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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22화 (122/318)

<122 화 嗲우연을 가장한필연

남쪽으로 향하는 이동 마법진에 오르기 전, 인솔 교수가 짐들을 확인한다.

소지품 검사가 민감한 일이긴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가끔 몇몇 학생들이 무단으로 술을 반입하는 경우가 있어서.

다른 건 몰라도 술만큼은 아카데미 측에서 엄격히 관리하기에.

혹시 몰래 술을 마시 다가 사고라도 치 면 정 말 골치 가 아프기 에.

그런 이유로 주류가 섞 여 있는지 검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거.’

헌데 그 짐들을 확인하는 와중에, 두 눈을 의심하게 하는 게 나왔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기다란봉과, 그 봉에 끼우는 원판들.

옆에는 덤벨 뺵개에 심지어 케틀벨까지 챙겨온누군가의 짐이었다.

처음에는 그 소문 무성한 존 나센 남작가의 카일이 주인공인 줄 알았다.

이전에 입학했던 존나센 남작가의 장남과 장녀가그러했듯이.

카일 또한운동에 미쳐있다는 건 아카데미 교직원들이 다 알고 있으니까.

“저 아닌데요?”

하지만 카일은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 옆에 놓여 있던,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가방을 들어 보이기까지 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을 확인해보니, 정말 옷가지만 나온다.

덕분에 인솔 교수가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

“그거제겁니다,교수님!”

“•••옆에 있는 건 제 겁니다.”

“그 옆에 있는 건 제 거고요.”

순서대로 넬, 이안, 그리고 레토까지.

카일이 쌀 법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짐을 싼 이들의 정체 였다.

세 남녀 학생의 말에 교수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 했다.

이 학생들도대체 정체가뭐지?뭐야,도대체.

혹시 이 거 신종 반항이라도 되는 건가? 이 걸로 무슨 흉악한 짓을 하려는 건가?

“학생들. 도대체 이런 건 왜 가져 온 거지?”

“운동하려고 가져왔습니다!”

“•••운동?”

“네,그렇습니다!”

힘차게 대답하는 넬. 그리고 눈치를 보는 레토.

마지 막으로 무슨 문제 라도 있냐는 듯 뚱한 시 선의 이 안까지.

몰래 술을 챙기는 부류는 봤어도 몰래 운동 기구를 챙기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학술답사가 물론 학문적 인 이유도 있지 만, 결국 신입 생 만의 여행 길이 기 도 한데.

그곳에 서 쉬 고 즐길 생 각이 아니 라 운동을 할 생 각을 하다니 ?

고개를 갸웃거리 던 인솔 교수는 결국 넘 어 가기로 했다.

황당한 일이긴 하지만 또 문제될 게 없기도 하다.

자기 단련은 아카데미에서도 권장하는 일이니 더더욱 그렇다.

“이걸로 운동만해 야하네. 알겠나?”

인솔 교수의 말에 이 안이 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 면 이 것들로 운동을 하지, 미 쳤다고 싸우는데 휘 두를까?

세상 어디에 이런 걸로 싸움을 벌이는 자들이 있다는 것인지 !

한편, 인솔 교수가사라지자 카일이 슬그머니 다가온다.

그리곤 세 남녀의 짐을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 걸 혼자다 챙겨온 거예요, 넬?”

“그렇습니다. 어디를 가도 단련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하셔서 그랬습니 다.”

“으 ” E그 •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었다면, 아무리 그래도 굳이 학술답사에까지 이래 야 하냐고.

다끝내고 돌아와서 못한 만큼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카일은 달랐다. 넬의 짐을 확인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봉이랑, 원판이랑, 덤벨이랑… 케틀벨은요. 그건 안 챙겼어요?”

“에? 아, 아아… 죄송합니다. 잊었습니다.”

“나중에는그것도 챙겨요. 케틀벨 쓰는 거 내가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 와중에 기구하나더 챙기라고조언하기까지 한다.

바벨이나덤벨이 무게중심이 손 안에 있는 것에 반해, 케틀벨은바깥에 있 다느니.

해서 같은 무게라고 해도 몸에 들어가는 과부하가 완전히 다르다느니.

더 황당한 일은, 그들의 대화를 얌전히 듣고 있던 이안이 나서는부분이다.

“나는 케틀벨 챙겼다. 카일.”

“챙 겼어요? 오. 좀의외 네요. 잘했어요, 이 안.”

매일 같이 갈구던 카일이, 처음으로 장하다며 어깨까지 두드려주는 순간 이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네.

넬이나 이안은 예상했지만 레토까지 알아서 기구를 챙길 줄이야.

트레이너로서 절로 가슴이 다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우리 회원님들이 열의를 보여준다면 그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나중에 심심하면 저 셋이 가져온 거로해서 중량이나쳐야겠다.’

모자라는 무게는 현지 조달을 해서 어떻게든 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다른 학생들이 들으면 진절머리를 낼 생각을 하는 카일이었다.

인솔 교수의 짐 확인도 끝났겠다, 이제 이동 마법진만 타면 된다.

얌전히 자리에 서서 이동 명령을 기다리는데 뒤쪽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 가들린다.

“카일! 카일!”

고개를 돌려보니 티샤가 화사한 웃음을 지은 채 다가오고 있었다.

평소에는 주로 어두운 계통의 옷을 입는 그녀였는데 , 이번에는 달랐다.

짓고 있는 미소만큼이나 화사한 하늘색 옷이 무척 잘 어울린다.

“준비는다 했어요?”

“네.보다시피 완벽하죠.”

보다시피, 학술답사 동안 ‘목표’를 처리할 준비는 다 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존 나센 감각이라는 것이 있다.

여 기 저 기 돌아다니 다 보면 무언가 파직 ! 하고 느껴 지 는 게 있을 터.

“학술답사, 기대되네요.심지어 남쪽이라니!”

“엄청기대하는모양이네요.”

“당연하죠. 제 가 있던, 아니. 우리 가 있던 북쪽에는 바다를 보기 가 너무 힘 들잖아요. 그러 니까, 정확히 는 따스한 태 양 아래 모래 사장과 푸른 파도가 넘 실거리는. 물장구도 치고 물에 발도 담글 수 있는, 그런 바다요.”

북쪽에도 바다가 있기는 하다. 문제는 빙하가 둥둥 떠 다니는 곳이라는 점.

한 번 들어 갔다간 그대로 얼어 죽는 곳이 라서, 그래 서 들어 가지 못 할 뿐.

‘존 나센 사람들은 잘만 들어가던데.’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그 얼음바다에 뛰 어드는 게 존 나센의 일상이 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들어 가서 수영도 하고, 전체적 인 체력 증진도 꾀 한다.

‘예전에 빙하찍고오기 하다가사흘 내리 바다에만 있었나.’

그 때 좀 힘들긴 했지. 진짜, 더럽게 힘들었어.

“저는 그런 예쁜 바다가 보고 싶었거든요.”

과거 생각에 잠깐 잠겨있던 카일을 티샤가 흔들어 깨운다.

확실히 바다’ 하면 그런 이미지가 대표적이긴 하다.

“일정을 보니까 바닷가에서 자유 시간도 준다는데. 카일은 수영 할줄 알 죠?”

“네.당연히 할줄 알죠.”

존 나센의 누구나 다 수영을 할 줄 안다.

따로 배운 건 아니다. 그냥 빙해에 던져지면 살려고 다하게 된다.

나중에 가면 적응해서 그 빙해가 바깥보다 더 따뜻하다고 할 정도다.

“저도수영할줄 아는데! 그러면 가서 같이 수영하면 되겠네요!”

티샤의 말에 웃으면서 일단고개를끄덕인다.

하지만그리 하자, 라고 확답을 해주지는못 했다.

아마도 남쪽에 가면 자신은 따로 할 일이 있을 듯 하기에.

‘너무 오랫동안 빠져 있으면 또 티샤 맘이 상할 수도 있어. 길어봤자 일주일 이려나.’

어차피 그 이상은 카일 본인도 시간을 투자할 생각이 전혀 없다.

어찌 되 었든 아카데미 학술답사다. 이세계 MT 다.

술은 절대 안 마시고, 와중에 틈틈이 운동도 할 테지만 어찌 되었든 즐겨 야한다.

그시간을 다써서 망할로이더들 찾기에는조금, 아니 많이 억울했다.

다행히도 카일의 이후 계획에 도움이 될 소식이 전해졌다.

티 샤와 카일의 오붓한 모습을 유심 히 바라보고 있던 붉은 머리의 여학생 .

리 토리오 공녀 , 엘 가가 더는 참지 못 하고 다가온 것이 었다.

“티샤, 카일.”

“아. 어서 오세요, 엘가님.”

“남쪽 바다 이 야기 하는 걸 들어서요. 엄청 기 대 가 되는 모양이 네요?”

“네. 제 가 매번 산에 만 있다 보니 바다 근처 에는 가보지도 못 해서요.”

“아름다운 곳이죠. 산은 산대로, 호수는 호수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듯, 바 다도 그래요.”

먼저 티샤와 대화를 나누면서 혹 대화를 갈라낸 것에 대한불쾌함을 지워 낸다.

이후 적당히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했는지 , 카일에게로 고개를 돌린 다.

“카일. 저번에 나한테 했던 이야기 기 억하나요?”

“저번에 했던 이야기라면… 아.제가황궁에 갔던 그이야기 말인가요?”

“네. 그 때 나한테 서쪽왕국 연합의 몇몇 무리들이 남쪽으로 향했다고했 잖아요.”

고개 를 끄덕 이 자 엘 가가 미 소를 짓는다.

조금 전 티 샤가 보이 던 화사한 웃음과는 조금 다르다.

뭐 라고 해 야 할까. 조금은 더 위 험 한 느낌 이 든다고 해 야 할까?

“찾았어요.”

“•••잠시 만요. 엘가님? 지금뭐라고요?”

“찾았다고요. 그 연합의 도망자들이 어느 곳으로 향했는지.”

아마 이 정보를 알고 있는 이는 황실 외 에는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민감할 수도 있는 정보를 풀어버리는 건 위험한 일.

잘못하면 황실에게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는 다름 아닌 카일이 다. 존 나센이 다.

황실조차도 궁에 초대해서 국정에 얼굴을 비치게 했을 정도다.

이런 인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 가지고 뭐라 할 이유가 없다.

“엘가님.

“네, 카일.”

“거기가 어디입니까?”

평소와 다름없는, 잔잔한 얼굴빛의 카일.

그러 나 엘 가는 그 안에 서 희 미 하게 느껴 지 는 분노와 열 기 를 느꼈다.

제 예상이 정확하게 맞았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 어떤 것보다 이 정보가 더 큰 점수를 딸 수 있었음을!

티 샤에 게 는 조금 미 안한 일 이 지 만, 이 것은 전쟁 이 다.

전쟁에서 상대방을 고려하며 전략 전술을 짜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알고싶어요?”

“네.알고 싶습니다.”

“맨입으로는 힘들 거 같아요. 나도 조금 많이 고생했고, 또 노력해서.”

그렇게 말한 엘가가 빤히 카일을 쳐다본다.

‘나는 네게 이런 것을 줄 수 있는데,너는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 라는 무언의 질문.

« ” …-

카일은 잠깐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마침 학생들 사이 에서 조금 떨 어졌기 에 보는 시 선도 없다.

굳이 이래야하나,라는 마음이 잠깐들기도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 사라지고 ‘얼른 그 인간들 얼굴 좀 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가득해진다.

얼른끝낼 수 있다면 여기서 무엇인들 못 할까.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엘가의 손을 붙잡고서, 제 앞으로 가져온 다음.

미처 그녀가 반응하기 전에 손등에 입술을 맞춘다.

상대 방이 더 좋은 조건을 내보이 라고 요구할 수 없게.

“•••어, 어어?”

덕분에 엘가의 얼굴은,그녀의 머리칼만큼이나.

아니 , 머리 칼보다도 훨 씬 더 붉게 물들고야 말았다.

“아, 으아? 으아아?”

설마 이런 것까지 예상하지는 못 한 것일까.

놀라서 어쩔 줄몰라하는 엘가. 이러다가 방방뛸 기세다.

하지만 카일은 그런 건 모르겠고, 단 하나만 요구했다.

“그래서어디입니까? 그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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