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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121화 (121/150)

리턴 플레이어 121화

48장 본대(1)

“엘리아, 저희 부대가 우익의 틈을 막을 테니, 엄호를 부탁드립니다.”

테일러가 순찰대장 엘리아에게 부탁했다.

엘리아는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며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전군 이동!”

테일러는 부대기를 든 병사와 함께 우익의 틈으로 향했다.

늑대 기수 부대가 도착하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다행히 마법전에서 우위를 점한 아군 마법 전력 일부가 우익으로 이동 중인 늑대 기수를 저지하기 위해 마법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쏟아지는 불의 비와 앞을 막는 기병 장애물로 인해 늑대 기수 부대의 이동 속도는 조금 느려졌다.

그 틈에 테일러와 테일러 부대는 우익의 빈틈을 메울 수 있었다.

“방패 올려!”

알폰스의 외침에 방패를 든 병사들이 앞으로 달려나가 방패와 검을 들어 올렸다.

2열의 병사들은 날카로운 창끝으로 앞을 겨눴다.

마법 공경에도 불구하고 늑대 기수 부대는 테일러 부대와 거리를 상당히 좁혔고, 엘리아가 지휘하는 엘프 순찰대가 화살 공격을 퍼부었으나, 튼튼한 갑옷과 방패로 중무장한 늑대 기수들에게 큰 피해는 주지 못했다.

“인간 놈들을 모두 죽여라!”

늑대 기수 부대의 가장 앞에서 늑대에 올라타 거리를 좁히던 오크 상급 전사가 오크어로 소리쳤다.

그의 외침은 분명 오크어였지만 테일러는 그 목소리에 섞인 적의와 살기로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가이우스! 한 방 부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준비하고 있었네만. 지금 완성했네!”

가이우스가 스태프를 휘두르자 나무줄기가 땅을 뚫고 나와 늑대들의 발을 묶었다.

“마법이다!”

“크윽!”

늑대에 탑승한 오크들이 검과 도끼로 나무줄기를 베려고 했지만 마력으로 강화된 나무줄기는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상급 전사만이 마력검으로 잘라낼 수 있었다.

하이 엘프 일리아가 소환한 바람의 정령 군주가 나무줄기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늑대 기수들에게 바람의 칼날을 퍼부었다.

끔찍한 죽음이 이어졌다.

늑대 기수들은 늑대를 포기하고 보병이 되어 테일러 부대를 향해 달렸다.

테일러는 전쟁의 나팔을 고쳐 잡으며 가이우스에게 시선을 옮겼다.

“큰 거 한 방 더 가능합니까?”

하지만 가이우스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네. 범위를 과하게 늘린 탓에 상당량의 마력을 소모해버렸어. 잠시 동안은 마법을 사용할 수 없네.”

나무줄기로 소수의 대상을 묶는 마법은 간단한 고위 마법이었지만 그 범위를 과하게 늘린 탓에 가이우스는 상당히 많은 양의 마력을 소모해야만 했다.

테일러 부대를 공격하기 위해 움직였던 늑대 기수의 수가 150 정도.

그들을 모두 묶기 위해서는 마법 유효 범위를 상당히 많이 확장해야만 했다.

원래 마법은 대량의 마력을 쏟아 붓는 것으로 효과를 강력하게 만들 수 있지만, 소모되는 마력의 양이 상당했다.

가이우스는 천재 고위 마법사였지만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많은 양의 마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마력 탈진을 회복하면서 마법의 위력이 증가하였다고는 하나, 강력한 고위 마법을 한 번 사용하면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거리가 가깝습니다! 1분 안에 충돌할 것 같습니다.”

알폰스가 보고했다.

그는 침착하게 방패에 신성력을 주입했다.

신성력을 받아들인 방패가 순백의 빛을 내뿜었다.

바람의 정령 군주가 날린 바람의 칼날에 10여 기가 넘는 늑대 기수가 피해를 당했으나, 여전히 많은 수의 늑대 기수들이 살아남았다.

그들은 나무줄기에 포박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늑대에서 내려 도보로 테일러 부대를 향해 전진했다.

순찰대장 엘리아가 지휘하는 엘프 순찰대가 화살 공격을 퍼부었지만 그들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바람의 정령 군주가 바람의 칼날을 연신 날렸지만, 마법전에 참여하지 않은 하이 오크 제사장이 캐스팅한 강력한 주술에 당해 역소환되고 말았다.

“제기랄!”

바람이 되어 흩어지는 정령 군주의 모습에 테일러는 욕설을 내뱉었다.

정령이 역소환될 때 정령사에겐 충격이 전달된다.

그 충격은 정령의 계급이 높을수록 강해졌다.

정령 군주가 역소환되었으니, 잠시 동안 일리아는 정령 군주를 다시 소환하지 못할 것이다.

가이우스 역시 강력한 마법을 캐스팅하는 바람에, 잠시 동안 마법 공격을 통한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

성녀 실비아 그레이의 가호와 축복이 함께 한다고는 하지만, 힘든 전투가 될 게 분명했다.

만약 실비아 그레이의 가호가 없었다면 전멸을 각오하고 싸워야 할 것이다.

“방어를 굳혀라!”

[통솔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아군의 방어력이 상승합니다.]

테일러의 외침과 함께 운 좋게 스킬의 효과가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알림음이 끝나기 무섭게 오크 상급 전사가 테일러에게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테일러는 그의 검을 피했으나, 복부를 노리고 들어오는 발차기를 피하지 못했다.

“크악!”

두꺼운 철제 흉갑이 단숨에 찌그러지고 복부에서 전해져오는 아찔한 통증에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의 몸은 충격 때문에 공중에 붕 떴다가 추락했다.

추락 직전 그는 몸을 돌려 간신히 바닥에 쓰러지는 것만은 피했다.

만약 이대로 쓰러진다면 상급 전사의 연이은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크 상급 전사가 검을 다시 휘두르고 근처에 있던 늑대 기수가 창으로 테일러의 복부를 노렸다.

“하나는 피할 수 없겠군!”

지금부터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도 낙법을 취하느라, 한 타임을 놓쳤기 때문에 공격 하나는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테일러는 위협적인 마력검이 깃든 오크 상급 전사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을 선택했다.

전쟁의 나팔을 들어 올려 오크 상급 전사의 검을 막아냈다.

그리고 복부를 노리는 창을 눈으로 좇았다.

“키엑!”

창을 든 늑대 기수의 눈에 화살이 날아와 꽂혔다.

날카로운 고통에 늑대 기수는 짧은 비명과 함께 창을 놓치고 쓰러졌다.

다른 늑대 기수 2명이 다가오려 했지만, 테일러 휘하의 병사들이 저지했다.

“테일러, 내가 엄호하고 있으니, 뒤는 걱정하지 말고 싸워!”

레드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전투의 소음에 섞여 희미하게 들렸다.

테일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전쟁의 나팔로 오크 상급 전사의 검을 밀어 올려 쳐냈다.

“크윽!”

오크 상급 전사가 신음성을 흘리며 미려 났다.

테일러의 레벨은 61.

61레벨의 신체 능력은 강인하기로 유명한 그랑키아 숲의 오크 상급 전사를 뛰어넘고 있었다.

오크 상급 전사는 생각보다 강한 테일러의 완력에 놀랐지만 당황하지 않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그리고 도약과 함께 테일러의 몸을 반으로 쪼갤 듯한 기세로 검을 내려쳤지만, 테일러는 전쟁의 나팔로 막아냈다.

성녀 실비아 그레이의 신성 기도문이 복부의 상처를 완전히 치료해주었는지, 짧은 시간 만에 통증이 완벽하게 회복되어 테일러의 움직임은 다시 자유로워졌다.

“이 녀석, 뱀파이어인가?”

실비아 그레이의 존재를 모르는 오크 상급 전사는 자신의 발차기에 정통으로 맞고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테일러의 모습에 그의 인간성을 의심했다.

테일러는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요대에서 단검을 하나 뽑았다.

그리고 오크 상급 전사의 눈을 노리고 단검을 던진 뒤 오크 상급 전사가 단검을 쳐내는 사이, 몸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전쟁의 나팔을 오크 상급 전사의 복부를 노리고 힘차게 찔렀다.

“크아아악!”

마력검이 깃든 전쟁의 나팔은 오크 상급 전사의 몸을 보호하고 있는 두꺼운 철제 갑옷을 꿰뚫고 들어가 복부를 찢고 내장 기관에 큰 상처를 입혔다.

즉사는 아니었지만, 치명적인 상처였다.

테일러는 그 상태에서 전쟁의 나팔을 위로 쭉 올려 심장을 베었다.

오크 상급 전사는 붉은 피를 쏟아내며 비틀거리다 힘없이 쓰러졌다.

테일러는 두 눈을 빛내며 다음 목표를 찾았다.

알버트가 과하게 앞에서 싸우다 다수의 오크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알버트 후안의 실력이라면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을 게 분명했지만, 늑대에서 내린 늑대 기수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선 만에 하나라는 것도 있으니, 테일러는 개입을 결정했다.

“알버트! 합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테일러는 알버트에게 몸을 날렸다.

늑대 기수 둘이 검과 창을 휘두르고 찔렀으나, 테일러는 그것을 가볍게 피하며 전쟁의 나팔을 휘둘러 그들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키에엑!”

“크엑!”

늑대 기수 둘이 쓰러졌다.

조금의 여유가 생긴 테일러는 주변을 살폈다.

생각보다 부대의 병사들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상대는 분명 그랑키아 숲 몬스터 군단의 강력한 병과 늑대 기수 부대였으나, 가이우스의 고위 마법으로 늑대라는 기동력을 잃는 그들은 조금 강한 보병에 불과했다.

테일러는 적들을 착실하게 없앴다.

그는 마지막 남은 오크의 목을 날리고 전장을 살폈다.

중앙이 조금 위태로웠지만, 전체적으로 아군이 승기를 잡고 있었다.

늑대 기수 부대를 격파한 테일러 부대에겐 위치 고수 명령이 하달되었다.

바로 옆에 적들이 있기 때문에 테일러는 경계병을 세운 뒤 나머지 병사들을 잠시 쉬게 했다.

주변이 모두 피에 흠뻑 젖어 있고 시체가 여기저기 가득했기 때문에 편히 쉬지는 못해도 적과 마주하고 검과 창을 주고받지 않는 것만 해도 그들에겐 휴식이었다.

“중앙이 돌파 당했습니다!”

“중앙이 돌파 당했다!”

전령이 붉은 깃발을 미친 듯이 흔들며 소리쳤다.

전령들을 통해 중앙이 뚫렸다는 사실이 순식간에 전파되었다.

“하드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테일러는 전령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는 하급 장교 하드슨을 호출했다.

그는 테일러의 부름에 다급히 달려와 입을 열었다.

“적이 오우거를 투입했습니다. 그에 중앙이 뚫린 모양입니다.”

“오우거…….”

오우거.

그들은 오크와는 다른 종족으로, 아주 포악하고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반도에선 오우거의 수도 적고, 무장하지 않은 상태로 자주 출현하기 때문에 그나마 낫지만, 그랑키아 숲 몬스터 군단 소속의 오우거들은 모두 철제 갑옷과 커다란 메이스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하는 게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당장 합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느새 곁에 다가온 알폰스가 말했다.

그의 옆에는 실비아가 있었다.

그녀는 조금 지쳐 보였다.

“신성력이 많이 없어요.”

성녀 실비아 그레이의 신성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신성력이 바닥을 보인다는 것은 신성 기도문을 많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기적인 회복 효과를 보이는 신성 기도문의 사용이 불가능해지면 전사자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그나마 실비아의 신성 기도문이 있어서 테일러 부대는 버틸 수 있었다.

“모두 당황하지 말고 자리를 지키라는 북부 군단 사령관의 명령입니다.”

하급 장교 하드슨의 말대로 북부 군단 사령관 하츠 실버레인 후작은 전장의 모든 지휘관에게 당황하지 말고 현 위치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그가 그런 명령을 내린 이유를 테일러는 곧 알 수 있었다.

좌익과 우익에서 대기하고 있던 북부 군단의 최정예 기사단들이 일제히 오우거 부대의 퇴로를 차단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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