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32화 嗲 왜들 이래요 진정하세요
“얼른네 거 해줘.”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반문할 정도로 카일이 병신은 아니 었다.
오히려 너무 잘 알아서 문제다. 네 것이 되겠다며 탈의까지 했는데 모를 수가.
정복 윗옷을 벗고 셔츠 단추까지 풀어버렸다. 덕분에 새하얀 가슴골이 다 드러난다.
조금만 더 흘러내린다면 가슴 전부가모습을 보일 터.
치마는 진작 벗어던졌기 에 맨다리 가 그 아찔한 자태를 내보인다.
탄탄한 허벅 지 와 매 끄러 운 종아리 가 눈에 부시 도록 아름답다.
“미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그런데 기분은또 엄청 좋아지는.
지극히 솔직하고 당연한 남자의 반응에 저도모르게 욕설이 나온다.
이런 순간에 욕을 하면 굉장히 없어 보인다는데, 그거 외엔 표현 방법이 없었다.
‘이건 진짜 반칙 아니냐. 빌어먹을….’‘
매 일 만나서 하는 짓이 싸우자, 대 련하자, 이딴 것이 었다.
분명히 외모는 아름다운데, 하는 짓이 예쁘지가 못 해서 스트레스만 받았 었다.
그런데 지금 저 자태를 보니 스트레스를 받던 과거가 싸그리 사라진다.
“나 별로야?”
조금 전 엘가가 했던, 예쁘냐는 질문과 비슷한 물음.
하지 만 느낌 이 전혀 다르다. 엘 가는 그냥 지 나가듯 물었을 뿐이 다.
그에 반해 황녀는대놓고, 거기에 고혹적인 분위기까지 내고 있다.
“…황녀님. 제발부탁인데, 옷좀….”
이를 악물며 눈깔을 뒤집으려는 남자의 본능을 억누른다.
여기서 정말 사고라도 치면 큰일 난다. 참아. 참아. 넌 짐승이 아니야.
황실이 아무리 존 나센을 배려해주고 있다고 해도 황녀 덮치는 건 선을 넘 는거다.
정말그리 진행되 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황녀가 먼저 유혹했다고해도그건 별개의 문제이다.
이곳에서도 미래를 약속하지 않은 남녀의 교합은 허물이다.
더불어 남자의 동정보다 여인의 순결이 더 높은 값어치를 지닌다.
잠깐의 유혹에 넘어갔다가 멀쩡한 황녀의 혼삿길을 망칠 수 있다.
자신과황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그리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런 상황에 사고라도 친다면 모든 것이 뒤틀리고 꼬일 것이 분명했다.
쿡쿡-.
하지 만 황녀 , 율리 카는 얼른 사고를 치고 싶은 모양이 었다.
“나, 별로야?”
다시 한 번 발끝으로 카일을 쿡쿡 찌르며 율리 카가 고개를 갸웃거 린다.
유혹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카일이 예상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니 궁금해
서 그렇다.
하지만 카일에게는 그 순수한 질문이 무엇보다 더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으응….
탄식을 흘린 율리카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잠깐 제 모습을 둘러보더니 순진무구한 얼굴로 말한다.
“혹시 벗다 말아서 그래? 다 벗어?”
그냥 묻는 게 아니 었다. 정말로 다 벗을까, 고민하는 모습이 다.
실제로 율리카는 그 질문 후 셔츠와 속옷까지 전부 내던지려고 했다.
“그만! 그만 좀요, 황녀님 ! 이러면 안 됩니다!”
다행히도 그 전에 율리카의 손을 낚아챌 수 있었다.
지금도 견디기 힘든데 이 다음을 보면 그때는 정말 짐승이 될 것 같다.
‘절대안된다.버텨.버티라고.’
존 나센과 제국이 척을 질까 걱정하는 이유. 부모님과 고향 사람들 때문에
아니다. 그게 아니라, 제국이 지도에서 사라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정말좋은곳인데. 아카데미 생활도 이제 막재미있어지고 있는데!
소중한 막내딸의 순결을 앗아간 것에 황제가 분노한다면 바로 전쟁 ….
“미리 말하자면, 네가 걱정할 거 없어.”
“걱정 안 할수가 있습니까! 지금….”
“폐하께서도 네가 마음에 든대.”
“??”
어, 잠깐만. 이러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황제가 이미 암묵적으로 이쪽의 관계에 대해 동의를 했다고?
그러면 황실의 권위가 깎일 일도 없네 ? 허락한 거니까?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겨우 남자의 본능을 억누르고 있던 이성이 밀려 난다.
아버님 허락도 받았는데 참을 이유가 있어 ? 없잖아! 라고 본능이 소리친 다.
급기야 저도 모르는 사이 손이 슬그머니 황녀의 가슴께로 향하기까지 한 다.
‘이,이래도되는거… 아닐까?’
본인이 동의서 에 사인도 했고, 보호자도 오케 이 했는데 .
솔직히 여기서 내치면 그게 진짜 개새끼 아닐까? 아니면 남자구실 못 하 거나.
로판에서 클라이맥스가 연애면 에필로그는 그 다음이 잖아?
대뜸 에필로그로 가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본능의 설득에 이성이 점차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간다.
미친 듯이 심장이 두근거린다. 발정 난한 마리 짐승마냥….
팟!-
여 태 까지 침묵하고 있던 존 나센 의 지 가, 고개 를 든다.
‘•••어. 잠깐만. 발정? 남성 호르몬 최고 분비? 이때 운동하면 개이득?’
사람으로서의 이성이고 수컷으로서의 본능이고 전부 치워버린다.
카일의 머리와 몸뚱이를 지배하는 건 남자의 본능도, 사람의 이성도 아니 었다.
“황녀님.”
“응.벗어? 어떻게 할까? 말만해.”
카일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왜 아버지가 이것을 저주라고 칭했는지.
고향 사람들이 존 나센을 벗어났다가도 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지!
“싸울래요?”
아깝다. 너무 아깝다. 남성 호르몬 최고 분비점 인데.
이 때 몸에 최대치의 과부하를주며 죽기 직전까지 운동을 하던가.
아니면 섬뜩할 정도로 치열한 전투를 하던가, 뭐 좀 해야 할 것 같다!
“싸우자고?”
“네. 그러 니까, 대련 이 요. 지 금 당장.”
오직 둘만이 이곳에 있는데.분위기까지 완벽하게 좋았는데.
한다는 말이 침대 위의 난전이 아니라대련이라니.
다른 여자 같았다면 한숨을 내뱉거나, 짜증을 부렸을지도 모른다.
“…좋아! 싸우자! !”
물론, 율리카는 그런 여자들과는 아예 궤를 달리 하는 여자였다.
“아이고….”
어디선가황제의 안타까운 탄식이 들려오는 듯했다.
널
방금 갑자기 나타난 여자, 아무래도 그 여자 같은데.
두 눈을 깜빡이던 엘가는 슬그머니 건너편에 앉아있던 티샤를 바라보았 다.
“어어 어, 어어?”
그녀의 반응을 보니 제 생각이 맞는 것 같다.
카일의 손을 낚아채서 어딘가로 사라진 그여자는, 황녀가분명했다.
‘왜 자꾸 나타나는 거 야. 그것도 무슨 몬스터마냥 여기 번쩍, 저기 번쩍, 하 고!’
어떻게 된 게 카일과 뭐를 좀 해보려 할 때마다 나타나는 것인지.
이쯤 되면 그녀가 카일 곁에 상주하면서 감시라도 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방금도 그렇다. 티샤와은근한대립 중에 있었지만 해볼 만한 싸움이었다.
당장 예쁘냐는 질문에 카일 이 당황하는 것부터 가 매 우 좋은 징 조였다.
한 명의 여자로 보고 있다는, 숨길 수 없는 확실한 증거이 지 않은가.
아무 마음도 없었다면 별 다른 흔들림 이 느껴 지 지 않는 모습이 었을 것이 다.
물론 이곳에는 티샤도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서로 견제하고, 또 경쟁하고 있 었다.
하지만 크게 마음을 쓰지는 않았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 기에.
카일의 마음도 확인했으니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겼었다.
그래. 갑작스레 황녀가 나타나서 카일을 채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티샤까지는 어떻게 할수 있어.하지만황녀는… 지금은 무리야.’
꾸욱—.
주먹을쥔 엘가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분명 자신과 카일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걸 황녀도 보았을 텐데.
그걸 그대로 채갔다. 마치 되찾을 수 있다면 해보라, 라고 말하듯.
분하다. 분해 죽을 것 같다. 분한데, 방법이 없다.
일개 공녀에 불과한 자신으로서는 아직 황녀를 이기기 힘들다.
거기에 제국 10강이라는 타이틀을쥔 황녀라면 더더욱.
‘티샤는….’
다시 한 번 티샤가 있던 곳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조금 전까지 멍한 기색을 보이던 티샤가, 벤치에 누워 봉을 붙잡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엘 가는 조용히 자리 에 서 일어 섰다.
그리고 막 벤치 프레스를 하려던 티샤의 머리맡으로 다가간 엘가는.
“혼자하면 부상의 위험이 있다고 했어요.”
티샤가쥔 봉의 아래쪽에 제 손을 넣어 만약의 사태에 받쳐줄준비를 한다
비 록 원 판조차 매 달지 않은 빈 봉이 라고 하지 만, 그 무게 만도 상당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벤치 프레스를 할 때는 무조건 燚인 1조여야 한다고.
카일이 왜 그렇게 강조를 하고 또 했는지 새삼 알 수 있는 부분이 었다.
“•••고마워요, 엘가님.”
그리 말하는티샤의 표정은, 엘가처럼 영 좋지가못했다.
처음에는 자신 때문인가 싶었지만 곧 진짜 이유를 알게 되 었다.
“아까 황녀님이셨죠?”
.
봉을 한 번 들어 올리며 티샤가 그렇게 묻는다.
엘 가가 고개 를 끄덕 이 니 봉을 내 리 며 티 샤가 말을 잇는다.
“왜 오신 걸까요. 아니, 언제 남쪽에 오신 걸까요.”
“모르죠. 황실의 일은 알수 없고, 알려고 해서도 안되니까요.”
제국에 단 셋인 대공가의 공녀 라고 해도, 안 되 는 건 안 되 는 거구나.
내심 무슨 단서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티샤는 한숨을 흘렸다.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네요.”
“확실한 거요?”
“티샤, 당신도봤잖아요. 카일을 데리고 사라진 거.그리고 저번에 했던 말 까지.”
엘가의 대답에 티샤가봉을 걸쳐두고 몸을 일으킨다.
그녀 또한 엘 가와 비 슷한 마음이 었다. 분하고, 짜증도 조금 난다.
카일을 그리도 귀찮게 하더니. 배려하지도 않더니. 이젠 제멋대로까지.
“엘 가님. 하나만 여쭤 봐도 될 까요?”
“네.말해봐요.”
“카일을 좋아하세요?”
돌려 말하는 게 아닌, 훅 치고 들어오는 티샤의 질문.
그에 엘가가 잠깐 고민하는 사이 티샤가 다시 입을 연다.
“저는 카일을 좋아해요. 그냥 단순히 좋은 사람이 라서 좋아하는 게 아니 라, 그이상으로.”
마치 엘 가에 게 선 전포고라도 하는 것 같은 말이 었다.
덕분에 반사적으로 답을 회피하려던 엘가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래요? 그렇군요. 나도, 카일을 좋아하는데.”
카일을 낚아채간 건 황녀였는데,공녀와 마녀가 신경전을 벌이는 희한한 상황.
그리고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 율리카는….
“아하하하! 아하하하!!”
인적이 없는 곳에서 카일과 한창신명나게 싸우고 있는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