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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40화 (40/150)

리턴 플레이어 40화

16장 충성을 받아내다(2)

“공작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단장.”

그림자 기사단의 9암살단 단장 그라바스에게 그림자 기사단의 암살자가 조용히 보고를 올렸다.

그라바스의 9암살단은 알버트 후안을 포함한 사우스 왕국의 인재 몇 명의 암살을 명령받고 사우스 왕국 에이옌 숲에 잠입했었다.

그리고 지금 알버트 후안의 암살을 위해 뱀파이어 자작에게 비밀리에 정보를 흘려 알버트 후안을 죽이게끔 공작을 펼치고 그 상황을 보고 받고 있는 중이었다.

공작이 성공적이었다는 부하의 보고에 단장 그라바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턱에 난 수염을 쓰다듬었다.

그때였다.

그림자에서 한 명의 암살자가 나타나 무릎을 꿇었다.

“증원이 나타나 알버트 후안을 돕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군대는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당했습니다!”

“뭐라?”

그라바스가 크게 당황했다.

그의 목소리에선 당혹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톨빈 단장이 실패했던 암살 대상 가이우스가 증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라바스의 얼굴 표정이 변했다.

“확실한가?”

“확실합니다.”

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신하는 부하의 태도에 그라바스는 고민에 빠졌다.

9암살단의 인원을 동원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를 본 부하는 당연히 동원해야 한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단장! 움직여야 합니다. 가이우스는 9암살단의 목표는 아니지만, 그림자 기사단의 목표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뱀파이어들은 전멸 직전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알버트 후안조차 놓칠 수 있습니다. 가이우스 외에도 몇몇 암살이 틀어져서 상층부는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는 태엽과도 같은 계획에 테일러라는 예상하지 못한 이물질이 끼어들어서일까?

최근 가이우스 암살 실패를 시작으로 프랑츠 제국의 그림자 기사단은 원래의 역사와는 다르게, 주요인물의 암살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몇 번 상층부에 보고해야만 했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그 사실을 보고한 단장들은 질책을 피할 수 없었다.

만약 알버트 후안의 암살에 실패하면 그라바스도 톨빈처럼 상당한 질책을 받게 될 터였다.

“소집할 수 있는 암살자의 수는?”

“15명입니다.”

“충분하군. 전원 소집하라. 직접 알버트 후안의 목을 벤다.”

뱀파이어들과 전투로 지친 4명에게 15명 정도 되는 인원이면 충분하다고 그라바스는 생각했다.

굳은 의지가 느껴지는 단장의 말투에 부하 암살자는 두 손을 가슴 앞으로 가져갔다.

“존명!”

그렇게 대답하고는 그는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 * *

“허억! 허억!”

알버트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겨드랑이 아래의 잘려나간 갑옷 틈으로 붉은 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푸른 마력이 깃든 폴겐 유스겔 자작의 검이 갑옷에 닿기 직전에 혼신의 힘을 다해 옆으로 몸을 꺾은 덕분에 심장이 꿰뚫려 목숨을 잃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겨드랑이 아래쪽의 부상은 어쩔 수 없지만.

뱀파이어들은 모두 싸늘한 시체가 되어 식어가고 있었고 서 있는 자들은 테일러와 일리아, 가이우스, 알버트밖에 없었다.

테일러는 알버트가 상처를 입고 물러난 사이 폴겐 유스겔 자작과 알버트의 사이에 끼어들어 폴겐 유스겔 자작과 검을 주고받고 있었으며, 가이우스는 푸른 로브를 휘날리며 알버트가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정령 군주는 힘을 다했는지 역소환되고 없었다.

일리아는 조금 지친 기색으로 알버트와 테일러가 있는 곳으로 달리고 있었다.

“인간 놈! 이상한 기술을 사용하는구나!”

검을 부딪칠 때마다 약해지는 마력검의 모습에 폴겐 유스겔 자작은 마력검에 마력을 보충하며 말했다.

테일러는 대답 대신 날카로운 검격을 날렸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위치를 노리고 찔러 들어오는 테일러의 공격에 뱀파이어 자작 폴겐 유스겔은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테일러의 검을 쳐냈다.

테일러가 사용하고 있는 파마의 검의 효과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검을 맞부딪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폴겐 유스겔 자작도 그 사실을 깨달았지만, 고위 기사 검술을 익힌 테일러의 검술은 날카롭고 치명적이며 악랄하기까지 해서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폴겐 유스겔 자작이 피할 수 없도록 테일러는 공격을 찔러 넣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순수한 검술 실력만 놓고 본다면 폴겐 유스겔 자작의 검술 실력이 테일러의 검술 실력보다 조금 더 위였지만 파마의 검 때문에 부딪힐 때마다 조금씩 마력이 깎여나가니 제대로 된 검술을 펼칠 수가 없었다.

테일러의 상대를 하려면 프랑츠 제국에서 소량 생산되는 마력검을 견딘다는 강철인 그림자 강철로 만들어진 검이 필요할 것 같았다.

“크윽!”

결국 테일러의 검이 폴겐 유스겔 자작의 어깨를 살짝 스쳤다.

“제기랄! 순순히 그 목을 내놓거라! 인간이여!”

어깨에 상처를 입자 폴겐 유스겔 자작이 광전사 모드가 되어 마력의 소모도 상관 않고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이, 이런…….”

테일러는 당황했다.

파마의 검에 존재를 알고도 이토록 강력한 공격을 연속적으로 퍼붓는 자는 본 적이 없었다.

폴겐 유스겔 자작이 마력의 소모를 상관하지 않고 본래 검술 실력을 드러내 쏟아 부으니 밀리는 쪽은 테일러가 되었다.

상급 방어 검술과 레인저의 직감 스킬의 환상적인 조화로 치명적인 공격은 막아낼 수 있었지만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었고 테일러는 전신에는 상처가 늘어났다.

암석거인의 가호 스킬이 상시 발동 중이었지만 뱀파이어 자작의 강력한 마력검에는 종이 방패나 다름없었다.

“크악!”

오크 상급 전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력한 검격에 그것을 막아낸 테일러의 팔이 부러지고 테일러의 몸이 흔들렸다.

다급하게 다가온 알버트 후안 역시 혈마법에 포박되고 말았다.

테일러의 숨통을 끊기 위해 폴겐 유스겔 자작이 검을 들어 올리고 절망이 고개를 든 순간 사정거리 내에 진입한 가이우스가 캐스팅하여 만들어낸 어른 머리만 한 불덩이가 날아와 폴겐 유스겔 자작의 머리를 강타했다.

그 덕분에 알버트 후안을 속박하고 있던 혈마법이 촛농처럼 녹아내리고, 테일러가 뒤로 물러날 수 있었지만 급하게 캐스팅할 수 있는 수준 낮은 마법인 탓에 폴겐 유스겔 자작의 얼굴에 상처를 입히진 못했다.

폴겐 유스겔 자작의 얼굴엔 상처는 없었고, 대신 검은 그을음이 조금 남아 있을 뿐이었다.

“호오! 튼튼한 놈이구먼!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비록 수준 낮은 마법이지만 무려 마법에 정통으로 얻어맞고도 멀쩡한 모습을 보이는 폴겐 유스겔 자작을 보며 가이우스는 감탄하며 다음 마법을 캐스팅했다.

이번에는 좀 전의 마법보다 강력한 마법을 캐스팅했다.

고위 마법은 아니지만, 생명체에게 치명적인 전격 마법이었다.

가이우스의 스태프의 마정석이 푸른 빛을 발하고 푸른 전격이 마정석에서 뿜어져 나와 폴겐 유스겔 자작을 향해 쇄도했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적인 감전에 노출되는 푸른 전격을 폴겐 유스겔 자작은 가뿐하게 피했다.

“알버트. 다시 갑시다.”

“알겠습니다.”

테일러는 부러진 오른손을 대신해 왼손으로 검을 들었다.

오른손이나 왼손이나 검술 스킬과 방어 검술 스킬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다만 평소 오른손으로만 검술을 펼쳤기 때문에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폴겐 유스겔 자작을 향해 거리를 좁히는 테일러와 알버트에게 일리아가 소환한 물의 정령이 붙었다.

차가운 물길이 두 사람을 적시자 쉼 없이 쏟아져 나오던 피가 멎었다.

상처도 아주 느리지만, 천천히 회복에 돌입했다.

가이우스의 버프도 여전히 건재했다.

어느새 코앞까지 거리를 좁힌 테일러가 폴겐 유스겔 자작의 목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고 알버트는 허벅지를 향해 검을 찔렀다.

상단과 하단을 동시에, 공격. 거기다가 멀리에선 날카로운 얼음의 창이 날아오고 있었다.

폴겐 유스겔 자작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위기.

그나마 다행인 점은 투명한 빛의 물의 정령이 공격 대신 알버트 후안과 테일러의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큭!”

붉은 피가 튀었다.

폴겐 유스겔 자작은 갑옷을 종이처럼 찢어발기는 두 마력검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전력을 쏟아 붓는 것을 선택했다.

테일러와 알버트의 검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가이우스가 캐스팅한 얼음의 창까지 막지는 못했다.

다만 갑옷의 두꺼운 부분이 맞게끔 몸을 돌린 덕분에 얼음의 창이 깊은 곳까지 파고들지는 않았다.

“크아아악!”

고통에 찬 신음성과 함께 얼음의 창을 뽑아낸 폴겐 유스겔 자작은 테일러를 향해 얼음의 창을 찔렀지만 마력검은 단단한 얼음의 창을 깨끗하게 잘라냈다.

깨끗하게 잘라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죽창처럼 뾰족한 그것을 폴겐 유스겔 자작은 멈추지 않고 찔러 테일러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뱀파이어의 완력은 마력이 깃들지 않은 창으로 철제 흉갑을 뚫을 정도였다.

“걸려들었군. 어리석은 녀석.”

테일러는 입 안에 고인 피를 신경질적으로 내뱉으며 얼음 창을 잡고 있는 뱀파이어 폴겐 유스겔 자작의 팔을 검을 놓고 붙잡았다.

“알버트!”

“제기랄!”

폴겐 유스겔 자작이 욕설을 내뱉었다.

팔을 빼려고 애썼지만, 레벨이 깡패인 테일러의 완력은 뱀파이어의 뺨을 칠 정도로 강했고 폴겐 유스겔 자작은 팔을 빼낼 수 없었다.

마치 벽에 고정된 것처럼 우직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알버트 후안이 푸른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푸른 마력검이 활성화된 검을 폴겐 유스겔 자작의 심장에 밀어 넣었다.

푸른 마력검에 갑옷이 갈라지고 모세의 기적처럼 살이 붉은 피와 함께 옆으로 열려 심장으로 검을 인도했다.

“이, 인간에게!”

붉은 피를 토해내며 마지막 포효를 내뱉은 폴겐 유스겔 자작의 하늘을 향해 고정된 눈동자가 서서히 빛을 잃으며 몸이 축 늘어졌다.

[전투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2스킬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끝났군요.”

테일러는 이를 악물고 복부에 꽂힌 얼음 창을 뽑아냈다.

“테일러! 괜찮아요? 어서 치료를!”

“괜찮은가?”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일리아와 가이우스가 호들갑을 떨었다.

특히 테일러에게 강한 호감이 있는 일리아는 엉망으로 망가진 테일러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고는 물의 정령에게 테일러의 회복에 집중할 것을 명령했다.

“제게 포션이 있습니다. 이것을 쓰십시오.”

알버트가 가방에서 붉은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꺼내 테일러에게 던졌다.

“알버트. 당신이 쓰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저는 하나 더 있습니다.”

말을 끝내며 알버트는 가방에서 포션을 하나 더 꺼내 마개를 열고 입 안에 부었다.

꽤나 고급 포션인 것인지 출혈이 진정되고 상처가 신속하게 아물었다.

테일러 또한 알버트가 건넨 포션을 마셨다.

복부의 상처는 워낙 깊은 상처라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작은 상처들은 깨끗하게 회복되었다.

사람들이 포션을 여분의 목숨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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