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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45화 (145/318)

<145화 嗲스치면 안녕입니다

이세계 10대의 아이들은무엇을하며 지낼까.

제국 사람들은 그물음에 저마다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누구는 그들만의 놀이. 누구는 파티. 또 누구는 독서.

“오늘은 바벨 컬에 들어갈 거다. 모두들 봉은 가지고 왔지?”

“네!”

“좋아. 그러면 지참한봉을 가지고 앞에 서렴.”

존나센의 10대들이야 당연하게도 운동이다.

“바벨 컬은 이두근을 키우는 데에 필수적인 운동이다. 자. 우리 가 뭘 한다 고?”

“바벨 컬!”

“뭐를 키우는데에 좋다고?”

“이두근!!”

아이들의 합창에 닐 영감이 껄껄 웃으며 좋다고고개를끄덕거린다.

“자.그러면 팔꿈치가접히지 않을 때까지 압박을….”

갑자기 닐 영감이 말을 끊고 멀리 어딘가를 쳐다본다.

두 눈매를 좁히고 있던 그는 흐음, 탄식을 흘리더니 아이들에게 말했다.

“애들아. 다들 봉 챙겨라. 바벨 컬은 돌아와서 하자.”

“오는건가요?!”

“그래. 오고 있다. 자. 아까는 이쪽이 먼저 싸웠으니 이번에는 저쪽이 먼저 하는 걸로.”

뎅뎅뎅!-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몬스터들의 접근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린다.

원래라면 군단 병사들이 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진형을 갖추어야 정 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군단장의 명에 따라 경계병을 제외한 모두가 휴식에 들어 간상태.

다들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표정들을 짓고 있다.

당장 놈들을 상대로 맞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하는데, 내려진 명령은 완전한 휴식이었다.

“와아아아!!”

그들이 눈에 담은 광경은, 십여 명의 아이들이 좋다고 달려 나가는 것.

사람 잡아먹 는 몬스터 가 몰려 드는데 바로 그곳으로 향하는 광경 이 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가싶었던 이들은 잠시 후.

“와아아아!!”

몬스터들의 피를 뒤집 어쓴 채 좋아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되 었다.

누가 봐도 몬스터들을 학살하고 돌아온 사냥꾼이 다.

스치기만 해도 몬스터에게 안녕을 고하는 프로들의 모습이다.

그 후로 몇 번이나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 었다.

종소리가 채 울리기도 전에 우르르 몰려나가는 아이들.

매번 함성을 내지르며 나갔다가즐겁게 웃으며 돌아온다.

이후로 몬스터들의 침입을 알리는 종소리는 더 울리지 않았다.

거기서 마침내 병사들은 깨달았다. 그리고 황제께 감사했다.

저 인간들과 더는 전투를 이어가지 않고 협정을 맺은 것에 대해서.

‘역시 황제 폐하는 정말대단하신 분이다!!’

또 한 번 몬스터를 쓸어버린 존 나센의 꼬꼬마들을 바라보며.

군단장과 장교들, 그리고 병사들은 황실의 혜안에 감복해야만했다.

*

쯧쯧—.

병사들이 감탄과 두려움이 섞인 눈빛으로 아이들을 보는 사이.

존 나센 남작은 급조한 바벨을 들며 혀를 차고 있었다.

아이들을 타박하거나, 혹은 병사들더러 뭐라하려는 게 아니다.

지금 그는 이쪽이 아닌 저쪽. 그러니까 몬스터들에게 실망한 상태였다.

“괜히 왔나 싶으시죠?”

“그런 것 같다. 어떻게 애들한테 깨질 수 있는 것이냐. 제국이 고전한다기 에 얼른 온 것인데. 이러면 기대하던 것과는 딴판이어도 너무 딴판이지 않느 냐.”

그럴 수밖에 없다. 제국이 이번 몬스터 사태에서 고전한 이유.

단순히 몬스터가 강하기만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여태까지와 달라서 그렇 다.

자신들이 불리 하면 도망치고, 상대 가 약해보이 면 기습을 하고.

그와 비슷한 방식 을 보이는 게 여태 까지의 몬스터 행동 양식 이 었다.

군단 또한 철저히 그런 부분에 맞춰 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꿋꿋하게 정면으로 와서 들이박고, 죽을 때까지 싸우고.

휴식 따위는 모르겠고 일단 싸워야 직성이 풀리는 몬스터들? 당연히 적응 을 못한다.

본인들도 좀 쉬고, 진형도 새로 꾸리고, 부상자들도 수습해야 하는데.

계속 한 무리씩 죽자고 다가오니 그게 전부 불가능해졌다.

이러니 병사들이 자꾸만 다치고,군단의 피해가 누적되어 여기까지 온 것.

‘하지만바로 그런 부분이, 우리 애들한테는 천국이겠지.’

몬스터가불리해도 도망을 안 친다? 죽을 때까지 싸운다?

이 것이 야말로 존 나센 입장에 서는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 이다.

북쪽의 놈들도 정 안 되 겠다 싶으면 바로 뒤 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 는데.

이곳 놈들은 약빨 때문에 눈깔이 돌아가서 계속 달려든다.

적에 대한 ‘추격’ 부분은 아직 미숙한 아이들에게 있어서 정말 최고의 상 대였다.

‘아버지 입장에서는다똑같은 떨거지겠지만.’

연신 안타까운 한숨을 흘리는존나센 남작에게 위로를 건네려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온 닐 영감이 슬그머니 곁으로 다가온다.

“남작님. 막내 도련님. 다녀왔습니다.”

“고생했네:

“고생 많으셨어요, 영감님.”

“별 거 아니었습니다. 아, 남작님. 이번에 제시가살짝부상을 입었습니다.”

“큰 부상인가?

“아닙니다.그냥팔이 부러진 것에 불과합니다.”

대화를 듣던 카일은 고개를 갸웃거려야만 했다.

이상하네. 골절이면 부상 중에서도 꽤나 큰 부상으로 칠 텐데.

금이 간 것도 아니고 아예 부러진 정도면 중상 아닌가?

“다행이군.뒤로 빠져서 적당하게 좀쉬도록하게.”

“알겠습니다, 남작님.”

하지 만 그딴 건 쿨하게 넘 겨 버 리 는 두 존 나센 이 었다.

부상을 당한 제시라는 아이 역시 저 멀리서 또래 친구들과하하호호 웃는 중이었다.

“저,그리고 남작님. 죄송합니다만 잠시 아이들을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일 있는가?

“그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겨서 말입니다.”

“예상하지 못 한 일이라니. 그게 무슨… 아아.”

카일에게 대강의 소식을들은존 나센 남작이다.

그리고 그 일을 직접 보고 싶어서, 이곳 군단 내부로 들어온 것이다.

“드디어 한판 하려는 건가?”

“허허. 예.늙은이가주책 맞게도, 가르침을 청한다는 말에 홀라당 넘어 갔습니다.”

“주책 맞기는 무슨. 아주 보기 좋네. 참 보기 좋아. 가슴이 벅차겠군. 자네 와 싸웠던 제국 실력자의 손녀라. 그 여자에게도, 그리고 과거의 숙적에게도 참으로좋은 일이지 않은가.”

그리 말하던 존 나센 남작은 고개를 돌려 카일을 바라본다.

“카일. 미 안한데, 네 가 아이들 좀 볼수 있겠느냐?”

“예? 저요?”

“그래. 이 아비는 가서 닐 영감의 대련 좀보고싶구나.”

존 나센 남작의 말에 카일이 싱긋, 미소를 짓는다.

“아버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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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닐 영감님의 대련은보고 싶습니다.”

“어허.존 나센 남작가의 가주로서 명령하는 것이다.”

“남작님. 아이들을 돌보는 건 제 의무가 아니라남작님의 의무입니다.”

“부모의 부탁이다. 이래도 안되겠느냐?”

“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부탁입니다. 이래도 안 되겠습니까?”

다른 때는 정 말 좋은 분위 기를 보이 는 가족이 지 만.

강자의 싸움 구경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조차 없는 사이다.

서로 아이들 좀 보라고 하는 부자를 바라보며 , 닐 영 감은 난감한 웃음을 흘렸다.

“저,남작님.그리고 막내 도련님.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결국 보다 못 한 닐 영감이 가장 합리 적 인 제 안을 내놓았다.

그건 아이들까지 그냥전부데리고가서 다같이 보라는 것이었다.

“괜찮겠는가? 한창 운동 할 나이 인데.”

“괜찮습니다. 이렇게 보는 것도분명 좋은 단련이 될 것입니다.”

“•••좋아. 그러면 그렇게 하세. 카일. 들었지? 반씩 나누어서 관리하자꾸나. ”

“저도좋습니다, 아버지.”

극적으로 협상 타결을 맞이한 부자였다.

그렇게 부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너른 공터로 향했다.

군단장에 게 좀 맘 편히 싸울 수 있는 공간을 요구하니 숙영지 하나를 통째 로 내주었다.

얼마 후 도착할 원군이 머무를 공간이 라고 하는데 그 전까지 사용해도 된 다는 것.

“막내 도련님 ! 정말로 할아버지 가 저 기서 싸우는 거예요?!”

“응. 제국 io강이야, 제국 10강. 다들 들어는 봤지?”

“네! 마을에 몇 번 왔었어요! 올 때마다 다른 어른들이 랑 막 싸웠고요!”

“그래 嘗 그래서? 우리 꼬마들은 무엇을 느꼈니 ?”

서로 삼삼오오 모여서 열심히 고민하던 아이들.

그 모습이 퍽 귀여워 카일이 아무 거나 말해보렴, 라고 말하려는 순간이 었 다.

“나이 조금만 더 먹고, 운동 조금만 더 하면 내가 이길 수도 있겠다?!”

“맞아! 저도그랬어요, 막내 도련님!!”

“저도요!!” « ”

…-

아이들의 이 합창을 10강들이 듣는다면 게거품을 물지 않을까.

본인들 반도 안되는 아이들이 ‘나이 좀만 더 먹으면 님들 쳐바를 듯.’ 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또 웃긴 건, 저게 과장이나 허풍이 아니라는 점이다.

“쉿 ! 막내 도련님 ! 시작해요!”

팔이 부러지는 ‘가벼운부상’을 당한제시가그리 말한다.

고개를 돌려 보니 정 말로 공터 가운데 에 닐 영 감과 프리 실라 단장이 마주 보고선다.

‘이 순간을 그리도 고대했다고 했던가.’

제 조부를 꺾은 이에 대한분노라던가, 원수를 갚으려 함은 아니다.

조부이자 동시에 가장 존경하던 무인을 넘어선 한 명의 강자로서.

그 존경하던 이 가 대 단한 적 이 라고 칭 하던 이와 꼭 싸워 보고 싶었기 에 .

존 나센 사람들이 이 이 야기를 들었다면 아마 참된 여 자라고 박수를 치 지 않았을까.

“흐음.

옆에서 턱을 쓰다듬으며 프리실라 단장을 확인하는 존 나센 남작.

평소 깊이 침 잠해있던 그의 눈빛이 오늘은 분명한 빛을 발한다.

꽤 괜찮은 강자를 보거나, 혹은 새로운 운동 기구를 발견했을 때 내는 눈 빛이었다.

“어떠세요.”

“팔과 다리의 상태를 보아하니 일단 속공이 꽤나위력적일 것 같다. 호흡 하는 것도 보니 충분히 10강에 들 만 하구나. 다른 10강과의 비교는… 그래. 싸우는 걸 보고 판단해 야겠다.”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카일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하려는 것같네요.”

중앙에서 만난 프리실라 단장이 힘차게 자신을 소개한다.

닐 영감또한 인자한 미소를 띤 채 도전자에게 제 이름을 밝힌다.

그 어떤 수작질도 없이, 순수한 힘과속도, 그리고 기교의 맞붙음.

모두가 선망하는 진짜 전투가지금 막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음?”

바로 그 때, 존 나센 남작이 갑자기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는 아주 먼 곳,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떤 지점에 시선을 고정한다.

“아버지?”

카일이 왜 그러냐며, 무슨 일이 있냐며 물으려는 찰나.

슉!—

그대 로 자리 에 서 사라지 는 존 나센 남작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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