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존 나센 가문의 막내
- 아카데미 입학추천장 -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드디어,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엘도라도로 향할 수 있는 황금 열쇠 가 마침내 ! 드디 어 !
“다들 내 일 중으로 출발해 라. 입학 시 기 에 늦지 않으려 면 서둘러 야 할 게 야.”
“알겠습니다, 변경백 각하.”
“같이 가주고싶지만일이 바쁘니 이해 바란다.”
제국의 귀중한 인재가 되 기를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변경백 이 방을 나섰 다.
이제 이곳에 남은 이는 카일과 이 안, 그리고 한 명의 여인이 었다.
‘이안은그냥 얼떨결에 입학하는 거였고. 티샤 같은 경우에는….’
주술의 효용성을 세상에 입증하기 위해서, 였었나.
검과마법, 이 둘의 공통점은 일정 경지에 다다르면 마나를쓴다는 것이다.
비록 과정은 다르다고 해도 그 뿌리는 같다.
맨날 검사와 마법사가 검과 마법의 위대함을 두고 서로 싸운다는데 .
굳이 따지 자면 같은 곳에 근본을 두었다 할 수 있다.
반대로 주술은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주술은 사람들의 믿음을 힘의 원천으로 이용한다.
어떤 사소한 것도 강렬하게 믿는다면 큰 힘이 되고.
엄청나게 강한 힘도 믿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 된다.
일단 마나를 다루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검이나 마법과는 다르다.
그 믿음이라는 것도 마나처럼 확실한 것이 아니다.
해서 아직 대륙에서는주술을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아카데 미에 입학해 주술의 대단함을 알려주고 싶다. 이게 목표였지?’
당연히도 초반에는 주술에 대한 반응이 영 시원찮았다.
그래서 붙은 별칭도 ‘마녀’ 아니겠는가.
나중에 야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 만, 안타깝게도 아는 건 딱 거 기까지 였 다.
카일은 슬쩍 곁눈질로 티샤를 살폈다.
소설에서 묘사되던 것과똑같은 여인이다.
무척 이 나 아름다운 외 모, 거 기 에 묘한 분위 기를 주는 남색 머 리 칼.
거 기 에 트레 이드 마크라는 연보랏빛 눈동자까지.
“만나서 반가워요. 두분.”
눈치를 보는 카일이나 별 관심이 없는 이안과는 달리.
“티샤라고 해요. 부족하나마 주술을 좀 다루고 있죠. 이번에 여기 있는 두 분과 함께 아카데미까지 가게 되었는데, 앞으로 잘부탁할게요.”
똑 부러지는 말투로 먼저 인사를 건네는 티샤였다.
‘확실히 목표 의 식이 확고한 사람은 다르구만.’
옆에 있는회색빛의 방랑검사와는 전혀 다른 케이스라할수있다.
딱히 이루고자하는바도 없고 간절한 마음도 없는 이안.
반대로 반드시 주술의 효용성을 입증하려는 티샤.
이보다 더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남녀가 첫 번째 커플이 된다니.
갑자기 커플 폭파라는 의 거義擧가 간절해졌지만, 참기로 했다.
“카일 존 나센, 존 나센 남작가의 차남입니다.두 남녀 분과 같이 입학하게 될 것 같은데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티샤 양.”
그리 말하며 티샤가 내민 손을 조심스레 맞잡는다.
와, 어머니와 누님 손 제외하고 여자 손 만지는 게 얼마만이 냐.
맨날 바벨 이 니 덤 벨 이 니 , 철봉만 만지 다가 여 자 손이 라니 .
이대로 감격의 눈물을 줄줄 흘릴 것만 같아 바로 손을 빼낸다.
“그쪽은요? 이름이 뭐에요?”
티샤의 관심이 그대로 이안에게 향한다.
“•••이안. 검을 좀다룬다.”
“그래 보이네요.허리춤의 검하며, 손에 박혀있는굳은살까지.”
찰나에 거기까지 파악한 모양이다.
티샤의 말에 이안이 그녀를흘끗거리다가 입을 연다.
“주술을 다룬다고.”
“네.약간이긴 하지만요.”
“듣기로주술은 사술邪術의 일종이라고 하던데.”
“•••네?”
뭐야. 내가 잘못들은 건가?
이 새끼. 왜 초면부터 다짜고짜 광역 도발을 걸고 지 랄이 지 嘗
“지금, 뭐라고 했어요? 사술?”
“말한 그대로다.”
다급하게 생각을 되짚어 본다.
혹시 원래 흐름에서도 이안과티샤의 첫 만남이 이러했던가?
•••아. 이새끼 진짜 그랬구나.
“저기, 이안? 혹시 사술 뜻을 모르는 건가요?”
“안다. 요사스러운 술법.”
“알면서도 그리 말하는 이유가도대체 뭐죠?”
“그냥들은 대로 말할뿐인데.”
이 안이 라는 캐 릭 터 가 원 래 맛이 좀 간 스타일 이 긴 하다.
돌려 말하는 거 모르고, 남 기분 같은 거 생각 안하고.
덕분에 입만 열었다 하면 누구와 꼭 싸우는 놈.
나쁜 뜻으로 하는 건 아닌데 꼭 사람 속 터지 게 만드는 데 에 도가 텄다.
이런데도 결국 나중에는 기어코 여자가 생기는 걸 보면.
아무튼 주인공 버프는 어디를 가나 중요한 법인 모양이다.
“말 다했어요?”
시 작부터 귀싸대 기 한 대 올려붙일 기세 다.
그리고 이안의 성격 상 맞으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아카데미 가기도 전에 서로 칼부림이니 주술 난사니 하는 건 아니지?
그래도 이제 이 안이 사과를 하면서 분위 기 가 대충 풀리게 된다.
원래 시작은 좀 꼬여야제 맛이 아니겠는가.
팝콘이라도 있으면 의자에 앉아서 한봉지 바로해치울텐데.
“•••넌어찌 생각하지?”
해 야 할 사과는 안 하고, 갑자기 카일을 보며 묻는 이 안.
덕분에 카일은 ‘어?’ 하고 탄식을 흘리고, 티샤는 더 화가 났다.
‘원래 이 타이밍에 바로 사과해야 하는데?’
사과는 개뿔, 오히려 카일 의견을 묻고 있다.
그 바람에 티샤는 더더욱 화가 나서는 씩씩거린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 만.
이곳이 아직 변경백의 성임을 자각한 카일은 바로 나섰다.
“자, 자! 왜들 이럽니까.좋든싫든 아카데미까지 같이 가야할사이인데.”
“저 남자가 먼저 헛소리를하잖아요!”
« ” …-"
다행히 본인의 잘못을 알긴 아는 모양이다.
이 안이 슬그머 니 몸을 돌려서는 뒤 로 빠져 나간다.
본인 딴에는 제 잘못을 인정하고 자리를 피하는 건데.
그게 피해자가 보기에는 시비 걸고도망치는 모습이다.
“저 남자가! 이봐요! 방금 뭐라고했어요? 사술?! 뚫린 입이면 다야? 다냐 고!”
이 광경을 변경백이 본다면 좋다고 껄껄 웃겠는가?
지 랄. 이 게 무슨 짓 이 냐고 추천 장 압수해 도 모자를 판국이 다.
사태 가 더 심각해지 기 전에 말려야만 한다.
“티샤 양. 티샤 양? 진정해요, 진정!”
이 커플 사이에 끼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티샤가 아니어도, 다른 여주인공이 아니어도 선택지는 얼마든지 있는데.
굳이 원작의 흐름을 깰 이유가뭐 있단 말인가.
카일은 한숨을 쉬 면서 일단 진화 작업에 들어 가기로 했다.
“이안이 주술을 매도하려는 생각은 아니었을 겁니다.”
“저 말이 매도하는 거지,그러면 뭔데요!”
“그냥 ‘주술은 사술의 일종이다. 라는 말을 들었다.’ 라는 말을 한 것일 수 도 있지 않습니까?”
“혹시 모르죠. 정 말로 주술은 사술이 라고 생 각하는 걸 수도.”
학문으로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마법과는 다르게, 주술은 평이 좋지 않 다.
분명히 대륙 곳곳에 주술사가 존재하지만 대우는 그닥이라 알고 있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티샤의 가족 중 하나도 주술사라고 했던 것 같다.
“•••카일, 당신은요.”
“예 ?”
“당신도 주술은 사술이 라고 생 각하나요?”
갑자기 총구를 왜 나한테 들이미는데.
카일은 입술을 깨물고서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일단 이 사달을 낸 빌어먹을 남자 1호는 눈치 빠르게 튀었다.
남은 건 아무 상관도 없는 자신과 주술을 중히 여 기는 티샤 뿐이 다.
여 기서 대 답 잘못 하면 이 안 몫까지 욕을 먹 어 야 할 수도 있다.
억울하게 욕먹는 건 절대 사절이라, 카일은 바로 결정을 내렸다.
“듣기로 주술의 힘은 사람의 믿음에서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
“비록 마나의 흐름처럼 직접 증명할 수는 없다고 하나, 사람의 믿음을 함 부로 평하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당장은 티샤의 분노를 잠재우는 일이 중요하다.
본인과 주술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는 여인이니 더더욱 그렇다.
일단 마음을 좀 가라앉혀두어야 이안과 다시 말이라도 해볼 거다.
“아마 이안도 그런 생각일 겁니다. 다만, 여기저기 떠돌던 친구라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거친 말이 나왔을 테죠.진심은 아닐 겁니다.”
왜 내가이 두 커플을 위해 까치와 까마귀 노릇을 해야하는지.
절로 짜증이 치밀었으나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일단이 둘이 같이 아카데미에 가야최소한의 흐름은따를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그냥둘이 피터지게 싸우는걸 구경하고 싶다.
커플은 제거해야 한다, 라는 격언을 몸소 실천하고 싶다.
하지 만 자신도 결국 솔로 탈출을 위 해 아카데 미로 가고자 하는 것 아닌가.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카일은 눈 딱 감고 까치와 까마귀 가 되기로 했다.
“여기저기 떠돌면 말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법도 있나 보네요?”
“성격이 좀그럴 수도 있죠. 티샤 양이 이해해주세요.”
“이해는 예의를 아는 사람한테 나 해주는 거죠. 그런 기본도 안 되 어 있는 사람에게 무슨.”
보아하니 아직 화가 덜 풀린 모양이 다.
이런 때에 더 이해를바랬다가는 같이 쌍욕 먹기 십상이다.
화제 전환이 불가피 한 상황이 라고 할까.
“예전에 제가 아플 때 주술사 한 분이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주술사가요?”
“네. 다른 가족들에 비해 잔병치레가 좀 잦았거든요. 그런데 그 주술사 분 의 주술을 받고 나니 그 이후로부터 잔병치레 가 없어졌습니 다.”
잔병치 레 가 잦았던 건 사실이 고, 주술을 받은 것도 사실 이 지 만.
그 잔병치레를 없애준 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족들의 사랑 때문이었다.
몸이 아플 틈조차 주지 않고 건강하면 모든 게 해결 된다면서.
지옥보다도더 한헬스Hell's트레이닝이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 만 그 사실을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그냥 주술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 식 이 면 충분했다.
“주술에 대해 그런 반응을 보인 이유가 있었군요.”
“그 덕을 본 사람들은 믿음의 힘을 알고 있으니까요.”
티 샤는 주술에 대 한 프라이 드가 꽤 높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면 친해지는 거야 금방이다.
반대로 주술을 저격하면 바로 적이 되는 거고.
이 안은 그와는 다르게 투닥거 리 다가 갑자기 친해 진 케 이 스.
주인공 버프를 받아서 가능한 경우였지만 말이다.
“주술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은오랜만에 봐요.”
“저도오랜만에 주술사분을 봐서 반갑네요.”
예의 상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눈다.
그런 카일의 손을 맞잡는 티샤의 웃음이 살짝 걱정이 었지만.
결국에는 알아서 제 짝 찾아가지 않을까, 하는 게 카일의 속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