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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23화 (123/318)

<123 화 嗲우연을 가장한필연

제국 아카데 미는 제국의 미래를 책임 지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

명실상부 제국 최고의 , 아니 대륙 최 고의 교육 기관이 다.

그곳의 신입생들이 학술답사를 가는 곳이라면 굉장히 중요한장소일 터.

당연히 그 장소로 선정되는 곳은 신입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아주 분주해 진다.

누구는 정말제국의 미래 인재들에 대한감사함의 의미로.

또 누구는 그들에 대한 투자, 혹은 그들의 부가 본인들에 게도 조금 왔으 면해서.

갖가지 이유로 약 燚주에 달하는 학술답사를 철저히 준비한다.

이동 마법이 완료되자 인근에서 가장유력한 영주가 앞으로 나선다.

인솔 교수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신입생들 앞에 선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카데미 학생 여러분. 남쪽 방문을 진심으로환영 하는바입니다.”

중간, 중간에 평민이 섞여있기도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그들도 나중에 가면 다 제국의 자리를 하나씩 차지하고 있을 것이 다.

거기서 더 나아간다면 귀족 작위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잘 대하는 게 좋다.

“여러분들이 이리 방문하니 날씨도 너무나화창하군요. 아카데미 학생 분 들을 위해서 인근의 별장들을 통째로 비워두었습니다. 우리 남부 귀족들이 얼마 전까지 쓰던 것들이니 시설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 쪼록 즐거운 학술답사가 되 기를 기원하겠습니 다.”

짝짝짝!—

남부귀족들의 호의에 학생들이 박수를보낸다.

호의로 별장을 내놓았다고 말하는 듯 한 영주나, 거기에 박수를 보내는 학생들이나.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좋은 그림을 내어주기 위한 그들만의 방식이라 할 수 있었다.

‘염병하네. 염병해.’

카일이 보기엔 그냥한 편의 연극, 내지는 쇼에 불과했다.

어차피 학술답사를 준비하며 교육성에서 다 협조를 구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본인들이 호의를보였느니, 선심을 베풀었느니 떠드는 건지.

사실 말이 협조이지 교육성에서는 통보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통보를 하면 그걸 받은 귀족들은 ‘네.’ 하고 따라야 한다.

반대하면, 다음에는 장관의 요청이 아닌 황제의 명령을 받을 것이다.

그 황명이 좋게 전달되 겠는가? 절대 아니다.

왜 협조 안 하고 삐딱선을 타냐며, 참으로 유감이 라는 내용일 거다.

여 기서 황제 가 유감을 표한다? 그게 무슨 소리 겠는가.

너 찍혔으니 이제부터 목간수잘하라는뜻이다.

건수 하나 잡히면 너는 물론이고 가문까지 싹 밀어버리겠다는 말이다!

그런 핏빛 미래를 어느 귀족이 반길까.

학술답사에조차 황권에 대한 귀족들의 자세를 평가하는 것이 섞여있다.

내심 아버지의,존 나센의 행동양식이 이해가간다.

역시 정치란, 권력이란 참으로 귀찮은 것이다.

그냥 쾅, 하고 한 번 들이박아서 끝나는 거면 참 좋을 텐데.

“와아… 카일! 아카데미 기숙사보다 더 좋은곳이에요!”

학술답사 기간 동안 머무르게 될 별장에 도착했다.

그곳을 둘러보던 티샤는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반응이었다.

여태까지 아카데미 기숙사가 가장좋은 곳인 줄 알았던 그녀다.

그녀에게 귀족들의 호화스러운 별장은 신세계일 터.

거기에 북쪽의 척박함이 아닌, 남쪽의 화창하고 살기 좋은환경까지.

티샤로서는 박수를 치며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것 같네요. 정말 좋은곳이네요, 티샤.”

예의상 해주는 대답이 아니 다. 진심 에서 우러나오는 평이 었다.

별장 뒤쪽에 나름 연무장이 라고 널찍한 공터까지 만들어둔 것이다.

물론 별장에 놀러온 인간들이 미쳤다고 무를 닦지는 않았을 터.

둘러보니 사용한 티 가 하나도 나지 않는 게 확 눈에 들어왔다.

아무튼 잘 되 었다. 마침 운동할 장소가 모호해서 어쩌 나 싶었는데.

이곳에서 燚주동안틈틈이 단련하라고,넬과이안,레토에게 말해둘셈이 었다.

가능하다면 티샤와 엘 가까지 빠지 지 말고 단련하면 좋을 거다.

‘그보다더보기좋은광경이 어디 있을까.아,상상만해도뿌듯하네.’

로판속주인공들이 쇠질이라. 가슴이 다 웅장해진다.

이 광경을 다른 독자들이 봐야 하는 건데. 모두 박수갈채를보낼 거다.

•••아닌가? 아니면 말고.

‘나도 슬슬 준비를 해볼까.’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망설임은 존 나센에 어울리지 않는다.

마침 도착한 당일은 이렇다 할 일정이 없다고 들었다.

그냥 자유롭게 이 일대를 돌아다니며 남쪽의 햇살을 즐기면 된다.

학생들이 눈부신 태양과푸른 바다에 흠뻑 취해 있는 동안.

카일은 조용히 어 떤 이들을 찾아, 어떤 곳으로 향할 생 각이 었다.

가방을 들고서 제 방으로 향하는 카일.

문고리를 잡고 안으로 들어서려던 그의 눈매가 순간 매서워진다.

절로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문고리 가 콰직,하고 뭉개졌다.

“하아.”

한숨을 흘린 카일은 다 뭉개진 문고리를 잡아 빼버렸다.

‘문고리가 갑자기 뭉개졌어요!’보다는 ‘문고리가빠졌어요!’ 가 더 믿을 수 있기에.

대충 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 너머로 몇 명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아아….”

방금 전보다 더 깊은 한숨이 흘러 나오는 광경 이 었다.

“제 가 분명 말씀을 드렸을 텐데요. 얌전히 계 시 라고.”

“미안. 하지만 어쩔수가 없었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에도 敢황녀 율리카.

그 곁으로 두 명의 황실 기사와 또 두 명의 특무성 요원이 대 기 중이 었다.

도대체 어느틈에,그것도제 방에 먼저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던 건지.

살짝 짜증이 난다. 분명히 기다리라고 했는데.

나름 좋은 조건까지 걸어두고 온 건데, 왜 따라온 거지 嘗

혹시 여기서까지 들러붙어서는 계속 졸라대려는 걸까?

« ” …

« ” …-

고개를 돌려보니 바짝 긴장한 모습의 기사들과 요원들이 보인다.

그제야 본인이 짜증을 참지 못 하고 기운을 갈무리하지 않았음을 자각할 수 있었다.

아마그때문에 저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을 터.

사실 대 비 한다고 해서 대 비 할 수 있는 게 아니 지 만 어쩌 겠는가.

저게 저들이 해야 할 일. 죽는 한이 있어도 행해야 하는 의무인데.

“•••도대체 왜오신건데요.”

조용한 헬스장 안에서 혼자 중량 치는 상상을 한다.

그러고 있으니 짜증이 대번에 사라지고 고요한 마음만이 남는다.

역시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에 상상중량보다좋은게 없다.

“황명을 받았어, 카일.”

“황명이요?”

“응.황제 폐하의 명령.거부할수없는거 알잖아.나도선택권이 없었어.”

이 타이밍에 갑자기 황녀가 황명을 받고몰래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그 말을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 앞에 서 하고 있다.

현재 본인은 학술답사를 위해 남쪽으로 왔는데, 굳이 말이 다.

‘•••무슨일인지알겠네.’

황녀의 맞은편에 엉덩이를 붙인 카일은 입술을 떼었다.

“황제 폐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군요? 그 약쟁이들이 남쪽의 어느 섬에 있는지.”

그러 자 황녀 가 미 소를 짓고서 는 고개 를 끄덕 인 다.

“당연하지. 이미 특무성에서 조사를 마쳤거든. 외무성도 열심히 돌아다 녔고.”

“•••혹시, 이번에 학술답사의 목적지가남쪽이 된 게 그 일환인 겁니까?”

“그건 아니 야. 정 말로. 네 가 남쪽으로 온 건 우연이 라고 해둘게.”

이것이 바로 우연 같은 필연이라는 걸까.

하서기야, 소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야 정상이긴 하다.

“카일. 하나만 물어볼게.”

“황녀님의 질문입니까, 아니면 폐하께서 여쭙는 겁니까.”

“•••후자.”

전자라면 뜸좀 들일까했는데, 후자라니 아쉽게 되었다.

“너도 정보를 접했지?”

“누구에게서 들었냐고 물으시 던가요?”

“아니. 대신 다른거. 할거야?”

“뭘 해요.”

“다 알면서 왜그래.”

카일과황녀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힌다.

짐짓 모르겠다 답하는 남자와, 다 알고 있으면서 왜 피하냐는 여인.

결국 먼저 입술을 뗀 건 율리 카였다.

“그놈들, 찾으러 갈 거지?”

피식-.

율리 카의 질문에 카일은 대 답 대 신 미소를 지 었다.

일개 귀족 자제가, 황녀가 질문을 하는데 웃음을 터트린다니.

무례하다며 주변 기사들이 일갈을 해도 되 었으나 모두 입을 열지 못 했다.

조금 전 그 무시무시한 기세를 온 몸으로 겪었는데, 어떻게 감히 나설까.

“ 아뇨.”

“아니야?”

“네.아닙니다.”

그 대 답에 황녀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카일을 바라본다.

이미 서쪽 연합쪽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부 상세히 전달 받았다.

그 약물을 사용한 자들을 존 나센이 어찌 다루었던가? 말 그대로 철저하 게 짓밟았다.

제국 10강과 견줄 수준이라는 연합 삼걸. 그들이 완전히 짓뭉개졌다.

심지어 어디 다시 한번 일어서보라고 여지까지 남겨주었다.

그건 자비가 아니다. 감히 자신들에게 거슬린 자들에 대한,극한의 벌일 뿐 •

그만큼 존 나센의 분노는 대단했다. 그 어떤 노력도, 대가도 없이 강해진 자들.

거기에 지니는 적의는단순히 감정의 것으로재단할수조차 없었다.

“학술답사가 남쪽으로 잡혔다고 했다. 아카데미 쪽보다 먼저 도착해서 카 일을 맞이해라. 그리고 확인해라. 어쩔 요량인지. 정말로 침묵할 것인지, 아니 면 움직이려 하는 것인지.”“원래 우리 제국이 움직여야하는 일이지만그 청 년이 마음을 정했다면 훼방을 놓는 꼴만 될 것이 다. 그래서는 안 되 겠지. 대 신 최대한 협조하면 된다.”

황제 가 말한 협조는, 당연하게 도 교수들에 게 내 미 는 함구령.

이제부터 카일이 무슨 일을 하던, 갑자기 사라지던 신경조차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더해서, 그가 어딘가로 향하려 할 때 배를 빌려준다거나, 항로를 알려준다 거나.

‘그런데, 아니라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황녀는 다시 한 번 카일을 응시했다.

그러자 카일이 재차 웃음을 터트리더니 비로소 답을 한다.

“찾으러 가는게 아닙니다.황녀님.”

그렇다. 찾으러 가는 게 아니다.

틀렸다. 방문 목적이, 아예 틀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 라고. 그렇게 만들려고 가는 거죠.”

오싹!—

순간, 형용할수 없는 싸늘함이 방을 휩쓸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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