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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107화 (107/150)

리턴 플레이어 107화

43장 하이 오크의 보물(1)

그는 제법 큰 소리로 외쳤지만,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도 함께 시전 중이었기 때문에 오크들에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뭔가 어색함을 느끼고 침투조가 숨어 있는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어떻게 할래?”

레드가 물었다.

그는 이미 시위에 화살을 걸고 있었다.

명령만 떨어지면 즉시 시위를 당길 기세였다.

페일리아도 화살통에 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테일러는 알버트를 바라보았다.

정의로운 기사를 연기하고 있는 지금, 비무장한 적을 죽이는 것은 알버트가 보기에 조금 안 좋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버려 두면 아군의 위치가 발각될 확률이 높았다.

“알버트.”

“사악한 몬스터들에게 기사도는 사치입니다. 주군.”

알버트의 대답에 테일러는 대답 대신 요대에 걸려 있는 작은 단검을 뽑았다.

날카로운 칼날이 반짝였다.

“공격합니다.”

테일러가 단검을 던졌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챘던 오크의 목이 꿰뚫렸다.

오크는 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다른 오크 두 마리는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온 단검에 목숨을 잃은 동료를 내버려 두고 도주를 시도했지만 페일리아와 레드가 쏜 화살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시체를 숨기겠습니다.”

에이스 레인저 2명과 페일리아가 목숨을 잃은 오크들의 시체를 골목 깊숙한 곳에 숨기고 화살과 단검을 회수했다.

“일단 이곳에선 쉽게 발각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주군.”

고위 기사 알버트 후안이 의견을 내놓았다.

테일러도 동의하는 바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토드 빌란톨 남작이 성공적으로 퇴각한 것 같습니다. 늑대 기수가 돌아왔지만, 무기에 피가 묻어 있지 않습니다.”

골목의 벽에 바짝 붙어서 바깥의 상황을 파악한 알버트가 보고했다.

하이 오크 엘리되니츠는 토드 빌란톨 남작이 지휘하는 레인저 중대의 기습에 대응하여 늑대 기수 부대를 출진시켰지만 토드 빌란톨 남작과 레인저 중대는 숲에 숨어들어 늑대 기수 부대에 견제 사격을 하면서 근접전 없이 성공적으로 퇴각하는 것에 성공했다.

“그렇군요.”

알버트의 보고에 테일러도 벽에 붙어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돌벽의 문이 열리고 귀환하는 늑대 기수들을 볼 수 있었다.

알버트의 말대로 그들의 무기에는 피가 묻어 있지 않았지만 붉은 피로 물들어 있는 붕대를 감은 이들이 다수 보였다.

일방적인 공격을 당한 것이다.

“우선은 어두워질 때까지 대기하겠습니다.”

테일러는 침투조를 불러모은 뒤 계획을 설명했다.

긴장감 속에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하늘이 검게 물들고 짙은 구름에서 하얀 달이 빠져나와 밝은 빛을 흩뿌려 어둠을 밝혔다.

“마력 심장의 존재가 느껴지는 곳은 여기서 마을 중앙이네. 아마도 거기 전리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네만. 자세한 위치는 파악하지 못했다네. 마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오크 주술사들이 눈치챌 수도 있으니 말이네.”

가이우스가 말했다.

어둠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는 추적 마법으로 특이한 마력을 내뿜는 마력 심장의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크 주술사들이 마력을 감지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알아내지 못했으나, 마을 중심부 근처에 마력 심장이 있다는 사실은 알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큰 도움이었다.

적어도 가이우스 덕분에 마을 전체를 뒤져야 하는 미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중심부로 이동하는 게 좋겠군요. 페일리아, 에이스 레인저 2명과 함께 선두를 맡도록. 알버트와 가이우스는 저와 함께 중심을 맡습니다. 레드는 후방을 부탁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밤에 돌아다니는 오크의 수는 많지 않았다.

인간의 도시처럼 야간 순찰을 하는 오크 전사들이 간혹 보였으나, 어렵지 않게 중심부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마을의 중심부에는 중요한 시설이 밀집해 있었기 때문에 경계가 삼엄했다.

그들을 피해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리품 창고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1시간 정도 수색을 지속한 끝에, 전리품 창고로 보이는 큰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돌로 지어진 건물 주변에는 완전 무장한 오크 전사 20여 마리가 지키고 있었고, 늑대 기수 다섯 정도가 천천히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심지어 상급 전사까지 한 마리 보였다.

“마력 심장은 확실히 저기 있네.”

“전리품 창고치고는 경계가 과한 것 같습니다만.”

가이우스의 말에 테일러는 의문을 표했다.

단순히 전리품을 보관하는 창고치고는 경계가 너무 삼엄했다.

마치 부족의 중요한 무엇인가를 보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력 심장은 분명 저기 있다네.”

가이우스는 확신했다.

조금 떨어진 저 큰 건물 안에서 마력 심장 특유의 마력 파장이 느껴지고 있었다.

가까웠기 때문에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흠.”

테일러는 생각에 잠겼다.

전리품 창고를 지키고 있는 오크들은 비록 상급 전사가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침투조의 전력이라면 쉽게 격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마을 중심부에는 하이 오크의 저택이 있어서 그런지 근처를 순찰하는 오크 전사들이 매우 많을뿐더러, 군 주둔지까지 있었다.

군 주둔지는 중심부에서도 전리품 창고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정리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전투가 발생하면 주변을 순찰하는 오크 전사들이 합류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리고 그들이 합류하면 전투의 규모는 점점 커질 것이다.

“매우 신속하게 정리를 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습니다.”

알버트가 말했다.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순찰하던 병력이 계속하여 합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끝내는 군 주둔지에서 대규모 병력이 합류할 것이다.

그러면 1,000여 마리의 오크와 전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내가 고위 마법을 쓰면 저것들 전부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네.”

가이우스가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테일러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무리입니다. 가이우스. 고위 마법은 눈에 너무 띕니다.”

고위 마법 중에서도 강력한 것은 오크 20여마리와 상급 전사 하나쯤은 순식간에 죽여버릴 정도의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지만 그만큼 눈에 띈다.

고위 마법의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는 불의 비만 해도 하늘에서 불덩이가 쏟아진다.

아주 멀리 있는 곳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에 은밀하게 움직일 때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눈에 띄지 않는 고위 마법을 쓰면 되겠군.”

“그런 고위 마법도 있습니까?”

테일러가 질문했다.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하고 은밀한 고위 마법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않은 것 같았다.

가이우스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라네. 아스미아의 손이라는 고위 마법이 있지. 다수를 속박하여 뼈를 골절시키는 고위 마법이지.”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스미아의 손이라는 고위 마법의 캐스팅을 부탁합니다. 가이우스.”

상급 전사를 포함한 다수 오크들을 속박하는 고위 마법의 지원이 있다면 순식간에 적들을 처리하는 게 가능했다.

전투 도중에 경종이 울리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그럼 마법을 준비하겠네.”

“알겠습니다. 모두 공격 준비를.”

레드와 페일리아 그리고 에이스 레인저들이 화살통에서 화살을 뽑아 시위에 걸었다.

알버트와 테일러는 검을 뽑아들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달빛을 받아 섬뜩한 빛이 반짝였다.

가이우스가 스태프를 땅에 찍자 고위 마법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한 마력의 파동이 일어나나 싶더니 전리품 창고를 지키고 있는 오크들이 일제히 고통에 찬 신음성을 내뱉으며 뭔가에 속박된 듯 움직이지 못했다.

몇몇은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뼈가 부러져 팔이나 다리가 기묘하게 꺾였다.

“지금이네!”

가이우스가 외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화살 세 발이 발사되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은 만약을 위해, 경종 근처에 있는 오크 전사 셋의 머리나 목을 꿰뚫었고 마력검이 깃든 검을 든 테일러와 알버트가 달려가 상급 전사의 목을 베었다.

그리고 학살이 시작되었다.

늑대 기수들과 오크 전사들이 모두 목숨을 잃는 데 3분이 걸리지 않았다.

고위 마법 아스미아의 손 덕분이었다.

“가이우스! 이 자물쇠 열 수 있습니까?”

경비병을 모두 제거했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단단해 보이는 자물쇠로 전리품 창고가 잠겨 있었다.

“힘들겠군. 마법이 통하지 않는 마도구라네.”

자물쇠를 살펴본 가이우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웬만한 자물쇠는 마법으로 열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금고나 창고를 잠글 때엔 마법이 통하지 않는 자물쇠형 마도구로 잠그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괜찮다면 내가 열어볼게.”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레드가 다가왔다.

에이스 레인저도 기본적인 자물쇠 따기 기술은 배우지만 레드는 특히 더 뛰어났다.

용병 생활을 할 때 레드는 좋지 않은 의뢰도 많이 받았었다.

그 의뢰 중에선 금고를 털어서 어떤 물건을 가져오는 것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자물쇠 따기 기술을 연마할 수 있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레드. 제가 주변을 경계하고 있겠습니다.”

“맡겨두라고.”

테일러는 주변을 경계하기 위해 검 손잡이에 손을 얹은 채 주변을 살폈고 레드는 주머니에서 자물쇠 따기 도구를 꺼내 자물쇠를 건들기 시작했다.

자물쇠는 꽤 고급스러운 것이었고 레드의 공격을 훌륭하게 막아냈지만 거듭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열리고 말았다.

“열렸다!”

문이 열리고 어두운 내부가 드러났다.

가이우스가 마법의 빛을 소환하자 어둡던 내부가 환하게 밝혀졌다.

보석과 금이 가득했고, 훌륭한 무기도 가득했다.

테일러와 알버트를 제외한 침투조의 눈에 탐욕이 깃들었다.

“마력 심장을 찾고 이탈하는 게 최우선이다. 다른 생각은 품지 마라.”

“알겠습니다.”

페일리아는 대답했지만 그녀와 에이스 레인저 2명은 아쉬움을 쉽게 감추지 못했다.

“흩어져서 찾는다.”

테일러의 지시에 따라 침투조는 흩어져서 수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력 심장을 찾아냈다.

“마력 심장을 찾았다!”

테일러의 외침이 들리고 신속한 이탈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 레드는 눈길을 빼앗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영롱한 빛을 내는 보석이 박혀 있는 작은 목걸이.

영혼이라도 있는 듯 그것은 레드를 유혹했고 레드는 그 유혹에 넘어가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목걸이를 담았다.

“레드! 뭐 하고 있습니까? 신속하게 이탈해야 합니다!”

“지금 간다고!”

레드를 제외한 침투조 전원이 이미 창고를 나와 있었다.

레드는 조금 신경질적으로 대답하며 창고를 벗어났다.

그들은 성공적으로 오크 마을을 벗어날 수 있었다.

* * *

테일러의 검에 깃든 마력검이 오크 상급 전사가 입은 두꺼운 철제 흉갑을 꿰뚫고 들어가 심장을 파괴했다.

심장이 파괴되는 지독한 고통에 상급 전사는 몸부림치며 죽어갔다.

상급 전사의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한 테일러는 상급 전사의 시체에서 검을 뽑은 뒤 알버트의 뒤를 노리는 오크 전사의 다리를 자르고 쓰러지는 그의 목에 단검을 뽑아 꽂아 넣었다.

“크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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