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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150화 (완결) (150/150)

리턴 플레이어 150화

종장 수도 탈환(2)

현재 남문을 공격하고 있는 공성추는 케쟌 리어포드 남작의 말대로 파괴된 상태였다.

예비 공성추가 있지만, 운반에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케쟌 리어포드 남작은 검을 들어 올렸다.

“돌격!”

“와아아아!”

리어포드 기사단원들이 우렁찬 함성을 내뱉으며 그림자 기사단을 향해 돌진했다.

테일러가 지휘하는 병력 50명 정도만 주변에 남았다.

테일러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가이우스! 고위 마법 한 방 부탁드립니다!”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네!”

가이우스는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고위 마법을 완성했다.

마법진이 그려지고 뜨거운 불꽃이 쏟아져 나왔다.

그림자 기사단 진형에서 고위 마법사 3명이 방어 마법을 전개하여 막아냈으나, 하이 엘프 왕의 심장으로 강화된 가이우스의 마법은 방어 마법 하나를 박살 내고 그림자 기사단원 9명 정도를 뜨거운 불길의 제물로 만들었다.

고위 마법의 여파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때쯤에 리어포드 기사단이 그림자 기사단을 덮쳤다.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비명이 울려 퍼졌다.

장악한 성벽의 사다리를 통해 성벽을 넘은 사우스 왕국의 병사들이 추가로 그들에게 합류했다.

성문 수비를 맡은 그림자 기사단은 그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금입니다. 성문을 엽시다.”

테일러는 파티와 부대를 움직여 성문으로 향했다.

성문에 도착하기 무섭게 병사들은 성문을 열기 위해 장치를 돌리기 시작했다.

성문이 열리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그림자 기사단은 소수의 기사단원을 전투 중에 내보내 테일러가 지휘하는 부대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그들의 앞을 바람의 정령 군주가 막아섰다.

유감스럽게도 전장을 이탈한 소수의 그림자 기사단원은 바람의 정령 군주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들이 아니었고, 그들은 순식간에 바람의 칼날에 전신이 절단되었다.

“성문이 열렸다!”

성문이 열렸다.

마법 공격 세례와 화살 비를 맞으며 성문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우스 왕국 기병대가 수천이 기다렸다는 듯이 커다란 성문을 통해 몰려 들어왔다.

“비켜라!”

“물러나라!”

그림자 기사단과 전투를 벌이고 있던 병력이 일제히 뒤로 물러났고 기병대는 그림자 기사단을 덮쳤다.

천 기가 넘는 기병의 공격에 성문 수비를 맡은 그림자 기사단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전멸하고 말았다.

남문이 뚫리자 다른 곳이 뚫리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외부와 내부.

두 곳에서 퍼붓는 거친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서문과 동문이 열렸고 마지막으로 북문이 공성추에 의해 파괴되었다.

동서남북의 성문이 모두 돌파당했고 공성전으로 인해 1만의 병력이 희생되었지만, 여전히 19만이 넘는 군세를 유지하고 있는 사우스 왕국군과 위그드라실군이 수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외성에서 수비를 하고 있던 해상 군단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애초에 수가 너무 차이 났다.

성벽로처럼 한정된 공간에선 그림자 기사단 같은 최정예 병력이 배치되면 훌륭하게 수비할 수 있겠지만 전 성벽로에 배치하기엔 그림자 기사단의 수가 적었다.

외성에서 시가전이 벌어졌다.

그림자 대공에겐 안 된 일이었지만 엘프들은 시가전에서도 뛰어난 전투력을 선보였다.

위그드라실의 엘프들의 활약으로 시가전은 순식간에 종료되었고 내성을 포위한 상태로 밤이 찾아왔다.

늦은 밤.

그림자 기사단은 소수의 최정예 그림자 기사를 보내 아이반 왕자의 암살을 시도했다.

최정예 그림자 기사들이었고, 왕실 근위기사들을 돌파하여 아이반 왕자에게 날카로운 검을 들이밀었으나, 마침 그 자리에 있던 테일러가 아이크 벤켈 자작과 힘을 합쳐 몰아내었다.

이것으로 그림자 대공은 적은 수지만 최정예 그림자 기사들을 일부 잃었다.

아침이 밝아오기 무섭게 아이반 왕자는 군을 지휘하여 내성 공격을 시작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고, 6시간 만에 내성의 서문이 공성추에 의해 박살 났다.

사우스 왕국군은 영주성까지 거침없이 전진했다.

영주성이 포위되고 그림자 대공을 죽이기 위한 인원이 투입되었다.

“중앙 홀의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진입했던 기사단 전원이 전멸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반 왕자의 질문에 아이크 벤켈 자작이 어두운 얼굴로 보고했다.

그림자 대공은 중앙 홀에서 농성 중이었는데, 정예 기사단 100명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곁에서 보고를 듣고 있던 테일러는 자신이 나서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깨달았다.

“전하. 저를 보내주십시오.”

아이반 왕자의 시선이 테일러에게 향했다.

“왕실 근위기사단 30명의 지휘를 임시로 맡기도록 하겠다. 반드시 그림자 대공의 목을 가져와라.”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이크 벤켈 자작은 아이반 왕자와 유리 사우스 국왕의 호위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

대신 아이반 왕자는 30명의 왕실 근위기사단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테일러에게 부여했다.

하이 엘프 왕 에이렌 역시 로이츠와 친위대 10명을 지원했다.

테일러의 파티를 포함해서 5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그림자 대공이 있는 중앙 홀로 들어섰다.

“맙소사.”

중앙 홀에 진입하기 무섭게 누군가가 경악했다.

중앙 홀은 적과 아군의 시체가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고 피로 얼룩진 왕좌에 그림자 대공이 어둠 무희를 들고 앉아 있었다.

“연회장에 온 것을 환영한다.”

그림자 대공의 붉은 눈동자가 빛났다.

“공격!”

가이우스, 그리고 왕실 근위기사단과 친위대의 고위 마법사 5명이 일제히 강력한 고위 마법을 캐스팅했다.

불길과 전격의 창이 그림자 대공을 덮치고 하늘에 그려진 녹색 마법진에서 산성액이 투하되었다.

“해치웠나?”

왕실 근위기사단 소속 고위 기사가 희망적인 발언을 내뱉었으나, 테일러는 고개를 저었다.

이 공격으로 그림자 대공이 목숨을 잃을 것 같았으면 전쟁은 진작에 끝났을 것이다.

“우리 마법사들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군.”

아니나 다를까 먼지가 가라앉자 검은 장막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그림자 대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장막은 마법 공격을 집중적으로 받아 조금은 희미해져 있었다.

“괴물 녀석!”

가이우스가 간단한 마법인 불화살을 캐스팅하여 쏘았지만, 검은 장막을 파기하기엔 무리였고 그림자 대공은 검은 장막을 해제한 뒤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리고 사라졌다.

“크악!”

“으악!”

“큭!”

그림자 대공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땐 3명의 기사가 치명상을 입고 비명과 함께 쓰러지고 있었다.

고위 기사도 한 명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제길!”

실비아가 쓰러진 기사들의 회복을 위해 신성 기도문을 외우고 레드가 욕설과 함께 화살을 쏘았다.

날아간 화살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고 그림자 대공은 신출귀몰하며 왕실 근위기사단원들과 친위대원들을 도륙했다.

[아군의 50%가 전사했습니다. 결사의 의지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순식간에 절반이 목숨을 잃었다.

성녀 실비아 그레이의 신성 기도문이 있었음에도 절반이 목숨을 잃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동체 시력이 인간들보다 월등히 좋은 로이츠가 지휘하는 엘프 친위대가 실비아와 일리아를 지키고 있는 덕분에 그녀들과 마법사들이 공격받는 일은 없었다.

그림자 대공이 공격을 시도하긴 했지만 로이츠가 그의 어둠 무희를 막아내자 그림자 대공은 뒤로 물러나 다른 이들을 공격했다.

절반이 목숨을 잃은 뒤에서야 테일러는 그림자 대공의 패턴을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림자 대공의 고속 이동은 위협적이었지만 패턴을 알고 나니 도중에 차단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고속 이동은 분명 위협적이었지만 직선 이동만 가능했다.

그러니 미리 움직임을 읽고 어디로 이동할지 확인한다면 방어가 가능했다.

왕실 근위기사단원 절반의 목숨을 앗아간 그림자 대공의 시선이 테일러에게 향했고, 그의 몸이 사라졌다.

그림자 대공의 몸이 사라지기 직전에 그의 발이 향하는 곳을 확인한 테일러는 전쟁의 나팔을 들어 올렸다.

그림자 대공의 어둠 무희와 전쟁의 나팔이 충돌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파마의 검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마력이 완전 해산됩니다.]

아주 낮은 확률을 뚫고 파마의 검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된 것이었다.

어둠 무희가 머금은 검은 마력이 흩어져 소멸했다.

“이런 미친!”

그림자 대공은 경악했다.

그는 서둘러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테일러가 조금 더 빨랐다.

전쟁의 나팔을 휘둘러 어둠 무희를 절단한 것이다.

어둠 무희는 마병기였기 때문에 다른 검들보다 튼튼하긴 했지만 마력검에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어둠 무희를 잃은 그림자 대공은 쓰러진 기사가 떨군 검을 재빨리 집어 들었지만, 어둠 무희를 잃은 것으로 그는 전투력이 많이 감소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림자 대공이 검을 줍는 짧은 순간에, 가이우스가 그에게 둔화 마법을 걸었다.

이것으로 고속 이동은 사실상 봉쇄되고 말았다.

그림자 기사단 소속의 고위 마법사가 생존해 있다면 해제해주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생존해 있는 고위 마법사가 없었다.

바람의 정령 군주와 고위 마법사들이 그런 그에게 공격을 쏟아부었다.

그림자 대공은 다시 검은 장막을 만들어 방어했다.

공격이 끝나고 테일러는 가까이 접근하여 알버트와 함께 검은 장막을 공격했다.

5번 정도 마력검으로 공격하자 마법 공격을 받음으로 인해 희미해져 있던 검은 장막은 박살 나고 말았다.

당황한 그림자 대공이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둘렀다.

알버트가 간신히 그 공격을 막아냈고 테일러의 전쟁의 나팔이 마력 갑옷의 보호를 받지 않는 그림자 대공의 머리를 쪼갰다.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그림자 대공인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피를 줄줄 흘리며 쓰러졌다.

승리했다.

에필로그

“왕국 고위 기사 테일러에게 자작의 작위와 라슈드의 성을 부여한다.”

유리 사우스 국왕이 선언했다.

나일 쉬바스 백작이 전사하는 것으로 인해 테일러의 앞길을 막는 귀족은 없었고, 그는 어렵지 않게 작위를 하사받을 수 있었다.

가이우스 또한 준남작의 작위를 하사받았으며, 레드는 남부 레인저 여단의 에이스 레인저 분대의 분대장이 되었다.

알버트는 아버지가 작위가 있었기 때문에 작위를 받을 수 없었다.

신성교의 성기사와 성녀는 작위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실비아와 알폰스는 작위를 받을 수 없었다.

그림자 대공이 죽고 프랑츠 제국의 재침입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프랑츠 제국의 황제는 오히려 사우스 왕국에 그림자 대공의 공격에 대해 사과하는 사신단을 보내 이번 일이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음을 어필했다.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진 않았지만 억제기 재설치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사신단을 통해 밝혔다.

마법 통신이 가능한 이 시대에 사신단을 보내는 것만 봐도 프랑츠 제국이 사우스 왕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쟁의 상처는 깊었으나,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회복되는 것으로 보였다.

라슈드 자작령의 영주가 된 테일러는 부모님과 함께 라슈드 중심도시에 정착했다.

라슈드 중심도시는 다른 중심도시들보다 작은 편이었지만 테일러의 마음에 딱 들었다.

가이우스는 라슈드 자작령의 고위 마법사가 되었고 충성을 맹세한 알버트는 라슈드 기사단의 기사단장을 맡게 되었다.

실비아는 알폰스와 함께 신성교에 적극적인 건의를 하여 라슈드 중심도시에 있는 작은 신전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7월이 되었다.

7월.

일리아는 영주 홀의 테라스로 테일러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무거운 갑옷 대신 귀족들이나 입는 옷차림을 한 테일러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테라스로 나왔다.

테일러의 얼굴을 본 일리아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무엇인가를 꽉 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손. 내밀어 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테일러가 손을 내밀자 일리아는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쥐고 있던 내용물을 테일러의 손 위에 올려놓았다.

반지였다.

“제 마음이에요.”

순간 많은 생각이 오갔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테일러는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대답 대신 반지를 손가락에 끼웠다.

그리고 천천히 일리아를 안았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일리아.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리턴 플레이어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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