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용사가 세상을 지키는 방법 208화
“내 클리어 조건은 네 것보다는 간단했어. 서울에 침입한 침입자들의 과반수를 없애면 끝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상황은 이랬다.
저쪽 묘지기 녀석에게는 ‘침입자를 배제하라’는 클리어 조건이 떴고, 그 조건을 달성하지 않는 이상 죽게 된다.
그런데 거기서 저 녀석은 한국 헌터들을 배제하는 대신, 그 침입자라는 조건이 명확하게 쓰여 있지 않다는 부분을 공략했던 것이다.
“……그래서 외부의 적을 끌어온 거군.”
굳이 한국 헌터들을 처치하지 않더라도 다른 침입자를 배제하라는 조건을 채울 수 있도록.
묘지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서울에 자생하는 몬스터들도 침입으로 쳐줬다면 일이 좀 더 쉬웠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아니더라고.”
콰직!
서울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방어막에 점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며 막이 깨어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면서도 녀석의 표정은 한 치의 변함도 없었다.
“다만 문제는…… 정해진 시간 내에 외부의 적을 더 끌어올 수 있느냐, 없느냐였어. 아슬아슬했네.”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저 녀석의 의도 자체는 이해했다. 그러나 아직도 역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악마 자식들을 끌어들인 거야?”
그랬다.
방어막 너머로 느껴지는 기운들은 바로 악마의 것이었다.
어떻게 일반적인 몬스터도 아니고 악마들을, 그것도 딱 절묘한 타이밍에 서울을 습격하게 만들 수 있었던 거지?
내가 그렇게 묻자 묘지기 녀석이 훗, 하고 웃었다.
한쪽 어깨가 완전히 뚫린 주제에 재수 없는 웃음이다.
“무슨 소리야? 너도 벨리알을 봤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벨리알은 죽었잖아.”
분명히 벨리알은 그저께 즈음 우리 앞에 당당히 모습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내 클리어 조건을 묘지기에게 이야기한 후 곧장 저 녀석의 손에 목이 떨어졌었다.
물론 그게 진짜 죽음은 아니다.
본체는 그저 마계로 돌아가기 마련이니까.
단, 악마에게도 인간계에서 죽임을 당할 경우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그 녀석은 한동안 인간계에 못 나타날 텐데? 한 번 역소환당하면 다시 계약할 때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한 거 아냐?”
즉, 지금 쳐들어온 악마 녀석들은 벨리알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죽은 녀석이 인간계에서 제 수하를 끌고 올 수 있을 리도 없으니까.
“아아…… 그러고 보니 너는 모르겠네.”
묘지기가 그렇게 말하며 포션을 꺼내더니 제 어깨에 부었다.
방금 전 본인의 어깨를 완전히 작살 낸 내 앞에서 보이는 여유로운 행태에 약간 어이가 없어졌다.
지금까지 우리가 벌였던 싸움은 대체 뭐였던 건데.
그러나, 그런 쓸데없는 의문 따위는 녀석이 꺼낸 말에 모두 날아갔다.
“사실은 그 이후로 릴리스가 계속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거든.”
“뭐라고?”
나는 내 두 귀를 의심했다.
릴리스라니, 그 녀석 이름이 갑자기 왜 나오는 거지?
“알아듣게 설명해. 릴리스가 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건데?”
“그야, 내 쪽에서는 릴리스가 제주도를 장악했으니까.”
묘지기가 담담한 말투로 말도 안 되는 내용을 말했다.
릴리스에게 제주도가 먹히다니, 대체 어쩌다…….
그렇게 물어보려던 나는 입을 다물었다. 생각해 보니 그 원인은 간단했다.
‘……이 녀석은 백록담 전투를 겪지 않았겠지.’
내가 돌아왔을 때는 무슨 일인지 한국이 아직 버티고 있었고, 이후 백록담 정상에 청동검이라는 아이템이 있다는 사실을 듣고 제주도로 향했다.
하지만 B루트의 강예나는 눈을 뜨자마자 본 것이 이미 멸망한 한국이었으니 그런 정보를 들을 수 있을 리도 만무했고, 또 어차피 한국 전체가 몬스터 밭인 마당에 나처럼 마계 던전을 봉인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자연히 마계로 이어지는 던전도 포화도가 일정 수치를 넘어 터졌을 거고, 그 던전을 통해 릴리스가 한국으로 와서 제주도를 장악한 모양이다.
‘이게 이렇게 연결이 되나…….’
왜 하필 제주도를 점거했는지도 대충 예상이 갔다.
이 세계에도 ‘청동검’이 존재한다면 그 아이템이야말로 악마들에겐 최악의 무기일 테니, 누군가가 손에 넣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는 거겠지.
망할 마왕 새끼 같으니라고.
내가 놀라는 것을 뒤로하고, 묘지기는 여전히 무감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 릴리스는 서울로 밀고 들어오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거든. 바로 이렇게…….”
그렇게 말하며 여자가 손가락을 딱, 부딪혔다. 그와 동시에 파지직, 하고 허공에서 스파크가 튀어 오르더니…….
나는 눈을 크게 떴다.
“나비?”
“릴리스의 눈이야.”
투명한 날개를 펼친 채 돌아다니던 나비가 마력에 타올라 재처럼 변해 사라졌다.
나비를 지져 버린 묘지기가 씩 웃었다.
“벨리알 그 새끼라면 뒈져서 마계로 돌아가자마자 릴리스에게 이 상황을 말할 테고, 릴리스라면 당연히 눈을 보내 상황을 지켜볼 거라고 생각한 거야. 아주 자연스러운 귀결이지.”
“그거야…….”
그렇겠지.
릴리스는 나, 그러니까 용사 레나라는 존재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표현해 왔다. 내가 그 관심을 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은 차치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상황 설명을 들으니 납득 가는 점이 여러모로 많아서 나는 신음을 흘렸다.
“……그래서 그렇게 이상하게 군 거로군.”
어쩐지, 왜 이렇게 적의를 드러내며 굳이 과한 공격을 하나, 싶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릴리스에게 보여 주려는 것이라면 모든 게 이해가 갔다.
여자가 의기양양한 웃음을 띄웠다.
“그래, 릴리스에게는 우리 둘이 정말로 적대하는 관계라고 보여 줘야 할 필요가 있었으니까.”
그거야 그랬겠지.
릴리스는 용사 두 명이 같은 세계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재미있어하겠지만, 일부러 납시어 처치당할 위인은 아니었다.
심지어 본인의 등장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그 반대를 취하는 것이 악마라는 존재들이다.
만일 릴리스가 ‘강예나’의 꿍꿍이속을 알고 있었더라면 절대로 서울로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더불어 내가 너한테 처참하게 당하는 꼴도 보여 줘야 했어. 그래야 그 틈을 타서 날 죽이러 올 테니.”
즉, 이 모든 건 릴리스를 노리고 판 묘지기의 함정인 것이다.
처음부터 저 녀석의 적은…… 내가 아니었다.
콰직!
악마들이 계속해서 몸을 부딪치던 방어막에, 드디어 금이 크게 가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여자의 얼굴에 승리를 확신하는 미소가 떠올랐다.
“뭐, 이제는 알아차렸겠지만…… 이미 늦었어.”
조한율 : 예나 씨!
그리고 묘지기의 그 말을 뒷받침하듯, 조한율이 메시지를 보냈다.
조한율 : 서울의 방어막이 깨졌어요.
와장창!
그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서울을 둘러싸고 있던 반투명한 돔이 유리처럼 깨져나갔다.
투명하고 반짝이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돔을 보면서 묘지기가 몸을 푸는 것이 보였다.
“침입자 메시지 갱신됐다. 이제야 좀 재미있어지겠네.”
그 말에 함의되어 있는 것은 명백했다.
나는 입을 다문 채 단발의 강예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이제 저 녀석은…… 한국 헌터들을 처치하는 대신, 방어막을 뚫고 침입한 악마 녀석들의 과반수를 없애는 것으로 클리어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저 녀석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했다.
다만…….
“……야.”
묶을 수가 없어 휘날리는 짧은 머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는 건지,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며 별짓을 다 하고 있던 여자가 멀뚱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왜.”
“너 미쳤냐?”
그야 나도 저 녀석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여러모로 하는 짓이 ‘나’답지가 않아서.
또 저 녀석의 클리어 조건 메시지를 알게 된 순간 여러모로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도 생각했기에, 이런 식의 공략 방법을 들고 온 것도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릴리스를 끌어들여?”
그렇지만, 그래도 어이가 없었다.
“저렇게 많은 악마들을 상대하겠다고?”
그것도 본인의 말에 따르자면 침입자의 ‘과반수’를 처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방어막에 달라붙은 벌떼 같은 악마들만 해도 그 숫자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진짜 미친 거 아냐?”
심지어 시간제한마저 있다.
- 클리어 조건 : 필드, ‘서울’에서 생존하십시오.
- 제한 시간 30:21:13
저 클리어 조건을 뒤집으면, 묘지기 녀석은 서울에서 과반수 이상의 침입자를 30시간 이내에 모두 처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저 악마들을 이끄는 것은 벨리알도 아닌 그 릴리스다.
릴리스는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물론 이쪽의 강예나는 나와 달리 만렙이기는 했다.
하지만 릴리스를 기만하려고 나와, 그리고 한국 헌터들과 싸우면서 소모된 것을 생각해 보면, 또 저 말도 안 되는 숫자를 보면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 내에 홀로 악마의 과반수 이상을 처치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화력이 모자라잖…….”
“그거야 네 알 바 아니잖아.”
그러나 내 물음을 묘지기는 별것도 아니라는 투로 잘라 버렸다.
“네 일이나 신경 써. 너야 이제 꽃놀이패를 쥔 거 아니냐?”
“……뭐가 어째?”
“내 말이 맞잖아. 악마 새끼들이 아무리 많아 봤자 다 날 노리는 녀석들인데, 너야 대충 네 애들 챙겨서 남은 시간 동안 어디 처박혀 숨어 있으면 그만이지.”
저 자식이 미쳤나.
나는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이런 미친…… 말을 왜 그따위로 해?”
“내가 뭐? 맞는 말인데.”
“이게 진짜…….”
나는 무어라 더 말을 하려 했지만, 이제 묘지기는 나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방어막이 완전히 깨져 버려 악마들이 우글우글 몰린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조한율 : 우와…….
조한율 : 할 말은 많은데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예나 씨는 어디 있든 예나 씨구나…….
무슨 구경이라도 났는지, 이 와중에 조한율은 감탄이나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말하지 않는다고 해 놓고 할 말은 다 한 것 같은데.
“…….”
나는 침묵했다.
꽃놀이패라.
사실 저 녀석이 크게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었다.
이제 한국 헌터들은 악마들을 피해 서울 내 어딘가로 몸을 숨기고 남은 30시간 정도를 버티면 그만이었다.
저 녀석 말대로 악마들의 목표는 묘지기 녀석이니까.
심지어 만일 묘지기가 본인의 클리어 조건인 ‘침입자를 배제한다.’는 것에 실패하거나, 혹은 전투 중에 죽게 되면 한국 헌터들은 자동적으로 클리어 조건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저쪽 강예나의 클리어 조건 난도는 비교도 되지 않게 올라갔다.
앞으로 30시간 내에 저 악마 군단의 과반수 이상을 처치한다고?
말이 쉽지, 아무리 용사 클래스 버프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 터였다.
그러니까…… 저쪽 강예나 입장에서는 그냥 한국 헌터들을 처리하는 게 여러모로 간단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저 녀석은 그 쉬운 길을 내버려 두고 악마까지 끌어들여 가며 다른 길을 선택했다.
심지어 내게 악마들의 처치를 도와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정작 본인은 나를 비롯해 다른 헌터들이 이 던전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줘 놓고서는 단 한마디도…… 오히려 신경 쓰지 말라는 듯, 일부러 나를 열 받게 하려고 저딴 식으로 말하는 것까지 뻔히 보였다.
“아, 이거 진짜…….”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내가 당하니까 X나 빡치네.”
왜 아리아드네가 맨날 무슨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내 등짝을 두드려 댔는지 잘 알겠다.
지금 나도 엄청나게 저 자식을 쥐어박고 싶으니까.
‘진작 말을 하든가.’
그렇지만 그렇게 말해 봤자, 릴리스를 속이지 못했을 거라는 대답이 돌아올 게 뻔했다.
이해가 되지 않던 행동의 원인을 알게 되자마자 모든 것이 속속들이 이해되었다.
손에 잡혀 있는 파트너가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몸을 떠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쌤통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했다.
“어쨌든, 이제 애들 장난은 끝이야.”
그리고 내 어른스럽지 못한 파트너와는 달리, 묘지기의 손에 들린 성검은 휘황찬란한 광채를 두른 채 악마를 향해 포효하고 있었다.
검을 든 채 ‘강예나’가 나를 뒤로하고 등을 돌렸다.
“그러니까 그만 네 세계로 꺼져, 강예나.”
“너…….”
“너한테는 구하러 가야 하는 게 있잖아?”
그렇게 말하며 여자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지킬 게 없는 나는…… 너라도 구해야겠지.”
툭, 튀어나와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진심이었다.
나는 입을 다물고, 나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나 자신의 등을 바라보았다.
할 말은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내가 저 녀석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말 따위는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다.
“네가 뭐라고, 내가 굳이 그런 짓까지 할 것 같아?”
“너희 세계 같은 건 내 알 바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울분에 찬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했다.
저 강예나는 그걸 모두 연기라고 했지만, 나는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다.
아마도 정말로 억울했겠지.
알지도 못 하는 곳에서 갈라져 버린 운명이 원망스럽기도 했을 테고, 단순히 운이 좋아 기회를 잡아챈 또 다른 자신 따위는 꼴도 보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외면할 수 없다.
나는 어두운 새벽, 멸망한 타르토스의 이야기를 듣던 녀석의 표정을 기억했다.
부모님과 잠시 만났던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나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이우연과 이선, 양태원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보았다.
그렇기에 왜 저 녀석이 이런 선택을 했는지, 처절하게 와닿았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테니까.
망할.
진짜 싫다.
나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나도 말로 할 필요는 없겠지.”
아리아드네가 여기 없어서 다행이다. 여기 있었더라면 우리 둘 다 얻어맞았을 텐데.
“조한율.”
조한율 : 네?! 여기서 갑자기 저요?
“그래. 아까 내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거, 어떻게 됐어? 내가 말한 대로 될 것 같아?”
그 말에 잠시간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조한율 : 그게, 그…….
조한율 : ㅠㅠ
조한율 : 이 상황에서 그런 걸 물어보시면…… 대답해야 하는 제 입장도 좀 생각을 해 주시면 안 될까요…….
됐다.
저게 답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해. 고마워.”
조한율 : 아, 진짜.
조한율 : 강예나 씨는 최악이에요.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건지, 묘지기가 흘끗 이쪽을 돌아보았다.
“너, 지금 뭘 하는 거…….”
나는 녀석의 말을 무시한 채 시스템창을 열었다. 이제껏 내가 건드리려고 한 적 없었던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서.
곧 흰색의 시스템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 플레이어명이 변경됩니다. 변경 제한 횟수를 모두 채웠습니다. (변경 제한 횟수 : 1달에 1번)
- 플레이어, ‘방랑하는 구도자’의 플레이어명이 ‘강예나’로 변경됩니다.
‘방랑하는 구도자.’
이 플레이어명은 나의 다짐을 새긴 것이다.
아리아드네가 해 주었던 말을 지침 삼아, 설령 길을 잃고 망설인다 하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노라는 다짐.
하지만 아무리 그런 다짐을 이름에 새긴다고 한들,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내게 내민 손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게 아무리 힘든 길일지라도.
- 세계가 당신의 존재에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 세계가 당신의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합니다.
- 정보가 링크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와 동시에 이제껏 떠올라 있던 클리어 조건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 클리어 조건 : 필드, ‘서울’에서 생존하십시오.
- 제한 시간 30:01:13
그리고 본래 있었던 클리어 조건 메시지가 사라진 자리에 새롭게 떠오른 것은…….
- 플레이어, ‘강예나’의 클리어 조건을 표시합니다.
- 현재 필드, ‘서울’이 침입을 받고 있습니다.
- 필드, ‘서울’에서 침입자를 배제하십시오.
- 제한 시간 3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