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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85화 (85/150)

리턴 플레이어 85화

34장 대마법 뇌신의 창(1)

“찌르십시오!”

관이 열리고 창백한 얼굴로 시체처럼 누워 있는 검은 머리의 뱀파이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귀족다운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채 시체처럼 누워 있었고, 그를 향해 테일러는 검을 내찌르며 지시를 내렸다.

성스러운 기운이 깃든 알폰스의 검과 마력검이 깃든 알버트의 검과 테일러의 검이 각각 머리와 심장 복부를 노리고 쇄도했다.

그리고 검들이 목표에 닿기 직전에 붉은 마력이 폭발했다.

“크아악!”

“허억!”

성스러운 기운이 깃든 방패로 몸을 가린 알폰스는 날아가지 않았지만 알버트는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혔고, 테일러도 버티다가 무너져 내리듯 쓰러져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봉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모양이군.”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가 눈을 떴다.

그는 자신의 몸 상태를 살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의 봉인이 아주 약간만 풀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요크 벨라크루소 준남작이 열쇠를 끝까지 돌리지 못했기 때문에 봉인이 아주 약간만 풀려버린 것이었다.

“이봐. 제군들.”

데네브는 날카로운 붉은 눈동자로 모두를 살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알폰스는 방패로 몸을 가린 채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검을 든 그의 손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데네브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제군들. 봉인을 해제할 방법을 가르쳐 주면 모두 살려 보내주겠다.”

테일러는 간신히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달콤한 유혹이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봉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지금 맞선다면 그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테일러는 생각했다.

그는 단숨에 계단을 뛰어 올라가 데네브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웃기는 소리 집어치워!”

“아쉽군. 정말 살려줄 생각이었는데.”

데네브가 손을 살짝 휘젓자 관에 있던 검이 날아와 그의 손에 잡혔다.

그는 즉시 검을 뽑아들었고, 붉은 마력검이 깃들었다.

그리고 두 검이 부딪쳤다.

“이럴 수가!”

테일러의 검과 충돌하면 늘 경악하는 쪽은 상대편이었지만 지금은 테일러가 경악했다.

파마의 검과 충돌한 이상 마력이 깎여 나가야 했다.

데네브의 붉은 마력검은 마력이 깎여 나가긴 했으나, 아주 소량만 깎여 나간 것이었다.

그것은 마력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호오. 파마의 검인가? 재밌는 재주를 가지고 있구나.”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의 붉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테일러에게 흥미를 보인 것이다.

유감스러운 사실이지만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가 흥미를 보인 대상의 끝은 결코 좋지 않았다.

“하지만 내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는 가벼운 움직임으로 테일러의 검을 쳐냈다.

그리고 허공에 대고 검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소량의 마력이 깎여 나감으로 인해 색이 아주 약간 희미해진 붉은 마력검이 원상태로 색을 회복했다.

마력의 보충으로 인해 마력검이 상처를 회복한 것이었다.

활성화된 마력검에 마력을 보충하는 것은 집중력이 필요한 기술이었다.

“다시 보충하면 그만이니까.”

데네브의 입가에 파티의 죽음을 예견하는 듯한 끔찍한 죽음의 미소가 번졌다.

그 모습에서 테일러는 공포를 느꼈다.

“가이우스!”

“알고 있네.”

테일러는 데네브와 거리를 벌리면서 가이우스에게 마법 공격을 시작할 것을 부탁했다.

이미 강력한 마법의 캐스팅을 끝낸 가이우스는 마정석이 박혀 있는 스테프를 흔들어 강력한 전격이 깃든 회오리바람을 소환했다.

전격이 깃든 회오리바람은 무서운 속도로 데네브를 향해 거리를 좁혔다.

“로렌시아의 빛이여!”

그리고 동시에 신성교의 성기사 알폰스 그레이가 실비아 그레이로부터 허락받은 신성력을 사용했다.

그의 방패가 희뿌연 빛을 뿜어냈다.

사악한 자들의 눈을 순간적으로 멀게 만드는 성스러운 로렌시아의 빛에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가 노출되었다.

하지만 그는 피부가 조금 따끔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뿐 눈이 멀거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거나 하지 않았다.

“아, 미처 피하지 못했지만 별 거 아니로군.”

로렌시아의 빛을 받아낸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는 잘생긴 얼굴에 여유를 가득 머금은 채 화려하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이우스의 마법을 피했다.

레드가 쏜 날카로운 화살과 뒤늦게 지상에서 유적 내부로 재소환된 바람의 정령 군주가 날린 바람의 칼날이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를 다시 노렸다.

“재미없군.”

데네브는 바람의 칼날은 붉은 마력검으로 쳐내고 화살은 왼손으로 잡아 부러뜨렸다.

그 순간 다시 한번 눈부시고 하얀빛이 번쩍이더니 빛의 화살이 쏟아져 내렸다.

실비아가 신성 기도문을 외운 것이었다.

“이런!”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조차 성녀가 직접 외운 신성 기도문은 치명적이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데네브는 재빨리 움직여 피해냈으나, 전부를 피하진 못했고, 빛의 화살 하나가 그의 뺨을 살짝 스치고 지나쳤다.

하얀 피부가 갈라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동시에 데네브의 잘생긴 얼굴도 일그러졌다.

“호오라. 성녀가 있었군.”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의 붉은 눈동자가 신성교의 성녀 실비아 그레이에게 향했다.

먹잇감을 노리는 사냥꾼의 시선에 실비아는 포식자 앞의 어린 토끼처럼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몸을 떨었다.

“먼저 죽여야겠어.”

현재 데네브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위험으로 인식되는 존재는 성녀 실비아 그레이였다.

그는 자신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실비아를 먼저 죽일 것을 결심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단숨에 계단 아래로 뛰어 착지한 그의 앞을 제이드 기사단원 6명이 막아섰다.

“막아라!”

알버트가 부러진 뼈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알버트와 테일러, 알폰스가 서둘러 합류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지만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제이드 기사단원들이 충분히 시간을 벌지 못한다면 제시간에 도착하기 힘들었다.

“목숨을 걸고 막아!”

테일러의 외침에 제이드 기사단원들은 날카로운 검을 들어 올린 채 데네브를 포위했다.

“방해하지마라.”

자신을 포위한 제이드 기사단원들의 모습을 보며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는 차갑고 고요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하며 살기를 해방했다.

“허억!”

“헉!”

살기에 노출된 6명의 기사단원 중 수련이 부족하고 저장된 마력이 적은 2명의 기사단원이 힘없이 기절했다.

그들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기절하지 않은 4명의 기사단원은 검도 제대로 휘둘러 보지 못한 채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의 춤 추는 듯한 화려한 검술 앞에 목이 잘렸다.

4개의 머리가 붉은 피를 쏟아내며 차가운 유적 바닥에 뒹굴었다.

“죽어라!”

레드가 마법 화살을 쏘았다.

폭발 마법이 걸린 마법 화살이었지만 데네브는 혈마법을 이용해 소환한 피의 방패로 쉽게 막아냈다.

이어진 가이우스의 화염계 마법 또한 마찬가지였다.

바람의 정령 군주는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와 몇 번 검을 주고받은 뒤 치명적인 공격을 몇 번 허용하였다.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가 소환한 피의 화살이 비처럼 바람의 정령 군주에게 쏟아졌다.

정령 군주는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역소환되었다.

그 충격으로 일리아가 휘청이고 실비아가 발악하듯 신성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테일러!”

[마법의 기운이 발에 깃듭니다. 이동 속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가이우스의 외침과 함께 그의 스테프에 박힌 마정석이 푸른빛을 뿜어냈다.

그리고 이동 속도가 상승했다는 알림음이 들려 왔다.

무의미한 공격 마법을 퍼붓는 것보다 일행 중 가장 강한 테일러에게 이동 속도 증가 버프를 거는 것을 택한 것이었다.

“제기랄! 빨리 와! 이 미 놈 나 혼자서는 못 막는다!”

미친 듯이 화살을 쏘며 레드가 소리쳤다.

레드의 다급한 목소리에 테일러는 더욱 속도를 냈다.

전신 판금 갑옷을 입은 알폰스에 비해 가이우스의 이동 속도 상승 버프까지 받은 테일러의 움직임은 상당히 빨랐다.

실비아가 발악하듯 완성한 신성 기도문.

신성한 빛의 방패가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의 앞을 막았다.

데네브가 그 신성한 빛의 방패를 파괴하는 사이, 테일러는 그의 뒤를 잡는 데 성공했다.

“끈질기구나. 인간.”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는 귀찮다는 듯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살짝 움직여 혈마법을 완성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뱀파이어답게 혈마법을 완성하는 것조차 아주 작은 움직임이면 충분했다.

바닥에 흥건한 피에서 피의 창이 테일러를 노리고 솟구치며 찔렀다.

테일러는 검으로 그것을 막아냈다.

파마의 검의 효과가 발동되면서 피의 창에 부여된 마력이 파괴되면서 혈마법은 창의 형상을 잃고 평범한 피가 되어 흩어졌다.

“역시 봉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로 파마의 검을 혈마법으로 상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하지만 지금은 자네의 차례가 아니로군.”

데네브는 테일러를 무시한 채 실비아에게 향하려 했다.

테일러는 그런 데네브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빠른 움직임으로 그의 앞을 막아서고 검을 휘둘렀다.

푸른 마력검이 깃든 검이 데네브의 목을 노리고 쇄도했다.

정직한 공격에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는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은 채 가볍게 검을 들어 올려 막아내려 했지만 그 순간 테일러의 검이 비정상적으로 꺾이며 데네브의 복부를 노렸다.

“큭!”

방심이었을까?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데네브는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다만, 푸른 마력검이 복부에 닿기 직전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예리하게 가다듬은 날카로운 본능이 위험을 인지하고 몸을 재빨리 뒤로 뺀 덕분에 깊은 상처를 입는 건 피할 수 있었다.

“이, 인간 놈이……!”

하지만 뱀파이어 대공이라는 높은 자존심이 깊은 상처를 입은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비록 완전한 몸은 아니었지만, 고작 인간 따위에게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이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차오르는 분노로 인해 몸을 떨며 진득한 살기를 퍼뜨렸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알폰스와 알버트조차 몸을 살짝 떨 정도였다.

“알폰스! 방어를 부탁합니다. 제가 옆에서 보조를 하겠습니다! 알버트, 기회를 봐서 틈을 비집고 들어가 치명상을 입혀주세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떨고 있는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

그 틈에 테일러는 신속하게 진형을 정비했다.

알폰스가 거대한 방패를 들고 앞에 섰으며, 그 옆에 테일러가 자리를 잡았고 두 사람의 뒤에 알버트가 검을 들어 올린 채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를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가이우스, 마법을 부탁합니다. 실비아, 신성 기도문으로 보조를 부탁합니다. 일리아. 레드와 함께 정령으로 원거리 지원을 부탁합니다.”

테일러는 신속하게 파티원들에게 역할을 하달했다.

파티 결성 후 처음으로 찾아온 레이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고개를 숙인 채 살기를 퍼뜨리고 있던 데네브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분노로 인해 차오른 광기로 물들어 있었다.

복부의 상처는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재생되고 있었다.

그 모습에 파티는 마른 침을 삼켰다.

“모조리 죽여주마!”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가 진심으로 분노했다.

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일리아가 힘겹게 소환한 바람의 정령이 날카로운 칼바람을 쏘았다.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는 그것을 가볍게 피하고 레드가 쏜 화살마저 피하고는 알폰스에게 근접해 검을 휘둘렀다.

알폰스는 신성한 기운이 깃든 방패를 들어 올려 뱀파이어 대공 데네브의 검을 막아냈지만 깊숙이 파고드는 왼손을 막지 못했다.

혈마법으로 강화된 손톱은 갑옷을 뜯어내고 복부의 살을 한 움큼 뜯어냈다.

“윽!”

알폰스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고 붉은 피가 후두둑! 바닥에 흩뿌려졌다.

데네브의 왼손이 더욱 깊은 곳으로 향하려는 순간 테일러가 검을 휘둘러 공격을 차단했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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