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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21화 (121/318)

<121화 嗲우연을 가장한필연

제국 남쪽으로 향하는 아카데미 신입생 학술답사. 일명 이세계 MT.

덕분에 떠나기 전 카일이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아졌다.

“안 가면 안 되는 거 야? 내가 어떻게든 해 줄게.”

가장큰문제는, 역시나 너 없는 동안 어찌 하냐는 敢황녀, 율리카.

사흘에 한 번은 꼭 들러서 대련을 하든, 아니면 결혼을 하자고 말하든.

둘 중 하나는 무조건 하던 그녀였기에 카일이 자리를 비운다니 어쩔 줄 몰 라 했다.

‘반응이 은근히 재미있었지. 꼭 주인이 출장 가고 집에 혼자 남겨져 어쩔 줄 몰라 하는 강아지 같았어.’

•••음. 다시 생각해보니 보통 강아지라고 할수는 없을 것 같다.

보다 더 사납고, 사고도 많이 치 기는 그런 무서운 강아지 라고 해 야 할 듯 하다.

하지만 학술답사는 신입생 이라면 필히 참석해야 하는 자리다.

저번과는 다르게 국가적 중대사에 동원되는 것도 아니라 황명을 들이댈 수도 없다.

굳이 황녀가 제 권한을 들이댄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일은, 황녀가 아무리 말려도 반드시 참석할 생각이었다.

단순히 학술답사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노리고 있기에.

“이런 일에까지 황실 들먹이지 말고요,황녀님. 얌전히 기다리세요.”“하지 만!”“다녀와서 못 한것까지 해서 대련 해드릴게요.”“잘 다녀와.”

솔직히 조금 더 붙잡아주었으면 했는데, 바로 잘 가라고 손까지 흔드는 율 리 카였다.

늘씬한 미녀가 가지 말라고 칭얼거리는 게 은근히 보기 좋았는데 말이지.

쩝, 하고 입맛을 다신 카일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음 안배에 들어갔다.

“성녀님. 아시겠죠? 제가돌아오면 이제 맨몸운동이 아닌, 기구를 써볼 겁 니다.”“제가잘할수 있을까요?”“걱정 마세요.제가옆에 있을 테니까요.”

존 나센을 두고 운동에 대해 걱정을 하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다.

해서 제 가슴을 팡팡 두드리 며 마음 놓으라고 당당하게 말한 카일이 었는 데.

어째 성녀의 반응은 그걸 다른 방향으로, 아무 묘하게 받아들인 것 같았다

“•••네, 카일 형제님. 형제님만 믿을게요.” “좋습니 다. 그러면 제 가 알려준 것들로해서 최대한….”

세트 횟수는 부족할지언정 자세만큼은 완벽한 성녀다.

해서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맨몸 운동을 하도록 지시했다.

성녀라면 절대 농땡이를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렇게 황녀와 성녀에 대한 안배는 전부 끝났다.

나머지 사람들, 티샤와엘가, 이안과레토,그리고넬까지.

이들 전부는 신입생이기에 어차피 학술답사에 참가해야 한다.

과연 그곳까지 가서 운동을 할 시간이 남을까, 장소는 있을까 싶다.

정 안된다면 식사시간이나자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시켜야 할듯한데.

불만 제기는 하지 않을 거라 믿었다. 본인들이 요청한 PT 이니까.

‘이제 남은 건 이쪽준비겠군.’

거기 가면 어떻게 운동을 해야하나. 원판이랑 덤벨을 주렁주렁 싸들고 갈 수도 없는데 .

燚주 동안 근손실 나는 생각만 하면 악몽도 그런 악몽이 없단 말이 야. 젠장.

라고 투덜거리 면서 짐을 싸고 있어야 하는 게 원래의 모습이 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이번만큼은 다른 걸 챙길 여유가 없다.

카일은 가방 안에 각 용도를 정한 복장들을 차곡차곡 넣었다.

‘이건 달릴 때, 이건 수영할때, 그리고 피가배어들면 곤란하니 방수 재질 옷도 하나.’

우연인지 필연인지, 학술답사가 남쪽으로 잡혔다.

혹시 황실이 개입해서 위치를 바꾼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알아보려면 충분히 알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관두기로 했다.

이렇게 된 거, 자신이 나서서 깔끔히 정리하는 게 낫다는생각이 들었기 때 문이었다.

한창수렵제 때문에 바쁠… 아니, 아니다. 정정하겠다.

수렵제 덕분에 흥겨울 고향 사람들, 그리고 가족들이다.

와중에 이런 불쾌한 소식을 전달하여 또 먼 길 떠나게 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히 또와서 근손실이 났네, 라고칭얼거릴 게 뻔하잖아.’

그냥 고향에 서 하하호호 웃으면서 운동이 나 하라고 하자.

이런 일 정도는 막내가 알아서 처리해야지.

‘어차피 황제도 남쪽을 주시하고 있는 것 같으니 커버 쳐줄 테고.’

간단하게 섬 몇 개만 들어내면 되지 않을까, 그리 생 각하는 카일이 었다.

‘이번 학술답사는 제국 남쪽이 라고요 • • •.’

게시판에 걸린 안내문을 바라보며, 티샤는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학술답사에 대해서는 대강 알고 있다. 주술 동아리에 있던 선배에게서도 몇 번 들었다.

낮에는 학술답사이지만 결국 나중에 가면 다 그러하듯, 파티가 메인이 된 다했던가.

선배는 동쪽으로 가서 남쪽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다만 그 동쪽에 굉 장히 넓은 호수가 있었는데, 그곳에 서 수영을 했단다.

그 부분을 들으니, 티샤는 이번에 가장중요한 부분이 퍼뜩 떠올랐다.

‘남쪽! 그리고 바다! 그래, 그거야!’

카일의 취향에 대해서 정확히는모른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게 안다. 건강한 것에 큰 점수를 준다는 것.

그리고그건 강미를뽐내기엔 바다, 그리고 수영복보다 좋은 게 없다!

마침 제 탄탄한 몸에는 자신이 있던 티샤다.

주술을 위해서라도 반 강제로 산을 오르내리며 약초를 캐야 했다.

정말 가끔이긴 하지만 소형 몬스터를 마주칠 수도 있다.

해서 그들을 쫓아낼 수 있는 육체적 능력도 길러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카일이 좋게 보는 건강한 신체를 지닐 수 있었다.

‘친구와 연인, 그 어딘가를보다빠르게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역시 이게 최선이야.’

주술을 한다고해서 책만 읽고, 책상 앞에 앉는 게 제 전부가 아니다.

때로는 과감하게 결정하고 행동해 야 하며 몸으로 부딪쳐 야 할 순간도 있 다.

귀족이 아니기에 다른 이들의 평 또한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앞으로 들이대야 할 때를 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행하고야 만다.

‘마녀’ 의 두눈에서 의미심장한빛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티샤가 그렇게 마녀로서의 모습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무렵.

‘공녀’ 엘가는 다른 방식으로 카일과의 관계를 좁힐 방법을 찾아냈다.

‘남쪽으로 향한다고? 이건 하늘이 준 기회야. 분명해!’

예전에 대공가를 방문한 남쪽 독립 영주의 손님과 좋은 관계를 맺었다.

이후 오라비 와 다른 이들의 무시 속에 서도 계 속 우호적 인 상태를 유지 했 다.

그 결과, 지금처럼 남쪽에 대한 아주 상세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었다.

“얼마 전 표류하던 배를 수습했습니다. 조난자들이 있었다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 하면 남쪽 사람이 아니 라 다른 곳에 서 온 사람들이 라고 합니 다.”

남쪽에는 수많은 섬들과 그 섬들을 둘러싼 거대한 바다가 있다.

독립 영주들 외에도 제국 남쪽 도시만수십 개가 있으니, 그곳의 조난자일 수도 있다.

.

하지만 엘가는 다른 경우의 수에 주목했다. 카일의 이야기가 결정적이었 다.

그 조난자들을 누가 데려갔냐고 급히 서신을 보냈다.

빠른 답장을 희 망한다는, 대놓고 부탁하는 말까지 썼다.

다행히도 그동안의 우호적 관계에 대한 보답이었을까.

머지않아남쪽에서 그에 대한대답이 도착했다.

“파르달섬의 영주입니다.”

서신을 받아든 엘 가는 속으로 외 쳤다. 찾았다!

당장이라도 이 소식을 카일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분명히 기뻐할 것이다. 증폭제 이야기만 나와도 치를 떨던 그다.

그 약물과관련자들의 행방을, 황실이 아닌 자신에게서 전해 듣는다니!

하지만 참았다. 일단은, 기다리 기로 했다.

선물을 주는 것도 아무 때나 주는 게 아니라 결정적인 때가 있다고 했다.

그 순간에 카일에게 이 선물을 쥐어주자고, 엘가는 생각했다.

‘뒤쳐진 내가단번에 앞지를수있는절호의 기회야.’

감사한 마음은 어떤 것도 호의적으로 보이게 해주는 마술과 같다.

이런 식으로 먼저 자신에 대한 카일의 시선을 좋은 쪽으로 돌린 후.

그 다음부터 리토리오 대공가의 영애와존 나센의 자제가 아닌 엘가와 카 일로서 조금씩,조금씩 더 가까워지면 될 것이었다.

이 두 여학생 외에도 이번 학술답사를 기다리며 보이는 반응들은 다양했 다.

예로 들자면 이안은 가서 어떤 방식으로 단련을 해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 했다.

이제 막 운동에 맛을 들였는데, 하루라도 기구를 안 다루면 불안해지는데.

실내 연무장은 증축에, 燚주 넘게 아카데미를 비우기까지 해야 한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이안은 레토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어떤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지만, 지금은 나름 괜찮은 우정을 쌓 았다.

동질감. 카일에게 사이좋게 시달리며 생긴 그동질감이 원인이었다.

“이렇게 하지. 레토, 네가 봉을 챙겨라. 나는 원판을 챙긴다.”

“바벨만 챙길 겁니까?”

“음 덤벨까지는 어떻게 챙겨보겠다.”

“무게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어차피 이동 마법을 지원한다 했으니

“불행중다행인소리로군.

카일에게 시달리면서, 또 알게 모르게 존 나센 식으로 정신 개조를 당한 두사람.

덕분에 가서도 어떻게 단련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고민은 넬 또한 마찬가지 였는데 , 안타깝게도 이 안이 나 레토처 럼 그 고민을 같이 나눌 사람이 없었다.

하여 그녀는 기 어코 봉과 원판에, 덤벨까지 다 챙 기는 만행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무겁긴 하지 만… 이 것도 전부 단련의 일환으로 치 면 되 는 거 니까. 분명히 카일님도 잘 했다고 칭찬을 하실 게 분명합니다!’

이 광경을 아카데미 쪽 교수나 고학년들이 봤다면, 아마 괴성을 토하지 않 을까.

말이 학술답사이지 결국 신입생끼리 더 가까운 사이가되라는, 일종의 여 행인데.

가서 한다는 짓이 운동이라니. 심지어 기구까지 싸들고 간다니!

도대체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해괴한 짓이 냐고 외칠 것이 었다.

그렇게 누구는 수영복, 누구는 선물, 또 다른 누구들은 단련.

참으로이상한생각들이 판을 치는상황 속에서, 역시 최고는 카일이었다.

‘낮에 방문하는게 맞겠지? 밤에 가면 기습이라고오해할수도 있으니.’

전쟁성 장관이 들었다면 무슨 헛소리냐고 비명을 질렀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기습은, 존 나센으로서 절대 용납할수 없 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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