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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82화 (182/318)

熲 182 화〉허락된단 하루, 치팅데 이

하루 일과가 끝난 후, 네 명의 여인들이 빙 둘러 앉았다.

오른쪽부터 황녀, 성녀 , 그 반대 편으로 공녀, 그리고 마녀 까지.

“자.허심탄회하게 한번 이야기를 나눠볼까?”

허심탄회는무슨. 어떻게 그렇게 할수 있어요.

여기 사람들이랑 비교하면 신분도, 지닌 무력도 압도적인 분 앞에서.

그리 말하고 싶은 걸 참은 티샤는 슬쩍 눈치를 살폈다.

일단확실한 점 하나, 자신은 나서지 않는 게 좋다.

황실의 적녀에, 미래의 대공에,교단의 성녀가동석했다.

그에 반해 본인은 평민이다. 아무리 잘났어도 아직 평민이다.

괜스레 나서서 시선이 쏠리는 건 사양하고 싶다.

“너희도 말만 안 했지, 나랑 똑같은 거 아니니 ?”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발끝을 까딱거리는 율리카.

자신만만하다못해 오만하기까지 한모습이지만, 뭐라할말이 없다.

저 여자는저래도되는 자격이 있다.황녀에, 10강이지 않은가.

“그렇죠. 모두 황녀 저하와 똑같은 상황이죠.”

황녀의 독주를 묵인할 생각이 없는지, 엘가가 나선다.

정식 후계자가 되면서 자신감도 자연스레 상승했다.

지금이 야 황녀를 어떻게 할 수 없지 만, 나중은 다르다.

황녀와 대공, 이 정도면 충분히 겨루어 볼 만 하고 승리를 점칠 수도 있다.

물론 어디까지 나 신분에 국한된 말이 긴 하지 만.

‘육체적 능력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황녀 저하를 넘지 못 해.’

그렇다면 남은 건 다른 부분으로 황녀를 압박하는 것.

다행히도 카일은 다른 존 나센 사람들처럼 오로지 강함만 집착하지 않았 다.

카일 본인이 그다지 힘을 뽐내거나 더 강해지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그리고 황녀도 카일 앞에서는 내심 조심하고 있는 게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

그 부분들을 잘 이용하면 적절한 타협안을 찾을 수 있을 거다.

황녀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이쪽에도 이득이 되는 쪽으로.

그걸 본인이 주도한다면 당연히 우선권도 자신이 쥐게 될 터.

“정리할게요. 여기서 치팅데이 때 카일과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분?”

아무도 손을들지 않았다.황녀도, 성녀도,그리고 티샤도.

다만 서로를 쳐다보며 슬그머니 눈치만 살필 뿐이다.

“대답은 잘들었어요. 여기서 문제점은, 치팅데 이라는 날이 하루가 전부라 는거예요.”

“하루요? 공녀… 아니, 엘가자매님. 정말 하루밖에 되지 않는다는건가요 ?”

엘가의 강력한요청에 의해 공녀가 아닌 자매님 호칭을 쓰는 성녀.

그에 엘 가는 본인도 심히 안타깝다는 듯 표정으로 고개 를 끄덕 였다.

“네. 이미 확인까지 했어요. 딱하루. 그 다음날부터는 다시 평소로 돌아간 다고하네요.”

허락된 단하루.그 이후부터는 다시 단련.

“여기 네 사람은 모두그날 카일과 있기를원하죠. 하지만시간은 딱하루. 결국 이 넷이서 한 사람에게 몰아주던가, 아니면 시간을 나누든가 해야 한다 는거예요.”

“굳이 그하루에 집착할필요가 있나, 공녀? 이번에는 내게 양보하는 게 어때.”

그러자 엘가가웃으면서 ‘이유를 알고 싶네요, 황녀 저하.’ 라고 말한다.

입 가에 짓고 있는 미소는 절대 좋은 의미 가 아니었지만 말이다.

“너희들이야 아카데미에 돌아가면 다시 카일이랑 매일 붙어있으니까. 하 지만나는아니야.”

“저기,황녀님? 매일 아카데미에 찾아오셔서 카일 형제님을 난처하게 만 드셨던 거 기억 안 나시는 건가요? 제 가 매 일 말렸잖아요.”

“성녀님. 그건 내가 찾아가야 하잖아. 그리고 다시 돌아가야 하기도 하고. 오전과 저녁 시간은 내 마음대로 쓸 수가 없다는 거지. 너희와는 다르게 말이 야.”

으음.황녀 저하의 말,확실히 일리가있긴 있어.

빠른 협상은 힘들 것 같은데, 턱을 쓰다듬은 엘가는 다시 입을 열었다.

“황녀 저하의 말씀, 어느 정도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카일의 고향 이고, 치팅데이는 존 나센의 전통이며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임을 아셔 야합니다.”

“희귀성이 있으니 의미 부여도 크고, 그러니까 혼자 독차지하는 꼴은 못 보겠다?”

침묵으로서 긍정의 빛을 내비치는 엘가였다.

이것 봐라, 하는 느낌으로 황녀가 엘가를 바라본다.

얼마 전까지는 자신을 보면 잔뜩 긴장했는데 , 이제는 아니다.

소식을 듣자하니 정식으로 후계자가되었다고 했던가.

어느 정도는 자신과 대 적해볼 만 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저는, 공녀님의 의견에 동의해요.”

이 제까지 침묵하고 있던 티샤가 갑작스레 입술을 뗀다.

덕분에 성녀는 물론이고 황녀도 놀란 눈치다.

“경 쟁은 공평해 야 한다고 생 각해요. 그리 고 황녀 저하의 사정은 지 극히 안쓰러운 일이나, 그렇게 따지만각자의 사정도 다들어주어야할거예요.그 리 되면 황녀 저하도 나중에 상당히 피곤해지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봐, 성녀님. 성녀님도 저 여자들의 의견에 동조해?”

우리는 친구잖아. 친구는 서로 편을 들어줘 야지.

성녀를 바라보는 황녀의 눈빛에는 간절함이 감돌고 있었다.

제 편을 들어주면 2:2 동점 상황. 그 정도면 할 만 하다.

너희는 아카데 미 에 가면 시 간 많잖아. 양보해 줘 . 가 통할 수 있다.

그래. 동점 상황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되는데 ….

“•••저, 저도. 저도 엘가 자매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요.”

“성녀님?! 어째서!”

평소의 황녀답지 않게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표정이다.

성녀라면, 친구라면 당연히 제 편을 들어줄 거라고 믿었던 것일까.

‘죄송해요.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걸요.’

속으로는 몇 번이고 황녀에 게 사과하는 성 녀.

하지만 제 의견을 바꾸지는 않는다. 어쩌 면 당연한 결과였다.

‘황녀님 이 계속 카일 형제님을 못 살게 구셨잖아요. 저나 다른 두 자매님 은 운동 한다고 카일 형 제님 께 말도 제대로 못 붙였는데 . 황녀님 만 계속 대 화를 나누셨어요!’

늦게 배운 질투가 더 무서운 법이고, 착한 사람의 서운함이 가장오래 가 는 법이다.

하필이면 그 두 가지를 전부 다 이끌어낸 황녀로서는 편이 있을 수가 없었 다.

그저 충격을 먹은 채로 벗인. 아니, 벗이었던 성녀를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보세요, 황녀 저하. 성녀님께서도, 저하의 벗인 저 분도 아니라고 하시잖 아요.”

슬그머니 나선 엘가가 상황 끝, 다시 의 견 조율 하시죠. 라는 투로 말한다.

이렇게까지 되니 황녀로서도제 주장을 더 펼칠 수가 없다.

솔직히 우길 수는 있다. 압박을 가해서 억지로 물러서게 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신분으로도 우위에 있고, 힘으로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 한다.

그렇기에 황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선택할수 있긴 했다.

문제는,그리 했다가 카일 귀에 들어가는순간.

“•••좋아. 포기.그러면, 공평하게 하자는 거지?”

빠르게 패배를 시 인한 황녀 가 다른 방안 모색을 묻는다.

그에 엘 가는 고개 를 끄덕 이 고서 말을 이 어 받았다.

“각자원하는 시간을 밝혀보죠. 그리고 조율을 하면 될 것 같은데.”

합리 적 인 의 견에 황녀 가 그러 자고 막 말하려는 찰나.

옆에 앉아있던 성녀가 앗, 하고 손을 들더니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낸다.

“저 기, 엘가 자매 님 嘗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네.성녀님. 무엇인가요?”

황녀의 벗임에도 불구하고 제 편을 들어준 성녀다.

당연히 엘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

“카일 형제님께 먼저 물어봐야하는 거 아닐까요?”

“네?,,

“그러니까… 우리 넷이서만 이렇게 시간을 나누고, 의견을 조율해서 하는 게 아니라… 카일 형제님을불러서 같이 들으시는 게 맞지 않나싶은데요.”

틀린 말은 아니다.사실 여기서 넷만떠들고 있는 게 웃긴 일이긴 하다.

정작 당사자인 카일이 ‘싫습니다!’ 한 마디 하면 말짱도루묵.

성녀의 말대로 카일에게도 한번 의견을 구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티 샤자매님?”

한데 그런 성녀의 의견을, 황녀도 아닌 티샤가제지한다.

“굳이 카일한테 까지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 각해요.”

“어째서요?”

“카일이 말했잖아요. 치팅데이 때는 무조건 하루 쉬는 거라고. 그건 카일 도 마찬가지잖아요.쉬는 날에 같이 좀 있자는 건데, 그걸 거절하면 안되죠. 무엇보다 저도, 그리고 다른 분들도. 그 정도 요구는 해도 될 만큼 노력도 했 고요.”

평소의 그 조용하고 착한 모습을 생각하면, 전혀 상상도 못 한 반응.

당연히 카일을 챙길 줄알았던 티샤의 갑작스러운비행이었다.

덕분에 성녀가 ‘어어.’ 하고 아무 말도 못 하고 탄식만 흘린다.

놀라운 건 황녀나 엘가도 마찬가지 인지 성녀과 비슷한 모습이 었다.

“우리끼리 이야기하면 될 거예요. 카일한테는, 다 결론이 난 다음에 말 하죠.”

보랏빛 눈동자를 반짝이며, 마녀가 미소를 지었다.

“그 날에 어쩔 생각이니?”

“예 ?”

곁에서 열심히 중량을 치고 있던 레아가 갑작스레 질문을 던진다.

그에 카일은 원판을 더하다 말고 제 누나를 바라본다.

무슨 의도로 저런 질문을 하는지,일단 좀 알고 싶은 눈치 .

“치팅데이 때, 카일 넌 뭐할 거냐고』

“어… 글쎄요. 아직 따로 생각한건 없습니다만. 왜 그러세요, 누님 嘗 혹시 뭐 같이 할 거라도 있는 건가요?”

“아니. 카일? 진심으로그러는 거 아니지?”

뭐 지 ?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카일이 두 눈을 껌 뻑 거 리고 있자 레 아가 한숨을 흘린다.

그러더니 어지간해선 내려놓지 않는 봉을 제자리에 두고 천천히 제 동생 곁으로 다가와서는….

“우리 카일,그렇게 안봤는데 이렇게나눈치 없는남자였구나.”

“무슨 말씀… 으겍!”

그대로 카일의 목을 붙잡고선 사랑의 안마를 해주기 시 작했다.

“캬악! 그얽!? 누, 누님! 그악!”

당하는 카일 입 장에선 전 기 고문이 라도 당하는 느낌 이 었다.

“가, 갑자기 왜 이러세요!”

“우리 동생 이 참 답답해서. 다시 기회를 줄게. 이번 그 날에 뭐할 생 각이 니?”

생각해야한다. 떠올려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지마비 엔딩이다!

미친 듯이 두뇌 회 전을 한 끝에 마침내, 카일은 옳은 답을 떠올릴 수 있었 다.

“아, 아아! 그! 제, 제 손님들이랑!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됐죠? 이게 정답이죠?! 그러니까, 제발! 항복! 탭탭탭 !

그대로 목이 뜯겨나갈 뻔한 위 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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