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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플레이어-33화 (33/150)

리턴 플레이어 33화

13장 푸른 눈물 꽃을 찾아서(1)

남부 레인저 여단의 중대장 토드 빌란톨 남작은 사우스 왕국 국왕의 명령을 받아 그랑키아 숲에서 목격되고 있는 그림자 기사단을 경계하기 위해 레인저 중대를 이끌고 그랑키아 숲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사우스 왕국의 국왕 유리 사우스는 절대 무능하지 않았다.

테일러가 회귀하기 전에 몬스터 군단에게 허무하게 수도가 함락되었던 이유는 국가의 인재들과 영웅들이 그림자 기사단에 의해 암살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랑키아 숲에는 억제기 수비대 외에도 전역에 소수 정예부대가 활동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 그림자 기사단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 사실은 즉시 국왕에게 보고되었고, 유리 사우스 국왕은 정예 부대인 남부 레인저 여단의 병력을 보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레인저 중대는 마침 억제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고, 슐츠 요새 북쪽의 주둔지에서 지원군이 출발하는 것과 동시에 억제기 수비대 주둔지를 향해 움직였다.

토드 빌란톨 남작의 레인저 중대는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주둔지를 수비했고, 도착한 지원군에게 역할을 인계한 뒤 소대를 편성해 로렌시아 남작과 테일러 등을 슐츠 요새까지 호위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군. 테일러. 군에 입대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수도에서 나를 찾게나. 자네를 위해 상급 장교 자리를 하나 비워두겠네.”

슐츠 요새에 도착하고 레인저 소대는 그랑키아 숲으로 돌아갔다.

로렌시아 남작은 테일러에게 이별을 고하며 입대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자신을 찾으라는 말을 남겼지만, 테일러는 입대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대답 대신 입가에 미소를 그린 채 로렌시아 남작을 떠나 보냈다.

“이제 어디로 갈 건가? 테일러. 나는 자네와 함께할 것이네.”

로렌시아 남작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 때쯤 가이우스가 말했다.

전투가 끝나고 그는 테일러에게 파티에 계속 남겠다는 뜻을 전했었다.

“일단은 에이옌 중심도시로 가야겠습니다. 행동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고, 자금을 확보하려면 등급을 높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원정대는 사실상 전멸한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임무는 성공한 것이었기 때문에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많은 양의 금화를 보수로 받을 수 있었다.

가이우스는 은행에 들러 금화를 일부 맡기고 일부는 마법 재료를 구입했으며, 테일러는 대부분 신전에 기부하여 스킬 슬롯을 늘렸다.

기부를 통한 스킬 슬롯 확보에 대부분 금화를 쏟아 부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여행과 추가 스킬 슬롯 확보를 위해서는 의뢰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브론즈 등급보다는 실버 등급 용병의 대우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로 등급을 올리는 것이 테일러에게 유리했다.

가이우스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알버트 후안이 목숨을 잃는 시점까지는 아직 시간이 제법 있었기 때문에 테일러와 가이우스는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에이옌 백작령의 중심도시로 향했다.

여행 끝에 두 사람은 에이옌 중심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이옌 중심도시에 도착한 두 사람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숙소를 잡는 것이었다.

가이우스도 마법 재료를 사느라 제법 많은 돈을 소모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이전처럼 화려한 여관 대신에 평범한 여관을 숙소로 잡았다.

“저는 그럼 용병 길드에서 의뢰를 받아오겠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자, 아니, 마법 재료를 구하러 상점가에 가봐야겠군!”

“저녁에 만나도록 하지요.”

“알겠네!”

가이우스는 잔뜩 들떠서 어린아이와 같은 표정을 지은 채 문을 열고 밖으로 튀어 나갔다.

아마도 중심도시에서 제법 유명한 과자 상점에 가는 모양이었다.

테일러도 느긋한 걸음걸이로 길드가 위치한 광장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여관 1층을 나와 찬바람이 부는 도로를 통해 에이옌 백작의 동상과 분수대가 있는 광장에 도착한 테일러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용병 길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용병 길드에는 길드원들과 용병들이 모여 업무를 보고 있었다.

브론즈 등급에서 실버 등급으로 승급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의뢰를 해결해야만 했다.

테일러는 그 특수한 의뢰를 받기 위해 승급 담당 업무를 보는 길드원이 있는 창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무로 된 의자에 앉아 있던 길드원은 테일러가 다가오자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승급 의뢰를 수행하고 싶습니다.”

“용병패를 보여주시겠습니까?”

자리에 앉은 길드원은 테일러에게 용병패를 요구했고 테일러는 동으로 만들어진 용병패를 길드원에게 건넸다.

창문을 통해 내리쬐는 태양 빛에 반짝이는 용병패를 받아든 길드원은 그것을 이리저리 살폈다.

용병패 발급일과 이름, 그리고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처음 발급 당시 블랙 우드 등급이셨군요. 브론즈 등급으로의 승급이 꽤 빠르셨네요?”

용병패에는 발급 날짜와 처음 발급 당시의 등급, 그리고 승급한 날짜가 기록되어 있었다.

테일러 같은 경우엔 그랑키아 고목으로 만든 용병패를 지니는 블랙 우드 등급부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브론즈 등급으로 승급했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니요. 단지 놀라워서 그렇습니다.”

테일러의 물음에 길드원은 고개를 저으며 용병패를 돌려주었다.

용병패를 받아든 테일러는 그것을 품속 깊은 곳에 집어넣었다.

“그렇다면 실버 등급 승급을 위한 의뢰를 수행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는 없는 것이죠?”

길드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의뢰를 안내해주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길드원은 책상의 서랍을 열더니 서류 2장을 꺼내 테일러가 잘 볼 수 있도록 책상 위에 펼쳐 놓았다.

살짝 살펴보니 승급 의뢰 계약서라고 적혀 있었고 의뢰 내용이 서로 달랐다.

길드원은 손가락으로 첫 번째 의뢰 계약서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 의뢰는 통상적인 승급 의뢰보다 훨씬 쉽다고 볼 수 있는 의뢰입니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겁니다. 수도 근처의 숲에서 마법사가 마법 재료를 구하는 것을 돕기만 하면 됩니다. 숲이다 보니 몬스터들은 제법 있겠지만, 수도 인근 숲이라서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수도에는 강력한 중앙 수비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중앙 수비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정기적으로 수도 인근의 숲을 공격해 수도에 위험하다 싶은 몬스터 부족이나 마을을 완전히 쓸어버리기 때문에 수도 인근의 숲은 언제나 몬스터의 수가 적은 편이었다.

그런 곳에서 마법사가 마법 재료를 구하는 것을 돕고 경호하는 것이라면 승급 의뢰로는 상당히 쉬운 수준이었지만 수도 근처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 걸렸다.

지금 수도를 왕복하면 알버트 후안을 제시간에 구할 수 없었다.

“다른 의뢰 내용도 알고 싶습니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으시군요.”

길드원의 물음에 테일러가 고개를 끄덕이자 길드원은 첫 번째 의뢰 계약서를 서랍에 도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의뢰 계약서를 테일러 쪽으로 밀어 잘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다음 의뢰는 이것입니다. 에이옌 숲 깊은 곳에서만 자라는 푸른 눈물 꽃을 조금 채집해오는 것입니다. 통상적인 승급 의뢰보다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의뢰 내용만 본다면 꽃을 조금 채집해오는 것이니, 쉬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에이옌 숲은 왕국 북부의 숲 중에서도 상당히 거대하고 위험하기로 유명한 숲이었다.

오크 부족의 수도 많았고, 호전적이라 가끔 숲을 나와 백작령의 마을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에이옌 숲의 깊은 곳에는 인간과 적대적인 뱀파이어와 뱀파이어만큼은 아니지만,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 엘프도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 이 의뢰는 상당히 위험하고 힘들다고 볼 수 있었지만 에이옌 숲은 에이옌 중심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 데다가 알버트 후안도 찾아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테일러에게는 나름 좋은 조건이었다.

“파티가 있습니다. 함께 의뢰를 수행해도 문제없습니까?”

“예. 이 의뢰는 파티 단위로 수행해도 인정이 되는 의뢰입니다.”

테일러의 질문에 길드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보통 승급 의뢰는 대부분 홀로 수행해야 하지만 난이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소수의 의뢰는 파티를 조직하여 수행해도 승급이 인정됐다.

“좋습니다. 이 의뢰를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에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길드원이 건넨 검은 깃펜을 받아든 테일러는 자신의 이름을 계약서의 서명란에 적었다.

“계약서는 가지고 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테일러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뒤 계약서를 조심스럽게 접어 품속의 주머니 깊은 곳에 집어넣은 뒤 용병 길드를 나왔다.

“방어구를 구해야겠군.”

그렇게 중얼거린 그는 곧바로 상점가로 향했다.

그랑키아 숲에서의 연이은 전투로 인해 사슬 갑옷의 상태는 그럭저럭 수리하니 괜찮았지만, 가죽 갑옷 같은 경우엔 완전히 걸레 짝이 되어 버린 지 오래였기 때문에 새로운 상체 갑옷이 필요했다.

마력검을 사용하는 상대와 검을 나눌 때에는 사실상 갑옷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상대가 마력검을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갑옷을 입고 있다면 아주 훌륭하게 몸을 보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갑옷은 필수라고 볼 수 있었다.

마력검을 구사하는, 심지어 마력갑옷까지 구사하는 고위 기사들이 갑옷을 입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에이옌 백작령에서 가장 크다는 중심도시답게 상점가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유명한 상점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유명하지 않은 상점들은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테일러는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사람이 적당히 있는 방어구 상점에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늙은 상점 주인은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젊은 종업원이 상점 주인을 대신해 절로 웃음이 나오는 밝은 목소리로 테일러를 반겼다.

테일러는 가죽 갑옷이 진열된 코너를 서성이다가 에이옌 숲에는 뱀파이어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철제 흉갑이 진열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뱀파이어의 금속을 다루는 기술은 상당히 훌륭했고, 그들이 만든 검 앞에서 가죽 갑옷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철제 흉갑 정도는 입어 줘야 했다.

물론 그것도 마력검 앞에서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철제 흉갑 진열장에서 한참을 살핀 끝에, 테일러는 저렴하고 괜찮아 보이는 철제 흉갑을 구입해 입고 방어구 상점을 나섰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등 뒤에서 젊은 종업원이 밝게 인사하며 테일러를 보냈다.

여관으로 향하는 길.

테일러는 과자 상점에서 입 안 가득 달콤한 과자를 집어넣고 씹고 있는 가이우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이우스는 테일러가 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입 안으로 과자를 계속 집어넣고 씹었다.

달콤한 과자가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것 같았다.

가이우스를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았기에 테일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여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위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아직 어린애였다.

한참 과자를 좋아할 나이였다.

테일러가 여관으로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가이우스도 돌아왔다.

과자를 충분히 섭취했는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오! 새로운 갑옷이군! 마병기인가?”

“그렇게 거창한 것을 마련할 돈은 제게 없습니다. 가이우스. 평범한 흉갑일 뿐입니다.”

마병기는 무기의 형태뿐만 아니라 방어구의 형태를 한 것도 존재했는데, 그 종류도 다양했다.

언데드를 말살하는 성스러운 섬광을 뿜어내는 투구부터 시작해서 마력검조차 막아내는 갑옷까지 그 성능과 종류도 우수하고 다양했지만, 가격이 보통 갑옷에 비해 상당히 비쌌다.

테일러가 구입한 흉갑은 특별한 점 없는 평범한 철제 흉갑이었다.

에이옌 백작령의 중심도시인 이곳의 상점가에선 마병기를 파는 상점도 있었지만 마병기를 구입하기엔 테일러가 가진 돈이 적었다.

“그런가? 내가 하나 만들어주고 싶지만 나는 마병기나 마도구 제작은 배운 적이 없어서 말이지.”

가이우스는 안타깝다는 얼굴로 말했다.

가이우스는 철저하게 전쟁 마법사로 키워져 전쟁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전투 마법만을 배웠기 때문에 마병기와 마도구 제작에는 서툴렀다.

마탑에는 마병기와 마도구 제작을 전문으로 익힌 마법사나 고위 마법사가 있었는데, 마병기와 마도구 제작이 주요 돈벌이인 마탑에서 이들은 꽤 중요한 존재였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테일러는 미소를 지었다.

마병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테일러에겐 마병기는 없었지만 강력한 스킬들이 있었다.

테일러의 상태창은 다음과 같았다.

[테일러.

고위 기사

Lv:55

스킬[12/15]: Lv1도주[E] Lv10고위 기사 검술[A] Lv5벌목[E] Lv1마나연공법[C]Lv5상급 방어 검술[C] Lv2 마력검[B]

Lv3 레인저의 직감[C] Lv5 불의 검[B] Lv6하급 아머 마스터리[E] Lv4 통솔[C] Lv2 암석거인의 가호[B] Lv3 하급 파마의 검[B]

잔여 포인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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