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판 속 전투종족-146화 (146/318)

熲 146화 嗲스치면 안녕입니다

바동거리던 와이번의 몸이 이내 축 늘어진다.

숨이 끊어진 걸 확인한 오우거는 곧장 와이번의 몸통에 얼굴을 처박았다.

찌지직!-와드득!-

가죽이 찢어지고 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섬뜩하게 울린다.

오우거는 곧장 게걸스럽게 사냥한 와이번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내장만 빼먹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는 버릴 날개와 머리까지 전부.

피와 다 삼키지 못 한 살점이 뚝뚝 흘러내린다.

마침내 식사를 다 마쳤을 때, 오우거의 눈빛은 전보다 더 흉흉했다.

크으으-.

몬스터. 괴물. 사람 잡아먹는 포악한 짐승.

하지만 최소한의 지능은 있다. 1차원적이긴 하나, 분명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런 영향으로 현재 오우거는 한 가지 확신을 얻었다.

이 근처의 몬스터들을 잡아먹으면 몸이 더 강해진다.

더 세지고, 더 빨라지며,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서, 이 오우거는 다른몬스터들처럼 인간들에게 부딪치지 않았다.

대신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잡아먹고, 또 잡아먹었다.

그렇게 하여 근방에 자신 이외엔 더 남은몬스터가 없게 되었을 때.

놈은 비로소 자신이 다른 오우거와는 다른 존재 가 되 었음을 깨달았다.

캬아아아!!—

재 생 력 하나는 압도적 인 트롤이 나 전체 가 곧 하나인 웨 어울프.

오우거의 적수라 불리는 와이번까지 자신이 전부 잡아먹었다.

놈들은 강했다. 하지만 자신의 적수는 되지 못 했다. 승자는 자신이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그 어떤 오우거도 자신보다 강하지 못 할 것임을.

이 타오르는 분노가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는, 그저 사냥감에 대한 열 망일 뿐이라고.

그리 여기며 놈은 마침내 서쪽 산을 나와 평원에 발을 들였다.

킁킁-.

평원에 들어서니 달콤한피 냄새가사방에 즐비하다.

이건 트롤의 피 냄새, 저건 웨어울프의 피 냄새.

놈들을 잡아먹은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그사이에 희미하게 인간의 냄새가 섞여있다.

인간, 인간. 가장 사냥하기 쉽고 또 가장 맛난 사냥감.

오우거는 가장 대표적인 식인 몬스터다. 특히 이놈들은 인간 사냥을 즐긴 다.

배 가 고파서 만이 아니라 그냥 지 나가도 인간을 습격하곤 한다.

그 본능이 기억하는 대로, 놈은 입맛을 다시며 걸음을 옮겼다.

주변을 배회하던 몇몇 몬스터들을 더 사냥했다.

놈들 또한 인간의 냄새 가 나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 같다.

놈은 단박에 놈들을 붙잡아 이번에도 제 식사로 만들었다.

살점을 뜯을 때마다 힘이 더 강해지고, 피를 마실 때마다 더 빨라진다.

그리고 하나를 죽일 때마다 흉포함은 배로 뛰 어올랐다.

몬스터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합이 만들어낸 또 다른 폭주제.

그것이 바로 지금, 그들이 원하는 그대로 작동하고 있는 중이 었다.

크아아아!!—

길게 포효를 내지른 오우거가 속도를 높인다.

인간들의 냄새를 맡으니 더는 참을 수가 없다.

가서, 가서 눈에 들어오는 족족 다 죽이고 잡아먹고 싶다.

쿵! 쿵!-

원 래도 몬스터 중에 서 최 강으로 군림 하는 오우거 이 지 만, 놈은 더 강했다.

어지간한 실력자는 순식간에 손아귀 에 낚아 채 여 목숨을 잃을 정도.

인간이 막을 수 있는 단계는 진작 지나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얼마를 내달렸을까.놈의 입에서 기괴한소리가 흘러나온다.

저 앞에, 별안간한 명의 인간이 모습을드러낸 것이었다.

열심히 찾아헤매던 인간이 바로 앞에 있다니. 이런 기분 좋은 일이!

그리 생각하며 오우거는 흉포한 소리와 함께 몸을 날렸다.

조금 전까지 냄새도, 기척도 없던 인간이 왜 갑자기 튀어나왔는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일말의 의심조차하지 않은 채로.

‘아니. 기껏 닐 영감님 싸우는 거 구경하신다고 하더니. 대체 어디로 가신 거냐고!’

아이들에게 구경 열심히 하라는 말을 남기고, 카일은 남작의 뒤를 쫓아 속 도를 올렸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사라졌는지 힘껏 내달리는데도 아직도 보이지가 않 는다.

군단 숙영지의 바깥, 평원 그 너머로 향한 것까지는 알 것 같다.

하지 만 행선지는 어디 인지 알 도리 가 없다. 대체 왜 나간 것인지도 모르겠 다.

그렇게 한참을 내달리던 카일은 저 앞에서, 희미한 무언가를 감지했다.

하나는 익숙한 아버지의 기운.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 아하.’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왜 자리를 박차고 나섰는지.

뺏기기 싫었던 것이다. 아무리 남작가의 주인이라고하지만.

차마저 멋진 사냥감을 아이들에게 양보할수는 없었던 거다.

‘심 지 어 나한테도 말씀도 안 하시고 말이 야.’

그어어어어!!-

몬스터 딴에 는 최 대 한 낼 수 있는 흉포한 울음소리 다.

그걸 들은 카일은,음.그래.포악한느낌이 조금 더 강해지기는했다.

보통 오우거 가 고양이 였다면 저놈은 삵? 그래. 삵이 적당할 것 같다.

“흐으음.

팔짱을 낀 채 무언가를골똘히 생각하는 존 나센 남작.

카일은 제 아버지 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대충 짐 작했다.

어떻게 해야 한 방에 터트리지 않는 선에서 굴려볼 수 있을까.

제아무리 뽕 맞은 오우거라고 해도 제 아버지를꺾는 건불가능하다.

꺾는 건 고사하고 도망치는 것조차 실현 가능성 제로다.

그걸 존 나센 남작도 알기 에 , 최 대 한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생 각하는 중 이었다.

“아버지!혹시 제가먼저 한번해봐도….”

“절대 안 된다.”

“한 번 만요. 제가 한 번 때려보고….”

“안된다고 했다. 이건 허락 못한다.”

아이고, 아버지. 농담한 번해본 겁니 다.

그렇게 정색하시면 상당히 무섭거든요? 그러지 마세요.

쿠어어어!!—

부자가 서로 견제하는 사이, 오우거가 지척까지 다가왔다.

그리고는 당장 제 시 야에 들어온 남자를 공격하고자 손을 뻗는다.

“끄응.,,

순간, 카일은 볼수 있었다.

고민하던 존 나센 남작이, 일단 가볍게 한 번 오우거의 손을 내치는 장면을 •

터엉-

물론 오우거 입장에서는 절대 가벼운 게 아니었지만 말이다.

우어 어 어 ! ! 하는 구슬픈 소리와 함께 놈이 그대로 튕 겨져 나간다.

거의 6m가 넘 어가는 저 거대한 체구가 무슨 나뭇가지 마냥 팽글팽글 돈 다.

허공을 돌던 오우거는 이내 굉음과 함께 바닥에 처박혔다.

있는 힘껏 반격을 했느냐? 아니다.

‘•••진짜, 아버지. 너무 하시네. 그 찰나에 힘을 다빼셨어?’

힘을 줬다면 놈의 팔이 걸레짝이 되어 너덜거렸을 것이 분명하다.

더 심했다면 그냥굉음과 함께 팔 전체가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오우거는, 일단 신체가 멀쩡했다.

먼지만 잔뜩 뒤 집 어쓴 것 외 에는 이렇다 할 부상조차 없었다.

그어어어-

놈도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당황해서는 허우적거린다.

원 래 라면 이쯤에 서 바로 뒤 도 안 돌아보고 도망쳐 야 정상이 다.

이 길 수 없는 존재 다. 사냥할 수 없는 상대 다.

되레 사냥을 당할 수도 있다. 사냥꾼이 사냥감이 되 기 전에 이탈해야 한다

>

.•.크아아아!!—

하지 만 놈의 몸에 처박은 연합 강경파들의 약은 생 각보다 더 대 단했다.

절대 이길 수 없는 적을, 아가리를 쩍 벌린 포식자를 상대로 맞서려고하고 있으니까.

“용기는가상하구나.”

“제 가 보기엔 용기 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미친 것 같은데요.”

카일의 대 답에 존 나센 남작은 그게 맞다며 웃었다.

덕분에 카일은 다시 한 번 흠칫, 하고 몸을 떨어야만 했다.

제 아버지 가 이 런 상황에 서 웃고 있다면 그 이유는 단 하나.

‘아주 조금은 진심 내실 생각이시구나.’

와, 시발. 이건 위험하다. 얼른 거리 벌리자.

휘말렸다간 조상님이랑 사이좋게 악수할 거다.

그리 생 각하며 카일은 후다닥 뒤 로 물러 섰다.

솔직히 저기 달려오고 있는오우거 놈이 압도적으로 강한 건 아니다.

아무리 잘 쳐줘도 10강, 아니. 그 밑의 선에서 정리 가능하다.

그렇기에 존 나센 남작이 진심을 낼 이유가전혀 없건만….

고향에 있는 몬스터들보다 조금은 낫다 이 거 지.’

당장도망치는 게 정상인데 다시 달려들고 있다.

바로 그 부분, 오우거가 무슨 이유에서 저러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거다.

약물에 취하긴 했지만놈은 실험을 당한 거니 거기에 분노할 필요도 없다.

꾸욱—.

존 나센 남작이 천천히 팔을 들어 주먹을 쥔다.

가히 완벽에 가까운 삼두박근과 이두박근이 힘차게 일어난다.

그리고 누가 나를 깨웠는가, 라고 외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충 팔을 뒤로 당긴 존 나센 남작이 그대로 주먹을 앞으로 내 지른다.

입술을 앙다물고 힘껏 팔 근육을 당기던 카일과는 대조적인 모습.

콰아아아아앙!!!—

물론,그 결과는절대 ‘대충’ 이 아니었다.

피잉一.

콰아아아아앙!!!—

“끄으으으으!!”

이게 주먹질이라고?! 말이 되냐!!

다급히 자리에 엎드려서는 몸을 최대한 웅크린다.

정신줄 놓으면 죽는다. 휘 말리면 무조건 죽는다.

그런 생각이 카일의 머릿속에 가득해졌다.

분명 자신보다 훨씬 앞에 있는 오우거를 겨냥한 잠깐의 휘두름인데.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지 며 온몸을 두들기고 있었다.

쿠구구구….

심장이 벌렁거린다. 전투에 대한흥분이 아닌, 눈앞에 펼쳐진 것에 대한 긴장감으로.

제국 10강을 앞에 두고도 이 정도로 긴장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앞에 서있는 저 존재는, 아예 궤를 달리 하는 사람이었다.

“쯧.”

혀를 한 번 찬 존 나센 남작이 천천히 팔을 거둔다.

“가자. 끝났다.”

마른침을 삼키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확인한다.

그리고 아, 하고 탄성을 흘리며 생 각했다.

‘저게 말로만 듣던 그라운드 제로구나.’

라고.

“워워.

99

제법 멀리까지 정찰을 나온 군단 소속 정찰병들이 주변을 확인한다.

바로 이틀 전까지 쉬지 않고 들이치던 몬스터들이 어제부로 완전히 잠잠 해졌다.

도망이라도 친 건지, 아니면 장교들의 말대로 놈들이 들이받다가 다소모 가된 건지.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어디에서도 몬스터의 흔적을 찾을 수 없 다는 것이었다.

“이 일대 전부를 돌아다녔지만 몬스터는 보이지 않습니다.”

“발견 경우도 전부 고블린이나 놀 같이 인간을 보자마자 바로 도망치는 놈들이었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군. 그렇게도 들이치던 놈들이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는 지.”

정찰조장은 그리 중얼거리며 일대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문득, 한 가지 이상한 게 눈에 들어왔다.

지도:

“지도!”

복명복창을 하며 잽싸게 지도를 내미는 부하 병사.

조장은 받아든 지도를 들여 다보다가 눈을 떼고 저 앞을 바라보았다.

“•••음?”

“왜 그러십니까, 조장?”

“아니. 이지도.확실한거지?”

“네. 바로 어제 까지도 이 지도로 계속 이동한 겁니 다.”

“정말확실해? 혹시 지형 기입을 잘못했다거나.”

“확실합니다. 이 근방에 주둔하던 제국군에게서 받은 지형도를 토대로 만 든지도입니다.”

“그러면 저건 뭔데.”

“저거라니.그게 무슨….”

조장이 가리킨 방향을 쳐다보던 병사들이 순간 조용해진다.

그러더니 급히 지도를 확인하고선 다시 그곳을 바라본다.

“•••그러니까저기,분명히 산이 있어야하는데 ….”

“그래.산이 있어야지.그것도하나가아니고 여럿.그게 어디 갔냐고.”

지도에는 분명 험준한 산세라고 적혀있는 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