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66화 >감당하지 못 한다면, 네가 약한 것이다!
표창장도 받았겠다, 더는 조심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카일은 생 각했다.
교육성 장관의 이름으로 감사 인사를 받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님을 안 다.
장관급 인사가 이리 나설 정도라면 분명 황실의 재가가 떨어진 것일 터.
즉 황제 가 뒤 에 있다는 뜻이니 제국에 빚을 달아둔 셈 이 되는 것이다.
‘이제 누가 시비 걸어도 더는 참을 필요는 없겠는데 … 음, 시비 걸 용자도 없겠구나.’
참으로 아쉽게 되 었다. 이런 때에 멋모르고 자신을 건드리는 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면 그 자리에서 바로 뼈와 살을 분리시켜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눈치 없는 놈이라고 해도 전부 사릴 것이다.
맨손으로 검 깨부수고, 책상 두 동강 내고, 기사들도 감당 못 하던 놈들 때 려 잡고.
거기에 장관이 직접 와서 표창까지 했는데 미쳤다고 건드릴까.
이 건 리토리오 대공가의 그 차남이 직 접 오는 수준이 아니 면 안 된 다.
아니, 아마 그가 돌아와도 상당한 부담감을 이 겨 내 야 할 것이 다.
리 토리오의 차남이 과연 복학을 할지는 미 지 수이 지 만.
“•••그래서, 둘은 뭔데요.”
물론 꺼릴 것이 없어진 카일이라고 해도 아주 조금은 편의를 봐주는 사람 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그리고사건의 중심이 되는 이들되 시겠다.
“너와한번 겨뤄보고 싶다.”
“강해지고 싶습니다.”
카일 앞에 나타난 이들은 다름 아닌 이안과 레토.
원래는 이 둘이 절대 같이 다닐 콤비가 아니다.
한데 오늘은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짜잔! 하고 나타난 것이 었다.
“이안.”
“듣고 있다.”
“저랑 겨뤄보고 싶다고요.”
“그래.
혹시 제삿밥 먹고 싶어서 그래요? 라는 말이 입에서 맴돈다.
이안은 강하다. 언젠가는 손에 꼽히는뛰어난 검사가될 것이다.
그리 될 수밖에 없는운명이다.그렇게 되어야하는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나 나중의 일이 다. 그것도 아주 나아아아아중의 일.
지금 시점에서 카일 자신에게 겨뤄보자고 하는 건 선을 넘은 짓이다.
용기 가 아니 라 만용이 다. 자존심 이 아니 라 오만함이 다.
분명히 실력 차를 느꼈을 텐데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
“격차가 난다는 건알고 있다.
“알면서도 이런다고요.”
“그래. 해서 부탁하는 거다.”
저게 부탁하는 사람의 자세 일 수도 있구나. 오늘 처음 알고 가네.
참으로 대단한 주인공 놈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레토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강해지고 싶다고요.”
고개를 끄덕 이는 레토. 그의 얼굴에는 비 장함까지 서려 있다.
아마 이번에 있었던 습격 사건으로 인해 뭔가 깨달은 바가 있는 모양이다.
자신이 아무리 충실한비서라고해도, 압도적인 힘 앞에서 엘가를보호할 수는 없다고.
해서 이렇게 강해지고 싶다는, 굉장히 뜬금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이거, 아무래도 내가무슨 목표 비스무리한 게 된 모양인데?’
그 예상대로, 현재 카일은 이안에게는 경쟁 대상, 레토에게는 지향점이 되 었다.
압도적 인 강자를 꿈꾸는 이 안으로서는 꼭 카일이 라는 벽을 넘고 싶고.
엘가를 마지막 순간까지 반드시 지켜내고자 하는 레토로서는 그 길을 묻 고싶은 법.
모두가 저마다의 목표를 위해 카일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누구 마음대로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지 ?’
카일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이가 없는 상황이 었다.
이안과 레토를 되도록 잘대해준건 어디까지나 본 주인공들에 대한 최소 한의 예우였다.
단지 그뿐이다. 그 이상은 없다. 애당초 본 내용을 모르니 뽑아 먹을 것도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여 자도 아니 다. 같은 남자다. 남자로서 남자를 좋아할 리 가 없다.
게 다가 카일 스스로 엑스트라이 니 조연이 니 만족할 생 각 따위 버 렸다.
삶이라는 연극의 주인공은 항상 자신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자리 양보 해서어쩌라고!
‘어 차피 양보할 것도 몰라. 그러 니 까 막 살아도 문제 없어.’
라고 생각을 마친 카일은 일단 이 안을 제 앞으로 불렀다.
그리고 한쪽 손을 슬그머 니 올린 다음 그에 게 내 보였다.
“이안. 저랑 겨뤄보고 싶다고요.”
“그렇다.”
“증명해 봐요.”
“무슨 증명?”
“당신이 나랑 겨룰 자격이 있는지.”
“그게 무슨….
“이 상태에서 제 팔을조금이라도 밑으로 내려 보세요.”
카일의 말에 이안의 표정이 순간 무섭게 변한다.
자신 또한 나름 실력이 있는 검사인데, 몬스터도 가뿐히 상대하는 실력자 인데.
무슨 애 보고 어른 팔을 내려 보라는 듯 요구를 하고 있지 않은가.
분노할 만하다.자존심이 상할 만하다.실력이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카일은 바로 그 부분을 노리고서 굳이 이 런 조건을 내건 것이 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벌써부터 저런 자존심, 아니 오만함이 라니.
독이다. 절대 지녀서는 안될 극독이다. 강자는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저딴 자세는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해서, 특별히 저 남자 1호의 자존심을 아주 박살내기로, 마음먹은 카일이 었다.
“내려 보라고요. 그러면 군말 없이 해달라는 대로 해줄 테니까.”
도발에 마침내 이안도 입술을 깨물고 힘껏 카일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 내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끄으으읏!!”
온몸의 힘을 다쏟아 부어 거의 매달리다시피 하는 이안이다.
반대로 카일은 제자리에 선 자세로 팔만 살짝 뻗어서 위로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안은 조금도 카일의 팔을 내리지 못 했다.
꿈쩍도하지 않는다.조금의 떨림도 없다.오히려 이안쪽이 더 버거운눈 치다.
“여기까지.”
무슨 파리 쫓듯 카일이 한 번 크게 팔을 휘두른다.
그러자 거기에 매달려있던 이안이 부웅,뜨는가싶더니 바닥에 처박혔다.
“큭.
“봤죠. 이 간단한증명조차 못 하는 당신을.”
“한번만! 한번만 더해보겠다!”
“오늘은끝이에요.하루에 딱한번씩, 그게 조건입니다.”
“하지만….”
“저랑 겨루고 싶은 게 더 강해지려는 목적 아닌가요? 그런데 지금수준이 면, 겨뤄도 강해질 수 있는 길을 찾기는커녕 1초 만에 나가떨어질 텐데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신랄한 비난을 가하는 카일이다.
당연하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아주 조금 강하다고 해서 자존심을 찾는 놈 따위.
지금 이안은 은연중에 자꾸 상대를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해도 이건 선을 넘은 것이다. 그래서 밟아주는 것이 다.
‘진정한 강자는 남을 깔보지 않는다고.’
존 나센은 약자를 경멸한다. 그러나 그 부분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 이 있다.
존 나센은 ‘노력하지 않는’ 약자를 경멸한다. ‘강한 척을 하는’ 약자를 증오한다.
반대로 약하다고 해도, 강해지고자 노력하는 약자는 조용히 바라본다.
진정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강해지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이 다.
운동도 똑같다. 내가 근육 빠방하다고 해서 남을 우습게 여기지 않는다.
비록 살만 찐 이라고 해도, 몸을 가꾸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면 속으로 비웃는게 아닌.
그의지와 결심에 찬사를보내며 조용히 속으로응원하는 것이다.
“•••내일다시도전하지.”
“내 일은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져 있기를 바라죠.”
다행인 점은, 이 안이 몸을 가꾸는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스스로 검로를 닦고 개척한 놈이다. 즉 나름 천재라는 뜻이다.
주인공이니 당연하다. 그리고 주인공이니 성장치도 분명 뛰어날 것이다.
아마 한 달 내로 어떤 변화가 있지 않을까, 카일은 예상했다.
“자, 다음.”
이안을 격침시킨 후 카일은 레토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강해지고 싶다고 했죠?”
“혹시저도 이안님과 같은….”
“미 안한데, 레토. 당신은 그것도 힘들어요. 꿈 깨요.”
꿈도 꾸지 말기를 바란다. 그나마 이안이니 이런 힘든 시련을 준 것이다.
그에 비해 레토는… 1년을 이 악물고 단련해야 겨우 지금의 이안수준이 될거다.
하물며 카일의 팔을 힘으로 내리는 것? 못 해도 톞년은 노력해야 한다.
“걱정은하지 마요.금방끝날테니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대면 충분하다.
과연 강해지고 싶다는, 그런 말을 운운할 자격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퍼억!—
혹시나 터질까, 그러면 저걸 누가 치우나, 그런 걱정이 심하게 들어서.
카일은 최대한 약하게, 거의 모든 힘을 빼고서 주먹을 휘둘렀다.
이 정도면 솔직히 때린 것도 아니다. 그냥 주먹 악수 해준 정도다.
존 나센 식으로 표현하자면,그래. 원판 다 떼고 봉만 들어 올리는 것이다.
“커 헉?!”
물론 보통 사람은 그 봉도 은근히 무게 가 나간다고 할 것이 다.
지 금 레 토가 딱 그러했다. 심 지 어 그 봉으로 맞은 것과 다름이 없다.
“끄으윽….
진짜 살살 쳤는데,그냥 무너지면 어쩌니. 이 화상아.
카일은 레토의 면전에 대고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이런 수준인데 엘가를 지키는 게 가능하겠는가? 짐만 안되면 다행이다.
“일어나요, 레토.”
“걷어차기 전에 일어나.”
순간 짜증이 나서 저도 모르게 반말이 나갔다.
그 섬뜩한 분위 기에 레토는 순간 고통도 잊고 급히 몸을 일으켰다.
“모든 단련의 시작은 인내입니다. 이 정도 고통도못 이길 거면, 시작도 하지 마요.”
“그,그런….”
“안 그래도 실망한 사람, 더 실망하게 만들지 말고.”
지금쯤이면 ‘아차.’ 싶었을 지도 모른다.
카일이 여태 보여준 것들이 대부분 사람 좋은 모습이라, 부탁을 들어줄 거 라여겼을지도.
하지만카일은존나센이다.카일존나센,그게 이 남자의 정체이다.
다른 건 몰라도 ‘강해지고 싶다.’ 이 문제는 생존 그 이상으로 중요한 주제 다.
“걱정 마요, 레토. 내가 강하게 만들어 줄 테니.”
올 때는 마음대로였어도 갈 때는 아닌 것.
이게 바로존나센에게 ‘단련’을부탁한자들이 맞이할운명이었다.
감당하기에 너무 버겁다면, 그건 네가 약한 것이다.
그러니까 강해져라. 어차피 감당해야 할 것이니까.
오늘도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카일은 주먹을 들었다.
“자, 잠시嘗! 카일님? 하, 하루에 한 번….”
“그건 이 안이고요. 레토, 당신은 다르죠.”
그렇다. 원래 각각의 사람마다 다 PT 가 다른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