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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33화 (33/318)

<33화 >순순히 당해줄 생각이요? 없는데요?

“모두 모였나?”

“그런 것 같습니다.”

“좋아.그러면 회의 시작하지.”

아카데미 내부, 비밀스러운공간.

그곳에서 몇몇 학생들이 모여 은밀한 회담을 나누고 있었다.

“최근아가씨의 동향은.”

“평소와 다름은 없어요. 다만 우리 쪽 목표물과 자꾸 만나는 게 보입니다.”

“목표물에 접근하고 있다? 어떤 의도로보이지?”

“확실히 는 모르겠습니 다. 포섭 이 라 하기 엔 둘의 사이 가 좀 이 상하고. 그렇 다고 아가씨께서 그 자를 적대시 한다고 여기기엔 또 만남이 너무 잦고. 아직

조사가 더 필요해요.”

여학생의 말에 가장상석에 있던 남학생이 말을 받았다.

“부디 포섭이 라는 일은 아니 었으면 좋겠군. 감히 도련님을 다치 게 만든 가 문의 핏줄을, 그것도 다른 분도 아니고 엘가 아가씨께서 포섭하면 그림이 매 우 이상해져.”

“그리 되 면 결국 후계 분쟁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습니까.”

“내 말이 그 말이야.도련님께서 아직 자리를 털고 일어나시지 못했어.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은 그런 불상사를 막는 것이다.”

슥-.

테이블 위에 준비한 자료들을 펼쳐놓는다.

대부분이 아카데미 교칙과 적용 사례들을 적어놓은 서류들.

거기에 몇 장은 존 나센 남작가와 카일에 대한 것도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힘으로는 절대 그 미친놈을 어찌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남 은방법은 하나지.”

카일의 이름과 약간의 인적 사항이 적힌 서류를 가리키는 남학생.

“분명 이전에 있었던 끔찍한사고로 인하여 존 나센의 아카데미 행은완전 히 막혔다. 헌데 어찌 된 일인지 존 나센의 핏줄이 또 등장했어. 알아본 결과 북부 변경백께서 추천장을 써주신 게 확인되었다.”

“추천장이라면… 교육성 장관님도 어쩔 수가 없었겠군요.”

그 말에 다른 학생들도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가 나서서 그 추천장 취소, 라고 한다면 또 모를까.

그게 아니 면 장관으로서는 입학을 막을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하여 결국 이 남자가 아카데미에 들어왔다. 이것만보면 상 당히 불쾌한 소식 이 지 만, 반대로 보면 오히 려 더더욱 좋은 기회 다.”

“좋은 기회라니요?”

“추천장이라는 마지막 방법을 쓸 만큼 이 카일이라는 녀석의 아카데미 행 이 간절하다는 것. 그리고 이 마지막 방법마저 무너트리면 다시는 이 야만스 러운 것들이 아카데미에 발을 딛는 일은 없다는 거다.”

만에 하나 카일마저 아카데미에서 방출되면, 존 나센 남작가는 영영 아웃 이다.

황명이 떨어져 존 나센 남작가의 자제들을 아카데미로 보내라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우리는 이 점을 이용하여 놈을 괴롭힌다. 우리 도련님께, 우리 공자님께 했던 그대로. 놈에게도 똑같이 괴로운 시간을 만들어주는 거다.”

“•••정말괜찮겠습니까? 만에 하나그 여자 마냥 아쉬울 게 없다면서 또 날 뛴다면….”

꿀꺽-.

꼴깍!-

곳곳에서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온다.

안색들이 파리해지며, 저도 모르게 손을 떠는 이들도 있다.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 머릿속에 선명히 떠오른다.

그 가냘픈 여학생이 만들어내던 끔찍한 폭풍이.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 나긋한 어조로 속삭이며 다 때려 부수던 그 괴물 이!

“•••괜찮을거다. 괜찮을거야.”

이들을 이끄는 남학생마저도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일단 안심을 시 키 려고 말을 하는데 본인도 확신 이 없는 표정 이 다.

당장 자신도 그 일이 벌어졌을 때 근처에 있지 않았던가.

“크흠! 흠! 다시 말하지만괜찮을 거다. 카일 존 나센, 이 신입생은 달라. 그 여자 마냥 남들과 거리를 두는 게 아니라 섞이려고 노력하고 있지. 거기에 선 배들 쫓아다니 며 싸우자고 하지 도 않았고. 다른 거 다. 그리고 원하는 거 다. 그러니까, 분명 그게 약점이 될 수 있다.”

존 나센의 핏줄이 왜 아카데미에 오고 싶어 했던 건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추천장이라는 마지막 방법을 쓰면서까지 간절 해했다는 점.

이런 식 이면 정말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참고 견디려 할 게 분명하다.

자리에 모인 이 학생들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었다.

리토리오 대공가의 차남이자 가장 유력한 후계자, 자신들의 미래의 주군.

그를 위한 행동을 하고 신뢰를 얻겠다는 것이 원대한 꿈이었다.

“그러 면 다음으로 넘 어 가지 . 이 것들을 살펴보면 아카데 미 의 교칙들이 자 세히 나와 있다. 모두가 간단한 구두 경고나 주의 만 듣고 끝나는 일들이 지 . 하지만 중요한 건 전부 누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끼리 돌아가면서, 계속 그 야만족을 깎아내리는 거다.”

“으음… 정말로 안전하겠죠. 또 존 나센 폭풍을 맞이하는 건 무서운데요.”

“그러니까 선을 넘는 행위는 안 된다는 거다. 다른 이들이 보기엔 충분히 비웃음을 살 만한 짓을 하면서도 정작 상대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서는 걸 이 용해야지.”

그 말에 학생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약하다.’ 라는 말은 절대 내뱉지 않아야할단어.

이건 예전에 이미 몸으로배운, 뼈 속 깊이 각인된 금기였다.

대신 야만족이라는 단어는 큰 반응이 없었다.

그 여자도 야만족이 라는 말을 면전에서 들어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 었으 니까.

이 런 부분들을 참조하면 존 나센의 카일 역시 야금야금 깎아내 릴 수 있을 것이다.

“명심들 해. 도련님께서, 공자님께서 다시 돌아오셨을 때 존 나센의 이름 을 떠올리 면 학생들이 공포가 아니 라 웃음부터 나오도록 만들어 야 한다.”

고작 사람 하나 괴 롭히는 일 가지고 결연한 의 지 까지 보이는 이들이 었다.

누가 보면 제국에 대한 반역이 라도 꾸미는 거 아니 냐고 오해까지 할 정도 였다.

스윽—.

아카데미 燚학년, 루핀은 주변을 살피다가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모임 활동이 교칙을 어 기는 것은 아니 나 그 모임 자체 가 문제 다.

아직 리토리오대공은커녕 정식으로 후계자가된 것도 아닌데.

감히 그를 대공으로 세우겠다며 조직을 결성한 것이니 당연히 그럴 것이 다.

들키면 곤란하다. 자신들도 그렇지만특히 도련님이 더 곤란할 거다.

때문에 이 모임은비밀리에 모이고비밀리에 해산된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기 직전까지 비밀스러움을 유지해야 한다.

“떠헉!”

막 코너를 돌던 루핀은 외 마디 비명과 함께 그대로 튕 겨져 나갔다.

바닥을 두 바퀴 나 구르고 나서 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

무슨 굴러오는 바위에라도 부딪친 느낌,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다.

“아,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너무 아파서 눈물이 다 나올 지 경 이 다, 비 명 이 라도 지르고 싶다.

하지 만 귀 족 자존심 이 있으니 차마 그러 지 는 못 하고 그냥 이 만 악물 뿐이 다.

“도대체 어디다가정신을 팔고….”

“정말죄송해요. 막코너를 도는데 갑자기 나오셔서.”

죄송하다고는 하는데, 목소리는 그리 죄송한 이의 것이 아니다.

그걸 느낀 루핀은 도대체 어떤 놈이 이러는 건지 얼굴이나좀 보려고했다.

“•••어.”

잠깐만. 이 얼굴, 아까서류에서 봤던 그 그림이랑똑같은데?

“카일존 나센?”

“어.저아시는구나.”

북쪽의 야만족,존나센의 차남,이번에 아카데미에 기어코 입학한괴물.

도련님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창피를 줘 야 하는 인물.

심지어 그 인물이 이젠 자신에게 크나큰고통까지 선사해주었다.

당연히 없던 화도 쑥쑥 솟아날 수밖에 없는 상황.

루핀의 머리가 재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대놓고 자극하면 자칫 본인이 먼저 터져 나갈수 있다.

선을 넘지 않는선에서, 카일이 참을수 있게,그리 해야한다.

“후우….”

일단 짜증이 제대로 났다는 뜻으로 한숨 한 번 뱉어주고.

“후배님.”

너는 신입생, 나는 燚학년.그차이를그 말로슬쩍 알려준다.

“조심해야지. 그쪽 가문에서는 코너를 돌 때 한 번 살피라고 안 가르치 나?”

해석하자면, 존 나센은 야만족이 라 이런 것도 안 가르치 겠지. 라는 뜻이다.

질문을 던지나 이미 그 안에 하고 싶은 말이 들어 가있는 꼴.

‘이런 식으로 하라고 했지. 어차피 이 야만족들은 돌려 말하면 제대로 파 악도 못 하고 그냥 멀뚱멀뚱 서 있는다고 말이 야.’

귀족들이 존 나센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은근히 무시하는 이유.

미 련하게 힘 만 숭상하며 이 렇다 할 대 화가 잘 안 되 는 곳이 었다.

아카데미에 먼저 왔었던 리어나레아도, 그 이유들 때문에 곁에 사람이 없 었다.

“하하! 물론 가르치죠! 그런데, 그리 따지면 우리 선배님 잘못도 있을 텐데 요? 그쪽 가문에서는 코너 돌 때 한 번 살피라고 안 가르치나요?”

하지만 카일은, 리어나 레 아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 었다.

분명히 존 나센의 피를 가졌지만, 동시에 존 나센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 다.

생각보다행동이, 말보다주먹이 먼저 나가는 이가 아니다, 이 말이다.

“뭐? 너 지금뭐라고….”

“아이고.선배님, 여기 부딪친 겁니까? 제가한번 봐드릴게요. 자자.”

덥석 루핀의 어깨를 붙잡는 카일.

그리고는 보기에는 무슨 안마라도 하듯 꾹꾹 주물러주기 시작했다.

“꼬아아아악!!”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끔찍한 고문이 없었지만 말이다.

“야그아악! 뭐, 뭐하느그으악! 자, 자깐마으아아각!”

근육과 뼈 가 통째로 저 릿저 릿 울리는 느낌 이 다.

사지 가 비틀리 며 비 명조차 제 대로 지 르지 못 할 수준이 다.

“이야. 이거 엄청 뭉치셨네. 평소에 운동좀하세요. 근육이 이리 뭉치면 안 되는데. 가만히 계세요. 이 후배님이 좀 풀어드릴 테니까.”

이게 근육 풀어주는 거냐! 이 미친 새끼야!! 라고 외치고 싶은 루핀.

하지만 정작 제 입에서 나오는 건 오직 이리저리 비틀리는 비명뿐이었다.

- 그런 부류는 항상 있는 법이다. 본인의 강함을 뽐내려고 남을 짓밟으려 하는 자들. 진정한 강자는 약자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 다른 강자를 상대한 다. 하지만 거짓된 강자는 약자를 상대하며 그저 우위만을 논하고 싶어 하]'지.

- 인내하는 너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바를 쟁취하려는 놈들이 있을것이다.-

리어 형의 말을 떠올리며, 카일은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정말그럴까,했는데 정말 이랬다.

차라리 직접 덤비기라도했다면 남자네! 하면서 웃으며 반겨주었을 텐데.

기껏 한다는 게 자신의 아쉬운 점을 이용하여 신경 긁기였다니.

‘뭐 이리 유치찬란한 것들이 귀족… 아니다. 이런 거에 사람이 충분히 넘 어갈 수 있으니, 오히 려 이 것들은 머리 가 잘 돌아가는 거 겠지.’

존 나센을 싫어하는 몇몇 귀족들이 은근히 시비를 건다면.

아마도 자신은 그걸 묵묵히 참고 있었을 것이다.

아카데미에 겨우 왔는데 다시 헬스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으니까.

이번 기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 억지로 잘 지낼 필요는 없다. -

제 아버지 또한그런 말을 했다. 참지 말라고.

하지만 카일은 그걸 반대로 생각했다. 참을 일 생기기 전에, 참을 일 없게 만들면 되잖아?

‘아무튼우리 가족은 너무 직진만할줄 알아서 탈이야.’

이렇게 하나씩 붙잡고 잘근잘근 조져주면 되는데.

약자들에게는 관심 없다고 신경을 꺼버리니 그런 사달이 나는 거다.

하지 만 자신은 아니 다. 약자든 강자든, 도발하면 선조치 후보고 해 야지 .

“허게 가가겍!蠙 하, 항복!! 지,진짜 아프아악!! 사려루줘! 카일! 카일!!”

“하하하! 안마 시원하죠? 그렇죠? 시원하죠, 선배님?”

“시워해에엑! 시원하니까갸아아악!!”

“이 거 안마 맞습니 다? 나중에 딴 소리 하시면 그때는 양 어깨 다 해드릴 겁 니다?”

“어그으어어 !! 안마 맞으니까 그만하라고오오옥!!”

이 것은 폭행이 아니다. 육체적 위협도 아니다.

그래, 이것은선배님을 위한후배님의 안마일 뿐이다.

다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죽음의 문턱을 밟는 안마여서 문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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