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43화 > 참으로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야!
“그래서 안마는?”
해준다.해준다고, 망할자식아.진짜, 저딴게 남주? 염병하네.
이안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놈인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카일은 대충 어디에 앉으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어쩔까. 다른 인간들처럼 적당하게 해줄까?’
일단은 그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아무리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나름 검술이 대단하다는 이 안이지만.
몸뚱이까지 사기는 아니다. 나아아중에는 그럴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하지만 남자로서의 자존심이 걸리니 망설여진다.
괜히 적당하게 했다가 ‘이게 뭐 가 아프다고 그러지 ?’ 라는 말 나온다고 상 상하니….
‘벌써부터 기분주옥같네.’
상대는 이안이다. 가만히 입 다물고 있을 인간이 절대 아니다.
분명히 ‘이딴게 안마?’하고속뒤집는 소리를할 것이다.
사람 죽을까봐 봐준 건데 , 그걸 모르고 그딴 소리를 한다?
진짜 상상만 해도 가슴이 살심으로 웅장해질 것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카일은 마침내 결심을 내렸다.
조금씩 강도를올린다. 이안의 입에서 ‘그만’ 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이안도 결국 사람이니 고통 앞에서는굴복할수밖에 없을거다.
다른 인간들보다야 배는 더 참겠지 만, 그것도 한계 가 있는 법 이 다.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살살할 테니까….”
“그럴 필요 없어. 처음부터 제대로 해라.”
네네. 그런데 그러다가 진짜 뒈지는 수가 있어요, 손님.
네 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 상이 라니 까?
혹시 이 새끼 내 가 맨손으로 검 깨부순 거 모르나?
그걸 알면서도 진짜 힘으로 주무르라는 개소리는 못 할 텐데 ?
“이안.”
“뭐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나는 아무책임 없는 겁니다.”
“ ?”
“아무 책임 없으니 당신 혼자 감당하라고요.”
안마 한 번 하면서 이 런 대화가 나오는 게 웃기 기도 하겠지 만.
안마를 하는 인간이 ‘존 나센’ 이라면 이 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신체 포기 및 양도 각서라도 써야 할지도 모른다.
“ 알겠다.
본인 허락도 떨 어졌겠다, 카일은 이 안의 어깨를 붙잡았다.
여태까지의 귀족 학생들과는 확실히 다른 어깨다.
이 새끼, 운동 좀 했네. 이 정도면 중량도 좀 치겠는걸?
이안의 표정은 일말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게 다인가? 라는 질문이 서린 얼굴빛이다.
‘나도 모르겠다.’
세게 하는 것보다 약하게 하는 게 더 어렵다.
혹시나 다른 학생들 어깨 뽑지는 않을까조심, 또조심했다.
그런 본인의 수고와 노력은 모르고 무조건 세 게 해 달라는 미 친놈이 라니.
짜증이 치솟은 카일은 슬슬 손에 힘을 더했다.
“?”
순간 이안의 표정에 당황의 빛이 서렸다가사라졌다.
방금 전까지 그럭저럭 참을 만 했는데,뭔가 이상했다.
‘ 강하다.’
그리고 미친 듯이 아프다. 이안은그렇게 생각했다.
“어때요. 더해줘요?”
이때 그의 귓가로 카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약간의 귀찮음과짜증이 서린 게 확연히 느껴진다.
거기에 또 지기 싫었던 이안은 마음에도 없는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이게 다인가. 약하군.”
뽀각!—
직후, 이안의 어깨에서 뭔가부러지는 소리가들렸다.
*
“괜찮아요. 카일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무죄도 없어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서도 계속 자신을 따라오며 괜찮다고 계속 말해주는 티 샤.
조금 전 있었던 일에 대해서 걱정이나죄책감이라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까.
그걸 걱정해서 이렇게 계속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모양인데.
‘죄 책 감은 무슨. 상쾌하기 만 하구만.’
오히려 아카데미의 평화에 이바지하여 뿌듯하기만하다.
이것으로 이안, 그 어그로 깎는 장인에게 쥐 어터지는 이들은 한동안 없을 테니.
양쪽 어깨 모두에 금이 갔다고 했던가.
솔직히 어 깨뼈 가 산산조각 났을 줄 알았는데, 주인공이 라고 행운이 라도 깃든 모양.
그래도 아마 한동안은 검을 휘 두르는 것은 고사하고, 포크를 드는 것조차 힘들거다.
당연히 누군가 시비를 걸어도 눈만 부라리는 게 전부일 터.
“걱정하지 마요, 티샤.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아까말했잖아요?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건 이안 책임이 될 거라고. 자존심까지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아 마 잘 둘러대 겠죠. 예로 들어서 뭐, 계단에서 굴러서 양쪽 어깨를 다 다쳤다 고하던가.”
어떻게 계단에서 굴러야 다른 곳은 멀쩡하고 어깨만 금이 가는지 의문이 겠지만.
그 부분은 이안이 처신할 일이지 카일 본인이 걱정할 일은 전혀 아니다.
“정말 괜찮은거죠?”
“제 걱정을 왜 해요.오히려 걱정을 할 거면 이안 걱정을하는 게 맞지 않나 요?”
“그 인간 걱정을 왜 해요 계속 해달라고 하다가그리 된 건데!”
참으로 재 미 있는 상황이 라고, 카일은 생 각했다.
안마하다가 사람 어깨에 금이 가게 만든 이는 걱정을 받고.
앞으로 한동안은 두 팔 모두 봉인 된 놈은 꼴 좋다는 소리 나 듣고.
이래서 사람이 평소 이미지 관리니 민심 관리니 해야하는 거다.
카일은 계속해서 걱정하는 티샤를 안심시킨 후 그녀를 도서관으로 보냈 다.
같이 점심 식사도 했겠다, 이제 그녀도 본인 할 일 하는 게 맞다.
그녀의 주술 능력이 더욱 성장하고 종국에는 마법사들조차 인정하게 된 다면.
본인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보는 일이 없었다.
이제 본인도 오후 강의 전까지 간단하게 운동이나좀 할까하는데 ….
‘•••그런데, 이건 또 뭘까.’
굉장히 거슬린다. 거슬려서 아주 미쳐버릴 것 같다.
본인 딴에는 티를 내지 않고 따라붙는다고 한 것 같은데, 티가 나도 너무 난다.
일단 엘 가는 아니 다, 레토도 아니 다.
이 안은 무조건 아니 다. 그 자식은 미행과 거리 가 1억 광년은 떨 어졌으니.
티샤는 도서관으로 갔으니 다음 강의 때까지는 나오지 않을 테고.
도대체 누가 이리 형편없는 미행 능력을 자랑하는 건지 감도 안 잡힌다.
결국 참다 못 한 카일은 걸음을 멈추고 뒤 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를 따라오던 누군가도 다급히 몸을 숨긴다.
“저 기요. 그만 나오시죠? 슬슬 짜증나는데.”
« ” …-
“다 들켰으니 까 좀 나오라고요.”
대체 누구일까. 일단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는 아카데미 쪽 사람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아카데미 학생의 어깨를 사맛디 아니하게 해주었다.
학장실로 끌려가지는 않아도 구두 경고 정도는 받을 만 하다.
“저기….
그런데, 저 뒤에서 빼꼼하고고개를 내민 이는.
“…넬?”
아까 전 이안 곁에 있던, 그를 모신다느니 기사가되어야 한다느니 하던.
도대체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넬이라는 신입생이었다.
“뭐에요. 당신이 왜 저를 따라옵니까?”
“아,그게!”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는 게 뭔가를 깊이 갈등하는 기색이다.
그러다가 결심한 것인지 넬이 갑자기 카일 앞으로 뛰 어온다.
“부탁드립니다!”
“•••에?”
“저도! 저도 강해지고 싶습니다! 해서 저를 이끌어 주셨으면 합니다!”
“갑자기요?”
“네!”
“그 모시 겠다는 이 안은 어쩌 고….”
카일의 말에 넬이 그를 빤히 쳐다본다.
그 눈빛에서 바로 눈치를 챈 카일은 그대로 탄식을 흘렸다.
“아 아아.”
그 이 안 아무 것도 못 하게 어깨를 박살낸 사람이 바로 본인이 었다.
이러니 이 넬이라는 학생이 자신에게로 와서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리라.
“걱정하지 마세요! 이안님은 검술을 가르쳐 주십니다! 하지만 검술만으로 는 안 된다고 들었어요! 몸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검에게 휘둘릴 뿐이라고!”
“아…. 그런 말이 있긴… 하죠? 아마?”
“카일님을 보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스승이 꼭 하나여야만 할 이유는 없 다는 거! 검술은 이안님께 배우고! 신체 단련은 카일님께 배우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이 러다가 무릎이 라도 꿇고 ‘스승님 께 절 올립니 다!’ 라고 외 칠 기 세 다.
왜 이놈의 세계관에는 하나 같이 정상인이 없는 걸까. 라고 중얼거리면서 도.
카일은 너무나착실하게, 제 앞에 선 넬의 몸을 살펴보고 있었다.
‘남자치고 너무 여리여리한데 ? 그렇다고 아예 운동을 안 한건 또 아닌 것 같고.’
존 나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제는 대충 봐도 수준을 파악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스쿼트는 몇, 벤치는 몇,뭐 이런 건 기본이고종합적인 전투력 파악까지 전 부다 말이다.
그런 기준에서 봤을 때 넬은 일단 기본은 잡혀있다고 할수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본’ 이다. 썩 만족스럽다곤 못 한다.
“기사가 되고 싶다고 했었죠, 넬?”
“그렇습니다!”
“그러면 번지수 틀렸어요. 저는 검을 다룰 줄 몰라요.”
“예 ? 아! 괜찮습니 다! 검술은 이 안님 에게 ….”
“바로그게 문제에요. 검술을 이안이 가르쳐준다고했죠? 그러면 그 이안 에게 배우면서 자연스레 자세도 같이 배울 테고, 그러면서 단련해야할곳도 정해질 거예요.그런데 저는 검술에 필요한육체적 단련을 모르니 문제에요. 이상한 걸 알려줄 수도 있고.”
물론 자세히 보면 카일의 말은설득력이 없는, 말그대로핑계에 불과했다
•
전체적인 육체 능력을 상승시키면 당연히 검을 익히는 데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상체 운동하겠다고 하체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느냐? 아니다. 다 전체 적으로 해야한다.
밸런스를 맞추면서 차근차근 쌓아야 진짜 본인의 것이 되는 법이니까.
허면 왜 카일이 이런 말도 안되는 이유를붙이면서 회피하느냐?
‘귀찮아. 이미 티샤에, 성녀에, 원하지도 않던 PT 노릇 아주 제대로 하는 중이라고.’
본인 운동할 시 간도 빠듯한데 남 챙 길 시 간은 어디 있겠는가.
그나마 티샤는 티샤대로, 성녀는 성녀대로 중요한 인물들이라 챙기는 거 다.
그에 반해서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이 학생은 전혀 관계가 없다.
심지어 이 넬이라는 사람은 안면도 없고, 하필 시작을 ‘이 안님 모시는 사람 !’으로 했다.
얼마나 사람 보는 눈이 없으면 이 안더 러 뭘 가르쳐 달라고 할까.
카일 입장에서는 당연히 멀리 하고 싶은 목록에 들어갈 만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어버리는 넬의 하단 공격은, 매우 강력했다.
덕분에 사방에서 어그로를 아주 제대로 끌어버렸다.
“뭐야, 무슨일이야?”
“저거 카일 존 나센 아니야?”
“맞네 .누가 또 잘못걸 린 모양이 지 ?”
“불쌍해라. 또 누구 하나보내버릴 심산인가봐.”
누가 어그로 깎는 장인, 이 안을 모시 겠다는 인간 아니 랄까.
아주 제대로 관심을 끄는 데에 성공하고야 만 넬이었다.
덕분에 난처한건, 아니 억울한건 카일이었다.
‘뭐가 잘못 걸려, 뭐가! 그리고누굴 보내! 내가 언제 누구를 보냈다고!’
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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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들고 결투 운운하며 설치던 놈도 다시 아카데미 잘만 다니고 있다.
물리 치료 당한 선배들도 며칠 지나니 오히려 더 상쾌해진 것 같다며 어깨 를 풀고 있다.
헌데 도대체 누구를보내버렸다는 건지! 이건 정말 억울한….
‘아,나방금전에 이안보내버리고오는길이구나.’
침음을흘린 카일은 일단넬부터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넬의 귓가에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한 마디를 던졌다.
“맨입으로?”
“•••예?”
“정당한대가를지불해야뭘 가르쳐주든 말든 하지 않을까요?”
참고로 전문 트레이너의 PT 비용은존나세다고?
카일의 말에 넬은 ‘어어?’ 하고 당황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