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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86화 (86/318)

熲 虩놘화 >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마티유의 품속에서 느껴지는, 치가 떨릴 정도로 사특하고 역겨운 무언가.

카일은 그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마티유를 바라보며 살짝 긴장했다.

저걸 마시고 갑자기 압도적으로 강해져서, 그래서 엄청나게 고전할까봐?

설마. 차라리 저걸 마셔서 보다 더 화끈하게 싸울 수 있어 다행이라고 여기 면 모를까.

카일이 긴장하는 이유는, 이 멋진 결투에 저 역겨운 게 끼어들까, 그게 걱정 될뿐이다.

아니죠? 제발요. 그거 쓰지 마. 그러는순간 사람으로 못 대해줘요.

그거 쓰면! 싸움의 순정을 짓밟으면! 그때는 나도 깡패 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손 떼요. 제발.’

마티유는 강했다.괜히 삼걸이라는 칭호를 지닌 게 아니었다.

제국의 10강과 연합의 삼걸이 비슷한 수준을 지녔다고 들었는데.

혹 허황된 건 아닐까했는데 이리 직접 부딪치니 맞는 말이었다.

10강의 일원인 율리카황녀와프리실라단장과도 겨루었던 적이 있다.

그들 모두가 전력을 다한 게 아닌, 약간의 여유를 두고 상대했었다.

하지만 그 두 여자가 강한 것을 카일은 아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전력을 다하는 10강 급의 강자가 또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그 멋진 상대 가 스스로 타락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전력을 다했는데도 이겨내지 못 했다면, 이를 악물고 한계까지 끌어내면 된다.

그래도 안 된다면 아쉽지만 훗날을 기약하며 더 미친 듯이 단련하면 된다.

당장 눈앞의 결과에 현혹되 어 모든 걸 망치는 짓은 너무나 미 련했다.

“마티유님.그러지 마세요.그건, 아무리 생각해도좀 아니지 않습니까.”

카일의 말에 마티유는 잠깐 고민하는 듯 하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손에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음을 확인한 카일은 미소를 지 었다.

연합의 강자, 삼걸이라는칭호는 역시나 아무에게나붙는게 아니었다.

“고맙습니 다, 카일 존 나센. 이런 유혹에 빠졌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군요.”

“아닙니다.오히려 이겨내신 게 다행일 정도네요.”

마티 유는 고개 를 끄덕 이 며 후우, 하고 깊 게 숨을 들이 마신다.

그리고 자세를 바꾸더니 검을 한껏 뒤로 당긴 채 카일을 향해 말했다.

“내 모든 걸 다하겠습니다. 후회 없는 결투를.”

스스스-.

이전까지의 기세도 물론 놀라웠지만, 지금은 그보다 몇 배는 더 강렬하다.

마티유 주변의 마나가 진동할 정도로 그가 끌어 모으고 있는 힘은 엄청났 다.

순간적으로 긴장감과 기대감에 저도 모르게 탄성을 흘릴 정도로 말이다.

‘역시 맨손으로는 조금 힘드려나.’

살갗이 벗겨지고 베여 피가흐르는 제 주먹을 바라보며 그리 생각했다.

거대한 몬스터를 후려쳐도 발갛게 변하지도 않던 손이 었다.

얼마 전 결투에서 동급생의 검을 맞이했을 때도 상처 하나 나지 않았다.

그런 손이 이제는 피투성이가되어 제 앞에 놓여 있었다.

존 나센 특유의 그 튼튼한 몸도 검기 앞에서는 역시 힘든 모양이다.

저번에 프리실라 단장과 대련을 할때 분명 잘버티는것 같았는데.

잠시 생각하던 카일은 곧 그 이유를 유추해낼 수 있었다.

‘프리 실라 단장님 이 검 기를 최 대 수치로 안 뽑아냈나?’

아무래도 돌아가면 그녀와 다시금 제대로 겨루어야 할듯 싶다.

그녀와의 대련으로 검기라는 게 충분히 후려칠 수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처럼 그녀도 아주 살짝 힘을 빼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래 서는 아쉬 움만 진하게 남는데,라고 투덜거 리 며 카일은 손을 대충 옷 에 문질렀다.

그리고 준비가 거의 끝났는지 기세를 갈무리하는 마티유를 바라보았다.

“다 끝나셨습니까, 마티유님?”

“•••기다려주어서 감사합니다. 카일.”

뭘 감사 인사까지야. 오히려 인사는 이쪽이 하고 싶다.

마나 폭주제인지 뭔지를 사용하지도 않고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겠다는, 진정한 강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가.

“하나만 묻겠습니다, 카일.”

“그러시죠.”

“저 기 있는 두 사람은, 당신보다 강합니까?”

그러자 카일은 흘끗 고개를 돌려서 제 형과 누나를 바라보았다.

무척 이 나 흥미 롭다는, 그리고 무척 이 나 아쉽 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남 매.

아카데 미 에 서는 자신도 괴 물이 지 만 저들 앞에 서는 꼬마가 되 어 버 린 다.

“•••저보다 아무리 못 해도 두 배는 강할 겁니다.”

“그렇군요.”

“그 이상일 수도 있고요.”

“•••답변 감사합니다. 후련하군요.”

마티유는 그 말을 끝으로 잠깐 호흡을 골랐다.

직후 빛이 폭사하듯 한줄기 광채가 그대로 카일에게로 날아들었다.

‘미친.’

본능적으로 팔을 들어 제 목과 가슴께를 방어해낸다.

여태까지 공세로 계속 나아가던 카일이, 처음으로 방어라는 걸 한 순간.

촤악!-

검이 날아든 건지, 아니면 검기가 날아온 건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확실한 건 이 일격은 등골이 섬뜩해질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

화끈한 감각에 카일은 슬그머니 제 팔을 확인했다.

보다 예리하게 베인 상처 사이로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린다.

주먹에 난 상처는 지금 것에 비하면 까진 것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 깊이 벨 수 있는 일격이라면 카일도 더는 안심할수 없다, 중요힘줄,근육,최악의 경우목이라도 베이면 큰일이다.

아무리 존 나센이 라고 해도 결국 사람인지 라 큰 상처를 입으면 죽는다.

•••아니, 정확히는 죽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게 옳을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존 나센이 있으면서 부상으로 죽은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 했 으니까.

‘무기를 들어야 하나? 하지만 다룰 줄 아는 게 없는데 ?’

잠시 갈등하던 카일은 결국 재차두 주먹으로만 대적하기로 결정했다.

다룰 줄 아는 무기 가 없는 것도 물론 이유이 지 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건 그 안의 존 나센 의 지 가, 무기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아서 였다.

‘이걸, 막았다고. 맨손으로.’

애써 속으로 거친 숨을 삼키며 마티유가 꿀꺽, 마른침을 삼킨다.

카일과싸우기 전, 상대방에 대해 이렇게 판단을 했었다.

제국 10강에 근접한, 혹은 그보다 약간 아래에 머무는 강자.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없고, 카일이 대놓고 기세를 숨겼으니 그럴 만도 했 다.

하지 만 본격적으로 결투가 시 작되고 카일도 전력을 드러내 기 시 작한 순 간.

마티유는 자신의 모든 예상을 정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저기 서있는 카일과 그 뒤의 두 남녀는, 제국 10강과 비슷한 수준이 아니다.

강하다.그들보다더,훨씬 더 강하다.비교도 안될 정도이다.

방금도 그렇다. 자신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회심의 일격이었다.

순간적으로 모든 기세를 숨기고 검기를 날려 공격하는 그만의 기술, 무 영無影.

분명히 공격은 하는데 어디로 그 공격이 향하는지 전혀 읽을 수가 없다.

그 위력에 같은 삼걸들은 물론이고 제국 10강들조차 식은땀을 흘릴 정도 였다.

하지만 눈앞의 저 카일이라는 청년은, 비록 조금 늦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무영의 경로를 읽고서 방어를 해내는 데에 성공하고야 말았다.

앞으로 남은 무영의 횟수는 단두 번, 과연 그 안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을 까.

사사사!!얛

마티유는 다시 한 번 검을 휘둘렀다.

흔적도, 기세도 읽을 수 없는 검격. 여태 누구도 자유롭지 못 했던 필살 必殺의 기술.

그러나 마티유는 바로 다음 일어난 일에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콰직!!-

이 번에는 방어를 해내지 못 한 것일까, 여기던 그 순간.

무영이 날아드는 그 정확한 지점에 카일이 그대로 주먹을 내지른 것이었 다.

‘이,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읽혔다.완전히 읽혔다.그렇지 않고서야 이건 불가능하다.

공격이 날아오는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적의 시기에 그대로 파훼 했다.

이렇게 된 순간 자신에 게 더는 승산이 없음을 마티유는 확신했다.

“크윽.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패배를 시인할수는 없다.

아직 한 번의 검격이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검은 카운터를 노리고자 했다.

반격 기회가 왔다고 판단한 카일이 반드시 공세로 전환할 터.

공격을 하는 그 순간이 가장 큰 틈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바로 그 때 마지막 검을 날려 승부를 보자는 것이 마티유의 마지막 계획 이 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카일이 다시금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조금이라도계산이 엇나가면 미처 검을휘두르기도 전에 카일이 들이닥치 거나.

반대로 너무 많은 여유를 주어서 대비할 시간을 주게 될 것이다.

0.1 초도 되 지 않는 그 찰나의 틈, 그 순간을 노려 야만 완벽한 카운터 를 날 릴수 있다.

‘•••지금이다.’

최고로 적절한 순간에 마티유는 마지막 일검을 휘둘렀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는 순간, 더 날카로울 수 없는 공격.

최선을 다했고, 어쩌 면 이 길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 망도 품었다.

그만큼 마지막 공격은 누가 봐도 가히 완벽한 카운터라 할 수 있었다.

“•••아.”

종이 한 장 차이로 카일이 그 카운터를 흘려보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설마, 이 검로까지 읽었다고.’

기가 막혔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싶었다. 차라리 운이라면 좋았을 것이 다.

하지 만 저런 움직 임을 보이 려면,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말로는 설명 이 되 지 않았다.

경로를 예측하고, 아주 약간의 움직 임으로 그냥 공격을 흘려보낸 거다.

“고생하셨습니다, 마티유님.”

그 사이 지척까지 다가온 카일이 고생했다는 인사를 건넨다.

참고로 존 나센 식으로, 고생 인사는 정성스레 꽂아주는 주먹이 었다.

우직!-

“꺼헉!!”

검 까지 놓친 마티 유는 바닥을 구르다가 그대 로 뻗 어 버 렸다.

전력을 다했음에도 완벽히 파훼 당한 충격으로 내부가 진탕이 되 었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한동안은 마나를끌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터.

‘졌구나.’

패했다. 그것도 숙적이라 여기던 제국 10강이 아닌.

갑자기 등장한,웬 새파랗게 젊은한명의 청년에게,무참히 패했다.

자존심이 모조리 짓밟혔다. 강자로서의 자긍심도 완전히 박살났다.

그렇기에 분하고, 하늘이 원망스럽고, 비통함에 눈물이 나와야하는데. “•••하하하. 하p하하하!!”

왜 이 리 도 호탕한 웃음이 나오는지, 마티 유는 그냥 웃을 뿐이 었다.

사박-.

카일이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마티유는 일어서지 못 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 고개 를 가누는 것도 힘들다.

솔직히 그냥 이대로 자고 싶은데,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겨우 눈꺼풀을 붙잡고 있었다.

“삼걸이라는이름, 아깝지 않으신 분이네요.”

“•••고맙군요. 딱히 기쁘지는 않지만.”

“기뻐해 야 할 겁니 다. 저기 오는 두 사람. 아니, 두 멍청이는 마티유 님과는 다르니까.”

그 말에 마티유는 무슨 소리인가, 하고 고개를 돌렸다.

“•••안돼.”

제 패배를 목도한 것인지, 그래서 비상 사태라 여긴 걸까.

남은 두 삼걸, 그루시와 베르나도트가 증폭제를 사용한 것이 었다.

당장 느껴 지는 기 운부터 완전히 다르다. 강하지 만, 또 무척 아슬아슬하다.

“저기 오는 멍청 이들은, 강자라는 이름조차 부끄러운 놈들입니 다. 마티유 님과 같은 삼걸이라는 것도 당신에게는 치욕스러운 일이고요.”

제국의 귀족이 동료들을 욕하고 있음에도, 마티유는 할 말이 없었다.

“흣챠.”

자리 에 풀썩 주저 앉은 카일은 저 앞에서 날아드는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기 지 개 를 한 번 켜 며 나른한 어조로 말했다.

“저둘까지는 양보 못하시죠?”

“미안하구나, 막내야.”

“진짜 미 안해, 카일. 하지 만 더는 못 참겠어.”

“네. 이 해 합니 다. 잘 다녀 오세 요, 형님.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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