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판 속 전투종족-13화 (13/318)

<13화 > 시작부터 꼬이는 게 국를

“아니, 진짜 뭐 그런 남자가 다 있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방랑한 이유가 사 람들에게 너무무례해서 쫓겨난 거 아니에요?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 어요.”

티샤가 원래 이런 캐릭터가 아닌데. 굉장히 착하고 똑 부러지는 히로인인 데.

그런 티 샤가 험 담까지 하게 만든 이 안도 참 굉 장한 능력자라고 생 각하면 서.

카일은 일단 티샤의 말에 적당하게 맞장구를 쳐주었다.

여기서 뜬금없이 이안 편을 들거나중립 기어 박으면 바로 같이 욕먹는 거 다.

“확실히 사람이 좀 직설적이긴 하죠? 숨기는 것도 모르고, 그럴 생각도 없 어 보이고.”

“혼자 오랫동안 지내서 그렇다면, 뭐 이해해요. 거기까지는 좋다 이거죠. 하지만 이제는 아카데미 생활을 해야하는데 그래서 조용히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들 정도네요.”

정확하다. 실제로 이안은 회차 한 자리 때부터 결투를 하고 다녔다.

결투를 거는 쪽은 상대방이었지만 원인 제공은 당연히 이안.

인내심이 넘치는 사람도 이 안의 말을 들으면 ‘아가리 !’ 라고 외칠 지도 모 르겠다.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아카데미에는 귀족들이 태반인데.”

티샤의 중얼거림에 카일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 었다.

그리도 이안이 싫다고 투덜거리는 와중에 저도 모르게 걱정을 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계속 물리는 원딜을 무의식적으로 구하려고 하는 탱커 아닐 까.

“본인이 알아서 할 겁니다. 뭐, 검술에는 자신이 있다고 하니 믿는 구석이 있겠죠.”

“카일은 봤어요? 이안의 검술 실력을요?”

실제로 본 적은 당연히 없다. 소설 묘사로 본 게 전부다.

하지만 카일은 아무 표정 변화도 없이 바로 답했다.

“오는 길에 가끔 봤습니다. 이 안이 땔감들 찾으러 가면 좀 늦었잖아요?”

“네.그랬었죠?”

“가서 땔감들줍고서 가볍게 검을 휘두르고 있더라고요.그 때 봤습니다.”

“그래요? 저는 한번도 못 봤는데. 어땠어요?”

“음.확실히 검술에 자신감이 있을 만한실력은되더군요.”

그러자 티샤가 가벼운 탄식을 흘린다.

매번 민폐만끼치는듯 하던 이가나름 실력자라하니 놀랍긴 한모양.

그게 아니면 카일이 인정을 해서 놀랐다던가 말이다.

“여기네요. 제 燚도서관.”

어지간한귀족 가문 성의 뺨 정도는 가볍게 후려칠 만한 거대하고 웅장한 건물.

이게 고작 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심지어 이와비슷하거나 더 큰도서관이 燚개는더 있다고한다.

“후우.

99

제 가슴께에 손을 얹고 호흡을 고르는 티샤.

그녀답지 않게 꽤나 다급한 얼굴빛을 띤 게 역력하다.

“그렇게 기대되나요?”

“당연하죠. 제국 아카데미의 도서관은 그 엄청나고 방대한 양으로 정평이 나있잖아요. 대륙에서도 구하기 힘든 책들이 있다고 하던데. 그러면 주술에 대한 정보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너무큰 기대를 했다가되레 실망할까 그게 걱정이네요.”

“괜찮아요. 설령 생각보다 적은 자료가 있다고 해도 그러려니 할 거니까요 . 어찌 되었든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카일.”

만약 이 자리에 이 안이 있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티샤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음 아마도주술관련 책들은 敢층에 있을 것 같아요. 같이 갈래요?”

“아. 저는 톞층에 좀 가보려고요.”

“3층이면… 영지 경영 및 재정 관리 쪽인데요? 그쪽에 관심이 있어요?”

“그건 아니고 제가 조금이라도 영지에 도움이 될 일을 생각해봤는데, 그 게 아닐까 싶어요.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가서 형을 도와 남작가를 조금 더 발전시 키는 게 현 목표라고 할까요.”

“아하….”

티샤가 가벼운 탄식을 흘리며 카일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자신이 생 각한대로 굉장히 배려심 이 넘치는 사람이 아닌가.

이곳에서도 돌아가서 가문과 가족을 위해 할 일을 생각하고 있다니.

‘정말 좋은 사람이야. 카일이 이 정도라면 그 가족 분들도 다 좋은 분들이 겠지? 소문이 잘못된 거 아닐까? 막몬스터 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는데.그 런 곳에서 이런 사람이 나올 수는 없잖아.’

그래, 맞아. 소문이 잘못 된 게 확실해. 과장되고 또 와전된 거야.

라고 생 각한 티 샤는 혼자만의 결론을 내 리고서 고개 를 끄덕 였다.

“그러면 전 敢층으로 가볼게요. 혹시 너무 오래 걸린다 싶으면 기다리지 말 고 가요.”

“얼마나 걸리려고요? 설마 오늘부터 정말 밤새는 건 아니죠?”

“헤헤. 설마요.그 정도는 아니어도 몇 시간은 있을 것 같아서 그렇죠.”

“저도 몇 시간은 있을 것 같으니 걱정 말고주술 서적들 찾아봐요. 정 안온 다 싶으면 제 가 敢층으로 가면 되 죠.”

“아… 그, 그래주면 저야 고맙죠.”

끝까지 먼저 가겠다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참 고마웠다.

애써 티는 안 내고 있지만, 사실 혼자라는 건 상당히 외로운 일이다.

사술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벗어내 기는 했으나, 여전히 주술에 대한 인 식은 별로다.

그 상황에서 모종의 이유로 가족들까지 흩어지고 티샤는 혼자 지내왔다.

어느 부분에서든 극한의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티샤는 주술에 대한 강한 애정과 그 주술로 꼭 사람들의 인정을 받겠다는 열망, 그 둘로서 외로움을 견뎌냈으나 언제까지고 아무렇지도 않을 수는 없 었다.

“조금 있다 보죠, 티샤.”

“아,네!”

“좋은 자료 구하기를 바라고 있을 게요.”

그런 티 샤에 게 지금 앞에 있는 카일은, 굉 장한 위 안이 되 었다.

싸구려 동정이 나 시커먼 속내를 감추고 있는 게 아니 다.

무척 사려 깊은 마음에 심지어 주술에 우호적인 시선도 지니지 않았는가.

“카, 카일도 힘내요. 열심히 해서 가족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도록요.” 자꾸만 피어오르는 미소를 애써 억누른 채 티샤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아주 잠깐의 작별인데 왜 이리 아쉬운 건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 단에 서서 위로 올라가는 티샤에 게 손을 흔드는 카일.

마침내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천천히 손을 내린다.

•••갔나? 갔지? 갔네. 카일은 안도의 한숨을 흘렸다.

하마터면 敢층까지 끌려가서 몇 시간동안 주술이야기를들을뻔했다.

아무리 티샤가좋은 사람이라지만, 그거와 이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주술에 대해 강제적으로토론을 하는 건 이제 관두고 싶다.주술 멈춰!

‘더 듣다간 내 머리에 주술이 걸릴 판국이야.’

거 짓말도 성의 가 있어 야 속아준다고 했던가.

1층에서 봤던 각층의 서적 종류 안내문을 본 기억이 도움이 되었다.

거기에 적당하게 살을 붙여서 이유를 대주니 바로 믿어준다.

‘문제는 정말 꼼짝없이 경영이니 재정이니 봐야 한다는 거네.’

이대로 그냥 도망치고 싶은데 최소한의 양심이란 게 있다.

해서 톞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수도 없이 많은 책들이 카일을 반겼다.

당장 눈에 보이는 책만 얼추 봐도 몇 천 권은 가뿐히 넘을 것 같다.

대 륙에 서 한 번 이 라도 출간된 책 은 한 권 이 상은 아카데 미 에 온다는데.

그저 우스갯소리 가 아니 라 정 말로 그런 모양이 다.

원래 책을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냥 앉아서 낮잠 좀 잘까 했다.

솔직히 도서관에 와서 하는 일이 책 읽는 것보다 다른 짓이 더 많지 않은가

물론이곳은 음악이나톡을 위한폰이 없다고 하지만.

‘•••그런데. 왜 하필 저 여자랑 만난 거냐고.’ 햇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있는 한 명의 여학생.

타는 듯한 붉은 머리 가 무척 이 나 인상적 이 다.

보이는 건 뒤 태 가 전부인데 , 그 뒤 태 마저 아름답다는 느낌 이 든다.

책 장을 넘 기고 있는 섬세 한 손길에 서조차 희 미 한 기 품이 느껴 지 는 듯 했 다.

엘가 블레스 데 리토리오 공녀.

그녀 가 창가 쪽 자리 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것이 었다.

앞에는 영지 경영과 재정 관리에 대한온갖 서적들이 놓여 있었다.

리토리오 대공가라는 거대한 영지의 공녀이기에 관심이 가는 것일까.

‘다른 자리로 가자.’

혹 소리라도 들릴까 아주 조심스럽게 몸을 돌린다.

그리고 막걸음을 옮기려는데, 등뒤에서 엘가의 목소리가들려왔다.

“다시만나네요.존나센의 카일.” « ”

…-

등 뒤 에 눈이 라도 달렸나? 또 어떻게 안 거 야.

속으로 한숨을 흘린 카일은 다시 몸을 돌렸다.

상대가 제 존재를 눈치 못 챘다면 또 모르겠는데,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이러면 무시하고서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예.다시 뵙게 되는군요. 엘가공녀님.”

“여기는 리토리오 대공가가 아니라 제국 아카데 미에요. 편하게 불러도 좋 아요.”

“비록 리토리 오 대 공가는 아니 지 만 공녀님 은 공녀님 이죠. 이 건 편하고 불 편하고의 문제 가 아니 라 마땅히 차려 야 할 예의 와 격 식 인 겁 니 다.”

해석하자면 편하게 부르는 게 더 불편하다. 그러니까 그냥 둬 라. 이 런 식 .

엘가도그런 카일의 속내를대강 알아차렸는지 별 말은하지 않았다.

“독서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가보겠습니다.”

“ 앉아요.”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면 앉아요. 당신 말마따나독서를 방해 받아서 집중도 깨졌으니

까.”

방해 받은 거랑 앉는 거랑 도대체 무슨 상관인데.

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도 카일은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존 나센 남작가와 리토리오 대공가, 이건 비교 자체 가 성립 이 안 된다.

괜히 밉보여서 좋을 게 없으니 무리한 요구가 아니면 따르는 게 좋다.

« ” …-

바로 앞에 사람을 앉혀두고, 엘가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빤히 카일을 쳐다보는데 그 시선이 부담 천 배다.

‘환장하겠네.’

이 공녀님이 왜 이러는지, 당최 이유를 알수가 없다.

그리고 이유를 모르니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게 당연했다.

혹시 저번에 부딪친 곳에 멍이라도들었나? 그래서 책임을물려나?

눈깔을 어디 에 두고 다니 냐고 하면 엉덩 이 에 붙였다고 할까?

“날이 참 좋네요.”

그 말이 ‘너 쪼기에 참 좋은 날이다.’ 라고 들린다.

해서 하. 하. 하서. 웃으며 ‘그렇습니다.’ 대답을 겨우 해냈다.

“말해줄게요.”

“•••예?”

“그때 내가 말해주지 않은 거. 기회를 잡았다는 그 말.”

.

높낮이가 전혀 없는 목소리로, 별일 아니라는 투로.

엘 가는 카일을 똑바로 응시 한 채 말을 이 었다.

“저번에 당신의 누나가 벌였던 아카데미 반파 사건. 거기서 내 둘째 오라 버니가 다쳤다는 말은 했었죠?”

“그렇습니다.”

“그 영향으로 리토리오 대공가의 후계 구도가 좀 많이 흔들리 게 되 었어요 ” •

•••저기요,공녀님? 목소리는별일 아닌 투인데 내용은별 게 맞는데요?

당장 창문을 깨트리고 1층으로 뛰어내려 긴급탈출을 하고 싶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