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72화 嗲존 나센에 온 걸 환영한다 병아리들
쿠궁-. 쿠궁-!
단련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수록 땅의 울림도 점점 커진다.
처음에는 잔뜩 기대하고 있던 눈치의 티샤와 넬의 얼굴에 점점 두려움이 번져 간다.
심지어 이안마저도 바짝 긴장한 기색이 역력할 정도였다.
“카일. 이 앞에 혹시 다른 거라도 있는 건 아니지 ?”
“다른거 뭐요. 무슨 말이에요, 이안.”
“그러니까… 막 거대한 몬스터를 키우고 있다던가.”
그 말에 카일은 살짝 걸음을 멈추고 이 안을 바라보았다.
황당하다못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은 덤이었고 말이다.
“이 안. 몬스터가 단련장에 가서 바벨 들고 운동이라도 해요?”
“그건 아니지.”
“그러니까요.그리고몬스터가 여기 있으면 애들이 달려와서 찢어버릴걸 요.”
대 화를 나누는 사이 에 도 커 다란 울림 은 끊이 지 않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감히 상상도못할무게감으로.
급기야 티샤는 카일 옆에 완전히 붙어서는 엄청 긴장한 얼굴을 했다.
“뭐,뭐에요. 카일? 지금 이 소리요. 지진이에요? 아니면 화산?”
“아뇨. 둘다아닐걸요.”
“그러면지금이 소리는….”
“지금 이 소리는 레그 익스텐션 하는 소리죠.”
거기에 이제 무게 추를 달아놓았는데,그게 보통무게추보다열 배 이상으 로무거워서.
한 번 한 번 할 때마다 땅이 다 흔들리는 것뿐이 다. 그게 전부다.
!
콰아앙!! 콰아앙!!—
단련장바로 앞에 다다르니 이안도, 넬도,그리고티샤도.
모두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마른침까지 꿀꺽이고 있었다.
과연 이 사람들이 앞으로 두 달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을 하면서.
“아버지.”
문을 열고 단련장 안으로 들어서는 카일이 었다.
쿠궁!-
육중한 소리 와 함께 한창 움직 이 던 기 구가 제 자리 로 돌아간다.
당장이 라도 대 지를 분쇄 할 것처 럼 내 리 찍 던 무게추가 고요함을 되 찾는다
그리고 그 기구 너머에 서, 한 중년 남성 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를 눈에 담은 이안이 천천히 고개를 밑으로 떨어트린다.
요즘 들어서 카일에 의해 사람이 되었다곤 하지만, 그래도 강자의 프라이 드는 존재한다.
함부로 숙이 지는 않는다. 그럴 가치 가 있는 상대 에 게 만 그러 한다.
그외의 이들에겐 마땅히 그럴 자격이 있는사람으로서 말하고행동한다.
한데 그런 이안조차도 이번만큼은 프라이드고 뭐고 눈부터 내리깐다.
느껴 진다. 자신은 저 남자의 손가락 하나조차 이길 수 없음을.
그가 손짓이라도 한 번 하면 자신은 그대로 아카데 미까지 날아갈 것이다.
“왔느냐, 카일.”
“네. 조금 전도착했습니다.”
카일이 공손히 허리를숙이니 세 남녀도 따라서 인사를 한다.
그러자 리어와 비슷하게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던 존 나센 남작이 살짝 미 소를 짓는다.
“손님이 꽤 많구나.”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바로옆에서부터,티샤?”
“네? 아, 네. 네!!”
바짝 긴장한 낯빛의 티샤가 앞으로 살짝 나선다.
무섭다. 진짜 무섭다. 산 속 생활을 하면서 몬스터도 만나봤지만 지금과는 비교도 안된다.
영혼이 짓눌리는 느낌이다. 눈동자만 보고 있어도 심연으로 떨어지는것 같다.
눈앞에 선 존 나센 남작이 딱히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은데도 두 다리 가 후들거린다.
‘제,제 대로 인사 드려 야 해 . 황녀님도 보셨다고 했고, 성 녀님도 보셨다고 했어.’
첫 번째도 빼 앗기고 두 번째도 빼 앗겼다.
그나마 마지막은 아니지만 자신의 행동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카일의 아버 지 다. 가족이 다. 그러니 까 더더욱 잘 보여 야만 한다!
“처 음 뵙 겠습니 다, 남작님. 티 샤라고 합니다!”
티샤의 말을 들었음에도 존 나센 남작은 딱히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그 이유는 알다시피, 티샤의 상태를 보고서 침음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
“으음….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나쁜 건 아닌데, 좋다고도못하겠다.
그런 속내가 그 침음 한 번에 전부 느껴 지고 있었다.
거 기서 좋지 못 한 분위 기를 감지한 카일은 재 빠르게 앞으로 나섰다.
“아버지. 제 가 가르치고 있습니 다. 저번의 성녀님 이 랑 비슷한 경우죠.”
“이번에도 말이냐. 너무 많은 이들을 붙잡고 있으면 운동할 시간이 부족할 텐데.”
운동할시간이 부족할텐데.그 말에 카일의 몸이 흠칫 떨린다.
자칫 잘못하면 운동 부족으로 어떤 헬스 트레이닝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아카데미 복귀하는 아주 좋은 핑계도 없다.
방학을 했다. 두 달 동안 아카데 미에 갈 이유가 없다.
즉, 두 달 동안 꼼짝없이 이곳에 서 다시 지옥을 맛보아야 한다!
“그래서.저 아이의 경과는 어떠하냐.”
“성녀님보다 좋습니다. 애초에 티샤가 기초도 잘 잡혀있고,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저번에 제국을잠깐방문하니 저 또래의 여자들은움직이는걸 싫어하던 눈치 였다.”
존 나센 남작의 말에 카일이 슬쩍 티샤의 옆구리를 찌른다.
얼른 무슨 말이 라도 해서 조금이 나마 점수를 따라는 뜻.
다행히도 티샤가 눈치 빠르게 그 속내를 파악하고선 입술을 뗀다.
“아! 저, 실은 제 취 미 가 등산하기 입니다, 남작님!”
“등산?”
“네! 날이 더워지기 전에 산에 올라서 캐내야할재료들이 있거든요.해서 새벽마다 일어나서 산을 오르곤 했습니다! 덕분에 카일과 함께 아침 일찍 운 동을 해도 문제 가 없었고요!”
그러자 무표정하던 존 나센 남작의 얼굴에 비로소 부드러운 기색이 퍼 져나간다.
새벽에 일어나서 산을 올랐다? 이건 그 이른 시간부터 유산소를 했단 말 아닌가.
유산소가 사실 가장 귀찮고 또 힘든 일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 다.
“티샤라고 했지.”
“네,남작님!”
“존 나센에 온 걸 환영하네. 여기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참좋겠군. ”
남작이 손을 내밀자 오히려 카일이 더 놀란다.
진짜, 어지간해서는 저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남작이다.
변경백이 찾아와도 ‘오셨습니까.’ 하는 것이 전부였다.
운동법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는 게 낫다고 말하는 위 인이 다.
그런 남작이 온 걸 환영한다고 하며 악수까지 청한다?
‘시작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사실 존 나센 남작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었다.
카일이,제 막내 아들이 처음데려온손님이니 챙길수밖에 없다.
그 사이 티샤와 악수를 나눈 남작은 옆에 선 이 안과 넬 앞으로 다가갔다.
역시나 바짝 긴장한 얼굴. 특히나 넬의 표정이 아주 다채로웠다.
“자네들은:
“처음 뵙 겠습니다. 존 나센 남작님.이안입니다.”
“이안.”
조용히 이안의 이름을 한 번 불러본 남작이 그를 찬찬히 살핀다.
두 눈에서 당장이라도 붉은 레이저가 쏘아질 것만 같다.
눈빛으로 사람을 해체해서 하나씩 뜯어볼 수 있다면 저런 느낌이지 않을 까.
“흠.”
이 안을 살피 던 남작의 눈꼬리 가 살짝 올라간다.
저 반응은저번에도한번 본 적이 있다. 언제였더라? 아아,그래.그라운드 제로.
서쪽의 뽕 맞은 오우거를 상대할 때 딱 저런 모습이 었다.
그렇다고 이안을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흥미로운 상대라는 뜻이다.
이후로 남작은 이안의 팔, 다리, 근육 상태와 전체적인 균형까지 샅샅이 훑 었다.
그 눈길이 어찌나매서운지 이안은 차렷 자세로 두 눈만 껌뻑일 뿐이었다.
“자네는 이곳에 온목적이 아주 명확하겠군.”
“•••그렇습니다.”
“그 목적, 말해보게. 여기 온 이유가 무엇이지?”
갑작스러운 질문 시간. 이런 적은 처음 있는 일이 었다.
카일도 이렇다 할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살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강해지고 싶습니다.”
대 답은 생 각보다 훨 씬 빠르게, 그리고 간결하게 튀 어 나왔다.
조금은 더 장황한, 혹은 멋진 대답을 해도 되 었을 것 같은데.
이안은 딱 그 한 마디로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설명했다.
“강해지고 싶다고.”
“그렇습니다.”
“과정이 만만치는 않을 것인데.”
“알고 있습니다:
“자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닿고자 하는것에 제대로 닿지 못할것이네.”
이 안이 닿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깨달은 남작이 었다.
지금 제 앞에 선 이 청년은, 다름 아닌 존 나센을, 정확히는 카일을 지향 점으로 삼았다.
카일 옆에 있다보니 당연히 그런 생각을할수밖에 없을 터.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이안은, 평소의 그대로 아주 단순하게.
하지 만 아주 우직 하게 밀고 나갈 뿐이 었다.
“닿지 못 해도, 닿으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까.”
“흐음.,,
“그것이면 충분합니 다.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존 나센의 심금을 울리는 대답이 아니던가.
다른 이유? 없다. 강해지고싶다.그과정은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결론 하나. 내가닿고자하는것에만도달하면 된다.
“다른 길도 있었을텐데.왜 이 길이지?”
마지막으로 날아든 질문. 이토록 미련한 방법보다 다른 길이 더 많음을 의 미하는 물음.
예로 들자면 육체가 아닌 마나 활용 능력의 향상, 혹은 얼마 전 있었던 약 물까지.
그런 길을 두고 왜 감당도 못 할 길을 택했냐는 것에 이 안이 답한다.
“이곳이 가장 강한곳이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한 번 끄덕인 존 나센 남작이 고개를 돌린다.
“카일.”
“네,아버지.”
“이 손님은 내가 대접하고싶구나.”
대접이 라는 저 말은 내 가 직접 조져주고. 아니, 단련시 키고 싶다는 뜻.
어떤 강자가 찾아와도 저런 적이 없었음을 생 각하면 이번에도 대단히 이 례적인 일이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형님께 들으니….”
“재미있을것 같구나.”
곁에 두고 차근차근 조지겠다는 말을 저렇게 표현하시다니.
확실히 주인공이라서 그런지 남들눈에 띄긴 하는모양이구나.
속으로 그리 중얼거린 카일은 그러시라고 답을 했다.
“그리고이 친구는….”
으응? 하고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린 남작이 카일을 쳐다본다.
“카일. 이여….”
“아이고, 아버지! 그, 하체 하시는 시 간 아니 십니까?! 얼른 같이 하체 나 하 시죠!”
역시나 존 나센 남작답게, 그리고 남작 부인의 말대로.
바로 ‘이 여자는뭔데 남장을 하고 있냐.’ 라는 말이 나을 뻔 했다.
그걸 용케 막아낸 카일은 하체 핑계로 화제를 전환하는 데에 성공했다.
“저는 넬입니다!!”
그런데 정작 넬은, 자신도 남작 앞에서 제 의지를 드러내고 싶은 모양이 었 다.
카일 이 그러 지 말라고 손을 휘 휘 내 젓는데 도 말이 다.
“저도! 저도 강해지고 싶습니다! 강해져야만 합니다! 그래서 카일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성공하고 싶습니다!! 제국의 위대한 기사가 되는 게 제 꿈입 니다!!”
“그런 가. 자네 말대로 정말 제대 로만 한다면 제국의 위대한 여 기 ….”
“하체! 자, 하체 합시 다! 자자! 하체, 하체!”
다시 한번 카일이 끼어들었으나 이미 늦은듯하다.
티샤가 ‘응?’ 하고 넬을 바라보더니 묘한표정을 짓기 시작한 거다.
‘눈치 챘네.’
난처하게 되었다. 티샤 앞에서 넬이 남자라고 잡아 뗐는데.
이러면 티샤가 자신에게 솔직히 말하지 않았다고 서운하게 여길 수도 있 다.
‘그리고이안은….’
과연 이안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부분에 대한 걱정은 기우임이 밝혀졌 다.
‘역시 주인공 디버프. 눈치 특성 제로.’
남작의 입에서 두 번이나 힌트가 나왔음에도,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 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