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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99화 (99/150)

리턴 플레이어 99화

39장 여왕의 눈물(2)

가이우스가 눈물을 흘리며 말하자 파티원들도 환호했다.

“축하합니다! 가이우스!”

“정말 축하합니다!”

테일러와 알버트가 축하를 표했고 다른 파티원들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귀환을 축하했다.

“마법 한 번 써봐!”

레드가 악동 같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그대의 머리에 불덩이를 꽂아주길 원하나?”

가이우스도 악동 같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레드는 화들짝 놀라 알폰스의 뒤로 몸을 숨기는 시늉을 했다.

“공격 마법은 내일 시험해보고 지금은 간단한 조명 마법으로 시험해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알폰스 그레이가 의견을 냈다.

만장일치로 그의 의견은 통과되었고 가이우스는 벽에 세워둔 스태프를 들고 가볍게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스태프 끝에서 닭이 달걀을 낳듯 밝은 빛덩이가 튀어나와 어두운 방 안을 밝혔다.

어둠을 몰아내는 마법의 불빛의 모습은 모두에게 가이우스가 마법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전파하기에 충분했다.

“축하합니다. 가이우스.”

테일러가 축하의 말을 건넸다.

가이우스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그가 고개를 다시 들었을 때, 두 눈에 물기가 가득했다.

“정말 고맙네.”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은 우리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눈물 닦고, 내일은 훈련장에서 공격 마법을 시험해 봅시다.”

테일러의 말에 가이우스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돌아간 뒤에도 가이우스는 들뜬 마음에 한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간.

텅 빈 제이드 기사단 주둔지 내부의 훈련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테일러와 가이우스, 그리고 파티원들이었다.

임시로 지휘를 맡은 로펜 경.

그가 지휘하는 제이드 기사단은 그랑키아 숲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라면 기사단원들이 검을 휘두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을 주둔지 내부 훈련장은 비어 있었다.

“이렇게 조용한 훈련장은 처음이군.”

테일러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알버트 후안과 함께 가이우스가 공격 마법을 시험할 수 있도록 허름한 갑옷을 입은 허수아비를 옮겼다.

훈련장 중앙에 허수아비 2개가 자리 잡았고 가이우스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섰다.

그리고 그런 가이우스의 뒤로 테일러를 비롯한 파티원들이 모였다.

“그럼 시작하겠네.”

테일러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이우스는 캐스팅이 짧은 가장 간단한 공격 마법을 완성했다.

작은 불덩이 두 개가 허수아비를 향해 날아갔다.

불덩이 두 개는 허수아비를 정통으로 맞히었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허수아비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럴 수가!”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가이우스!”

그 광경을 지켜본 가이우스는 경악했고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싶어 깜짝 놀란 테일러가 그에게 다가갔다.

가이우스는 테일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법이 강력해진 것 같네. 원래 이 마법은 이 정도로 강력하지 않아.”

가이우스가 설명했다.

방금 그가 시전한 화염계 공격 마법은 갑옷을 입은 허수아비를 흔적도 없이 소멸시킬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적어도 예전에 가이우스가 사용했을 때는 이 정도의 위력을 보이지 않았었다.

“제가 설명해 드릴게요.”

잠자코 듣고 있던 일리아가 나섰다.

그녀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를 알고 있었고 설명할 수 있었다.

가이우스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가운데, 일리아가 입을 열었다.

“하이 엘프 왕의 심장은 무언가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어요. 그래서 마병기의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죠. 성녀의 축복을 받으면서 어떠한 현상을 치료하는 효과를 가지게 되었지만, 본래의 효과가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네요.”

일리아의 말대로 하이 엘프 왕의 심장은 무언가를 강화하는 효능이 있었다.

성녀의 축복 중에서도 질병과 저주를 치유하는 로렌시아의 축복이 부여되면서 마력 탈진 등의 현상을 회복시키는 성질로 바뀌었지만, 고유의 효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이우스에게 마법을 되찾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강화’까지 해주게 된 것이다.

본래 가이우스는 사우스펠 마탑의 최연소 고위 마법사이긴 했지만 뛰어난 수준의 고위 마법사는 아니었다.

가이우스보다 뛰어난 고위 마법사는 왕국에 제법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법의 위력만 놓고 볼 때 가이우스는 뛰어난 고위 마법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거 마음에 드는군.”

가이우스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여전히 감정을 숨기는 것이 능숙하지 않은 그였다.

“부럽다. 혹시 하이 엘프 왕의 심장 하나 더 얻을 수 없나?”

레드가 투덜댔다.

가이우스의 실력이 향상된 것이 부러운 모양이었다.

하이 엘프 일리아의 날카로운 시선이 레드에게 향했다.

“레드. 하이 엘프 왕의 심장은 아주 귀중한 거예요. 이번에 테일러가 받아 낸 것도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정도라고요.”

일리아의 격한 반응에 레드는 손을 들어 올렸다.

“농담이야. 농담.”

“주군. 누군가 오고 있습니다.”

레드가 물러나고 알버트가 테일러에게 다가가 보고했다.

테일러도 이미 기척을 느껴서 누군가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부드럽게 고개를 돌려 시선을 훈련장의 출입구로 향하니, 테일러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는 10여 명의 무장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철제 흉갑과 검으로 무장한 10여 명의 기사단원을 이끌고 선두에서 걷고 있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지고 레이피어를 차고 있는 남자는 테일러도 잘 알고 있는 자였다.

“어서 오세요. 루시드.”

바로 필리스터 자작 가문의 루시드 필리스터였다.

테일러를 발견한 루시드는 반가운 얼굴로 손을 들어 올렸다.

“여어. 테일러. 정말 오랜만이구만. 반갑네.”

루시드는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그는 빌리 엘런데일스 후작으로부터 테일러가 오랜만에 수도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달려왔다.

10여 명의 기사단원은 넓게 퍼져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했다.

“평소보다 경호가 강화된 것 같습니다?”

루시드 필리스터의 경호원으로 보이는 기사단원 10여 명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테일러가 말했다.

예전에 봤을 때는 이 정도로 경호가 철저하지 않았었다.

“아, 최근 그림자 기사단의 은신처를 하나 털어서 암살 목표 리스트를 확보했는데, 거기 내 이름도 있어서 말이네. 그래서 경호가 조금 많이 붙었다네.”

테일러의 활약 덕분에 사우스 왕국의 영토에서 많은 병력을 잃은 그림자 기사단은 정보 은폐 등의 여러 공작에서도 왕국 정보부에 밀리고 있었다.

정보전에서 패배한 그림자 기사단은 은신처가 발각되고 말았고, 최근 왕국의 기사단 하나와 남부 레인저 여단의 중대가 은신처를 공격하여 암살 목표 리스트를 확보했었다.

루시드 필리스터의 이름을 포함해 많은 인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리스트에 적힌 사람들의 경호는 강화되었고 그것은 루시드 필리스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리를 비켜 드리겠습니다.”

알버트가 말했지만 루시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네. 괜찮다네. 나도 바쁘고 간단한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이니까 말이지.”

“할 이야기라는 게 무엇입니까? 루시드.”

테일러의 말에 루시드는 입을 열었다.

“자네를 대신하여 제이드 기사단을 지휘하고 있는 로펜 경이 지금 제이드 기사단과 함께 그랑키아 숲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

테일러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로펜 경이 그랑키아 숲에 가 있다는 사실은 빌리 엘런데일스 후작에게 들어서 대충 알고 있었다.

“자세한 이유는 군사 기밀이라 나도 알 수 없지만, 돌아오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모양이네.”

“심각한 겁니까?”

테일러가 물었다.

보통 임무 수행 중에 귀환이 늦어진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을 경우가 많았다.

루시드는 턱을 긁적였다.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심각한 것 같다네.”

루시드의 대답에 테일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가까운 곳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파티원들 역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동안 제이드 기사단에서 생활하면서 기사단원들과 많이 가까워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제이드 기사단원들은 ‘전우’였다.

그들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는데,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슴을 후벼 팠다.

다만, 실비아는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심각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보통의 성녀라면 남의 일이라도 정말 안타까워하겠지만, 실비아 그레이는 보통의 성녀와는 달랐다.

뭐랄까.

성격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었다.

“어떤 상황인 겁니까?”

테일러가 질문했다.

“그게, 나도 자세히는 모르네만 정리해야 할 적의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네.”

“지원군은 편성되지 않는 겁니까?”

“자네도 기사단장이니 대충은 알고 있지 않은가? 왕국의 사정을.”

루시드 필리스터의 말에 테일러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루시드의 말대로 테일러도 기사단장으로 왕국을 위해 일하면서 왕국의, 정확히는 왕국군의 사정을 대충 알게 되었다.

그림자 기사단이 왕국 전역에서 설치고 있는 탓에 가용 가능한 왕국군 소속 특수 부대와 기사단 대부분이 동원되어 각지에 흩어져 있는 그림자 기사단과의 전쟁을 이어오고 있었다.

최근 여유가 생겨 일손이 부족한 그랑키아 숲에 제이드 기사단을 보내긴 했지만, 제이드 기사단을 지원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기사단이나 특수부대는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랑키아 숲은 상당히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에 실력이 좋은 특수부대나 기사단이 아닌 평범한 군대를 보낼 경우, 그 수를 제법 많이 보내야 했는데 왕국은 여유가 없었다.

그림자 기사단이 최근 약해지긴 했지만 사우스 왕국의 전력 또한 그림자 기사단과의 전쟁으로 약해졌다.

그래서 왕국 내의 그림자 기사단의 수가 상당히 줄었다고는 하지만 사우스 왕국 또한 생각보다 아주 여유로운 형편은 아니었다.

“다만, 방법이 있네만.”

“그것이 무엇입니까?”

테일러의 눈이 반짝였다.

루시드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고위 기사가 되게나.”

“네?”

“귀족이 되면, 영향력이 달라진다네. 그리고 자네는 상당한 공을 세웠지. 어쩌면 고위 기사가 된다면 귀족의 작위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야.”

테일러는 이미 귀족 추천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당시 나일 쉬바스 백작을 앞세운 귀족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고위 기사가 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평기사와 고위 기사는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에, 유리 사우스 국왕이 테일러에게 작위를 내리기가 쉬워진다.

“자네. 실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당장 시간도 남으니,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하네.”

“주군. 저도 동의합니다. 주군이 고위 기사 작위를 얻는다면, 여러 가지로 움직이기 편하실 겁니다.”

알버트가 루시드를 지지하고 나섰다.

단순히 고위 기사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고위 기사 작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우부터가 달라진다.

“테일러! 고위 기사 시험 친다고 말하세요!”

루시드는 예상 밖의 아군을 만났다.

실비아 그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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