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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105화 (105/318)

<105 화 嗲 좋은 변화, 나쁜 변화

대공을 보는 것은 슈렐리츠 대공을 만난 이후로 두 번째다.

제국의 최고 귀족, 황제와 황위 계승자를 제외하면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

각 귀족들의 무력이 철저하게 제한 받은 상황에서도 휘하에 다수를 둘 수 있는 가문.

농담이 아니라, 말 한 마디로 산하나를 없앨 수 있는 권력을 지닌 사람.

‘그런 분이 이런 카페에서 차를 드시고 있다니.’

인지 부조화가 오는 것 같지 만, 다시 생 각해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 다.

황녀도 황궁을 뛰쳐나와 아카데미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는데.

대공이라고 본인 성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을 리 없다.

그냥 본인들이 움직일 때마다 주변이 난리가 나니 가만히 있을 뿐이 다.

“아버지.”

엘 가가 고개 를 숙이 자 카일 또한 예 를 보였다.

대공이라는 걸 떠 나서 일단 어른 아닌가. 그에 대한 대우였다.

“왔느냐.,,

제 딸을 바라보며, 또한 그 옆에 선 청년을 바라보며.

아이아스 멘타인 데 리토리오 대공은 가볍게 손짓으로 그들의 인사를 받 았다.

“앉거라. 오래 있기엔 자리가 부적절하구나.”

두 남녀가 맞은편에 앉자 주인이 재빠르게 차를 내온다.

상대 가 상대 이 고, 또 받은 돈도 무지 막지 하니 그에 합당한 움직 임 이 었다.

카일은 처음 마주하는 리토리오 대공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일단 전前 10강이었던 슈렐리츠대공과는 다르게,그냥 적당한수준의 범 인이다.

운동을 아예 안 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튼실한 몸을 지닌 것도 아니다.

당장 저 런 식 이 면 머 지 않아 온갖 것들로 고생 할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하 다.

‘운동좀 하시냐고 여쭤봐야하나.’

.

대공을 면전에서 조우하여 생기는 긴장감? 그딴 건 없다.

다만, 그동안 튼튼한 이들을 많이 보다 보니, 리토리오 대공이 매우 불 안할뿐이다.

“생각이 많은 얼굴이군.”

“예 ?”

“아닐세.주말에 사람을 오래 붙잡고 있는 건 실례겠지.”

그런 카일의 속을 전혀 모르는 리토리오 대공으로서는, 자신과의 만남으 로 인해 생 각이 많아졌다고 여 길 수밖에 없었다.

“딸아이에 게 대충 이 야기는 들었을 거라고 생각되 네. 카일 학생.”

“그렇습니다.그리고편하게 부르셔도됩니다.대공 각하.”

“난 편하게 부르고 있는 것이라네. 호칭 문제보다는 더 중요한부분에 대 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네만. 어떤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헬스장의 증축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암, 그렇고말고.

일단 한 두 배, 아니 세 배로 넓히고 기구도 지금보다 배는 더 두고.

거기에 샤워실도 만들고 가능하다면 입문반과 심화반으로 나눌 수 있는

“고맙네.자네 덕분에 난처한 상황에서 조용히 벗어날수 있었어.”

외무성의 실책은 정치적으로 리토리오까지 연결될 수 있다.

특히나 대공가 같이, 거대하면서도 또 견제를 받아 마땅한 곳은 더더욱 그 렇다.

때문에 외무성도, 리토리오도, 큰 문제없이 일을 해결해준 존 나센이 고마 울수밖에 없었다.

“그냥 제 가 해 야 할 일을 했을 뿐입 니 다.”

해야할 일이라.

“정당한노력으로 얻은 게 아니라, 제 몸을 스스로 망쳐가며 얻은 힘은, 이 세상에 서 지워 버 려 야 합니 다. 그걸 방치했다간 정당한 노력을 하는 이들이 손해를 볼 테니까요.”

그런가, 라고 중얼거린 리토리오 대공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미소를 지었 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 존 나센 덕을 봤다.

가문 내에서는 여전히 공자를 다치게 한존 나센을 껄끄럽게 여기기도 한 다.

하지만 처음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그 기류가 많이 옅어진 건 확실하다.

“황실에서 직접 훈장을 수여 받았다지. 늦었지만축하하네. 그리고 리토리 오 또한 감사의 의 미로 아카데 미 에 기 부하는 형식으로 하여 그대 에 게 선물 을 주고 싶군. 딸아이에 게 들었어. 카일 학생 이 운동에 매진한다고. 해서 연 무장 증축을 생각 중인데, 어떠 한가?”

어떠하다니요, 대공 각하. 물론 대찬성이지요! 해주시면 압도적 감사이지 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하는데, 이게 도통 쉽지가 않은 일이다.

왜 제 형이, 그무뚝뚝한 사람이 새 운동 기구 앞에 서면 행복한 미소를 짓 는지 이해가간다.

“정말좋으신 생각 같습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은 하지만, 입꼬리는 이미 승천 했다.

그 모습을 확인한 리토리오 대공은 자신과 제 딸의 예상이 맞았음을 확신 했다.

‘다행이군. 만족하다못해 아주 기뻐하는 모양새야.’

굳이 왜 이곳까지, 그것도공식적이 아닌 비공식적 방문을 했겠는가.

황실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면서 존 나센과의 접점을 새로이 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다른대공 가문들이 움직이기 전에 나선 것이다.

‘사람은 두 가지를 기 억한다. 가장 먼저 찾아온 자, 그리고 가장 늦게 찾아 온자.’

가장 먼저 인재를 찾는 이는, 물론 황실이어야 한다.

그래서 황실에서 직접 훈장을 전하고또 작위 승작을논하기 전까지.

어 느 누구도 존 나센 에 게 다가가는 모양새 를 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황실에서 모든 일을 마무리했다.

존 나센이 제국의 귀족임 을 모두에 게 보였다. 황제를 존중하는 자들이 라 확실히 알렸다.

진심은 아닐지 몰라도, 그저 겉치레에 불과하다고할수 있어도, 크게 상관 은 없다.

어차피 세상은, 사람들은 그 겉치레에 온 정신을 집중하니까 말이다.

이제 남은 건, 대공들 중누가 먼저 존 나센에게 손을 내미느냐.

듣기로 슈렐리츠 대공은 이미 존 나센과 전장으로 향하며 은근한 친밀함 을 보였단다.

허 면 이 제 남은 곳은 리토리 오와 바이 엔이 다.

그동안 침묵하다 갑자기 등장한 존 나센과 어떤 방식으로 좋은 기억을 둘 것인가.

그보이지 않는순위 경쟁에서 먼저 움직인 건 리토리오였다.

대공이 비공식적으로 움직여서, 이런 조그마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면서 까지.

‘바이엔 대공이 속 좀 태우겠군. 이 청년에게서 분명 돈 냄새를 맡았을 텐데,하필이면 재무성 쪽문제 때문에 발목을붙잡혔으니 애가타겠지.’

재무성에서 산출한군 예산, 그리고바이엔이 황실의 압박에 넣은지원금.

헌데 그게 존 나센 덕분에 엄청나게 남았다. 아니, 거의 쓰지도 않았다.

그 예산을 다시 돌리는 것에 또 재무성은 바쁘고 바이엔도 난처하게 되었 다.

지원금을 다시 받느냐, 아니면 그냥 제국을 위해 냈다고 하고 말 것이냐.

그 때문에 바이엔 대공이 직접 재무성을 방문하였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권력도, 무도 관심이 없는 양반이다. 오직 재물에만 집중한다.

바이 엔은 그런 곳이다. 돈이 될 만한 일, 혹은 사람을 보면 무조건 투자한 다.

그리고 정당한 자신의 대가를 반드시 가져간다. 선은 넘지 않는다.

동화 한닢에 목숨을 걸다가 정말목이 떨어질 수도 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재물에 욕심을 부리면서도, 그 재물로 인해 화를 당하지 않는 것이 다.

‘아무튼, 덕분에 마지막은 면했군. 아니, 어쩌면 더 좋은 일일지도모르지.’

반응을 보면 제대로 원하는 부분을 노렸다는 거에 확신이 든다.

엘 가가 말하기를, 훈장을 받는 것보다 더 기 뻐할 거라고 했는데.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했었다.그래도 황실의 훈장인데, 더 기뻐 할수가있나?

그러나 지금 보니 제 딸의 예측이 정확했음이 밝혀졌다.

“•••대공 각하.그 안에 놓을 기구들 말입니다. 지금 없는 게 너무 많습니다. 단순히 크기나 넓이만 늘리는 게 아니라 그 안의 내용물까지 전폭적으로 향 상시켜야 합니다.”

“그런가?”

이미 서신을 받은 순간부터, 소문으로만 듣던 존 나센과는 다르다는 걸 눈 치 챘다.

그리고 이리 직접 보니 왜 제 딸이 욕심을 부리는지 이해도 간다.

어떤 방식으로든 제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사내임이 분명해 보였다.

어차피 가문의 막내다. 후계자도 아니고, 그곳에 묶여 있을 이유는 없다.

여태 까지의 존 나센 사람들은 제 고향을 벗어나지 않았다지 만 강제는 아 니라들었다.

그리고 앞에 앉은 이 카일은, 어째 존 나센이 아닌 제국에 머물 생각인 듯 하다.

‘황제 폐하도 그걸 진작 눈치를 채셨기에 그런 수순을 밟고 계시는 거겠지 ,

그 말인 즉, 눈앞의 이 남자는 황실이 원하는 사람이란 것이다.

때문에 욕심을 내는 건 부담스럽다. 탐을 내도 취하는 건 힘들 확률이 높 다.

그걸 알기에, 엘가도 알기에 더더욱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겠는가.

“예.그리고가장중요한게 지금샤워실이 바로옆에 없습니다.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지니는 이들이 무척 많으며 저 또한 통감을 하고 있는 바. 해 서….”

그런 대공의 속도 모르고, 신나서 헬스장 증축 이 야기 에 열을 올리는 카일 이었다.

“어떠셨나요.”

오후에 일정이 있던 카일이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고 사라진 후.

엘 가가 찻잔을 만지 작거리 며 제 부친을, 리토리오 대공을 바라본다.

“내 의중이 중요하느냐?”

대공의 반문에 엘가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 었다.

하서기 야, 그의 의중이 왜 중요할까. 중요한 건 오직 자신과, 상대방인데 .

“하나는확실히알고 있거라.”

겉옷을 위에 걸치며 리토리오 대공이 나설 채비를 한다.

“황실에서 존 나센에게 수훈식과 작위 승작을 내놓았다. 존 나센을 보다 위로올리겠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신분적으로도, 전부 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느냐?”

“•••네. 알고 있어요.”

“무엇이냐, 그게.”

리토리오 대공의 말에, 엘가는 침을 한 번 삼키곤 답했다.

“황실에서 카일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겁니다. 정확히는, 황가의 일원으로 서.”

“맞다. 지금 보인 모든 것들은, 황실과 이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을 작업의 일환이다.황제의 훈장, 그리고황명으로서의 승작.그두 개면 황실의 직계

와 이 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다.”

« ” …-

“엘 가 블레스 데 리토리오. 너는 황실과 경쟁해 야 한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날아온다.

황실과 경쟁 한다. 그 말이 주는 부담감은 상상 이 상으로 크다.

심 지 어 지금 분위 기를 보면 그 상대 가 누구일지 대충 예 상이 간다.

“지금의 너는 무조건 진다. 질 수밖에 없다. 알고 있느냐?”

“.•.네.”

“그럼에도 욕심을 내고 있구나. 맞느냐?”

“•••네, 맞아요.”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자신은 절대 이길 수 없다.

리토리오 대공가의 영애 타이틀 가지고는, 죽었다 깨어나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미래의 저라면, 다를 지도 모르죠.”

“미래의 너라. 미래의 네가무엇이냐.”

아비의 물음에, 딸은 답한다.

“•••미래의 리토리오대공이요.”

그 대답에, 리토리오 대공이 냉소를 머금는다.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대공 자리를 원하는 것이더냐?”

“설마요.”

“허면?”

“대공이 되면 얻을 수 있는 것 중, 그도 있어서.그래서 대공이 되고자해요.

딸의 차가운 대 답에, 리토리오 대공은 웃었다.

과연 저 말을 지킬 수 있을까? 정말로 그 남자는 제 딸에게 있어 부수적 인 것이 될까?

아니면, 결국 대공 자리는 한 남자를 얻기 위한 하나의 계단에 불과하게 될까.

“어디 한 번 노력해 보거라. 네 오라비를 넘어라. 엘가 블레스 데 리토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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