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74화〉을 것이 오고야 말았… 너무 빠른데요?
제 집 마냥 순식간에 실내 연무장을 차지한 리어와 레아.
그리고는 카일 입장에서는 듣기만 해도 섬뜩한 한 마디를 내뱉는다.
“여기까지 온김에 막내,너랑같이 운동이나더 하다갈까도했다.”
제발요, 형님.제가잘할게요.운동더 열심히 하고,군것질도줄일게요.
그러니까 그런 무시무시한 말은 하지 마시죠. 여기서 존 나센 식으로는 진 짜못합니다.
하라면 할수는 있는데요.그랬다가는 여기 사람들 기절초풍한다고요.
카일은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어차피 말로 해서는 통할 위인들이 아니다.
눈앞의 형과누나에게 빌 바에 손절 경력만 여럿인 신에게 비는 게 나을 지경이다.
“하지만그러려고 온 게 아니니까. 그리고 막내, 너를 믿으니까. 그냥두기 로 했다.”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형님.”
역시 신은존재했어! 젠장, 믿고 있었다고!
“•••어째 너무즐거워하는 것 같구나. 막내야. 같이 운동하기 싫은 거니?”
“설마요! 형님이 저를 믿어주시니 그게 기뻐서 그렇죠.”
카일의 외침에 리어가 살짝 미소를 짓더니 ‘그런 거냐.’ 하고 중얼거린다.
함께 운동을 하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데, 설마 동생이 그런 생각을 할까.
막내 동생의 말대로 자신을 믿어주는 게 무척 기쁜 모양이다.
그런 생 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바벨을 들고 스쿼트를 시작한다.
“저,저게 사람이 야…?”
“저걸 어떻게 들어?”
멀리서 학생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전해진다.
아마 현재 리어가 올리고 있는 무게에 넋이 나가버린 모양인데.
‘아서라, 이것들아.저 형님 지금무게 더 올릴 게 없어서 시무룩하다고.’
이곳은 존 나센이 아니니 그곳만큼의 무게를 달 이유도 없다.
당연히 비치되 어 있는 원판들도 존 나센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이 러 니 리 어 가 스쿼 트를 하면서도 ‘중량 너무 모자란데.’ 라는 표정을 짓 는거다.
“카일.”
리어의 반대편에서 푸쉬 업을 하고 있던 레아가 제 동생을 부른다.
참고로 그녀는 손가락 하나 만으로, 미 친 듯이 푸쉬 업 중이 었다.
“네,누님.”
“들어오는데 장관님이 흥미로운 말을 하더라고. 네가 아카데미를 구했다 며?”
그게 아카데미를 구한 건지, 아니면 로이더들이 꼴보기 싫었던 건지, 잘모 르겠다.
일단 확실한 건 그놈들을 제 압한 덕분에 피해도 크게 줄었다는 점 이다.
“그렇다고하더라고요.솔직히 저는한 게 없는느낌이지만.”
“강했니?”
우뚝-.
와, 저걸 저기서 저렇게 버티네.저게 같은사람이라니,무섭다.
상체를 내린 채, 한손가락으로 버티면서 레아가 슬그머니 본론을 꺼낸다.
리어 또한스쿼트 속도를 줄이면서 카일의 다음 말에 집중한다.
“다른 이들의 기준에서 보자면 엄청 강한 거였죠.물론, 존 나센에 비하면 별 거 아니었지만 어찌 되었든 가능성을 보인 겁니다. 거기서 무슨 짓을 더 한 다면, 그래서 효과를 본다면. 아무 것도 아닌 자들이 갑자기 강자가되는 상 황이 벌어질 겁니다.”
카일 본인도 왜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몰랐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말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갑자기 분노가 치솟는 다.
결코 정상적 이지 않은 수로 강해진 자들, 땀으로 이루어진 노력을 부정하 는 놈들.
그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스멀스멀 불길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참으로 극악무도한 놈들이구나.”
바벨을 내려놓은 리어가 슬쩍 인상을 찡그린다.
그러자 이쪽을 구경하고 있던 학생들의 얼굴이 시퍼렇게, 혹은 새하얗게 질린다.
평소에는 그리 티가 안나는데 저리 얼굴 한번 일그러트리면 악귀가되는 리어 였다.
“원래도 묵인할 생각은 없었다만 막내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더욱 심각함 을 알겠다. 정당한 노력과 열정적인 단련을 부정하는 것이라니. 결코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될 것이군.”
“동감이에요, 오라버니. 아무래도 결정한 대로 하는 게 좋겠어요.”
갑자기 결정이 라는 것을 언급하는 레 아. 그 부분을 물어보려는 찰나.
학생들 사이로 한 남성이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 더니 카일의 이름을 부 른다.
“카일존 나센 학생?”
“네,여기 있습니다. 실례지만누구신지.”
“마법학부에서 나왔습니다. 요 며칠 전에 부탁하신 게 있으셨다고하는데 얼추 마무리 가 되 었다는 말을 듣고 소식을 전해드리 려고요.”
부탁한 것? 이번에는 반대로 리 어와 레아가 카일을 바라본다.
마법과 딱히 연이 없는 곳이 바로 존 나센 남작가다.
카일 또한 마법은 문외한이 다. 전혀 쓸 줄 모른다. 그런데 마법학부라니 嘗
“아, 실은 제가확인 좀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확인해보고 싶은 거라. 그게 무엇인지 물어도 되는 거냐.”
리어의 질문에 카일은 음, 하고 잠깐 뜸을 들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실은 그 침 입자 놈들이 몸에다 친 미련한 짓에 마나를 폭주시 키는 것도 있었습니 다. 그러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는 버티지 못 하고 터지는 모양 새였어요.”
“잔인하기 짝이 없는 놈들. 감히 신성한육체를 그런 식으로 망가트리다니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그폭발을 지근거리에서 맞이하면 어떨지.”
아마 다른 이들, 특히 마법사들이 이 말을 들었다면 ‘미친놈아!’ 라고 욕설 을 퍼부었을 거다.
아무리 뛰어난 강자라고 해도 마나 폭발은 쉽게 볼 것이 결코 아니다.
당장 그 강함의 원천이 되는 것도 체내에 흐르는 마나가 주된 것이다.
그리 고 마나 폭발은 겉에 만 충격을 주는 게 아니 라 안에도 고스란히 충격 을 준다.
자칫 잘못하면 내부가 진탕이 되 어 겉은 멀쩡해도 절명할 수도 있음이다.
당장 그 부탁을 받은 마법학부도 정신 나갔냐는 눈치를 주었다.
아카데 미를 구하기도 했고, 장관에 게 표창도 받은 카일의 부탁이 니 들어 주기는 하는데 그 이후의 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카일에게 있음을 명확 히 하기도 했다.
하지 만 카일은 그런 건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눈치 였다.
그냥 침 입 자 놈들이 일으킨 마나 폭발과 최 대 한 비 슷한 수준을 원 한다고.
자신의 부탁을 분명하게 밝힌 후 기 다리겠다고 했을 뿐이 었다.
“호오.”
“헤에?”
더 웃긴 건 리 어도, 레 아도, 모두가 굉 장히 흥미 가 간다는 표정을 짓는다.
놈들이 일으킨 마나 폭발과 최대한 비슷한 상태의 것이라니. 굉장히 재미 있지 않겠는가!
“막내야. 혹시 이 형도 한 번 같이 맞아 봐도 되는 거냐.”
“나도 카일, 나도 같이 할래.”
“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너무 시시하다고뭐라하시기 없기. 약속하세요.”
카일의 말에 리어와 레아는 당연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널
이게 도대체 무슨 정신 나간 짓이야, 염병.
마법학부의 선임 조교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짜증을 냈다.
그렇지 않아도 논문 문제로 교수들이 미친 듯이 갈구는 때다.
이런 때에 갑자기 무슨 이상한부탁을 받아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도저히 그럴 수가 없는 상태다, 이 말이다.
‘마나 폭발은 갑자기 왜 일으키 라는 거 야. 환장하겠네.’
심지어 이번에 아카데미에 침입한 놈들의 마나 폭발과 비슷한 규모라니.
아주 어 려운 것은 아니 나 굉 장히 귀 찮고 또 세 심 한 조율이 필요한 일이 었 다.
일단 마나 폭발이 일은 장소에 남겨진 흔적을 토대로 마나를 재구성한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은, 예측에 불과하다고 하지 만 그래도 거의 虩할 이상 은 맞아떨어진다.
그런 방식으로 해서 마나 폭발을 재현할 수는 있다.
문제는, 굳이 재연을 해서 얻을 것도 없으니 그럴 필요가 하나도 없다는 것
•
게 다가 카일 존 나센은 마법 에 는 아예 문외 한이 다. 마나 폭발에 관심 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왜 이런 부탁을 한 것인지, 선임 조교는 알 수가 없었다.
“선임 조교님.데리고 왔습니다.”
마침 심부름꾼으로 보냈던 이가 돌아왔다.
그 뒤로 따라오는 카일을 보며, 선임 조교가 조금은 볼멘 목소리를 내려는 찰나.
“카일존나센….”
카일의 뒤로 위 압적인 기세를 내뿜는 남자가 들어선다.
지금 아카데미 학생들은 거의 모르는 인물, 그러나 선임 조교는 알고 있다 •
재학 시절에 먼 발치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남자였다.
‘리어존 나센? 저, 저 괴물이 왜여기….’
다음 들어선 여인을 본 선임 조교는, 그대로 딸꾹질을 시작했다.
저 여자에 비하면 리어는차라리 천사라고할수있었다.
최 소한 아카데 미를 반파시 키 거 나, 뭐 그런 비슷한 일은 저지르지 않았으 니까.
아직도그 날의 기억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참으로 예쁜 하늘 아래, 고고히 솟아있던 아카데미의 탑이 그대로 박살났 다.
벼락을 맞은 게 아니다. 누군가 실수로 마법 폭발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부실 공사는 더더욱 아니었다. 제국의 적들이 아카데미를노린 것 또한 아 니다.
단한명의 여학생이,단한번 내지른주먹,그게 이유였다.
“조교님?”
“어,어어!”
“어디 있습니까? 저 분이 부탁했다는 거.”
“여,여기. 얼른 가져 가라고 해. 그리고 얼른 나가라고 하고.”
조교의 말에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알겠다는 듯고개를끄덕였다.
그는 책상 위 에 놓여있던 푸르고 커다란 구슬을 챙 겨서는 카일에 게 내밀 었다.
“최대한비슷하게 구성했습니다. 떨어트려서 이 구슬이 깨지는순간붕괴 작용이 일어날 것이고 그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마법 학부에서 관리하는 관측실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 다. 안내 라도 해드릴 까요?”
!
“그래 주시 면 감사하죠. 자, 가죠. 형님 . 누님.”
카일의 뒤를 따라 쪼르르 사라지는 두 남녀, 리어와 레아.
선임 조교는 그런 두 남녀를 바라보며 아직도 소름이 돋아있는 팔을 문질 렀다.
그 사이 존 나센 삼남매 는 관측실 안으로 들어 갔다.
마나라는 게 잘못 다루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만들어진, 일종의 실험 실.
굉 장히 튼튼한 곳이기에 마나 폭발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정도다.
“자,확인해볼까요.”
그리 말한 카일이 슬쩍 힘을 주자 구슬에 쩍, 하고 금이 간다.
있는 힘껏 떨어트려도, 어떤 충격을 받아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지녔는 데.
그냥손에 힘 한번 주니 그대로균열이 가버린 것이었다.
“여러분! 얼른 관측실 바깥으로….”
라고 말하면서 출입구로 향한 남자는 ‘어?’ 하고 탄식을 흘렸다.
곧 거대 한 마나 폭발이 일 어 날 텐데 , 저 기 세 남녀 는 누구도 피 할 생 각이 없었던 것.
“뭐,뭐하시는겁니까! 당장대피를….”
“문 닫고 나가세요. 괜찮으니까.”
샤아아아!!—
구슬 사이로 새하얀 빛이 터져 나오자 남자는 급히 문을 닫았다.
그리 고 직 후 들리 는, 무지 막지 한 굉 음과 체 내 의 마나가 다 들썩 거 릴 정도 의충격.
‘크,큰일이다. 저 마나 폭발에 휘말렸으니 ….’
충격 이 가시 고 세 상이 잠잠해 지 자 남자는 급히 문을 열 었다.
제발 죽지 만 마라, 제발 목숨만 붙어 있어라, 라고 빌던 그의 눈앞에 들어 온풍경은.
“어떻습니까. 형님, 누님?”
“아버지가 크게 재채기하시는 줄 알았다.”
“어어! 저도요, 오라버니.”
“•••저만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군요.”
한가로이 만담을 나누고 있는 삼남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