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화 嗲눈치 싸움 시작입니다
“자, 다시요. 땅을 힘껏 밟고 지탱한다는 느낌으로. 등 쪽 아치는 너무 넣지 말고요.”
자신의 운동을 봐주던 사람이 갑자기 자리를 비운다.
그러면 가장슬픈 게 뭘까.원판 정리하는 거? 동료 압력이 없는 거?
다 맞는 말이다. 혼자 정리를 하던 운동을 하던 뭔가는 아쉽다.
거기에 하나 더 붙이자면, 벤치 프레스 할 때 봐주는 사람이 없다는 거 아 닐까.
“무리하지는 말되 , 그렇다고 쉽 게 포기하지도 마요, 넬. 당신이 라면 할 수 있어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언제든 봉을 잡을 준비를 한다.
마지 막 세트에 돌입 한 만큼 꽤나 힘 이 드는 상태 일 터 .
들고 있는 무게도 상당하니 조금만 방심해도 크게 다칠 수 있다.
존 나센에서도, 자신의 운동에 관여 받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그곳 사람 들도.
벤치 프레스를할때만큼은무조건 燚인 1조로하여 단련을 시작한다.
몸을 가꾸고 단련하기 에 , 또한 그 몸이 소중한 것을 잘 아니 까.
“후우우….
숨을 고른 넬이 봉을 붙잡고는 천천히 위로 올린다.
처음과 비교해서 팔이 조금씩 떨리는 게 굉장히 불안하다.
하지만 곧 몸과 마음을 다잡은 넬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거의 완벽한 자세 로서.
기 어코 목표한 횟수를 채운 채 봉을 제 자리에 걸어둘 수 있었다.
“으학! 다, 다 했습니 다! !”
“좋네요. 한 달 사이에 한 번도 안 쉰 모양이네요. 가르쳐준 대로 계속 운 동도 하고.”
“어떻게 쉴 수 있겠습니까.제가꼭이루어야하는게 있는데 말이죠.”
어떻게 쉴 수 있겠어! 내가 낸 돈이 얼마인데! 라는 답이 나오지는 않을까 했는데.
역 시 돈보다는 꿈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넬 이 었다.
저런 마음가짐 이라면 머지 않아 분명 좋은 기사가 될 수 있을 것이 다.
활약을 하고 또 공을 세우는 건 다른 일이지만, 아무튼 간에 희망적이다.
“그리고! 소식 들었습니다. 서쪽에서 엄청나셨다고! 연합의 삼걸을 꺾으 셨다고!!”
“네. 아주 멋진 상대 였죠. 다른 두 삼걸은 쓰레 기 였는데, 그 마티유라는 남 자는 확실히 기사다운 사람이었어요. 나중에 또 한 번 붙어보고 싶을 정도로 요.”
“대단한, 아니 엄청난 일입니다! 저도, 저도 카일 님처럼 강해지겠습니다!”
아서라, 라는 대 답이 저도 모르게 튀 어나올 뻔 했다.
넬의 성장이 훌륭하지만, 마음가짐이나하는노력도 최고라고 하지만.
그래도 자신을 따르기엔 멀었다. 멀어도 아주 한참 멀었다.
스스로를 과신하거나, 혹은 오만한 게 아니다. 객관적으로 따져서 그렇다.
최 대 한 넬을 굴리 고 있지 만 이 것도 존 나센 에 서 는 10대 초중반 애 들에 게 가는 코스다.
진짜존나센 식으로대하면 장담하는데,백 퍼센트크게 다칠 것이다.
“잠깐 쉬 었다가 다음으로 들어 가죠.”
“네,알겠습니다!”
지칠 법도 한데, 힘들다고 티를 내도 무리가 없을 텐데.
오히려 더 파이팅을 하는넬 덕분에 카일도 아주 즐거웠다.
회 원 님 이 이 렇게 잘 따라온다면, 의 지를 보이 면 해주는 입 장에 서도 아주 즐겁다.
‘티 샤는 그래 도 잘 따라와 주고 있어 . 하다못해 이 안이 나 레 토도 생 각보 다 잘 하고 있고. 문제는 역시나 성녀님인데 …. 하, 이 거 답이 안 서네.’
티샤, 그리고 성녀.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자연스레 어제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널
“카일? 여기는무슨 일이에요?”
“카일 형제님?”
“왔네? 그러면 얼른가자.”
세 여자는 카일의 등장에 놀라고, 나머 지 한 여자는 당장 나가자고 보챈다 •
팔을 잡는 율리 카의 손에서 굉 장한 힘 이 느껴 진다.
얼른 이곳에서 나가려고 하는 진심이 그대로 전해졌다.
“잠깐만, 잠깐만요. 황녀님. 일단 인사는 해야 하잖아요.”
“나 벌써 세 시간 가까이 기다렸어. 그건 알고 있지?”
“세 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톞분을 더 못 기다리실 건 아니죠?”
사람을 기 다리 게 한 것 치고는 굉 장히 당당한 모습이 다.
만약 상대 가 멀쩡한 이 였다면 ‘무슨 개소리 야!’ 라고 일갈했을 지도 모른 다.
하지 만 다행 스럽 게 도, 지 금 카일 이 상대 하고 있는 이는 율리 카였다.
“음.그런가? 그러면 톞분만더 기다릴게.”
저 게 설득이 되네 ? 라는 표정을 짓는 엘 가와 티샤.
그러는 사이 카일은 깨끗하게 비워진 아이스크림 접시를 바라보았다.
“•••너무 많이 드시면 안됩니다, 성녀님.저랑 약속했어요? 이틀에 한번.”
“이, 이틀에 한 번! 그렇죠?! 잘 지키고 있어요! 물론이고요 말고요, 카일 형제님!”
안타깝게도 이미 어제 성녀가 카페에 왔었다는 소문을 들은 카일이다.
회원님의 비행은 귀신 같이 알아채는 게 바로 참된 트레이너 아니 겠는가.
그래도 운동 시간에는 잔꾀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니, 일단 넘어가주자.
나중에 또 그러면 은근한 어조로 그러시면 안 된다고 말하면 된다.
“엘가님이 여기 계실 줄은몰랐네요.”
“흠흠! 그냥 오늘은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지고 싶더라고요. 그러니까….”
“좋네요.”
“네?,,
“솔직히 이런 멀쩡한 카페 두고 아카데미 안에서 굳이 티타임을 따로 가지 는 게 좀 그랬거든요. 상부상조라고, 주변 상권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 매 우 보기 좋습니다.”
갑작스러운 카일의 칭찬에 엘가의 얼굴에 살짝홍조가 생겨난다.
사실은 ‘그놈의 티 타임 그만 하고 카페에 가는 걸로 바꿉시 다. 티타임 때 차준비한다, 물 데운다, 찻잎 우려낸다, 그러면서 시간을 얼마나 잡아먹는데 .’ 라는 뜻으로 한말이지만.
‘혹해서 다음부터는 아예 카페로 가자고 하면 정 말 고맙겠습니 다. 엘가님 . 차 한 잔준비하는 데에 30분이 넘게 걸리는 건, 솔직히 선을 넘어도 너무 넘 잖아요.’
그렇다고 또 직접 준비하는 차가 굉 장하느냐?
솔직히 카일 입맛엔 그거나, 카페의 차나, 거기서 거기였다.
시간만 잡아먹는 짓, 운동할 시간 뺏는 짓, 솔직히 사절하고 싶다.
“아. 맞아.성적 나왔다면서요, 티샤.축하해요. 1등이라던데.”
매우 영민하다는 설정에 빗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티샤.
확실히 나중에 주술로 대성한다는 게 확실한 모양이었다.
“뭘요. 그리고 아직 몰라요. 기말고사도 있고, 교양 점수까지 합치면 또 몰 라요.”
그 어 려 운 과목들을 죄 다 끝장내 놓고 이 제 와서 겸 손이 라니 .
어째 그 모습이 옆에 있던 엘가더러 들으라는 느낌이 드는 건 착각일까?
“자, 톞분 끝. 이제 진짜 더 못 기다려. 대련하러 가자, 대련.”
“억.,,
대련이라고 해봤자 서로가 전력을 내지도 못 하는, 그냥 잠깐의 부딪침이 전부다.
정확히는 너 공격 한 번, 나공격 한 번, 그리고 그걸로 끝이다.
더 하고 싶어도 난장판을 칠 만한공간이 이 근처에는 없다.
분명히 카일이 아쉬운만큼 율리카도 그 못지않게 아쉬워 할 인물이다.
존 나센 사람이 아니 지 만, 누구보다 존 나센 방식으로 사는 사람이 다.
그럼에도 왜 자꾸 이런 감질나는 대련에 집착을 하는 것인지.
“네네. 갑시다. 가요, 황녀님.”
오늘도 대충 좀 어울려주다가 얼른 황궁으로 보내자.
한 번 막고 다음으로 명치 한 대 존 나세게 때려주면 되려나.
“잠깐만요!”
카페에 남은 세 여자에겐 티타임마저 보내라고.
그리 말하며 막 카페를 나서려는데 갑자기 엘가가 카일과 율리카를 붙잡 는다.
“저,황녀님 ? 그, 대 련 말이 에요? 과, 관전 좀… 해도 될까요? !”
“관전?”
“네.그러니까….”
“싫어. 안돼. 돌아가.”
방해를 받는 것, 그리고 구경거리가 되는 것, 모두 무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들이다.
율리 카도 그 부분만큼은 다른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했다.
황녀의 거부에 제아무리 대공가의 영애라고해도더 할수 있는게 없었다 •
해서 엘가가슬그머니 자리에 앉는데, 이번에는 티샤가 나선다.
“저 기 ! 그러니까…. 황녀 저하나 카일, 모두 대단한 분들이 지 않나요嘗! 그 런 사람들의 대 련은 얼마나 대단할지,한 번 지 켜보고 싶습니 다! 부족한 식 견 을 넓혀보고 싶어요!”
“?”
티샤의 말에 카일은 저도 모르게 탄식을 흘려야만 했다.
누가 들으면 엘가나 티샤가 넬처럼 기사라도 꿈꾸는 줄 알겠다.
한 명은 주술, 한 명은 대공 자리, 거기에 집중하는데 무슨 식견이란 말인 가.
상대를 띄 워 주어서 원하는 걸 얻으려는 속셈 인데 , 애 당초 율리 카가 그런 거에 넘어갈….
“그래 嘗 그러면어쩔수 없네. 한번 보게 해줄까?”
« ” …-
이걸 또 넘어가? 우리 황녀님, 참희한한부분에서 쉬운 여자네.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카일은 당당하게 걸음을 내딛는 율리카를 바 라보았다.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니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라나뭐라나.
“카일 형제님.”
성녀의 조그마한 부름에 고개를 돌려본다.
평소의 온화한 모습 그대로인데 , 그 안에서 묘한 의 지 가 느껴 진다.
“제가 막아드릴게요.”
“예 ?”
“만에 하나황녀님이 카일 형제님을 난처하게 한다면, 제가 막아드릴게요. 꼭.”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성녀가 자신을 위해준단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냐만, 카일은뭔가 이상한 기운을 눈치 챘다 •
먼저 나서는 경우가 없던 엘가나, 이안 때문인지 대련엔 손을 젓던 티샤.
항상 따뜻한 기운만 지니던 성녀가 오늘은 왠지 모르게 다른 기운을 보이 기까지.
생각해보니 율리카도 칭찬 세례에 넘어간 게 아니라, 선심 쓰는 척일 가능 성도 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인데. 진짜 많이 보던 상황인데.
그리고 이런 그림, 이런 상황마다본인이 꼭 썼던 댓글이 문득 떠오른다.
“응. 니 업보 췘췘 알아서 버티세요.”
“카일님? 카일님?”
“•••아, 미안해요. 넬. 바로 시작하죠.”
어제 일 생 각을 하느라 자그마치 燚분이나 더 쉬 어버렸다.
이 런 세 상에. 燚분이 면 플랭크든 스쿼트든 뭐 라도 했을 시 간인데!
“정 말 미 안합니 다. 燚분이 나 시 간을 뺏 었네 요.”
“아닙니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시는 것 같아 제가 늦게 말씀을 드렸습니 다! 얼른 시작하시죠! 저는 준비되 었습니다!”
힘차게 외치며 다시 한 번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넬.
이럴 때 보면 확실히 어지간한남자보다훨씬 더 나은 것 같다.
“열심히 해서, 카일님처럼 되겠습니다!”
• ••마지막대사가 어째 마음에 아주 많이 걸린다.
아니지? 설마 넬, 당신도 마음 변하는 건 아니죠?
그 마음 그대로, 동경심만 품고 가야 합니다? 나 지금도 망했거든요.
못내 불안한 마음으로 넬을 살짝 살핀 카일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다행히도 넬의 눈에 비친 자신은, 무척 동경하는 이의 모습이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존경하는 헬창 형님을 바라보는 헬린이라고 할까.
“카일님처럼 훌륭한 기사가되어서 꼭 성공을….”
“넬.나기사아니에요.”
“앗, 네 !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