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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속 전투종족-23화 (23/318)

熲 23화 > 폭풍은 두 번친다 폭풍은 두 번친다

“좋아요.존 나센의 카일. 아까그 자를 대신하여 당신에게 결투를 청합니 다!”

귀족신입생의 입에서 나온그 말.

정확하게, ‘존 나센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라는 부분.

거기서 다들충격을 먹었는지 아무 말도하지 못했다.

‘지금 뭐라고 한 거 야? 존 나센에 게 결투 신청 ?’

‘잘못 들은 거 지 嘗 아니 야? 그러 면 혹시 신종 자살법 인 가?’

‘불쌍해라. 신입생 이 라도 그 사건은 알고 있어야 하는데.’

저마다 생각하는 내용이 약간씩은 달랐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존 나센의 사람에게 결투 신청이 라니. 스스로 무덤을 파는구나.

라고 자리에 모인 이들이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는 점.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학생들도 여럿 존재했다.

존 나센의 영애가 아카데미에 폭풍을 불러왔을 당시 자리에 없었거나.

허무맹 랑한 이 야기라며, 과장된 것이라며 고개를 내저은 이들이 그 정체 였다.

그리고 이안에게 결투를 신청한 이 귀족 신입생 역시 그런 부류였다.

‘존 나센의 무력에 대한 강조는 결국 황실의 권위를 세워주기 위한 고도 의 장치에 불과한 거야. 어떻게 사람이 마나도 안 쓰고 그럴 수 있다고! 불가 능해!’

귀족 신입생은 제 실력에, 제 검술에 분명 자신이 있었다.

이 것은 오만이 나 자만이 아니 다. 정확하게 파악한 자신의 수준이 었다.

천재 따위의 말을 들을 수준은 아니지만 우수하다고는 할 수 있다.

그 검술 덕분에 아카데미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한편, 이 안에게로 다가간 카일은 뭐 라 상황 설명을 하기 시 작했다.

처음에는 어떤 마찰이 있었던 것 같으나, 곧 여학생이 다가와서 중재를했 다.

보랏빛의 머리가굉장히 인상적인, 전형적인 미녀 상의 여인이었다.

“•••알겠다.

대 화가 끝났는지,이 안은 결국 고개 를 끄덕 이 고 뒤 로 물러 섰다.

여전히 얼굴에 미미한 불만이 서려 있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불만보다는 당장 제 손목을 붙잡고 있는 티샤가 더 신경 쓰이는 듯했다.

“시작하죠.”

이안에게서 결투 권한을 받아온 카일이 앞에 섰다.

그에 귀족 신입생은 잠깐 카일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검은 어디 있는겁니까?”

“•••검이요?”

“네. 검이 있어야결투가 성립되는 건데요.”

자신이 이안에게 결투를 언급한이유. 이안또한 검사이기 때문이다.

검을 들고 싸우는 이들에게 누군가의 도전은 결코 피할수 없는 일.

그렇기 에 카일 또한 검사라고 여 겼는데 , 아무리 봐도 검 이 보이 지 않았다.

“•••그, 꼭 검이 있어야하는겁니까?”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검 없이 그러면 어떻게 결투를 하겠다는 건가요 ?”

라고 설명을 하던 귀족 신입생은 ‘설마’ 하는 심정으로 말했다.

“혹시, 결투 룰에 대해서 모르는 건 아니죠?”

그래. 설마 결투 룰에 대해서 알지도 못 하고 나섰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카일을 바라보는데, 아무래도그게 맞는모양이다.

« ” …

« ” …-

“•••진심으로, 모르는 건가요? 정말로? 농담이 아니라?”

“모를 수도 있는데 너무 강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카일의 대답에 신입생은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모를 수도 있는데, 가 아니라 모르면 대체 왜 결투에 나선 거 냐고.

“장난그만 하고 얼른 검 들어요. 없으면 하다못해 빌리기라도 하던가!”

카일은 끄응, 침음을 흘리 다가 다시 이 안에 게로 다가갔다.

그 후 둘 사이 에 무슨 이 야기 가 오고 갔는데 또 잘 안 풀리는 모양.

손을 내 미는 카일과 고개를 내 젓는 이 안 사이 에 희 미한 불똥이 튄 다.

결국 이번에도 티샤가 나서서 이안의 검을 낚아채 카일에게 넘겨주었다.

덕분에 이안이 어이가 없다는 눈빛으로 티샤를 바라본 건 덤이었고 말이 다.

« ” …-

남의 검을 빌려오라고 했지, 강제로 뺏어오라고 한 적은 없는데.

과연 눈앞의 저 남자랑 결투를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얼른 시작하죠.”

“• • •그러죠. 그러 면 정 리 하고 넘 어 가겠습니 다. 제 가 승리 할 시 정 당한 사과 를 받아낼 것이며. 반대로 패배할시 제 부족함을 인정하고 자숙하겠습니 다. ”

“제 가 패 배 할시 이 안과 함께 사과를 할 것이 며, 제 가 승리 할 시 이 안 혼자 사과하게 하겠습니다.”

카일이 내민 승리 시 행동이 뭔가 이상하지만, 이제는 아무래도좋다.

각자 승패의 조건을 내걸었고 결투에 대해서 합의도 보았다.

이제 남은 건 서로최선을 다해서 이 자존심 싸움에 임하는 것이다.

스슷얛.

거리를 벌린 귀족 신입생은 천천히 카일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뭐하자는 거지.’

빈틈투성 이 . 지금 카일의 모습은 딱 빈틈투성 이 라 할 수 있었다.

상대를 앞에 두고 서있는 것 하며, 검을 쥔 것하며, 전부 어설프기 짝이 없 다.

‘혹시 사람을 상대로 하는 건 처음인가?’

존 나센의 사람들은 항상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 만 그러 자기 관리는 결국 ‘자기 만족’을 위 한 하나의 단련일 뿐이 다.

그런 것에 열중하는 자들이, 진짜 전투에서 힘을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황제가직접 나서 겨우고개를숙이게 했다는존 나센 가문.

하지만제국의 정복사업이 끝난지 벌써 30년이 다되어간다.

예전의 그존나센이었다면 모르겠지만, 그 세대는 사라졌다.

남은 건 그저 아무 것도 모른 채 단련만 하는 자들이 전부일 것이다.

당장자신의 앞에 엉거주춤하게 서있는저 카일처럼!

‘그렇다면 선공이다. 저게 연기라면 바로 막을 테고, 진짜라면 더 큰 틈을 보일 테니 나로서는 잃을 게 없는 장사야.’

생각을 마친 귀족 신입생은 검을 쥐고서 카일에게로 달려들었다.

과연 그는 무슨 반응을 할까. 어떤 방법으로 자신에게 맞서려고 할까.

“어?”

순간귀족 신입생의 입에서 당혹감에 물든 탄식이 흘러나왔다.

카일이 제 손에 들려있던 검을 그대로 바닥에 꽂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주먹을 쥐고서 천천히 어깨를 뒤로 당기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데 ?!’

자신 이 생 각하던 결투와는 뭔 가 달라도 너 무 다르다.

그렇지 않아도 이안이라는, 이상한 평민에게 모욕을 당한판국에.

이 젠 북쪽 야만족의 후예 인 남작가까지 도발에 가까운 짓을 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분에 못 이겨 씩씩거리지 않는 게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흥분은, 몸에 더욱 폭발적인 힘과 속도를 붙이기에 충분했다.

‘적당히 하려고 했는데 안되겠어.진짜제대로 간다.’

귀족 신입생은 그렇게 생각하며, 손에 쥐고 있던 제 검을 힘껏 휘둘렀다.

검을 아예 쥐어본 적도 없는 건 아니다. 존 나센에서 몇 번 잡아봤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검을 배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다. 이안을 대신하여 결투에 나선 카일은, 사실 검을 어찌 휘둘러야할 지 모르는.

검술 초짜 중에서도 상 초짜라고 할 수 있는 놈이 었다.

- 왜 검이나 창을 붙잡지 않느냐. 그 말이더냐? -

언젠가 아버지에게, 그리고 형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매일 같이 쇠질을 하면서 왜 정작 병장기를 다루는 수련은 하지 않는 거냐 고.

너무나 궁금해서 그리 물으니 돌아온 답이 가히 가관이 었다.

- 맨손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

그런 대답을 들었던 순간, 솔직히 기가 막히기는했다.

상대방이 창칼쥐고 마나를 운용하여 들이닥치면 몇 배의 힘을 낼 수 있는 데.

그 앞에서 도대체 무슨 수로 대항을 하겠다는 건지!

아무리 단단한 몸뚱이라도 날붙이에 베이면 숭덩숭덩 잘려나가는데 !!

- 카일.-

제 아들의, 제 동생의 그런 속내를눈치라도챈 것일까.

카일의 아버지는, 카일의 형은 그의 어깨를붙잡고서 말했다.

- 우리는 존 나센이다. 다룰 줄 모른다고 해도, 다룬 적이 없다고 해도, 결 국 다 다루게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걸 받쳐주는 바탕일 뿐이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인지,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카일은 이해하지 못 했 다.

다른 가족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이는데 왜 본인만 받아들이지 못 하는 걸 까.

혹시 빙의자라서, 이곳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어 방해라도하는 건가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일단 이안의 검을 반 강제로 뺏어오기는 했는데.

휘두르는 건 둘째 치고 제대로 드는 것조차 너무 어색했다.

거기에 너무 가벼워서 다루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 것 같았다.

무게감이 있어야 휙휙 휘두르는데, 이 무게면 펜 들고 있는 것과 같은 수준.

이 래서는 아무 도움도 안 된다. 오히려 짐만 될 뿐이 다.

해서 카일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그냥 바닥에 꽂아버렸다.

사방에서 학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결투를 하는데 이런 행동을 보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 만 카일은 그 모든 것들을 무시 한 채 , 오직 하나에 만 집중했다.

‘이것까지 문제 삼지는 않겠지?’

결투를 하게 만든 인물은 자신이 아닌 이 안이고.

결투를 청한 쪽도 자신이 아닌 귀족 신입생 이다.

자신은 그저 말리다가 어떤 사정으로 대신 결투에 임한 것이다.

그 이유도 모욕적인 언사가 있었으니 충분히 정당방위 라 할 수 있다.

‘약한 자, 라고.’

방금 전 들었던 그 말이 아직도 귓가에서 아른거린다.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속이 뒤 집히고 출렁거리는 게 도저히 가라앉지 가 않는다.

이대로 있다간 무슨 사고라도 칠 것 같아서, 스스로가무서워질 지경이다.

거기에 ‘끼리끼리 논다.’ 라는충격적인 말까지 들었다.

내 가 이 안과 동급이 라니 . 그 어그로 깎는 장인과 끼 리 끼 리 라니 .

이건 선을 넘어도, 그래. ‘존 나세게’ 넘은 것이다.

‘약하다는 거… 그래.그거까지는 어떻게 겨우 넘어갈수 있다고치자.그 런데….’

아무리 그래 도, 시발. 이 안과 동급이 라는 그 말은 좀 아니 잖아.

끼리끼리 논다는그 말,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흐읍.

자신에게 똑바로 달려드는 귀족 신입생을 응시하면서.

힘 껏 팔을 뒤로 당긴 카일은, 그대로 주먹을 앞으로 내뻗 었다.

쩌어어엉!!-

여인이 차를 따르고서 잔을 앞으로 내민다.

반짝이는 은빛에 호수의 빛깔을 섞은 것 같은 머리칼을 지닌 누군가 차를 받아든다.

여인의 신분을 생각하면 차를 내미는 것 따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하지만이번에 찾아온 손님은 그럴 가치가충분했다.

“헤에에! 향이 너무 좋네요! 감사해요!!”

“성녀님이 찾아왔는데 이 정도야.”

호록—.

차를 몇 모금 마신 여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카데미로 간다며.”

“앗,네! 그렇게 되었어요.”

“무슨 목적으로?”

“글쎄요. 꼭 모든 행동에 목적이 있어야 하나요?”

성녀의 말에 여인은 ‘그건 그렇지.’ 라고중얼거렸다.

“가서 길이나 잃지 마. 이 답도 없는 길치 성녀님.”

“걱정마세요! 이젠 길치 아니거든요! 그보다 재미있는 소식이 하나 있는

데, 들어보셨어요?!”

“무슨소식.”

“이틀전 아카데미에서 있었던 일이에요.듣자하니, 한신입생이 맨손으로 검을 깨트렸다고 하던데 !”

“뭐 검 격파라도 한 건가? 희 한한 짓을 하네.”

“아뇨. 격파가 아니라 결투라는데요?!”

“•••결투?

“네. 검은그냥세워져 있던 게 아니라 날을 세운 채 정면에서 날아오고 있 었는데, 그걸 정면에서 주먹으로! 이렇게 와장창! 하고 깨트렸다고하네요.”

그러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여인의 얼굴에 감정이 피어난다.

“그신입생.조금더 자세히 말해줘.”

제 국 제 敢황녀, 율리 카 제 바스티 안 로비 사 드 로트링 겐.

강함 이외엔 관심조차 두지 않던 그녀가, 처음으로 이성에 대해 물은 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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