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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65화 (165/318)

<165 화 嗲 괴로운 그이름, 방학

“가는건가.”

오전 내내 엘가와 함께 운동을 하고, 점심 식사까지 마쳤다.

어제와 동일하게 이번에도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메뉴들이 올라왔다.

거기에 상당히 불편했던 유겐 리토리오가 나타나지도 않았으니 편안 그 자체.

이제 할 일이 없으니 그만 아카데미로 돌아가야 할 때였다.

“예, 대공 각하. 저도 얼른 돌아가서 가문으로 복귀할 준비를 해야해서요. ”

“그렇군. 그래. 가족들 얼굴을 보러 가는 건 항상즐거운 일이지. 자네도 아 카데미 한학기 동안고생이 많았네. 아카데미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감사합니다. 아, 대공 각하?

미소를 지은 채 가벼운 목소리로 입을 여는 카일.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한동안 각하도 좀 바빠지실 것 같습니다.”

의 미심장한 한 마디. 그 말이 무엇을 의 미하는지 모를 대공이 아니다.

자신이 떠나면 곧장후계자를공표할게 아니냐는 물음.

그 우회 적 인 칼의 질문에 리토리 오 대 공 또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겠지. 아마 바쁠 게 야. 그래 .나도고생 좀 하겠군.”

“응원하겠습니다. 리토리오와 존 나센은 이제 친구 아닙니까.”

일이 상당히 바빠지도록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카일 이고.

리토리오와 존 나센을 보다 확실하게 이어준 이도 카일이 다.

참으로 재미있는 상황이지 않은가, 하고 중얼거리며 대공이 고개를 끄덕 인다.

“방학이 되면 내 딸아이와는 잠시 이별이겠군.”

“두 달입니다. 그 정도면….”

“길지. 길고말고. 딸아이 입장에선 참긴 두 달이 될 게야.”

그 정도면 짧은 셈 이죠. 라고 말하려고 했던 제 입을 바로 봉한다.

장인어른이 그러시다고 하면 무조건 그런 법이겠지요. 암요.

두 달은 아주 긴 시 간입 니 다! 다른 의 견은 받지 않겠습니 다!

“음.”

슬쩍 고개를 내밀더니 이리저리 둘러보는 리토리오 대공.

누군가를 찾는 건가? 싶은 찰나 그가 입술을 뗀다.

“하나 말해주자면 말이야.”

리토리오 대공이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을 한다.

아마도 비밀리에 무언가 전할 말이 있는 모양.

해서 카일이 조심스레 앞으로 다가가니 대공이 조용히 속삭인다.

“딸아이가 이상한 곳에 자존심을 좀 지녀. 그러니까 일부러 한 번은 져주 게.”

“예? 대공 각하.무슨 말씀이신지 이해를 잘….”

“쉽게 말하자면,두 달이 길다고해서 축 쳐져있음에도본인이 먼저 가지 는못할 거야.그놈의 자존심.그러니 카일,자네가한번 져주는 심정으로은 근히 한번 찔러보라는 말이네.”

“•••아아아!!”

그제야 대공의 말을 비로소 이해했다는 듯 탄성을 흘리는 카일이 었다.

방학 동안에 엘가가 먼저 존 나센으로는 가지 않을 테니 그녀를 불러달라 느뜨

1— 才、•

자존심 때문에 낑낑거리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 부탁 좀 하겠다는 말이었 다.

“괜찮겠습니까? 제가 그리 해도?”

“자네만괜찮다면.바빠지는건 어차피 이 몸이지 그아이가아니니까.”

리 토리 오의 차기 대 공을 마음대 로 오라가라 해 도 되 냐는 물음.

그에 대공은 안될 게 뭐가 있냐는 대답을 시원하게 내놓았다.

바쁜 건 자신이지 그 아이가 아니라는 말은, 아직은 여유로울 때이니 잘좀 봐달라는 부탁.

“알겠습니 다. 돌아가서 여유가 되 면, 그 때 서신을 보내도록 하겠습니 다.”

“서신도 너무오래 걸려. 마법 통신구를하나줄 터이니 연락하게. 바로 가 주 집무실로 연결될 거야. 비밀 유지도 하고 좋은 일이지.”

졸지에 리토리오와의 핫라인까지 개통하게 된 카일이었다.

심지어 대공과의 직통이라니.혹시,감시 목적으로주는건 아니겠지?

“카일!

타이밍 좋게 저 앞에서 엘가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뛰어오고 싶은데 공녀의 품위를 생각해서 참는 모양.

솔직히 뛰 어도 되 는데 . 뛰 는 게 유산소도 되 고 더 좋은데.

“흠흠.그러면 작별 인사도했고,늙은이는눈치 있게 빠지겠네. 카일.”

“예? 대공 각하?”

“잘 가게. 그리고 나중에 또 보세나.”

라고 말을 끝맺으며 정말로 몸을 돌려 사라지는 리토리오 대공이 었다.

덕분에 직후 카일 앞으로 다가온 엘 가는 고개 를 갸웃거 렸다.

“카일.혹시 아버지가뭐라고하셨나요?”

“그냥 나중에 또 보자고 하셨습니 다. 저도 그래서 인사만 했고요.”

“그래요? 이상하네. 갑자기 도망치듯 자리를뜨시는 게 이상한데.”

역시 여자들의 눈치란.보통이 아님을 재차깨닫는다.

조심하자고 카일이 스스로에게 되뇌는 동안 엘가가 아쉬운 표정을 짓는 다.

“한동안은 안녕이겠네요.”

“엘가님은 다시 아카데미로 안 가시나요?”

“네. 짐은 따로 사람들을 보내서 빼올 거예요. 중요한 것들은 레토가 이미 챙겼고요.”

“그렇군요. 뭐, 저도 이대로 아카데미로 갔다가 바로 본가로 향할 것 같습 니다.”

카일의 대 답에 엘 가가 고개 를 끄덕 이 곤 빤히 쳐 다보기 시 작한다.

그눈길에 담긴 속내,혹시 지금뭐 할말이나해줄 건 없냐는 질문.

용케 그걸 알아차린 카일은 슬그머니 엘가의 손을 붙잡았다.

“잘 지내시고, 가까운 시일 내로 또 보죠.”

“가까운 시 일이라고 해도, 아무지 짧아도 한 달은 훨씬 넘잖아요. 방학이 두 달인데.”

역시나 리토리오 대공의 말대로, 벌써부터 축 쳐지는 엘가다.

와중에 ‘방학 동안에 너 만나러 존 나센에 가도 됨 ?’ 라는 비슷한 질문은 또 안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자존심을 찾지 않았으면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공녀라는 걸까.

“그러네요.뭐,혹시 모르잖습니까? 갑자기 만날 일이 생길지도.”

“•••그러면 좋겠네요. 정말로.”

그런 일 만들어줄 테니 잔뜩 풀 죽은 얼굴 하지 말고요.

당신은 매사에 항상 당당한 모습 보이는게 제일 잘어울려요.

힘내라는 뜻으로 붙잡고 있던 손등에 가볍게 키스를 해준다.

단순히 보기 에는 귀족 자제 가 영애 에 게 하는 인사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엘가에게는그 어떤것보다도 큰의미로 다가올 것이 었다.

“아…!”

“잘 지내요, 엘가님.”

“다, 당신도요. 카일.”

“운동 열심히 하시고요. 방학이라고혹 퍼지시면 실망 많이 할 겁니다.”

나는 방학 동안 지옥 훈련에 들어갈 예 정이 거든요.

혼자 시달릴 거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니 조금이 라도 같이 고생합시 다!

라는 카일의 속뜻도모른채 열심히 고개만끄덕이는 엘가였다.

리토리오 대공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아카데미.

제 방 앞에 도착한 카일은 잠시 침묵하다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이안의 귀 한쪽을 질질 끌고서 복도로되돌아왔다.

“이안.”

“듣고 있다. 듣고 있으니까 제 발 귀 좀 놓아줘 . 뜯겨나갈 것 같다.”

“몸이 란 게 생 각보다 튼튼하니 걱정마요. 그것보다 저 기, 저 기 봐요.”

카일이 가리킨 곳에는 그의 방 앞에 한 남학생이.

아니, 정 정하겠다. 한 여학생 이 무릎을 꿇고 있는 중이 었다.

“자. 이안. 넬이 왜 저러고 있는지 설명 좀 해줄래요?”

“나도 모른다. 그냥 방학 동안에 존 나센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더 니 그 때 부터 저러더군.”

그러니까 도대 체 ! 왜 그 말을 전해 들으니 저러고 있는 건데.

무릎을 꿇고 기다리라고 한 적도 없고, 그냥 이안도 가니 겸사겸사 가자는 게 전부다.

저렇게 티나게 행동하고 있으면 본인 비밀이 들킬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하나?

“이안. 넬이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죠?”

“정확히 시간은기억이 나지 않지만일단확실한건 어제부터 그랬다.”

“어제부터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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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하루 종일 저러고 있다고요.”

“그렇다.”

카일은다시 한번 제 이마를 짚어야만했다.

저 여자는 대체 왜 저러는 거야. 그나마 정상인이라고 여겼는데.

“고맙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왜 무릎까지 꿇는 거냐고요.”

“음. 카일. 넬이 혼잣말하는 걸 들으니 너를무척 동경하던 것 같던데.”

“나를요?”

“그래. 왕국 연합의 삼걸을 꺾고 황실에서 직접 치하도 받았다고 들었다. 기사를 꿈꾸는 넬의 입 장에서 그런 이 야기는 굉 장할 거라고 여 기는데 . 내 말 이 틀리나?”

이 안이 맞는 말을 하니 뭔 가 기분이 좀 묘하다.

저 말을 들으니 넬이 왜 저러고 있는지 살짝 이해는 간다.

어디까지나 살짝이다. 동경한다고 해서 무릎을 왜 꿇냐고.

그렇게 무릎건강에 안좋으니 저런 짓좀하지 말라고그리 말했는데.

거 기다가 아직 학생들도 남았는데 저러면 쓸데 없이 시선 다 끈다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 라면 학기 말이 되 어서 학생들 중 반 이상이 떠 났다 는 것.

그게 아니었다면 저런 특이한 짓이 바로 내부에 퍼졌을 게 분명하다.

운이 안좋다면 이상함을 감지한이들에게 정체가공개되었을 수도 있다.

일단저 여자를저기서 일으키는 게 먼저다.

카일이 곧장 다가가니 인기척을 느낀 넬이 반색한다.

“카일님!”

그리고는 무릎을 꿇은 채로 이번에는 고개까지 조아린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남아있던 학생들이 문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민다.

이후 상황을 확인하더 니 괴 상한 눈빛으로 카일을 바라보기 시 작했다.

아마도 무언가 이상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고 있는 것 같은데.

예로들자면 잘못을 저지른한학생이 무릎꿇고, 거기에 고개까지 처박고

넬이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카일님 !’ 하면 ‘어림도 없다, 이놈!’ 하는 카일 이랄까.

‘저 여자가진짜 미쳤나? 왜 저래!?’

오죽하면 이 모든 게 혹시 넬의 고도의 엿 먹이기 작전인가싶을 정도.

하지만 넬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원한을 지닐 요만한 건수조차 없다.

그러는 사이 넬이 이 모든 상황의 이유에 대해 스스로 늘어놓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카일님! 저까지 생각해주셔서 존 나센에 데리고 가주신다니 !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가서 분골쇄신하는 마음으로 그 기대에 반드시 부응토록 하겠습니 다!!”

“알겠으니까, 넬? 부탁인데 제발좀 일어날래요?”

원치 않은 구경꾼들만 자꾸 늘어난다.

이대로 가다간 이상한소문만교내에 퍼질 것이 분명하다.

해서 카일은 일단 나가서 좀 이 야기하자고 넬을 끌어내려고 했다.

“정 말 감사합니 다, 카일님! 이 은혜, 반드시 갚겠습니 다!!”

알겠으니 까 입 다물고 좀 일어나라고!!

“이안! 당신 제자 데리고 따라와요!”

“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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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요즘 들어 말은 잘 듣는 이 안 덕분에 스트레 스가 늘어 나지는 않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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