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65화 >감당하지 못 한다면, 네가 약한 것이다!
아카데미에 가해졌던 습격은 며칠이 되지 않아 잊혀졌다.
학생들 중 사망자는커녕 부상자도 없고 건물들도 멀쩡하다.
물론 외곽이 약간의 피해를 보았으나 천문학적인 피해는 결코 아니다.
부상을 입은 기사 및 병사들도 교단의 지원 아래 전부 복귀했다.
차라리 예전에 있었던 아카데미 반파 사건이 물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이 번에 발생한 습격 사건보다 훨 씬 더 충격적 이 라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왕국의 준비가 미흡하기도 했고, 그만큼 존 나센이 강하기도 했다
느뜨 1— 聶、•
또한황실이 이번 사건이 입에 오랫동안 오르는 걸 반기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敢황녀 율리카가 나서서 침입자들을 제압한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 는게 그증거.
궁내성 이 하루만 움직 이고 침묵한 것 또한 그 일환이 라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이번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두 학생 이 최 고의 화젯거 리 가 되 었 다.
둘 모두 신입생 , 심 지 어 두 사람 다 달갑지 않은 시 선을 받고 있던 이들이 었 다.
한명은세 학생을 마법이 아닌 ‘주술’ 로서 지켜낸 평민, 티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몇 분 만에 침입자들을 제압한 존 나센 남작가의 카 일.
학생들은 모였다하면 그 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 조미료를 아주 왕창 넣어버린 것은, 역시나온갖 신문 기사들.
기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자극적인 내용과제목을 퍼부으니 더 큰관심이 쏠렸다.
- 마법의 세상에서 주술을 외치다! 아카데미 신입생의패기 있는 외침!-
- 리토리오 대공가의 영애를 구해낸, 그 정체는 사술이라 불리던 주술! -
- 아카데미의 반파범에서 이제는 아카데미의 구원자로! 존 나센 남작가!
얛
- 카일 존 나센은누구? ‘꼭 이겨야한다.’ 敢황녀 저하께서 직접 언급…. -
콰직-.
보던 신문을 구겨버린 카일은 한숨을 내뱉었다.
‘기자 놈들 진짜….’
제목만 봐도 누구든 신문 한 부 사서 안 보고는 못 배 길 정도.
여기 세계관에 설마 이런 놈들이 존재할 줄은 또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는 짓만 보면 판타지가 아니라 현대물에나 어울릴 법한 사람들이다.
대 체 이 런 놈들이 어 디 서 불쑥 튀 어 나온 것인가, 싶다가도 생 각해보니 고 개를끄덕이게 된다.
이곳은 정통 판타지 물이 아니 다, 이상한 부분에 서 현대물이 든 로맨스 판타지다.
이러니 갑자기 신문이니 기자들이니 갑툭튀해서 이런 사달을 만들어낸다 고해도.
세계관 상으로 아무 문제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빌어먹을.
“축하해요.”
가만히 앉아 차를 마시던 엘가가슬그머니 입을 연다.
“갑자기 무슨 축하 인사랍니까?”
“그러면 축하할 일이 아닌가요? 여태 존 나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던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긍정적인 인식을 지니게 되 었는데요.”
이게 과연 긍정적인 인식 인지, 아니면 그냥 잠깐 떠올랐다 사라질 화젯 거리인지.
카일은 아무리 생 각해도 잘 모르겠다는 쪽이 었다.
원래 좋은 일은 백 번 해도 잊히고, 나쁜 일은 한 번 해도 쭉 가지 않는가.
딱히 이번 활약에 대해서 카일은 이렇다 할 생각이 없었다.
아카데미를 구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주인공 일행을 구하려고 한 것도 아 니다.
그냥 이 미친놈들이 도대체 몸에 무슨 짓을 했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서.
단순히 그 목적만을 달성하려고 움직인 게 사실이니까 말이다.
것보다, 리토리오 대공가도 이번 일로 심기가 매우 불편할 텐데.’
외교성 장관이 리토리오 출신일 정도로, 리토리오는 외교와 정치를 주로 삼고 있다.
물론 군사나 재 력 부분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 다. 다만 거 기 에 특화되 어 있 다는 것이지.
그런 상황에서 서쪽의 왕국 연합이 겉으로는 외교에 응하는 척하며 뒤로 는 비수를 준비했다.
제국 입장에서, 그리고 리토리오 입장에서는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셈.
외교성의 잘못이 아예 없다고할수는 없다.눈치를 아예 못 챘으니까.
해서 외교성에 황제의 불편함을 담은 주의 가 떨어지자 리토리오도 뒤따 라 안색이 어두워졌다.
균형이 이루어지던 세 공작가사이에 균열이 발생할수도 있게 되었으니.
호록—.
하지만그 리토리오의 공녀인 엘가는, 딱히 불편한 기색이 아니었다.
그보다는오히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은듯한분위기를 내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느냐.’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고마워요, 카일.”
갑자기 날아드는 엘가의 감사 인사에, 카일은 예? 하고 반문했다.
“당신 덕분에 아카데 미에 큰 피해가 없었잖아요. 만약 피해가 컸다면 단순 히 외교성 이 주의 만 듣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리토리오의 위 신도 크게 떨어졌을 테고요.”
« ” …-
“내 위치를 보다 공고히 해준 것, 그리고 리토리오의 체면을 세울 수 있게 해준 것. 어째 당신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 늘어나네요. 갚아야 할 빚도 늘 어나고.”
자신이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고 있다.
자그마치 대공가의 공녀가하는말인데,왜 이리 기쁘지가 않은지.
오히려 그 빚을 어찌 갚으려는 것인지, 그 부분이 걱정이 될 지경이 었다.
‘제발, 부디 정상적인 방법으로 갚아주기를 바랍니다.공녀님.’
오늘도 애써 조그마한소원을 빌어보는 카일이었다.
‘보면 볼수록 진국이네요. 당신이라는 사람은.’
어째 그 소원들이 전부 부질없는 짓이 될 듯 했지만 말이다.
“슬슬 일어나죠. 강의 시간이네요.”
오늘이 드디 어 그 고통스럽 던 조별 과제를 발표하는 날이 다.
원래 며칠 전에 했어야 할 마무리인데 그 사고로 인해 강의들이 휴강되었 다.
덕분에 또 며칠을 조원들 붙잡고 재차 확인을 해야 했던 카일이 었다.
“오늘 발표는… 쇚조군요. 발표자 앞으로 나와 주세요.”
교수의 말에 카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단 위로 올라갔다.
학생들 사이에서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일었으나 카일은 그걸 애써 무시 했다.
왜 소란이 일고 있는지 모를 리 가 없었으니 까.
“그러면 지금부터 쇚조 발표를….”
카일이 강단에 올라 그동안 고생, 고생하여 마무리한 조별 과제를 발표할 때.
학생들은 발표 내용보다는 카일에게 더 집중하는 모양새를 띠었다.
최근 들어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 인 주인공이 강단에 올랐으니 당연한 수 순.
이 러니 마지 막 부분인 질문 시 간에서 발표와 상관없는 내용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질문 받겠습니다. 혹 물어보실 게 있으신 분은 손을 들어서… 네, 질문 해 주세요.”
“정말로 몇 분 만에 침 입자를 전부 정리한 건가요?!”
“저기, 발표 내용과 상관이 있는 주제로 질문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분.”
“기 사 분들이 랑 아는 사이 라서 그런데 , 침 입 자 전부가 사지 마비 가 되 었다 던데요.”
“그건 그놈들 잘못입니다. 저는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아니, 그 전에! 제 가 분명 발표 내용과 상관이 있는 질문을 좀 하라고 말했을 텐데요!”
“다른 거 하나도 없이, 그냥손 하나만 썼다는데 정말입니까?!”
« ” …-
아무리 제지를 해도 들어먹는 티 가 요만큼도 없는 학생들이 다.
오히려 너나할 것 없이 전부손을들고서 아카데미 습격 사건에 대해 묻고 있다.
그런 학생들을 어 떻 게 든 제 지해보려 고 했지 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해서 카일은 심히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교수를 돌아보았다.
강의 시간에 이런 쓸데 없는 질문이 나오는데,저 대신 제지 좀 해달라는 뜻 •
“크흠.”
도움 요청에 응답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여태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던 교수가 자리 에서 일어 섰다.
교수의 헛기침 소리에 학생들 역시 손을 내리고 일단교수눈치를 본다.
.
!
.
“자, 여러분. 진정들 하는 게 좋겠습니다. 카일 학생. 발표 내용은 정말 잘 들었습니다.”
역시 교수가 그래도 빠르게 장내를 정 리해주는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도와달라고 눈치를….
“해서 하는 말인데, 그 날 있었던 일들좀 더 말해주었으면 좋겠군요.”
« ” …-
이 십탱구리야. 당신이 그러고도 교수냐!!
널
지나고보니 알겠다.그때가봄이었음을.라는말이 있다.
카일은 그 말을 지금 순간 아주 절실히 통감하고 있는 중이 었다.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 교수와학생들 앞에서 그 날 이야기를하던 건 약과 였다.
지 금 이 순간. 수많은 학생 들과 교직원 앞에 서 표창장을 받고 있으니 까.
“•••하여 이번 일에 대해서 두 학생의 감동스러운 활약에 찬사를 보내는 바….”
설마했는데 정말로 이럴 줄은 몰랐다.
단순히 아카데미 학장이 나와서 ‘고생했습니다.’ 내지는 ‘고맙습니다.’ 하 고 끝일 줄 알았는데.
아예 교육성 장관이 직접 와서 얼굴을 마주 본 채로 표창장을 내어주고 있 다.
“정말고생 많았습니다.허허허.”
« ” • • •
마법통신구 너머로 보던 교육성 장관은, 매번 피곤에 찌든 모습이었다.
아니면 정신적 피로가극에 달해서 죽으려고 하기 직전이라던가.
하지만 오늘 직접 마주한 장관은 그때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얼굴에 웃음기가 만연한 것이 과연 동일 인물이 맞는가 싶다.
저 정도면 성과금을 한 500퍼센트는 받아야 나올 얼굴인데 말이지.
카일은그리 생각하며 티샤에 이어서 표창장을 전달받았다.
“카일 존 나센.”
악수를 하는 순간, 교육성 장관이 슬쩍 귓속말을 던진다.
“부디 이렇게만해주었으면 평생토록소원이 없겠습니다.”
그 말에 카일은 그냥하하! 웃으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눈앞의 교육성 장관은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쯤이면 자신이 보낸 편지가 고향에 닿았을 터.
가족들이 어찌 반응할지 확실히는 알수 없지만그래도 추측을 하자면….
‘높으신 분들이 기절초풍할 것 같은데 말이지.’
그렇게 학생들 앞에서 장관의 표창장을 받은 이후.
아카데미 안에서 이상한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장관까지 직접 을 정도면 엄청난 거 아니야?”
“그렇지, 그렇지. 역시 무서운 사람이야.눈도 마주쳐서는 안되겠어.”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주먹 한 번으로 침 입자들을 다제압했다는데 ?”
“설마주먹까지 썼겠어? 그존 나센인데?! 손가락하나겠지.”
“어 떤 기 사가 그랬는데, 카일 존 나센이 침 입 자들을 상대로 펜 하나 들고 가지고놀았대. 이렇게 펜으로푹! 하]니까세 명이 동시에 팍!”
“펜으로?! 어, 어떻게?!”
“그러니까….”
졸지에 존 나센에서 존윅이 되어버렸음을 카일이 깨달은 건, 며칠이 지난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