 이곳은 아카데미. 나는 남몰래 입학한 남장여자. 즉 이 싸가지는 내가 여자인 줄도 모르고 있다.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지만 명검 따위 맞출 돈은 없으니까 사양하겠어." 4번 퇴폐미남이 입을 벌린 채 마른세수를 하더니, 갑자기 벌컥 화를 냈다. “누가 너더러 돈 내라고 했나? 당연히 내가 사주겠다는 거지!" “아니 필요 없다니까?” 악역이면서, 이 자식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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