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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87화 (87/318)

熲 87화 >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저,저!도대체 뭐하는겁니까,마티유경! 얼른증폭제를쓰지 않고!”

왕국 연합 삼걸, 그루시 니콜라스는 애가 타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웬 청년 하나에게 고전을 면치 못 하는 모습, 당장이라도 패할 듯 아슬아 슬하다.

그건 또 다른 삼걸인 베르나도트 브륀도 마찬가지였는지 이마를 짚는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서조차 마티유 경은 고고하고 싶은가 봅니다. 저런 미련한!”

그러는 사이 마티유는 끝내 카일에 게 일격을 맞고 그대로 바닥에 뻗 어버 렸다.

몇번이나증폭제를사용할 여유가 있었다. 심지어 중간에 아예 카일이 기 다리기까지 했다.

그 틈을 노려 그걸 사용했다면 제 아무리 10강급 강자라고 해도 능히 이 길 수 있을텐데.

기어코 사용하기를 거부하다가 패배한 마티유가 지극히도 밉고 또 증오 스러웠다.

“안되겠습니다.끼어듭시다.보아하니 저들이 제국이 내세운최고 전력인 모양인데, 여기서 쓰러트리지 않는다면 사기가 바닥을 뚫고 들어갈 겁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갑시다,그루시 경. 제국놈들에게 우리 연합의 무서움 을 보여줍시다.”

거침없이 병을 열어젖힌 둘은 내용물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처음에 는 청 량한 기운이 드는가 싶더 니 별안간 화끈한 것이 온몸으로 퍼 져나간다.

이내 무언가 솟구치는 감각이 들다가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요동친다.

“크으읏!”

“30분이 한계라고 했습니다. 갑시다! 그 시간 동안, 제국이 내세운 그 어 떤 적이라도! 모조리 분쇄하고 제국 놈들을 저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냅시다!

과거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졌던 제국과의 전쟁.

그 싸움에서 이들은 참으로 많은 것들을 잃어야만 했다.

가족들, 먼저 기사가 되었던 선배들, 자신들을 가르쳤던 스승들.

왕국의 영광스러운 기 사 후보생 이 라는 자부심 과 아름다운 고향까지, 전 부다!

제국이라면 이를 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 당시 10대에 불과했다고해도, 세월이 흘러 지금은중년이 되었다고 해도.

가슴 속의 이 불길은, 이 분노는 절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크게, 그리고 거대하게 타오를 뿐이다.

누구는 이제 그만 분노와 증오를 내려놓자고 한다.

이래서는 공멸, 아니. 연합만 자멸할 뿐이라고 했다.

비 록 분하지 만, 치 욕스럽 지 만, 미 래 를 위 해 서 제 국과 평 화를 논의 해 야 한 다고.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줄 것 같은 말들을 지껄여댔다.

‘어림도 없는소리. 이제 와서 무슨 평화!’

‘죽을 때까지 싸우다가 전부 죽으면 된다.그게 우리들의 운명, 연합의 운 명이다!’

합리적인 온건론보다는근거 없는 강경론이 득세하기 훨씬 쉽다.

집단에 속한 인간은 온건함보다 강경함에 더 잘 휘둘리니까.

특히나 아니라고 하는 자는 바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으니 더 더욱 그렇다.

그런 식으로 하여 연합은 좋든 싫든 제국과의 결전, 사실 좋게 말해서 결전 이다.

굳이 따지자면 결전이 아니라그냥 연합만의 단두대 매치로 나아가게 되 었다.

제국은 패해도 아무 리스크가 없지만, 연합은 패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렇기에 더더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싸워야 할것이라고.

강경파들, 그리고 그 파벌의 거두인 그루시와 베르나도트는 부르짖었다.

그 결과가 거리낌 없이 증폭제를 사용하는 행위 였고 말이다.

“하아아아!!”

“크아아아!!”

힘이 솟구친다. 마나가용솟음친다. 이 힘을 쓰지 않고서는 미쳐버릴 것 같 다.

당장이라도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지만제어를 아예 하지 못 하는 건 아니 다.

집중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넘쳐흐를 것 같은 마나를 조절할수 있다.

‘결사대 인원들이 제 몸바쳐 만들어준데이터다.그들의 희생을헛되이 할수는 없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이들에게 결사대의 지위를 주고 마나 폭주를 유도 한 것.

그 이유는 보다 안정성 이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 한 일종의 실험 이 었다.

사람의 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과정을 보이는지 알아내면 개량하기 가 쉽다.

연합은 그를 위해 아무 고민 없이 희생자를 골라 결사대라 부른 것이 었다.

천인공노할 짓이나 이미 강경파가 득세한 연합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기면 된다. 이기면, 아무 일도 없다. 승자는 원래 리스크를 지지 않는 법 이다.

오로지 패자만이 모든것을 떠안고서 역사의 뒤안길로사라질 뿐이다!!

“베르나도트 경은 마티유 경부터 건져서 잠깐 빠지세요. 그리고 당장 그를 설득해서, 안 된다면 강제로도 증폭제를 먹여서 무조건 합류하게 하세요. 나는 저들을 막을 터이니 !”

“알겠습니 다, 그루시 경. 잠시만 버 텨주면 금방 가겠습니 다!”

이제는 동료인 마티유조차 강제로 자신들의 논리에 태우려는 두 삼걸이 었다.

참으로 역겹기 짝이 없는 짓이었으나그들은 아무 상관도 하지 않는 눈치 였다.

다만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옳다고, 당연히 이럴 수밖에 없다고, 그리 믿는 눈치였다.

“어디 가나요?”

별안간 자신의 옆에, 웬 여인 하나가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새?!’

그루시와 베 르나도트는 화들짝 놀라서는 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아직 마티유의 곁으로 가기까지는 조금 거리가 남았다.

다 도착해 서 , 그를 챙 기 다가 적 이 뒤 를 노린 것이 라면 또 모를까.

한껏 기세를 끌어올리고 달려드는 와중에 옆을 잡힌 것이었다.

“음.보니까, 원래는굉장히 강하신 분들 같네요.”

그 사이, 두 남자의 앞을 가로막고 선 레 아는 잔잔한 미소를 지 었다.

입 가에 그려진 웃음기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기분이 다 좋아질 정도.

눈동자에도 감탄하는 기색이 역력한 게 비꼬는 게 아닌 진심의 뜻이 전해 졌다.

“단련도 엄청 열심히 하신 것 같고.”

깜빡-.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며, 상대 방에 대 한 평 가를 내 리는 레 아.

“그런데, 도대체 왜.”

깜빡-.

“그런 선택을 했을까.”

화악!!-

순간 그루시 와 베 르나도트는 저도 모르게 전투 자세 를 취 하며 뒤 로 물러 섰다.

온몸의 근육이 팽팽히 당겨지고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 한다.

다시 한 번 두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더는 그 안에 호의적인 기운은 없었다.

눈앞에 선 여인의 눈동자 안에 머무는 것은 경멸, 오직 그뿐이었다.

따뜻한 미소 대 신 자리 한 조소, 스멀스멀 피 어오르는 심 상치 않은 기 세.

아름다운 모습을 한 여인은 이제 없다. 남은 건, 두 눈을 번뜩이는 맹수 뿐 이다.

“오라버니 가 어느 쪽 맡으실래요?”

“강한놈.”

“그러시지 마세요.그러면 저도 양보못해요.”

“•••그러면,오른쪽에 있는놈.”

“그러면 전 왼쪽.”

무슨 인형을 두고서 다투는 것 마냥 상대를 고른다.

그 행동에 치욕감을 느낀 두 삼걸은 약속이라도 한듯 기습을 가했다.

각각 레 아와 리 어를 노리고서 , 검 기를 쏘아 보낸 것이 었다.

강자로서도, 기사로서도 너무나 부끄러운 행위.

그러나 이미 갈 데까지 간 이들에겐 거리낄 것이 없었다.

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데, 이길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못 할까!

콰아앙!!-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먼지와 부서진 대지가휘날린다.

그 행위에 같은 삼걸인 마티유마저 놀라서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을 정도 였다.

“저,저런 짓을!”

너무나 완벽한 기습이 었다. 아무리 강자들이 라고 해도 반응을 하기엔 무 리다.

마티유 본인조차도 낌새조차 느끼지 못 했다. 그만큼 증폭제의 영향은 대 단했다.

저 만한 힘 , 거대 한 마나, 그리고 압도적 인 속도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추 어진기습이다.

제국의 사람들임 에도, 지금은 적임에도, 부디 무사했으면 하고 빌 수준이 었다.

‘아이고. 큰일이네.’

정작 제 형과 누나가 기습을 당했음에도 카일은 다른 부분을 걱정하고 있 었지만 말이다.

‘저러면 곱게 못 맞을텐데?’

방금 전 기습을, 제 형과 누나가 정식으로 결투를 청한 다음에 했다면.

어찌 되었든 싸움은 시작된 것이니 넘어갈 수 있다고, 분명 그리 말했을 것 이다.

오히려 선공이 꽤나 매서웠다고, 웃고 박수까지 쳤을지도모르는 일이다.

허나 안타깝게도, 아직 리어도 레아도 저 둘에게 정식으로 결투 요청을 하 지 못했다.

제대로 된 ‘전투’ 가시작되기도 전에 저들이 똥물을 뿌린 것이다.

이리 된다면 저 둘이 보일 반응은오직 하나 뿐이다.

턱!!-

“끅?!”

먼지 가 채 꺼 지 기도 전에 , 두 신형 이 그대로 쏜살 같이 날아든다.

증폭제를 사용한 10강 급의 강자임에도 미처 반응조차 못 했다.

순식간에 각각 목과 머리를 낚아챈 두 신형은 정확히 반대편으로 이동한 다.

혹 자신이 날뛰다가제 오빠의, 제 여동생의 싸움을 방해할까.

그게 아니면 먼저 싸움을 끝낸 상대가욕심이라도 낼까, 거리를 벌린 것이 다.

“크아아앗!!”

이대로 순순히 끌려가줄 생각은 없다는 듯, 레아와 맞붙게 된 그루시가 괴 성을 내지른다.

레아의 팔을 붙잡은 후 강제로 밀어내니 여인의 눈동자에 아주 잠깐이나 마이채가서렸다.

하지 만 그 이 채도 몇 초 지 나지 않아 금방 사라져 버 렸다.

“…부모님이랑 오라버니 외에는 이 정도 힘을 못 냈는데. 아, 괜히 설렜네.

본디 지니고 있던 힘으로 이 정도였다면 미친 듯이 가슴이 뛰었을 것이다.

날이 어두워지고, 밤이 깊어지고, 다시 새벽이 되는그순간에도 싸웠을 지 도모른다.

하지만 이 상대가 지닌 이 힘은노력과단련으로써 얻은 게 아니었다.

“여인의 순정을 이렇게 짓밟으니, 벌 좀받아야겠지?”

부웅-.

“어?”

분명히 젖 먹던 힘까지 더해서, 악문 이에 금이 가도록 여인을 밀어냈다.

그런데 왜 조금도 벗어나지 못 한 채 왜 거꾸로 땅바닥에 처박히고 있단 말인가?

콰아아앙!!-

연합삼걸, 거기에 온갖 연구를끝마친 마나증폭제까지 마신 강자.

그런 상대방에게 저먼 수플렉스를꽂아버린 레아였다.

“꺼허….”

흐릿해져 가는 그루시의 시야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으아아아아아!!!”

자신의 동료이자 또 한 명의 삼걸인 베르나도트가.

“약골이군.”

거대한 남자의 손에 붙잡혀 무슨 빗자루마냥 휘둘러지는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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