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 놘화 > 폭풍은 두 번 친다 폭풍은 두 번 친다
제국 아카데미는 엄연한 교육기관이다.
당장교육성이 직접,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만봐도 그렇다.
이곳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 어 제국을 받치고 있다.
물론 좋은 평가만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누구는 아카데 미 가 그저 귀 족들의 전유물에 불과하다고 비 판하기도 한 다.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사교계 생활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평민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해주는 건 그저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
‘•••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멀쩡한데?’
마침내 학기가시작된 첫날. 카일은그렇게 생각했다.
분명히 저 학생은 귀족이고 그 옆에 있는 다른 학생은 평민인데.
예상한 것보다훨씬 더 격식 없이 서로를 대하는 게 느껴졌다.
오히려 자신과 같이 이번에 입학한 1학년들이 적응을 못 하는 느낌이다.
어떻게 귀족이 평민과 저리 친근하게 붙어있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표 정.
그 모습들을 보며 카일은 한 가지 결론을 내 렸다.
아카데 미 에 대 한 비 판을 하는 인간은 한 번도 안 다녀본 놈이 거 나.
혹은 1학년만 상대로 해서 설문조사를 했다고 말이 다.
“•••생각보다 분위기 좋은데요…?”
오늘도 카일의 옆에 찰싹 붙은 티샤가 그렇게 속삭인다.
그녀 또한 아카데미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오로지 귀족들만을 위한 기관, 평민들은 귀족들 가방이나 들고 다니는.
능력을 떨쳐 보이려고 왔으나 결국 신분의 한계만 느끼고 가는 그런 곳이 라고.
“생각해보면, 대놓고그럴 수는 없겠다생각이 들어요.”
“무슨 말이에요?”
“아카데미는 제국에 충성하고 또 강성하게 해줄 이들을 양성하는 곳. 괜 히 신분끼리의 불화를 내서 좋을 게 없어요. 그랬다간황실의 불편한눈초리 를 받아야 할 테니.”
아예 신분 간의 격차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 만 바깥 세상에 비하면 아카데 미는 그보다는 덜 하다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 귀족들도 결국 유능한 평민들을 원하지 않는가.
뛰 어난 능력으로 제 가문에 충성을 다해줄 그런 사람들.
그런 이들을 찾아내고 또 접점을 두기엔 아카데미보다 좋은 곳이 없다.
‘그러니까, 아주 좋은 노예를 구하기 위해서 나는 좋은 주인이라고 광고를 하는거지.’
한편, 카일의 말을 들은 티샤는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카일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요.”
“그래요? 아무튼, 평민이라고 수군거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평민이라는부분은 걱정 안해요. 다만….”
관심을 두는 분야가 귀 족은 물론이고 같은 평 민들도 껄끄러워 하는 주술 이라서 그렇지.
티샤는 그 말은 애써 입 바깥으로 내지 않고 대신 다른 말을 했다.
“그보다, 카일은 머리도 좋네요? 그걸 바로 생각해 내다니.”
“별 거 아니에요. 그냥 상황만 보고 예측한 건데요, 뭐.”
“단순히 예측만했다면 그렇게 당당히 말할수가 없어요. 확신이 있으니 그런 거죠.”
“좋게 봐주면 저야고맙고요.”
카일의 반응에 미소를 지은 티샤가 역시, 하고 운을 뗀다.
“존 나센 남작가에 대한 소문들이 다 거짓말이 었나 봐요.”
“소문이요? 무슨 소문인데요?”
“머리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요. 아, 물론 저는 절대 그런 생각이 ….”
“티샤가 당연히 그럴 리 없겠죠. 전 괜찮으니까 계속 말해요.”
“네. 아무튼… 그, 자식이 태어나면 신체 건강한지를살펴서 문제가있으 면 바로죽인다느니. 강하게 키운다고 낭떠러지에서 민다느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요.”
기 가 막혔다. 여기가 무슨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아무리 존 나센이 라고 해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몸에 문제가 있다면 기어코극복하는곳이 바로존나센이다.
누군가의 강요 때문이 아니 라 스스로 그러하는 곳이 다.
약자를 짓밟으며 강한 척을 하는 게 아닌, 스스로를 몰아붙여 강자인 사람 들.
그게 바로존 나센이 지닌 긍지이자 저주였다.
“말도 안 되는. 그런 소문이 돈다는 게 기 가 막히네요.”
“그렇죠? 그거 외에도 더 있어요. 철저한 식단 관리를 한다고 설탕도 안 쓰 고 간도 밍밍한 음식을 계속 먹는다든가. 몸이 아프면 아플수록 더 강하게 자신을 몰아세운다든가요.”
« ” • • •
어,그건 허황된 소문이 아니라 진짜그래요. 티샤.
특히 나 첫 번째로 말한 그거. 아마 지금도 다들 식 단 관리 하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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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아니고 요 근래 밥 먹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이 거 몸에 안 좋을 수도 있는데, 하는 그런 생 각 때문에 요.
“그런데 카일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그게 다 허황된 소문임을 알게 될 거예요. 이렇게 좋은 사람이 남작가에 있다면, 남작가의 다른 가족 분들도 다 좋은 분일 테고, 그 밑의 사람들도 다 좋은 분들이겠죠.”
카일의 가족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 긴 하다.
다만, 그게 다 가려질 정도로무시무시하게 강해서 문제지.
널
학년 강의는 생 각보다 더 괜찮았다.
동기들도 그렇고 교수도 그렇고, 전부 아카데 미 에 올 만 한 사람들.
다만 티샤는또다시 마주친 이안이 무척 불편한모양이었다.
정작이안은그런 티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자리에 앉아또속을 뒤 집었다.
그래도 티 샤의 경우는 차라리 나은 편이 었다.
최소한 이안은 강의 시간 내내 티샤를 쳐다보지 않았으니.
‘환장하겠네. 왜 자꾸 저리 쳐다봐.’
리 토리오 대공가의 공녀 , 엘가. 그녀 가 계속 자신을 쳐 다보고 있었다.
그눈길이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없던 복통이 다생길 지경.
대놓고 ‘당신이 대공 자리 먹으세요!’ 라고 말해주었다.
그건 본인이 정신 나간 놈이 라고 광고를 한 것과 비슷한 짓이 었다.
아니 면 정치 따위 는 아무 것도 모르는 애 송이 처 럼 보인다거 나.
허니 자신의 입지를 고려하면 거리를 벌리는 게 당연할 텐데.
도대체 왜 자꾸 관심을 가지는 건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설마 그때 선택지 가 잘못 되 었다던가.’
거 기까지 생각이 닿은 카일은 잘게 몸을 떨어 야만 했다.
자신이 아는 부분이라곤 정말 쥐똥만한 게 전부다.
소설 회 차가 400화가 넘게 진행되 었던 걸 생 각해보면, 자신이 읽은 무료 부분은 프롤로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그런 상황에서 혹 리토리오 대공가의 후계 싸움에 엮이게 된다면….
음.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다. 악몽도 그런 악몽이 없으니.
‘레토야.제발저 여자좀 잘케어해줘.나한테 이상한생각 안하게,제발 잘 좀해라. 응?’
라고 빌었지만, 소설 소개글이 떠오른 카일은 머리를 감싸쥐고 싶었다.
- 대공녀의 소꿉친구, 그러나끝까지 다가가지 않는충직한 남자. -
한 놈은 입만 열었다 하면 광역 도발을 시전하는 미친놈이고.
다른 한 놈은 밥상 차려줄 테 니 먹으라고 해도 굶겠다고 하는 놈이고.
‘시발, 남자 1호고, 燚호고 왜 죄다 하자가 있는 거 야.’
이렇게 되면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지도모른다.
그리 된 거 그냥네가다가지면 되는 거 아니냐고.
지금보면 여자 1호도, 燚호도 너한테 관심 쏠렸는데 뭘 망설이냐고.
그러면 카일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온갖 사건사고가 벌어질 텐데.
조금이 라도 잘못 휘 말렸다간 바로 아카데 미 에 서 방출이 라고.
더해서, 사실 카일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여인은 따로 있었다.
‘성녀님. 제발좀빨리 등장해주세요.’
본문에서는 본 적이 없지만 대신 댓글로는 많이 보았다.
이름부터 성스럽기 짝이 없는귀하신 분, 성녀.
그녀는소설 속주인공들이 아닌, 그들의 연애 상담을 해주는 ‘조연’ 이다.
여기서 함정은, 실제로는 남자를 만나본 적도 없는 여자라는 것.
성녀이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 성녀의 조언을 듣는 여주들도 참 희한했다.
헌데 그성녀의 조언이 예상외로 잘먹혀서,그리고 성녀 본인도꽤 귀여운 면이 있어서.
일개 조연임에도 댓글만 보면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착하고, 예쁘고, 거기에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는 주인공도 아니고. 이것 이야말로 성녀 그 자체! 그 자태 한 번 영접하고 싶습니다!’
물론 성녀’ 인 점을 감안하면 말한 번 붙이는 것조차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과연 성녀가 자신에게 눈길을 줄지도, 솔직히 말해서 희박하고.
카일이 과하게 자신감을 지녔다는 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원래 인간이란 게 행복회로부터 돌리고 보는 동물이 아니던가.
혹시 모른다. 한 번 질러본다! 이래서 주식으로 망하는 인간이 수두룩한 거다.
참고로 카일도주식에 기웃거리다가천만원을 날린 전적이 있었다.
*
“이안때문에 진짜 미치겠어요. 왜 그러는 걸까요? 저 괴롭히는 걸까요?”
“글쎄요. 그건 아닌것 같은데….”
학년 강의가끝난후, 티샤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음을 옮기는 데.
문득 이상한 느낌 이 든 카일은 슬쩍 주변을 살폈다.
« ” …-
아카데미의 학생들, 정확히는 신입생들을 제외한 이들이 자신을 쳐다보 고 있었다.
적 대 하는 느낌은 아니 지 만 그렇다고 해 서 또 호의 적 인 시 선도 아니 다.
뭐 라고 해 야 할까. 그래 , 마치 초대 받지 않은 손님을 보는 그런 눈빛이 라 고할까.
왜 저런 눈빛들을 보내는지 모르는 건 아니다.
아마도 이전에 있었던 그사건의 피해자들이거나 관계가 있는 자들일 터.
- 제발부탁이니 조용히 지내주게. -
거의 애원조로부탁하던 교육성 장관이 떠오른다.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사건이었기에 장관부터 학생들까지 저러는건지.
여기서 카일이 기합한번만 내질러도 죄다도망갈 기세다.
‘어째 참 다사다난할 것 같다. 불길하다, 불길해….’
이 대로는 안 된다. 여기서 입 꾹 닫고 지내 다간 진짜 오우거 취 급을 받을 것이다.
저는위험하지 않습니다! 해치지 않아요! 라고 직접 밝혀야한다.
거기에 때마침 다음 강의는 전 학년이 모이는 일반교양.
첫인상이 사람을 평가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이번에도 신입생 분들이 많군요. 다들 간단하게 인사만한번 할까요?”
지극히 식상한 자기소개 시 간이 지 만, 카일은 그마저 반가웠다.
티샤에게 보여준 그대로, 예의 바르고 교양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카데미 파괴범 존 나센의 꼬리표를 떼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문의 … 입니다. 황제 폐하의 은혜가 가득한 이곳에서, 현명하신 교 수님들과 믿음직한 선배님들의 뒤를 따라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귀족도, 평민도, 모두가 멋들어진 말들을 하며 제 포부를 밝힌다.
몇명의 인사가이어진 후마침내 카일의 차례가다가왔다.
이미 어찌 말할지 속으로몇 번이고 연습했다.
존 나센이 그저 힘에만눈이 돌아간곳이 아님을 알려주리라.
그곳도 당신들과 똑같은 사람들… 솔직히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찌 되 었든 사실무근의 소문들이 나도는 꼴을 더는 볼 수가 없다!
“카일 존 나센.”
막중한 책 임 감, 그리고 아카데 미 생활 시 작이 라는 기대 감까지.
그 모든 두근거림을 안은 채, 교수의 호명에 책상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서 서….
와직!!-
바로 그순간, 카일이 짚었던 책상이 그대로 두 조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