熲 1 敢화 > 시작부터 꼬이는 게 국를
“엣?! 거기서 엘가공녀님을 만났다고요?!”
“쉿,쉿. 목소리가 너무 커요.”
여 기 가 도서관임을 잊지 말자. 소음 주의!
주의를 주자 티샤가 아아, 하고 탄식을 흘린다.
다행히 이곳 주술 서적 공간에는 책을 읽고 있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敢층을 관리하는 사서조차 잠깐 자리를 비운 상태.
덕분에 티샤의 큰소리에도 누구 하나뭐라고 할이는 없었다.
“미,미안해요. 아무튼… 그분은 갑자기 왜 만난 거예요?”
“하필이면 같은 층에 있더라고요. 저와 비슷한 이유로 책을 읽고 있던데 …
“혹시 뭐 위협이라든가사과를하라고 했어요?”
“네?”
“저번에 공녀님이랑 부딪쳤다고 했잖아요.”
티샤의 물음에 카일은 고개를 내저었다.
“확실히 어제 그런 일이 있긴 했지만그게 이유는 아니에요.”
“그러면요?”
“그게… 그냥, 간단하게 이런저런 말만좀했어요.”
“이런저런 간단한말이 뭐였는데요?”
필요 이 상으로 대 답을 요구하고 있는 티샤다.
그 모습에 서 뭔 가 묘한 느낌 이 들었지 만 애 써 고개 를 내 저 었다.
“사실은, 제 누나되시는 분이 예전에 아카데미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어요. 그런데 당시 어떤 일로 사건이 발생했고 공녀님의 오빠 되는 분이 그 때 다쳤다고 했어요.”
“정말요?! 대, 대공가의 적자를 다치게 했다고요?”
평민들, 설령 귀족이 라고 해도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것이다.
황제 다음 가는 곳이 바로 대공가다. 그 가문의 사람을 다치게 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문 하나는 엎어버릴 수 있다.
다만, 리토리오 입장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일단하나는 그 사건의 원인 제공이 다름 아닌 리토리오의 적자에게 있다 는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그 상대 가 다름 아닌 존 나센이 라는 것이 다.
‘천만다행이지. 다른 곳이었다면 얄짤 없이 리토리오 대공가측에서 갈아 버렸을텐데.’
존 나센 남작가의 모태 가 되는 이들은 북쪽의 사람들.
그들은 제국과 끝까지 싸우며 엄청난 출혈을 제국 측에 강제했다.
오죽 그피해가심각했으면 이례적으로황제가 ‘직접’ 나섰겠는가.
제국 황제의 설득에 그들도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내심 더 싸우고 싶어 했으나, 제국이 더는 싸울의지가 없으니 흥이 식어 버린것.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에서 조용히 살아가게 되었다.
‘그게 바로 우리 존 나센 남작가의 시작. 그리고 그 시작에는 ‘황제’ 가 있 지.’
다른 누구도 아닌 황제 가 직접 설득하고 작위 를 내 린 곳이 다.
남작가에 불과하다고 하지 만, 불과 燚천도 안 되 는 사람들이 전부라지 만.
제국의 어느 누구도 이룩하지 못한 업적에 대한증거이다.
그 증거를 제 아무리 리토리오 대공가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는 없다.
덕분에 리토리오도 이번만큼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며 침묵한 것이 었다.
“다행히 리토리오 대공께서 너그러이 넘어가주셨어요.”
“정말 다행이네요! 그런 일이 있었던 줄도몰랐어요!”
아카데미에서 멀리 떨어진 북쪽에서는 당연히 알 필요도 없는 일이며.
이곳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으니 학생들 사이의 수군거림을 들었을 수도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겠어요.”
“일단 그렇죠. 해서 비록 제가 저지른 짓은 아니나 정중하게 사과를 드렸 어요. 누나를 대신해서, 가족과 가문을 대신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드 린다고.”
“아하….”
자존심 때문에 그 사과조차 하지 못 하는 이들이 있다.
더군다나 자신이 벌인 일도 아닌데 그 때문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 더 더욱.
해서 제대로 사과조차 하지 못 하는 자가 세상에 수두룩하다.
하지만 카일은 그 자존심 상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냈다.
자신이 아닌, 가족과 가문을 위해서 스스로를숙인 것이다.
‘역시, 좋은 사람이 야. 정 말로 좋은 사람….’
생각했던 것보다훨씬 더 적은 자료만을 찾는데에 그쳤지만.
티샤는 카일의 말을 들으며 오히려 즐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원하던 자료는좀찾았나요?”
“아 조금찾기는했는데, 많이는못찾았어요.주술이란 게 인식 상좋지 않다보니 어쩔 수 없이 도서관에서도 우선순위 에서 뒤로 밀린 것 같다고 사 서 분이 그러더라고요.”
“안타깝네요. 주술도 엄연히 좋은 구석이 있는데.”
“제 말이요! 왜 주술을 그렇게도 안좋게 보는지 모르겠어요! 마법이란 것 도 처음 나왔을 때는 세상의 법칙을 거꾸로 돌리는 위험천만한 짓이라고들 말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마법 이외에는 전부 다 쓸모없는 것들 이라고 떠드는게….”
이거, 아무래도 버튼을 잘못 누른 것 같다.
이후로 카일은 완전히 흥분해서는 열변을 토해내는 티샤를 받아주어야만 했다.
“•••그러니까! 더더욱 노력할 거예요! 언젠가는 마법과 함께 어깨를 나란 히 하는, 그런 위대한 수준까지 꼭 이루어내고 말 거라고요!”
이 말을 듣는다면 마법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헛소리 하지 말라며 비웃지는 않을까 싶다.
마나라는 실질적인 것으로서 근간을 이루는 마법과는 다르게.
주술은 인간의 믿음이라는,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근간을 이루니까 말이 다.
그러니 세간에서는 주술을 사술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 그걸 어떻게 악용할지 아무도 알수 없기에.
아마 이 자리에 이안이 있었다면 그 이유를 늘어놓았을 것이다.
덕분에 티샤의 속은 또 한 번 제대로 뒤 집 어졌을 테고.
하지 만 카일은 이 안처럼 눈치 가 없지도, 말을 함부로 할 생 각도 없었다.
“할수있을겁니다. 힘내요, 티샤.”
나와 철천지원수가 아니라면 적당히 덕담좀해주는게 인생에 이롭다.
괜히 척을 져서 피곤해지는 건 병신이나 할 법한 짓이다.
그런 건 솔직해서, 거짓말을 못해서, 따위의 이유가 아니라 사회성이 결여 된거다.
라는것이 카일의 생각이었고 행동강령이 기도했다.
‘그런데… 여기 제 燚도서관에 티샤의 주술을한층더 성장시켜줄 고서가 처박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
나레 이 션 형 식 으로 스치 듯 지 나갔던 묘사 부분이 떠 올랐다.
연재분 전체를 읽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그걸 이안이 발견하고.
그걸 다시 티샤에게 알려주면서 둘의 사이가 진전되는 이벤트 성 물건이 확실했다.
기연을 넘겨주는 것만큼 가까워지기 좋은 계기도 없지 않은가.
지금 그 부분을 이용하여 티샤에게 알려줄까 고민도 했다.
“이만가요. 카일.”
“•••그럴까요.”
하지만 카일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입을 다물고 있기로 했다.
아카데미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놈이 덜컥 고서적을 찾으면 상당히 이 상하다.
학기가 좀 지나고 나서 찾는 것이, 아무리 못 해도 도서관에 수시로 오고 가는 걸 보여준 후 그리 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이었다.
널
정신없이 제 방까지 달려온 엘가는 가쁜 숨을 골랐다.
그러다가 이내 힘없이 의자위에 허물어지듯 앉았다.
“하아….”
뭔 가 쭉 빠져 나가는 느낌 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형용하기 힘든 뭔가 가득 차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이 감각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녀 본인조차도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감각이 누구로 인해 생겼는지 였다.
‘내가 리토리오대공이 될 거라고.’
그저 지 나가는 농담 따위 가 아니 었다.
뭔가를 노린 아첨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진지했다.
애당초자신은공녀 타이틀만 있을뿐이지 실권은 없다.
아첨을 한다고 해서 얻을 것보다 역으로 잃을 게 더 많다.
그럼에도 카일은, 자신더러 대공이 될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하하.”
웃음이 나온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그런 웃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온다.
엘가는 그렇게 한참을 웃고 또 웃었다.
그러다가 뭔가에 홀린 듯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엘가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레토가 있는 곳.
지금 시간이면 그는 연무장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을 것이다.
딱히 검술 실력이 좋은 건 아니나제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공녀를호위하는 일에 빈틈이 없도록하기 위해서 말이다.
“레토.”
연무장에 다다른 엘가가 나지막하게 그의 이름을 부른다.
그러자 막 검을 내려두었던 레토가 화들짝 놀라서는 다가왔다.
“공녀… 에, 엘가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계시는 거 아니셨습니까?”
“그랬죠. 그런데 잠깐 일이 생겨서 일찍 책을 덮고 여기로 왔어요.”
“차라리 도서관에서 기다리지 그러셨습니까.허면제가갔을텐데.”
친구, 혹은 그 이상으로서 하는 말은 아니 다.
레 토는 어 디 까지 나 엘 가를 자신 이 수행 해 야 할 공녀로만 바라본다.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고, 그렇게 받아들이도록 교육을 받았다.
대공가 가신단의 자제로 태어난 레토에게는 그게 당연한 운명이었다.
“… 레토.”
“예,엘가님.
“뭐 하나만물어봐도 될까요?”
“하문하시길.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어떤 질문을 해도 답할수 있겠어요?”
“물론입니다.저는 엘가님의 질문에 답을 할의무가….”
“함부로 답하지 말고, 제대로 생각하고 답해요.”
최소한의 눈치 정도는 레토도 있다.
지금 눈앞에 서있는 엘가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나.
그녀가 던지고 있는 이 말이 꽤나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말씀하시길.”
“우리 리토리오대공가의 차기 대공은 누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엘가의 질문에 레토가 움찔, 몸을 떤다.
예전에 참 많이도 던졌던 질문, 그러나 어느 순간 더는 들리지 않던 그 물 음.
그게 오늘 다시 한번 흘러나와제 귓가에 웅웅대고 있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잘모르겠어요? 아니면 그냥알고싶지 않은건가요.”
“답을 해드리기엔 제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부족하여 아는 게 없고, 아는 게 없으니 대답을 할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 다.”
엘가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알 수 없는 시선으로 레토를 바라볼 뿐이다.
그녀가 입을 연 건, 그 후로 몇 분이 더 지난 후였다.
“…레토. 당신은, 내 사람이잖아요.”
“엘가님.
“내 친구잖아요. 오직 나만을 위하는 그런 사람. 그런데도 모르겠어요? 답
을 못하겠어요?”
« ” …-
이번에는 레토 쪽이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또 몇 분,두남녀 사이에 불편한적막이 내려앉았다.
“•••저는.”
마침내 그 적막을 깨트린 레토였지만.
동시에 그가 내뱉은 말은 엘가의 마음도 깨트리기에 충분했다.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