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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27화 (127/318)

熲 127화 嗲우리는 이것을 재앙이라부르기로 했어요

거센 분노를 내보이는 아케인을 파르달 섬 영주는 막을 수가 없었다.

자신에 대한 염려, 충성심, 그리고 제국에 지닌 적대감을 알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암살을 하려고 찾아온 건 아닌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자신을 염려하여 표출하는 분노인데 본인이 말리면 이상하지 않은 가.

결국 어어, 하는 사이 둘의 전투가 시작되고야 말았다.

‘이게 이렇게까지 번질 상황은 아닌데. 미치겠군!’

‘강자’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자들, 제국 10강.

그 10강과 비교했을 때 저 두 남자와 크게 차이 가 나지 않을 것이 다.

지금 그런 자들이 부딪치려고 하는 것이다. 단순한 결투가 아니다.

분명히 어딘가무너지고, 박살나고, 그리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파르달 섬의 영주는 크게 동요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강자와 강자의 혈전은 의외로 잘 벌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일단 주변에 가해지는 피해에 대한 문제가 첫째요.

그 강자를 보유한세력이 아까워서 상황을 피하는게 둘째다.

정말누구하나 망하자, 라는 생각으로 전쟁을 하는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전력을 다해서 부딪치는 일 따위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부디 적당히 하다가 멈췄으면 좋겠는데.’

언젠가 아케인에게 이런 말을들었던 적이 있다.

강자는 강하기에 , 잠깐만 부딪쳐도 충분하다고.

그 찰나의 부딪침에서 누가 더 강한지 눈치를 채고 물러선다고.

파르달 섬의 영주는 부디 지금 벌어지는 싸움이 그리 되 기를 바랐다.

콰아아앙!!-

그리 고 그가 본 다음 광경은, 성 벽 한쪽이 그대 로 허 물어 지 는 광경 이 었다.

쿨럭, 쿨럭!-

걸쭉한 기침을 토해낸 파도잡이, 아케인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분명 선공을 자신 쪽에서 먼저 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상대는 제 공격에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

‘어째서, 어째서 내가이런 꼴이.’

이 럴 수가 없다. 아무리 상대 가 상대라지 만, 그래도 전력을 다한 일격인데.

어른이 꼬마 손목 비틀 듯 너무 가뿐하게 되받아쳤다.

혹시 진작 기습을 하려고 무언가 준비를 해두었던 건 아닐까.

그래. 분명 그럴 것이다. 역시 제국놈들, 듣던 대로 악독하기 짝이 없다!

자신이 해적 생활을 할 때부터 제국 놈들의 행태를 보아왔다.

마치 자신들만 사람이고, 다른 지역의 이들은 야만인 보듯 대하는 꼴이란!

참으로 역겹고 또 화가 나는 일이었다. 구역질이 치밀었다!

스스스!—

호흡을 가다듬은 아케 인이 천천히 마나를 피워올린다.

마티유나 다른 삼걸, 그리고 제국 10강들과도 전혀 다른 모습, 그리고 기 운.

‘오?’

덕분에 뚱한 표정을 짓고 있던 카일은 저도 모르게 감탄을 흘렸다.

뭐 지 ? 뭐 야. 새로운 전투 방식 인가?! 이 건 좀 두근거리 는데 嘗!

“격류!”

촌스럽게 기술명까지 외치는 건가? 아, 이건 좀 깬다! 라고 생각이 드는 순 간.

무언가굉장히 날카롭고 차가운 기운이 들이닥치는게 느껴졌다.

피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다. 마치, 바다 한복판에서 파도를 피하려는 듯 하다.

콰작!—

말로 표현하기 극도로 모호한 것이 몸을 쓸고 지 나간다.

직후 카일은 미소를 살짝 거두고 제 몸 상태를 점검했다.

몸 곳곳에서 욱씬거리는 감각이 스멀스멀 기 어오른다.

‘몸이 무거워진 거 같은데. 마치 물에 젖은 것처럼.’

단순히 겉에만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다. 내부도 같이 요동을 친다.

황녀 율리 카, 프리 실라 단장, 그리 고 마티유 필리 베 르까지 .

꽤 다양한 강자들을 상대로 싸워보았지만 지금과 같은 기분은 정말 처음 이었다.

단순한 검격이 아니다. 그렇다고 검기도 아니다.

프리실라 단장이 쓰던 것이나 마티유가 날리던 기술과는 전혀 다르다.

굳이 따지 자면 그때 그것들은 한점 에 극도로 집 중되 었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방금 날아온 일격은 사방으로 퍼지며 흩뿌려지는 형태였다.

‘도대체 뭐지? 이런건 처음인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파도잡이의 공격이 재차몰아쳤다.

이번에는 처음 날아온 것보다 훨씬 더 큰 파도였다.

잠깐 고민하던 카일은 이 전과 같이 손을 내뻗 었다.

프리실라 단장의 검기와 마티유의 검기를 상대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냥 육탄전으로 앞에 날아드는 공격을 분쇄할 생각이 었다.

촤아악!!-

« ” …-

실패다. 분쇄할 수 없다. 이번에도 파도는 다시 한 번 카일의 몸을 그대로 몰아쳤다.

전보다 더 묵직한충격과 함께, 내부가 진탕이 되고 몸이 무거워진다.

어 지 간한 실력 자였다고 해도 그 자리 에 바로 무릎을 꿇고 고통스러워 했 을수준이다.

‘진짜 모르겠네 .뭐지? 뭘까, 이게?’

하지만 고통은 뒷전. 지금 카일에게 중요한 건 이게 어떤 힘이냐는 것이었 다.

어떤 방식으로 이렇게 날카로우면서도 묵직한 일격을 날릴 수 있는 걸까.

알고 싶다. 알아서, 보란듯이 정면에서 파훼하고 싶다.

피한다거나, 아니면 그 전에 먼저 공격을 한다거나, 그런 수도 있다.

하지 만 한 번 제 대로 당하니 정 면 돌파가 너무나 하고 싶어 졌다.

저 앞에서 신나게 공격하는 상대방을 그대로 격침시키고 싶다.

“조류!”

카일의 눈동자에서 뭔가위험한기운이라도 느낀 걸까.

파도잡이의 공격 패턴이 달라졌다. 한 번 휩쓸고 간 파도가 되돌아온다.

쿠웅!-

등판에 제대로 일격을 허용한 카일의 몸이 휘청거린다.

그 모습에 아케 인은 미소를 지으면서 ‘역시’ 라고 중얼거렸다.

‘몸뚱이 가 좋다고 해 서 다가 아니 다. 그까짓 육체, 안에 서 부터 무너 트리 면 그만이니.’

제국과 남쪽 섬들의 전력 차는 압도적이다. 비교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제국이 이곳 남쪽 섬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 하는 이유.

사방에서 언제든귀찮게 할수있는세력들, 일단그게 가장크다.

다음으로 이쪽이 지닌 전력이 제국에 상당한출혈을 강요할 수 있어서다.

각 섬과 바다를 차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 해군.

숙련된 뱃사람과 잘 정비된 선박은 제국 못지 않게 이쪽도 많이 보유했다.

덤으로 제국 10강을 최소한 한 명은 확실히 묶어둘 수 있는 본인까지.

“해류!”

사방팔방 날뛰던 것들이 일제히 상대에게로 덮쳐든다.

피하기가 어렵지만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걸 묵묵히 맞고 있 는 카일.

아케 인은 그런 카일을 속으로 비 웃으며 입 가에 조소를 머 금었다.

이래서 강자들이 강하면서도 또 약한 것이다.

본인의 그 자존심 때문에, 프라이드 때문에 피해야 할 걸 피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강하다고, 그래서 버틸 수 있다고 믿으며 기회를 노린다.

멍청한 자들. 우매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맞설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아케인은 바로 그 부분을 제 강점이자 최고의 무기로 삼았다.

겉보기에는 별 것 아닌 듯 하나, 맞이하는 순간그대로휩쓸리는.

겨우 뭍으로 올라도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그것이 바로 파도다. 그리고 그 파도를 일으키는 게 바로 자신이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파도를 정통으로 맞았다. 겉은 멀쩡해도 속은 다망가졌을거야.’

검을 고쳐 쥔 아케인은 해류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파도가 잠잠해지고 앞이 트였을 때, 그는 제 목표를눈에 담았다.

제국의 사람을 해치면 큰일이 날테지만, 상관없다.

저 자가 제국의 간자였다고, 설령 아니 었다고 해도 이쪽에 서는 그리 오해 할수밖에 없었다고.

그리 둘러대면 제국이라고 해도 이렇다 할 명분 따위 잡지 못 할 것이다.

이곳은 제국의 바다가아니다. 또한그들의 영토가 아니다.

자신들이 온갖고생을 하며 겨우 일으킨,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

이곳에 또 다시 제국의 발자국이 남는 일 따위 절대 없을 것이다!

가슴을 겨냥하여 검극을 들이민다.

한줄기 날카로운 파도가 되어, 그대로들이닥친다.

어떤 것이 앞에 있어도 파도는몰아친다.그리고끝내 깨부순다.

“ .•.아하!”

콰직!!-

하지만때로는, 세상에 ‘상식’ 이 통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법이기도했 다.

“뭐,뭣?!”

바로 앞까지 날아든 검을 맨손으로 낚아챈 카일.

그의 눈동자에는 비로소 알아냈다는 환희 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설마 당신, 마검사였어?”

그렇구나.도대체 이게 무엇일까 많이 헛갈렸는데, 마법이었구나.

검기는 아닌데. 신체 외부가 데미지를 입는 게 아니라 내부가 피해를 입는 데.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자연스레 한 가지로 예측이 좁혀졌다.

마법이다. 지금 저 검사는, 마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왜 이명이 파도잡이인지 이제 알겠다.그냥비유가 아니다.

정말로 파도를, 정확히는 파도와 같이 거세게 몰아치는 마법을 쓰는 거다.

그것도 모르고 단순히 검 기 이 거 나, 혹은 눈속임 인 줄 아는 상대 는.

정말말그대로 파도에 휩쓸려 순식간에 내상을 뭉텅뭉텅 입게 된다.

‘와. 설마로, 진짜 마검사가 존재할 줄은!’

카일이 이토록 감탄하는 이유.

마법에 쓰는 마나 활용과 검기를 운용하기 위한 마나 활용은 아예 다르다 •

마나를 사용하는 것은 똑같지만 이후 과정에서 판이하게 나뉜다.

해서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실력 자들이 즐비한 제국에도 이름이 알려진 마검사는 열 손가락에 꼽는 다.

라고, 티샤를 기다리며 우연히 읽었던 책에서 본 기억이 있다.

“계속 맞은보람이 있네.”

그래. 피한다고 했으면 아마 계속 몰랐을 거야.

뿌듯한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 이는 카일.

덕분에 아케 인은 대경한 얼굴로 제 검을 움켜쥐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아 야만 했다.

‘무슨. 서, 설마 일부러 내 파도에 부딪치고 있었다고?’

자신의 파도를 정면에서 맞이하면 내부가진탕이 된다.

마나를 다루는 길이 망가지 고 흔들려 종국에 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다

세상 어디에도 파도에 맞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건 없다.

그것이 당연한 이치다. 거스를 수 없는 순리다.

헌데 도대체 왜, 이 인간은그런 이치나순리 따위 개나주라는반응인지.

“아니, 그런데. 야. 이게 파도야? 어이가 없네. 너무 밍밍하잖아.”

그렇다.밍밍할수밖에 없다.심심할수밖에 없다.

아케 인. 남쪽 섬들의 파도잡이 가 구현한 그 파도는, 결국 남쪽 바다의 것.

강풍이 몰아쳐 풍랑이 일어도 결국 본질은 따스하고 고요한 남해이다.

그에 반해 카일이 마주하던 것은, 시커먼 북쪽의 빙해.

푸른 기운이 만연한 이곳과는 전혀 다른 끔찍한 곳이 다.

온 천지 빙하만이 가득한곳. 한 번 빠지면 그대로 얼어 죽는 지옥.

그곳에서 수백, 아니 수천의 파도를 맞이한 카일에게.

여기서 몰아치는파도는 너무나심심했다.그냥, ‘따위’ 였다.

‘제대로 알려줘 야겠네. 파도가 뭔지.’

본인은 진짜 파도를 알려주겠다고 하지 만, 글쎄.

아마 다른 이들에 겐 그게 파도가 아니 라 재 앙으로 전해지 지 않았을까 싶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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