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이것이 본편…?
뺵호는 엄청난 속도로, 목표 지점을 향해 내달렸다.
처음 진입했을 때만해도 옆에는 쇚호와 12호가 같이 있었다.
그 혹독한 훈련과 힘 겨웠던 침투를 함께 해낸, 둘도 없는 동료들.
하지만 7호는 직후 마주한 전투 마법사에게 직격 당해 그대로 산화했다.
12호는 계속해서 추격하는 기사들을 상대하기로 하고 몸을 돌렸다.
‘미안하다. 형제들.’
이를 악문 채 뺵호는 달렸다. 뒤 는 돌아보지 않았다.
어쩌면, 이 모든 행위는 지극히 무모하고 또 무의 미한 짓일 지도 모른다.
오히려 제국의 분노만 자극하는최악의 행위가될 수도 있다.
선전포고도 없이, 심지어 비무장 상태의 이들을 목표로 하다니.
‘하지 만, 하지 만 어쩔 수 없다. 이 게 마지 막 길이야!’
이 런 것조차 없다면 연합은 머지 않아 스스로 무너 질 것이 다.
불길이 부족하다. 강렬하게 타오를 무언가 필요하다.
그것이 자신들의 목숨이든, 혹은 제국의 분노이든, 무엇이든 좋다.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고 손짓 한 번에 바스러질 바에.
차라리 악마가되어 욕을 먹는 한이 있어도, 싸우다가사라지리라.
‘다른 조원들은 어찌 되 었을까.’
이 거대한 아카데미에 투입된 인원은고작 열댓 명이 전부다.
그중 자신의 조만 해도 셋 중에 단 하나만이 목표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다른조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아카데미 안에 들어가는 이는 다섯이 채 안 될 터.
계획했던 것의 절반도 안되는 피해만주게 될 것이다.
일이 더 꼬인다면, 기껏해야불꽃이 한번 일다가꺼지는수준밖에 되지 않 을 거다.
그럼에도 자신들은 기꺼 이 그 불나방이 되는 것을 감수하기로 했다.
“우리를 건드린다면, 비록 우리는 종국에는 패할 것이나, 너희들도 엄청난 피를흘려야 할것임을. 제국 놈들에게 똑똑히 알려주어야 한다.”
뺵호는 힘껏 몸을 날려 아카데 미 정문 바로 코앞까지 다다랐다.
도중에 기사들이 달려들었으나 어렵지 않게 그들을 떨쳐냈다.
저들이 마나를 사용해도 딱히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단 10분, 그 짧은 시 간 밖에 활동할 수 없지 만 그 효과는 확실했다.
분명 수준이 꽤나높은 기사들임에도, 단번에 전부 떨어트렸으니까.
고국의 이름 난 기사들도 쉽 게 해내 지 못 하는 경지 라 할 수 있었다.
‘그래. 목숨을 그 대가로 치르는데 이 정도는 되어야지.’
저 문만 넘어서면 아카데미다. 저 안에, 가증스러운 제국귀족들이 있다.
비록 저들의 죄라곤 그 귀족들의 아들이자 딸이라는 것이 전부이지만.
그 죄 로 인해 왕국의 자제와 영애들 또한 참 많이도 죽어 갔다.
서로에 게 비극적 인 일이 긴 하나,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 기도 하다.
전쟁이란바로 이런 것. 억울한 자들이 죽고, 전쟁과상관없는 이들이 목숨 을 잃으니까!
“막아! 막으라고! !”
다시 한번 기사들이 4호의 앞을 가로막으나소용없는 짓이었다.
마나 폭주로 인해 이 미 달아오를 대 로 달아오른 후다.
지금의 자신을 막을 수 있는 실력자는 아카데미에는 없으리라, 그리 생각 하며.
타앗!-
힘껏 몸을 날린 4호가 막 문을 넘어서는 순간이 었다.
퍼억!-
“끄헤윽?”
화끈하면서도 둔탁한 무언가 목에서 느껴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땅바닥에 엎어졌다.
갑자기 무슨 일인가하면서도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는4호.
하지 만 아무리 몸을 일으키 려도 해도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사지의 모든 감각이 사라졌다, 눈을 깜빡이는 것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움 직임이다.
급히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고개도 가눌 수 없었다.
정신은 멀쩡한데 , 몸뚱이는 마치 갓 태 어난 아기의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이그 머흐….”
4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 얼굴로 정확하게 날아들던 발길질이 었다.
우직!-
널
침입자들의 수준은,확실히 제국 기사들보다위에 있었다.
힘이면 힘, 속도면 속도, 어느 부분에서도월등히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그 몸 상태를 보면 전혀 실력자라고 볼 수 없는 놈들이다.
‘이게 말이 되냐? 이딴몸으로 무슨 이런 힘이 나온다고!’
또 한 명의 침입자를 제압하며 카일은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리 높게 쳐줘도 제국 기사들과 비슷한수준밖에 낼 수 없는 몸뚱이다.
그 이상은 몸이 버티지 못 한다, 아무리 잘 쳐줘도 근육과 인대가 찢어질 수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침입자들은 그 수준을 내고 있다.
처음 붙잡았던 침 입 자가 대 답을 하지 않아서 확답이 라 할 수는 없겠지 만.
이미 카일은 놈들이 자신들의 몸에 무슨 수작질을 벌였음을 거의 확신하 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기세를, 이런 애송이들이 낼 수가 없지.’
그리 생 각하며 카일은 낚아챈 침 입자 하나를 살펴보았다.
끄으으윽!”
아까 전 처음으로 마주했던 침입자 놈과 똑같다.
비 정상적으로 강하고 빠른, 그러 나 그와 반대로 몸 상태는 최 악 그 자체.
흉흉한 기세를 내뿜고는 있으나 모자라다. 아주 한참 모자라다.
부모님 이나 형, 누나처 럼. 아니, 하다못해 제 국 10강이 라는 율리 카나 프리 실라처럼.
스스로 제 기운을 갈무리하고 제 어하며 컨트롤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 데.
그걸 전혀 하지 못하니 몸이 시시각각그 힘에 갉아 먹히고 있지 않은가.
“크윽, 큭! 기대하지! 큭! 마라!”
갑자기 저 혼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카일은 두 눈을 껌뻑이며 이 남자의 헛소리를 조금 더 들어보기로 했다.
“내게서 무엇을 물어보려고 하든!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을 테니까!”
“•••아하.”
놈의 말에서 비로소 이해를하게 된 카일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남자는 카일이 자신에게 ‘누구냐.’ 내지는 ‘어디서 보낸 거냐.’ 또는 ‘무엇이 목적이냐.’뭐 이런 식의 질문을 할 것이라고 여긴 모양이 다.
침입자가 이상한게 아니다.오히려 충분히 물어볼만한질문이다.
아마 기사들이 이 남자를 붙잡았다면 그 질문들을 계속해서 퍼부었을 것 이다.
하지만,그를붙잡고 있는 이는기사들이 아닌 존나센의 카일이었다.
“네 가 어디서 왔는지, 뭐가 목적인지, 내 알 바 아니고.”
물어서 답이나 해주겠는가? 그런 걸 물어보는 쪽이 병신이 다.
그리고 어차피 머리가 있다면 대충 생각만 해봐도 답이 나온다.
이것들이 어디서 온 놈들이고,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전부 다.
“뭐 굉장히 센 거 맞았나봐. 아니면 먹었다던가.”
“그으…?”
“그런데 몸이 버티는걸로좀해야지.몸이 다망가지면 무슨소용이야.”
“크흐흐! 걱정마라! 어차피 ….”
“뭐. 이대로 잠시 후면 펑! 하고 폭발하니 걱정할 거 없다고?”
카일의 말에 남자의 얼굴이 순간 사색으로 변한다.
자신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을 썼다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여 겼다.
그런데 그 다음으로 숨기고 있는, 비장의 한 수이자 날카로운 비수까지 알고 있다니?
‘뻔하지. 소설에서 이런 상황이 뭐 한두 번인가.’
사실 카일 입장에 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었다.
몸 상태 가 이 런 놈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고르는 방법은 자살, 아니면 자폭 이다.
여 기 소설을 봐도, 저 기 소설을 봐도, 죄 다 똑같은 결말이니 예상하는 거 야 쉽다.
이 정도는 본편 내용을 몰라도 소설 좀 봤다 하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무슨 테러범마냥폭탄들고 기폭 장치 누르는 건 아니다.
딱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이 인간의 몸 자체가 하나의 폭탄이 되 었음을.
무슨 수를 썼는지 잘 모르겠지 만 이 요동치는 마나가 그 원천일 것이다.
그 반응으로 인해 모든 게 붕괴되 며 폭발하는 거 라고, 카일은 생 각했다.
허면 그냥 두 눈 뜨고 이놈들이 제 몸뚱이로 불꽃놀이 하는 걸 봐야만 하 나?
여기서 카일은 또 생각했다. 영화 보면 폭탄 선 잘라서 멈추는 것처럼.
이 살아있는폭탄도 어떻게 잘끊어주면 터지지 않고조용히 있지 않을까.
“조금 따끔할 거야.”
끅?!”
우득-.
가볍게 목을 붙잡고서 안에 있던 모든 마나 회로를 끊어버린다.
어렵지 않다. 혈관을 타고흐르는 피의 흐름과, 그통로의 고동 말고도.
그 너머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힘의 흐름이 손을 타고 분명히 전해지니까.
존 나센 사람들은 그 기운과 힘을 읽고 제 어하는 것에 누구보다 익숙하다.
비 록 카일은 스스로를 반푼이 라고 여 기 지 만, 그래도 존 나센의 사람이 다.
이 정도 일을 하는 것쯤이 야 운동하는 것보다 열 배는 더 쉽다.
“끄허, 커어….”
어, 이거 너무 세게 눌렀나싶다. 어째 신경까지 끊어버린 거 같은데.
목 위로만 겨우 겨누는 남자를 바라보며 카일은 혀를 찼다.
이런 건 누나가참 잘했는데. 가끔 가다가 한 번 당하면 애교를부려야풀 어주곤 했지.
라고 생각한 카일은 역시 단련이 부족하다고 자기비판을 시작했다.
‘이걸로 여섯명.’
그 짧은 시간에 침입한이들중절반에 가까운숫자를 제압한 카일이었다.
심지어 죽이지도 않고, 깔끔하게 무력화까지 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나머지는….
“카일. 나 자그마치 넷이나 붙잡았는데. 어때? 이 정도면 네게 어울리는 강한여자아닌가?”
뒤쪽에서 곤죽이 된 남녀 둘을 질질 끌면서, 율리카가 자신만만한 목소리 로말했다.
아직도 그 결혼에 미련을 버리지 못 한 것인지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조별 과제 때문에 머리가 다 지끈거리던 카일에게 고통을 주던 그녀였지만.
또이렇게 덕분에 일손 하나를 덜게 되었으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었다.
“네 명이라고하셨나요,율리카황녀님.”
“응.대단하지 않아?”
“저는 여섯인데요?”
“•••뭐?”
“저는 여섯 명 잡았다고요. 제가 황녀님보다 두 명이나 더 많이 잡았네요 ?”
순간율리카의 표정에 분하다는 감정과, 경쟁심이 동시에 솟구친다.
그러더니 바로 용의 자들을 내팽겨 치고 급히 몸을 돌려서 어딘가로 사라 졌다.
아마도 남은 침 입 자들을 전부 잡아 족칠 생각인 듯 했다.
« ”
…-
잠시 그 자리에 서있던 카일도 침입자들을 기사들에게 넘겨준후 몸을 날 렸다.
이 러 다가 저 여 자가 여섯으로 동수를 이룬다거 나, 정 말로 만에 하나 여섯 을 넘는다면.
분명히 그걸 핑계로 다시 한 번 결혼에 대한 압박을 가하지 않겠는가!
그건 절대 싫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 해서 막속도를 올리려는데.
콰앙!!-
저 앞에서 갑작스레 커다란폭발음이 들려왔다.
하필이면, 티샤와 이안, 엘가와 레토가 있던 그 카페 근처에서 일은 것이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