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화〉허락된단하루, 치팅데이
“당장 가서 어떻게 할지 이 야기 나누고 오렴 ! 안 그러면 또 마사지 야!”
마사지 라. 상상만 해 도 소름이 도는 외 침 이 었다.
조금만 더 늦게 탭을 쳤다면 장담하는데 한 사흘은 꼼짝도 못 했을 거다.
그리고 사흘후에 일어나면 ‘못한사흘치 한방에 해야지!’ 라는 말을 듣게 되고.
이후로는 어지간한존 나센 사람들조차 억, 소리를 낼 극한의 단련이 펼쳐 질것이다.
것보다 대 체 무슨 이 야기 를 나누고 오라는 건 지.
일단레아의 말이 있었으니 가보기는 하는데, 이렇다 할 결론이 안 나온다.
괜히 본인이 있다가 더 큰 문제를 일으킬까 빠져나온 것인데 말이다.
‘거기서 황녀가 데이트 운운할 줄은 몰랐지. 알았다면 아예 발언권을 안 줬어!’
티샤가, 성녀가, 그리고 엘가까지. 그녀들이 왜 이 먼 존 나센까지 왔겠는 가.
다른 거 하나도 없이 오직 자신 때문이다. ‘카일’ 이라는트로피를 원한다.
그게 아니 라면 여 기까지 와서 두 달 동안 개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그두 달을 불평 한 마디 없이 버티기까지 했다.
해서 방학이 끝나고, 아카데미로 돌아가면 순차적인 포상을 생각했다.
순서가 살짝 문제 가 될 테지만 원하는 대로 한 번씩 들어주면 될 거라 여겼 다.
그렇게 공평하게 해주면 아무 탈 없이 조용히 지나갈 거라 여겼는데.
“•••다들 어디 갔어?”
단련장에 있을 줄 알았는데,그 안은 텅 비어 있다.
아까보니 루틴 마지막이긴 했다. 그렇다면 다들 씻으러 간 건가?
하지 만 숙소 근처 에 서 기 다려 도 누구의 모습도 보이 지 않았다.
뭐야.대체 다들어디로간건데.왜 안보여?
누구 하나 붙잡고 사인방의 행방을 물어봐야 하나 싶던 찰나.
“저, 카일 형제님?”
“성녀님?”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성녀가 뒤에서 나가온다.
“여기 계셨네요. 뭐하고 계셨어요?”
“저,그게. 잠깐 이야기 좀 나누고 있었어요.”
“이야기요? 누구랑요?”
“황녀님이랑, 두자매님이랑요.”
아하, 그렇군요. 황녀랑 엘가랑 티샤랑 이야기-.
음, 그 이 야기 가 과연 좋은 내용이 었을지 걱정 인데 ?
혹시 싸운 건 아니겠지? 뭐 그런 거 있잖아. 캣파이트라고.
솔직히 투닥거리는 게 주특기인 여자들은 아니다.
황녀 쪽은 가능성 이 좀 높아도 엘가나 티샤, 그리고 성녀는 아니 다.
박수도 두 손이 맞부딪쳐 야 칠 수 있다고. 셋이 반응을 안 하면 그만이 다.
“저기… 그러니까요, 카일 형제님. 저는… 그….”
얼굴이 점점 붉어지는성녀.왜 이러는가싶다.
고개를 갸웃거린 카일이 무슨 일 있냐고 막물어보려는데.
“하, 합의된 내용! 형제님께 통보하겠습니다! 이, 이의는 받지 않겠어요!!”
“•••예?”
카일은 순간 자신 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합의된 내용? 통보? 이의는 받지 않겠다?
말하는 내용도 내용인데, 다른 이도 아니고 성녀가 저런 말을 한다고?!
“치팅데이 때!혀,형제님은우리 네 자매가원하는대로따라야합니다!!”
“저,저기요. 성녀님?”
“말씀드렸어요! 이의는 바, 받지 않는다고요! 형제님은듣기만하세요!” 부끄러워서 내지르는비명 같은데,또묘하게 박력이 있다.
해서 카일은 입술을 다물고 성녀의 다음 말에 집중했다.
“그 날! 그러니까, 치팅데이 때! 카일 형제님은 우리 자매들과시간을 보냅 니다!”
“어어…네네.저,그런데 누구랑….”
“아, 네! 그게… 가, 아니라! 질문하지 마세요 야, 얌전히 들으셔야합니다! !”
« ” …-
이거,누가 시켰구만.시켰어.우리 착한성녀님은 이런 거랑 어울리지 않….
음. 생각해보니 저렇게 허둥거리는모습이 귀여워서 어울릴지도모르겠다
•
“자매 분들 전부에요! 무엇을 청하든 카일 형제님은 들어주셔야해요!”
“무엇이든지 들어주어야 한다고요. 그 ‘무엇’ 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요 ?”
솔직히 큰 걱정은 안 한다. 티샤도, 성녀도 다 착하니까.
엘 가는… 살짝, 아주 살짝 걱정 이 되 지 만 그래도 넘 어간다 치고.
문제는 황녀다. 저번에도 대놓고 유혹하지 않았던가.
이번 기회에 아예 벼르고 있는 거라면 카일은 물론이고 다른 여자들에게 도문제일 거다.
“질문하시면 안돼요. 카일 형제님. 앗! 아니! 질문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
그런데 성녀는,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듯 카일의 의견을 일축했다.
거기서 눈치 챌 수 있었다. 아하. 이 여자들이 입을 맞췄구나.
그게 아니고서야 성녀가 저렇게 나설 수가 없는 상황이다.
“아시겠죠?! 혹 거부하시거나 도망치시면….”
“어디로 도망을 쳐요. 안 그럽니다. 걱정 마세 요.”
아마도 도망을 치 는 순간 바로 레 아가 쫓아올 것 이 다.
그리고 ‘어디 가니, 카일?’ 하고웃으면서 달려들겠지.
다음벌어질 일은 음.한사흘사지마비 엔딩이지 않을까.
“그러면 잘 알아들으신 걸로 알고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네. 잘들어가세요. 성녀님.”
이 상하네. 할 이 야기 가 끝나면 다른 이 야기 를 할 줄 알았는데.
이만 돌아간다고 하는 걸 보니 성녀에겐 아직 일이 남은 모양이다.
‘눈치껏 빠져야겠다.’
다행히도 존 나센 남작의 눈치 제로를 물려받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물려받았는데 안의 내용물이 달라서 적용되지 않은 것인지.
카일은 성녀를 붙잡지 않고 재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잠시 후.
“어, 어땠나요? 괘, 괜찮았어요?”
놀랍게도 방금 전 성녀의 행동은 누가 시킨 것이 아니 었다.
본인 스스로 고민하고 종국에는 희 망해서 나선 일이 었다.
사삿!얛
카일 이 사라지 자 슬그머 니 모습을 드러 내는 여 인들.
그 중 앞에 서있던 엘가가 턱을 만지작거리더니 입을 연다.
“일단은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어요, 성녀님.”
냉 정한 판단이 었다.
“아죄송해요, 엘가자매님. 역시….”
“처음 치곤 훌륭하셨잖아요. 엘가님. 성녀님은 잘 하셨다고 생각해요.”
슬그머니 나서서 성녀를 두둔하는 티샤였다.
덕분에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어요. 잘 하셨어요.’ 라고 덧붙이려던 엘가 만난감해졌다.
‘아하. 성녀를 우군으로 두는 건 양보 못 하겠다는 건가요?’
넷이 똑같이 경쟁하는 사이지만, 또 동시에 협력도 가능하다.
적절한 우군은 분명 카일과의 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이제 남은 건 기다리는 건가.”
뒤 에서 모습을 드러낸 황녀 가 그리 묻는다.
엘가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나머지 셋을 불러 모았다.
“자. 다시 정리해요. 치팅데이 때, 넷이서 공평하게. 방해는 금지. 견제하는 것도 금지. 자기 순서 때만 집중하고 시간 약속 엄수. 다들 숙지하셨죠?”
끄덕끄덕-.
“다음은 순서. 티샤, 첫 번째 맞아요?”
“네.맞아요.”
“정말괜찮겠어요? 처음이 좋은 게 아니에요. 아침부터 해서 오전 시간이 면 굉장히 애매하다고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 시간이 제일 좋아요.”
뭔가 낭만스러운 분위 기를 잡으려면 못 해도 오후는 되 어야 할 텐데.
왜 아무도 낚아채지 않으려는 아침부터 오전 시간을 고른 걸까.
‘무언가가 있어. 있는데 •••예상이 안되네.’
방해는금지다. 견제도, 탐색도금지다. 사전에 합의된 부분이다.
그걸 어긴다면 공적이 되는 것이니 이 이상 알아내기는그렇다.
“좋아요. 그러면 점심시간부터 해서 오후는 제가 택했고. 다음은 황녀 저 하.”
“솔직히 저녁 시간을원했는데 말이야.”
쩝, 하고 입맛을 다시는 황녀, 율리 카.
그 모습에 엘가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곤 말한다.
“이미 합의를 본 사안이지만 다시 말씀드릴게요. 그건 절대 금지에요. 아 셨죠?”
“숙지했다.숙지했으니까그만 강조해. 자꾸그러면 더 생각나.”
그거야황녀 저하가 자꾸 저녁 시간을 언급해서 그런 거고요.
“마지막으로 성녀님이 저녁 시간.”
“확인했어요, 엘가자매님.”
“•••설마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된답니다.”
황녀와 똑같은 걱 정. 하지 만 황녀보다는 덜 걱 정 이 된다.
그래도 성녀 라면 선은 지 켜주겠지 . 다른 누구도 아니고 성녀 라면 말이 다.
안심이 되 어야 한다. 그래. 안심을 해 야 하는데 • • •.
‘•••잠깐만. 얌전한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올라간다고 했잖아.’
아니 겠지 ? 그래. 아닐 거야. 내가 지켜본 성녀님은 그렇지 않아.
애 써 스스로를 안심시 키곤 마지 막 정리를 하는 엘 가였다.
“다들 행운을 빌어요.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라고요.”
“그것만 빼고 말이지.”
“그렇죠. 그것만 빼고요. 강조해주셔서 감사해요, 황녀 저하.”
널
오늘은 항상 울리 던 기 상나팔 소리 가 울리 지 않는다.
다들 알아서 일어나서, 적당하게 몸을 풀어줄 뿐이다.
단련을 아예 쉬는 건 아니지만 평소처럼 극한까지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그 날이 왔구나.’
그래 . 그 날. 존 나센 치 팅 데 이 가 밝아오고야 말았다.
평소의 그 날이 었다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이 다.
오늘만큼은 쉬는 날이 니까, 스스로에 게 주는 휴식 이 니까.
존 나센 사람들도 아주 조금은 평범한 모습을 보였다.
예로 들자면 조용히 아침 식사를 한다던가, 남녀 가 같이 붙어 있다던가.
‘형님 이 나 누님 , 그리고 나는 그동안 쳐 다보지도 않던 빵을 먹 었지 .’
하도 통곡물 빵을 먹다 보니 거기에 묘하게 중독이 되 었던 것 같다.
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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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퍽퍽해서 세 입 정도먹으면 입 안수분이 다날아가는느낌인데.
또묘하게 당기는 맛이 있어서 그런지 어찌저찌 잘넘어갔다.
그게 아니라면 애당초 존 나센 피에 통곡물 빵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있다 던가.
“카일.”
하지 만 오늘은 그 평 소와는 다를 예 정 이 다.
아침부터 시작되는 데 이트들이 그것이 었다.
“준비되었죠?”
“네.티샤.”
“좋아요. 그러면가볼까요?”
그리 말한 티샤가손을 내민다.
얼른 손을 잡지 않고 뭐하냐는 눈빛.
‘우리 아직 썸이라는 건 알고 있는 거죠?’
라는 말을,굳이 입 바깥으로는 내뱉지 않는 카일이었다.
분위 기를 보니 어째 그 썸 이라는 거, 오늘 끝장을 낼 생 각인 듯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