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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39화 (39/318)

熲 39화 > 참으로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야!

“이것 봐요, 카일. 기존의 주술에 더 강한힘을 덧씌울수 있는방법이에요! ”

“그러네요. 좋은건가요?”

“엄청난 거죠! 주술에 또 다른 주술을 덧씌우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라 고요!”

“아아.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 축하해요, 티샤.”

“다 카일 덕분이에요! 도대체 이런 책을 어떻게 찾은 거예요?!”

기 연 위 치 기 억하는 거 야 필수 소양이 니 까. 회 빙환에는 항상 대비해 야지.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카일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혹시나 티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게 없나 찾아보다가 발견했다고.

솔직히 운이 좋아서, 라는 이유로는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다.

주술에 일가견이 있는 티샤에게도 간절했던 내용들이다.

허면 이 책이 꽤나중요하다는 건데, 아카데미의 어느 누구도몰랐다.

초월적인 존재 가 안배 해둔 기연. 그리 보는 게 맞을 지경.

‘솔직히 티샤가 정색하면서 그게 말이 되냐고물어보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티샤는 책을 살펴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조금 전까지 완전히 풀이 죽어서는 축 쳐진 모습이 었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학구열에 두 눈이, 아니 온몸이 불타는 수준이었 다.

“티 샤.”

“다음의 재료를 준비하여 진을….”

“티샤!”

조금 목소리 를 높이 자 그제 야 티 샤가 고개 를 든다.

두 눈 가득 ‘왜요? 왜 불렀어요? 용건 없으면 책 마저 봐도 돼요?’ 라는 물음이 가득하다.

“어차피 여기는 아무도 모르고 또 아무도 안와요. 그러니까 진정 좀 하고.

“하지만….”

“전 이제 슬슬 나가보려고 하는데 계속 여기 있을 거예요? 저 혼자 보내고?”

그러자 티샤도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그건 아니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책은 여기 두고 일단 나가요. 벌써 한시간이나 여기 있었다고요.”

“•••네? 자, 잠깐만요. 한 시간이요? 시, 십 분이 아니라요?!”

.

“한시간 맞아요. 덕분에 전 지루하다못해 졸기까지 했고요.”

거짓말이 다. 실은 티샤가 책을 읽는 동안 그 옆에 앉아서 스쿼트랑 팔굽혀 펴기를 했다.

그걸로도 딱히 한 것 같지 가 않아서 덤벨 대신으로 두꺼운 책 들고 팔 근 력 운동까지 섭렵했다.

언제 어 디 서든 근손실을 만회 해 야 한다. 도서관 한 구석 이 라고 해도 예외 는 없다.

물론 그 사실을 책 읽는다고 푹 빠져서 알 리가 없는 티샤는 완전히 당황했 지만 말이다.

“미, 미안해요! 카일! 지, 진작 말해주지 그랬어요! 제가 한 번 책에 빠지면 몇 시간이고 밥도 안 먹고, 정신도 못 차리고 읽고만 있는데!”

“방해를 할 수가 없었어요. 너무 즐거워보여서.”

“아….”

티 샤의 얼굴이 순간 붉게 물들었으나, 카일은 미처 그걸 보지 못 했다.

그녀에게서 받은 책을 제자리에 꽂아둔다고 몸을 돌렸던 게 그 이유였다.

“여기 위치 잘기억해둬요.다음번에는혼자와야할테니까.”

“저, 카일. 이거 카일 쪽 형 분이나누나분이 힘들게 알아낸 거고… 카일도 시간을 투자했을 것 같은데. 남한테 이렇게 막 알려줘도 되는 건가요?”

“남이 아니잖아요. 변경백에서부터 같이 추천장 받고, 같이 온 사이인데. 친구 좋은 게 뭐 겠어요. 이 정도도 못 해줄까 그래요?”

“그건 아닌데….”

“물건은 필요한 사람에게 가는 게 맞아요. 주술 관련된 건 티샤한테 가는 게 맞고.”

그러니까 부담 가지 지 말라고.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카일은 그리 말하며 먼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 카일.”

도서관을 나서면서, 티샤는 생 각했다.

분명 카일 성격에 볼일은끝났으니 헤어지자고 할 텐데.

이대로 카일을 돌려보내는 게 과연 예의에 맞는 일일까?

지금그가 자신에게 해준 일을 생각하면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여 기 까지 가 그럴싸한 명분이 다.

거기에 아까 전 준비하면서 가졌던 마음이 다시 한번 몸을 일으킨다.

지금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래,괜찮을 것 같다.

이런 귀중한 선물을 내어주었으니 최소한 고급 식사라도 사야겠다고.

저번에 가졌던 만남은 뭔가 짧고 또 아쉽 기도 했다.

해서 다음에 또이런 기회가생긴다면 절대 실수하지 않겠다고다짐도했 다.

설마그기회가이렇게 빨리 올줄은몰랐지만, 좋은게 좋은 거다.

“그,혹시 오늘 저녁 식사… 같이 어때요?”

“식사요? 어, 며칠 전에도 같이 먹지 않았나요?”

“그,그렇긴 한데요. 그러니까… 카일도 좋아할 곳을 찾아서요.”

아마 찾아보면 덜 자극적인 음식을 파는 곳도 있을 것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 기 위해 약간의 소금만 쓰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음식점 이 라면 카일도 부담을 가지지 않을 거 라고, 티샤는 생 각했다.

“오늘 저녁이라… 오늘 저녁 ….”

조금 난감하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오늘은 운동도 제대로 못 했는데.

아카데미 생활에 맞게 아무래도 새로 운동 루틴을 짜야 할 듯 싶어서.

오늘 돌아가면 아예 여태까지의 것을 갈아엎고 새로 짜려는 생각도 했다.

‘어쩐다.’

이성은 얼른 제안 받아들이라고 성화고, 몸뚱이는 오늘 그러면 운동 안 할 거냐고 성화다.

이 러 지도 못 하고 저 러 지도 못 하는 딜레 마에 빠져버 린 꼴이 었다.

카일의 고민 시간이 길어지자 티샤도 초조한 눈빛이다.

이렇게 예쁘게 차려입고, 저녁 식사까지 제안했는데도 거절한다면.

그건 카일의 마음이 자신에게는 없다는 증거라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고마워서, 그래서 식사라도 사겠다는 명분도 있는데 말이다!

‘어쩌지. 아, 이거고민이네.’

‘어 쩌 지 ? 거절하면, 나 진짜 어쩌 지 ?’

두 남녀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유로 열심히 갈등하는 사이.

« ” …-

멀리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한 인영이 걸음을 옮긴다.

후드를 눌러쓴 채 바로 지척까지 다가선 그 인영은.

“여기서 뭐하시나요, 형제님?”

라고 조그마한 목소리 로 속삭였다.

“여기서 뭐하시나요, 형제님?”

그 물음에 카일이 파칭! 하고 반응한다.

이 목소리, 분명히 며칠 전 들었던 그분의 것이다. 틀림없다!

“성녀님?”

“네. 저에요, 카일 형제님.”

슬쩍 후드를 치우자 실버블루 톤의 머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신비한 기운의 은빛 눈동자도 선명히 빛을 발한다.

“다시 이렇게 보네요. 며칠 안 지났지만… 그래도 잘지내셨죠?”

“성녀님의 기도 덕분에 너무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또 혼자 오신 겁니 까?”

“실은 호위 분들이 있는데 저도 가끔은 혼자 좀 다녀보고 싶어서요. 이곳 아카데미는 황성만큼이 나 안전한 곳이 니까 걱정할 일도 없고요!”

성녀의 말대로, 아카데미는 황성을 제외하면 제국에서 가장 안전한곳이 다.

황실 직할령 위에 세워진, 아카데미와그 주변을 이루는하나의 도시.

그렇기에 더더욱존나센의 아카데미 반파 사건은 충격적이었던 거다.

“성녀님…?”

이 때, 티 샤가 이 건 또 무슨 일이 냐는 듯 멍한 어조로 중얼거 린다.

“아. 성녀님. 이쪽은 티샤라고 합니다. 비록 평민이긴 하지만 어떤 귀족보 다도 더 매사에 정 진하는 참된 학생 이 라고 부를 만한, 그런 사람입 니 다.”

“그렇군요. 만나서 반가워요, 티샤 자매님.”

성녀가 손을 내밀자 티샤는 반사적으로 그 손을 붙잡았다.

물론 그러는 티샤의 두 눈에는 이게 무슨 일이야! 하는 느낌이 강하게 서 려 있었지 만 말이 다.

“정말성녀님… 이세요?”

“가짜가 진짜라고 한다면 신께서 천벌을 내리실 거예요. 이렇게 콰콰쾅! 하고요.”

뭔 가 대 단한 걸 표현하고 싶은 듯 팔을 크게 벌리는데 , 잘 안 되는 모양이 다.

“예배당이 완공되 었다는데 설마 이리 빨리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일개 예배당에 성녀가 자리를 잡는다. 원래라면 말도 안 된다며 손을 저을 일이다.

하지만 이곳이 어디인가. 바로 제국 아카데미다. 황성 다음으로 중요한 곳 이다.

온갖 귀 족 가문의 자제 , 영애들과 능력 있는 평 민들이 몰리는 교육의 장이 다.

제국을 이끌 미래의 핵심 세력들이다. 당연히 교단 입장에선 미리 연을 두 고싶어 한다.

권력과 연계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교단이라도 해도 부담스럽다.

하여 나온 결론. 성녀를 파견하여 교단의 세를 불리는 데에 주력한다!

“제국의 모든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이곳, 아카데미잖아요. 그곳 분 들의 마음을 보다 평안하고 또 밝게 해드리는 게 제 의무라고 느꼈답니다.”

물론 성녀는 그런 속세의 목적 말고, 교단의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 고자 할뿐이지만.

어찌 되었든 이런 식으로 이해관계가 맞으니 예배당이 성녀의 거점이 되 었다.

“보니까 아카데미 에 굉장한 흥미를 가지신 것 같네요.”

“헤헷! 들켰네요, 티샤 자매님! 사실 참을 수가 없어서 이리 재촉하여 오게 되었답니다!”

짜잔! 하고 추임새 까지 넣으며 두 팔을 귀 엽게 파닥거 리는 성녀 였다.

그녀의 모습에 카일은 물론이고 티샤마저도 입꼬리를 올릴 지경이었다.

“그런데요? 티샤 자매님. 조금 전에 보니까 카일 형제님이랑뭔가 대화를 나누는 것 같던데 , 표정 이 그리 밝지 가 않아 보였습니 다. 무슨 일이 라도 있나 요?”

“네? 아, 저. 그게 ….”

슬쩍 카일의 눈치를 보는 티샤. 이걸 말해도 될까. 아니면 말하지 말아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두눈을 꼭 감더니 방금 전 상황을 이야기했다.

큰 도움을 받은 자신, 항상 베풀기만하는 카일. 그래서 그걸 꼭 갚고 싶은 데.

아직 카일이 그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으음!”

이해했다는 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성녀.

그러 다가 갑자기 카일을 돌아보더 니 팔짱을 낀 자세를 취 한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형제님!”

“예 ?”

“마음의 빚을 지워두고 싶은 게 아니라면! 티샤 자매님의 식사 요청을 받 아주세요!”

“그게 말입니다, 성녀님.저도….”

“갑작스럽 다는 건 이 해 합니 다, 형 제 님 . 하지 만 이 래 서는 안 됩 니 다. 아니 라면 아니라고 딱 잘라 거절하세요. 여지를 남겨주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 도 없으니까요. 형제님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또한 형제님이니 결정도 형 제님이 내리셔야합니다.”

성녀의 말에 카일은 티샤를 바라보았다.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중이다.

시작은, 단순히 그녀가 주인공 중 하나라서. 그래서 신경을 써준 것 부터였 다.

이 후로는 이 안 때문에 하도 스트레 스를 받는 그녀 가 안타까워 서 챙 겨주 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그 다음부터는… 글쎄. 왜 계속 거리를 두지 않고 있었을까.

“티 샤.”

“네,네. 카일.”

“가요, 우리.”

“정말요?!”

그 이유는, 이제부터 천천히.조금씩.그렇게 알아봐야할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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